[로이준영]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난다. 이번엔 심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술에 잔뜩 취해 집에 들어와 날 때리고는 욕설을 퍼부었다. 다음날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지만 팔의 멍은 지울 수가 없었다. 화가 치밀어 올라 언성을 높였더니 되려 버럭 소리를 지르더라. 어이가 없어 "됐어, 헤어지든 말든 알아서 해! 나 이집 다신 안들어와." 하고는 집을 나와 딕펑스 형들에게로 갔다. 연락을 끊은지 며칠 후 현재, 당장 열애설 이라니. 그 이쁜누나, 나랑 더 친했는데 로이랑 열애설이 났다. 아니라고 했어도 기분이 언짢아 트위터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길까도 했지만 괜히 논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라디오는 어찌어찌 이어가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넘어졌다고 둘러댄 팔의 멍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말한마디 섞지 않으리라 결심했지만 라디오가 끝나고 매정히 발길을 돌리기 쉽지가 않다.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뒤늦게 미안함을 표하고 있었지만 외면했다. 그것이 어찌나 힘들었는지, 일주일은 핸드폰만 붙들고 살았다. 딕펑스 형들이 로이와 술을 마시고 들어와 "미안하다고 하더라" 해도 먼저 연락을 하긴 싫었다. 잘못은 걔가했지, 내가 했나? 괜한 오기가 생겨 기다린지도 2주. 하루종일 떨어져 있어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괜히 서러웠다. 그래도 나름 애틋하고 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오늘은 하루종일 우울하다. 라디오에서도 이렇게 말이 없었던 적이 없다. 태현이 형이 광고가 나가는 중 로이에게 뭐라고 말하는게 보였지만 못본척, 눈만 감고 있었다. 광고 후 바로 사연을 읽고, 사연에 어울리는 노래를 틀어줘야 했다. 사연은 여자친구와 심하게 다투고 헤어지자고 했는데, 다시 만나고 싶다는 것. 별로 읽고싶지 않은 내용이라 로이에게 슬쩍 넘겼더니 덥썩 받아든다. "아, 싸우셨구나.. 저도 그런적이 있는데, 먼저 사과하는게 제일 빠르더라구요. 저희 누나가 한 말이 있는데, 여자는 남자가 먼저 사과해주면, 반 이상은 용서가 된다네요. 미안하다고, 다시 만나주겠냐고 직접 물어보시는게 좋을것 같은데, 잠깐만 용기를 내시면 평생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용기가 않나셔서 사연보내신 것 같은데.. 그런 해결책을 제안하면 실천이 힘들지 않을까요." 괜히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큰둥한 목소리로딴 지를 걸었다. 로이의 표정이 미묘하게 뒤틀렸다. "음.. 그럼 이건 어때요? 준영이 형. 진짜 미안해요. 그러니까 다시 만나요, 우리."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황당함에 말이 나오질 않았다. 태현이 형은 미소지었고 PD님은 한심하다는 표정이었다.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어버버거리고 있는 사이 로이의 추천곡인 '소녀'가 흘러나오며 라디오가 끝났다. 끝남과 동시에 총알같이 가려던 나는 로이에 의해 멈췄고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형" "...." "나 좀 봐요." "...." "나가서 얘기 할래요?" "....어." 밖으로 나와 억지로 로이의 차까지 탔지만 할 말은 없었다. 운전석에 앉아 한숨만 푹푹쉬고 있던 로이가 입을 뗐다. "잘 지냈어요?" "응." "..잘 지냈구나. 난 잘 못 지냈어요, 미안해서. 진짜에요." "그래." "아직도 화 안 풀렸어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솔직히 화는 풀렸는데, 그날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게 속상하다. "진짜, 진짜 미안해요. 그날은 제가, 미쳤었다고 생각해요. 다시는 그런 일 없을거에요." "....왜." "네?" "왜 그랬냐고." "아, 그게," "그것부터 말해줘야 되는거 아니야?" "어..." "무작정 술 쳐먹고 들어와서 욕하고, 때리고, 다음날엔 까먹고. 근데 그냥 미쳤던걸로 끝내자고?" 서러웠다. 그날은 정말 무서웠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어서 그냥 미안하다고만 하며 울었는데, 별 이유 없었다는 건가? 눈 앞이 뿌얘진다. 혹시 그날 나에게 했던 욕들은 기억할까. 창년, 더러운 새끼, 남자들한테 뒤나 대준다며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었다. 상당히 충격이었는데, 그것들도 단지 술주정이었을까. "형.. 왜 울어요, 네? 아, 진짜...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울지마요. 응?" 날 끌어안으며 당황한 표정으로 연신 사과만 한다. "흡, 으... 꺼져 씨발새끼야!" "아니, 그날.. 그냥 방송국 복도에서 만난 남자였는데, 형이 다른 남자들한테도 대준다느니 헛소리를 지껄여서 그랬어요. 그럴리 없다고 했는데 화가 나서, 그래서 친구들하고 술 좀 마셨어요. 아니, 많이 마셨죠. 그 다음부턴 정말 기억이 안나요, 미안해요. 다신 형 없을때 술 안 마실게요." 한마디로 날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숱한 사람들 중 한명을 재수없게 만났다는 거였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다행이었다. 내 잘못이 아니었고, 진심이 아니었다. 그저 술주정이어서 무의식중에 생각하던 말이 나온 거라면 정말 이 자리에서 혀를 깨물고 죽었을지도 모른다. "믿어줘요. 사실이에요." "....됐어. 집에나 가자." 표정이 환해진다. 진짜냐고 되물으며 기뻐하는 모습이 상당히 보기 좋았다. "짐은요? 안 가져와도 돼요?" "어, 챙겨간 거 없잖아. 그냥 바로 가." "우와, 진짜! 그동안 형 없어서 얼마나 집이 차가웠는지. 한 여름에 한기가 들더라니까요!" 화를 풀었다는 사실이 어지간히 기뻤는지 자신의 안부를 말하기에 바쁘다. 쉴세없이 그동안 있던 일을 듣고 있다 그 누나, 열애설이 났던 그 누나에 대해 물어보니 열애설이 난 것부터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한마디로 몰카. 어쩐지 누나 카톡 상메가 '진짜 미안해ㅠ^ㅠ 으구 멍청한아가!' 더라. 미안해는 나에게 한것이고 멍청한아가는 로이를 뜻하는 것일 거다. "이거 완전 개새끼구만." 혀를 끌끌 찼더니 미안하다며 웃는다. 정말 1초도 쉬지 않는 로이의 말빨에 감탄하는 사이 집에 도착했다. 로이는 얼마나 들떴는지 평소엔 꼴도 못보던 주차선 침범을 하고는 손깍지를 꽉 끼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진짜 보고싶었어요. 알아요?" "..맨날 봤으면서 뭘 더 보고싶어." "아이, 그렇게 말구요!" 띵- 하고 문이 열리자 황급히 집 도어락을 풀고 입을 맞췄다. 거의 입술이 뜯어져 나갈 것 같았다. "아. 잠깐만.." "왜요?" "아니, 술 먹자고." "술.. 사올까요?" "집에 술 없어?" "다 마셨죠. 형 없는동안." 아.... 하는 멍청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이니 금방 사오겠다며 나간다. 술로 싸우고 술로 푸는건가. 웃기다고 생각하며 소파에 앉았다. 근 1달만이라 내 집이 아닌 것 처럼 어색했다. 그래도 바뀐 것은 없었다. 조금 지저분한것 빼고 말이다. 이 안정감이란! 드디어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아 괜히 뿌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 안녕하세요!! 글잡에 처음 글올리네요.. 지금 떨려서 핸드폰이랑 잡고있는 손 떠는거 보이시죠?(부들부들) 후하후하 첫글이니 똥망으로^^ 5글5글 응앜 손가락이 펴지질 않아요 구독료도 못받을만큼 한심한데..ㅠ...ㅠㅠ 전에 그분과 김땅우가 열애설 났을때 상황~~^^~^~^^~^ 그냥... 그렇다구요... 반응이 좋으면 다음은 불맠으로 넘어가죠 뭐(의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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