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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대 관찰자 시점

 

 

 

 

 

 TO.이씽

 

레이형 ! 이렇게 편지하는것도 오랜만이다, 그치?

중국은 어때? 잘 지내는지 걱정된다. 그치만 무소식이 희소식 이라고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는거라고 생각할께.

몇주 전까지만 해도 푹푹 찌는게 아주 죽을 맛이였는데 벌써 가을이 되었네. 시간 참 빠르다.

 

참, 형 혹시 저번에 우리가 같이 기르려고 산 딸기 기억나?

한동안 너무 바빠서 관리를 못해주는 바람에 죽어버렸더라구, 뒤늦게 물을 줘 봤지만 오히려 샛노란 버섯만 생기더라.

그래서 딸기를 뽑아 버리고 버섯을 기르기로 했어.

버섯은 정말 빨리 자라더라. 오늘 아침 자고 일어나니 갓을 활짝 펼쳐놓은거 있지? 실제로 보면 정말 예뻐. 빨리 이씽에게 보여주고싶다.

 

 

 

정말……어떻하지? 이정도 밖에 못썻는데 벌써 할 말이 생각 안나…

아!! 옆집에 사는 종인이 이야기 해줄까? 정확히는 경수랑 종인이 이야기.

형도 기억 하지? 아주 그냥 둘이 죽고 못살정도로 붙어다닌거.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이 헤어졌어.

형이 중국으로 떠나고 한 3개월 후…? 아마 그 쯤이였을꺼야 둘이 변하기 시작한게.

경수가 집 문제로 많이 고민했었잖아.

결국은 세들어살 집을 구했다나봐. 그런데 아무래도 월세가 많이 부담됬었는지 같이 살 룸메이트를 찾았어.

당연히 종인이는 노발대발 했지. 차라리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줄테니 자기 집에서 지내라고. 그런데 경수가 한사코 같이 동거할순 없다는거야. 그 이유가 뭐랬지, 아직 동거하기엔 준비가 덜됬다고 했었나?

결국 종인이는 울며 겨자먹기로 승락했지.

 

그런데 경수 룸메이트 본적 없지? 몇번 봤었는데 정말 헉! 소리 날정도로 작생겼다? 나보다 두살 어린 친구였는데, 이름이 세훈이였나? 그랬을껄.

종인이는 룸메이트 외모를 보고 더 불안했나봐. 점점 집착하는게 심해지더라.

물론 경수는 계속되는 종인이의 집착에 점점 질려갔고…

 

하루는 이런일이 있었어.

종인이가 경수에게 아무리 연락을 해도 받질 않는거야. 그래서 결국 종인이가 나랑 경수 집으로 찾아갔다?

집 비밀번호 같은건 이미 다 알고 있더라.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더니 체인이 걸려 있는거야.

종인이가 당황하고 있는데 그때 급하게 방에서 경수가 나와서 왜 찾아왔냐고 따지기 시작했어.

종인이는 제 나름대로 연락을 안받은거에 화가나있었구.

결정적으로 종인이에게 불을 지핀건 경수가 아닌 세훈이였어.

경수가 나왔던 방에서 세훈이 바지만 입은채로 기어 나오는거야.

그 뒷 이야기는 상상이 가지?

종인이는 왜 저새끼랑 같이 나오냐고 따지고, 경수는 왜 자꾸 집착하냐고 신경질내고. 세훈이란 녀석은 경수편까지 들어주더라.

혹시 오해 아니야고? 아니야. 둘은 정말 침대에서 뒹굴었었어.

 

하여간 그날 그렇게 화가 난 종인이는 처음 봤다니깐.

씩씩거리는 종인이를 먼저 집으로 보내고 난 남아서 경수랑 좀더 대화해 보려 했어.

경수는 할 얘기 없다고 혼자있고 싶다고 나를 돌려 보내려 하더라. 난 혼자 있고 싶으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집안에 있던 세훈까지 끌고나왔어.

아무래도 둘이 같이 집안에 두기엔 불안해서 말이야.

 

그런데 그 세훈이란놈, 카사인가봐. 집에서 나오자 마자 다른 남자 부르던데? 준면아 준면아 거리면서 어찌나 쪽쪽대던지…

그 준면이란 사람은 그놈 사생활에 대해 알고나 있을까?

 

아, 이게 아니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 일이 있고난 후로 종인이의 집착은 정말 심하다 싶을정도로 깊어지더라.

하루종일 핸드폰만 붙들고 있었어. 카톡이 10분 이상 씹히면 받을때까지 전화를 거는건 기본이고, 경수 주위 사람들까지 섭외해서 실시간으로 어디서 누구와 뭘하는지 지켜보기까지 했어.

참다 못한 경수가 종인이 집까지 찾아오더라.

이럴꺼면 차라리 헤어지자고, 이젠 나도 지겹다고…

그렇게 둘은 헤어졌어.

경수의 헤어지자는 말에, 종인이는 그럼 그렇게 하자고 대답했거든.

둘중 누가 먼저 찼는지 애매하지 않아?

난 헤어지잔 말은 경수가 먼저 했지만, 차인건 경수라고 생각해. 그날밤 경수가 나한테 울면서 전화를 걸었으니깐.

 

어쩌면… 경수보다 종인이가 더 많이 지쳐있었던건 아닐까?

 

일단 이렇게 둘의 이야기는 끝이나.

그 후로 경수는 세를 빼고 고향에 돌아가 있어. 학교는 휴학하구.

세훈이란 놈은 그 준면이란 사람과 놀아나고 있었고. 종인이는 의외로 담담해 보였어.

 

 

자, 그럼 이씽이 형은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이번에는 무시하지 말고, 답장 꼭 해줘. 보고싶다. 사랑해.

 

2013.9.8

FROM. 종대

 

 

 

 

 

---

음…? 이건 뭐죠… 하흐어허느ㅓㅎ우ㅡ너

대표 사진
독자1
헐 껌종이에요 뭔가 색다른이야기 꼬이고 꼬여버렸네요 뭔가 분위기있ㅇ...최고에요 ㅠㅠㅠ!!!bb집착하는 종인이와 피하는경수 거기다가 속을알수없는 세훈이까지!!!이씽이에게 편지보내는 종대의 답답한마음을 알것같아요...처음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느껴지게 만드는 글은 작가님이 처음이에여☞☜ㅋㅋㅋㅋㅋㅋ♥왕짱 잘읽고가요!!!
12년 전
대표 사진
리듐
헐 껌종이 님이다!!! 제 글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껌종이 님이 처음이에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ㄷㄷ..둘이야기안쓰럽네요ㅠ_ㅠ..글타입도신기해여..!이거계속연재하시는던다여?!신알신하구가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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