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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아날로그 아저씨 

 

 

W. 하피 

 

 

- 

 

 

 

 

우리 옆 집에는 혼자 자취하는 한 남자가 산다. 딱 봐도 30대 중반은 되어보이는 남자인데 아직 혼자사는 걸 보면 장가를 못 간 것 같아 뭔가 문제가 있겠거니 생각했었는데, 문득 궁금해졌다. 나와 말을 몇 마디 섞어보지는 않았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 남자는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멀끔하니 잘생긴 얼굴이었다. 가끔 말 없이 엘리베이터를 잡아주는 걸 보면 매너도 몸에 밴 것 같았고. 그런데 대체 왜 장가를 못 갔을까? 남자 앞에서 내색을 한 적은 없지만 그게 못내 궁금해서 계속 생각하다가 시계를 보니 이미 지각이었다. 인턴에서 정직원된지 몇 달이나 됐다고, 벌써 지각하면 제대로 찍힐 텐데. 구두도 대충 신고서 닫히는 엘리베이터에 손을 뻗자 누군가 열림 버튼을 눌러준다. 

 

 

어, 그 남자다. 

 

 

 

"감사해요, 지각할 뻔 했는데..." 

"아닙니다." 

 

 

그 동안 마주칠 때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면 대충 목례만 하던 남자여서 목소리를 들은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내 이상형이 목소리 좋은 남자라서 그런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에 울리자 괜히 아침부터 심장이 떨려왔다. 아파트 복도 끝에서부터 뛰어와서 그런 것일거라고 생각하고는 잡생각을 없애려 고개를 저었다. 남자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자 어색하게 웃으며 남자를 올려다봤다. 옆에 서니까 더 커보인다. 

 

 

"아, 저...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니 또 대답없이 목례만 까닥, 하고서 일층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내려버리는 남자다. 생각보다 되게 무뚝뚝하네. 설마 장가를 못 간 이유가 철벽이 너무 심해서인가...? 괜한 오기에 남자의 뒤를 쫄래쫄래 쫓아가서는 이웃이 할 말치고는 조금 오지랖이 넓어보일 수도 있는 말을 먼저 건넸다. 

 

 

"저기... 회사가 어느 방향이세요?" 

 

그러자 남자는 눈을 몇 번 꿈뻑이더니 'ㅇㅇ동이요.'라고 짧게 대답한다. 이게 무슨 횡재야, 마침 우리 회사와 같은 방향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얼굴에 철판을 깔고선 말을 걸었다. 

 

 

"아, 저랑 회사 방향이 같으시네요. 그나저나 저 오늘 지하철타고 가면 지각할 것 같은데..." 

 

"...그래서요?" 

 

비꼬는듯한 말투가 아닌 진심으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식의 말투였다. 용건을 말하라는 거겠지. 괜히 철판을 너무 심하게 깔았나 하는 후회감과 쪽팔림 민망함등이 물밀듯이 밀려왔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세게 밀고 가기로 했다. 

 

 

"아저씨 차 좀 태워주시면 안 돼요?" 

 

 

 

남자가 주차장으로 가던 발걸음을 갑자기 확 멈추고서는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아... 그렇지, 말도 많이 안 섞어본 여자가 대뜸 차를 태워달라니... 정말 미친년같았겠지. 나는 다시 한 번 어색하게 웃으며 살짝 고개를 숙인 채 지하철 역 쪽으로 몸을 돌리니 뒤에서 나를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에 환히 웃으며 뒤를 돌아봤다. 

 

"저... 안 타요? 늦을 텐데." 

 

 

 

괜히 한 번 튕겨본듯한 남자의 태도에 환히 웃으며 남자의 생각이 바뀌기 전에 얼른 남자의 차에 올라탔다. 원래 성격이 깔끔한건지 혼자 사는데도 분리수거같은 걸 자주 나오더니, 차에서도 딱 그의 성격이 드러났다. 향긋한 방향제 냄새와 깔끔한 차 내부. 그는 여전히 뭔가 당황스러운 얼굴로 차에 올라타더니 안전벨트를 매라고 일러주고는 자기도 안전벨트를 매고서 우리 회사의 주소를 묻고 네비게이션을 찍는다. 그리곤 나를 쳐다보더니 여전히 당황한 얼굴로 머뭇거리다 말을 꺼낸다. 

 

 

 

[하정우] 아날로그 아저씨 01 | 인스티즈 

 

 

 

"저, 아저씨... 아닌데. 결혼 안 했어요." 

 

 

 

 

 

 

 

 

- 

 

 

안녕하세요, 하피입니다! 

제가 너무 우중충한 단편들만 쓰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좀 밝은 분위기의 시리즈 형식으로 연재를 해보려고 해요. 

원래 저번 주 주말에 오겠다고 약속해놓고서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 T_T... 

아저씨 번외 2를 쓰고는 있는데 생각보다 잘 안 이어져서 아직 못 내놓고 있네요. 

꽤나 정이 가는 글이라서 제대로 글 수정해서 내놓겠습니다!  

아마 불마크 없어지기 전에 올 것 같아요 ㅎㅎ 

다들 주말 마무리 잘 하시고 곧 월요일인데 힘 내시길 바랍니다! 

 

 

 

: 귀여운 하저씨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실패... 점점 귀엽기도 하고 뭐 그렇겠죠 뭐... 

지켜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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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1등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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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껄껄 그러쵸 결혼 안하셨겠죠...저랑 하실텐데 미리 하시면 안되능거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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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결혼안했구나요ㅎㅎ뭔가 우쭈쭈스러운 하저씨에요 귀염ㅠㅠㅠ담편도 기대할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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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크엉 결혼안하셨죠~그래서 아저씨란 말이 듣기 싫으셨구나~ㅎㅎㅎㅎㅎㅎㅎ너무 귀여워요 하저씨ㅠㅠㅠ다음편 기대할게요 작가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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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그렇죠 이저씨아니죸ㅋㅋㅋㅋㅋㅋ오빠입니다 오빠이구말구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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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앜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져 오빠 진짜 카와이 하네여 ㅎㅎ 뭔가 순수해보이구 설레네욥 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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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저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케귀여우세요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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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ㅠㅠㅠㅠㅠㅠ설레ㅠㅠㅠㅠㅠㅠ작가님 다른 글도 봐야겠어요 ! 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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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귀여우ㅠㅠㅠㅠㅠㅠㅠㅠ역시 하저씨 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 신알신하고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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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우워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취향저격입니다 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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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헐 완전 아저씨 아니죠...오빠죠..빨리 담편 보고싶어요 신알신해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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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핳ㅠㅠㅠㅠㅠ 하저씨 러블리ㅠㅠㅠㅠ 이런 하저씨도 너무 좋아요ㅠ 다음편이 시급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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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저랑 결혼예정중이라서...^^ 뭔가 하배우님 목소리가 나오는거 같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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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작가님ㅠㅠ기다리고있는데안오시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얼른연재글보고싶어요ㅠㅠ진짜너무기대되는데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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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으ㅠ오어어ㅏㅏㅜㅠㅠ빨리다음편보고싶어요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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