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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슙민/국뷔] 花樣年華

3

소리비




정국이 한창 훈련을 하고 훈련장을 나왔다. 사격실력이 여전히 발전없이 그대로였던지, 그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어느새 상태가 호전되어진 윤기가 안에서 신입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신입이 거쳐야 할 훈련 중 하나. 윤기와 맨 손으로 싸우는 것이었다.

관심있게 보던 정국은 이내 빠져들었다. 신입의 기술도 윤기 못지 않게 좋았기 때문이었다. 윤기의 공격을 척척 막아내는가 싶더니 이제는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윤기가 조금 긴 시간동안 훈련을 하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그래도 윤기와 비등하게 싸울 줄 안다면.

파트너로써 제격이였다.

곧 훈련이 끝나자 윤기가 근처 의자에 털썩 앉았다. 신입 또한 마찬가지였다. 윤기는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신 뒤 입을 열었다.




"이름. 코드네임. 나이."

"김태형. V. 스물하나."




윤기의 말에 바로 대답하는 태형이다. 윤기는 그런 태형을 보고 흡족하게 웃었다. 앞으로 조직의 미래가 밝았다. 다 마셔버린 음료수 병을 아무대나 휙 던져버린 윤기는 수건을 들고 얼굴을 닦았다. 그 뒤 전화가 오는 것을 확인한 그는 훈련실을 나갔다. 그가 나가는 것을 본 정국이 들어와 쉬고있는 그에게 공격을 가했다. 체력이 많이 소모된 채 무방비하게 있음에도 방어를 한 그를 보곤 정국이 말했다.




"한시간 뒤, 901호로 오도록."




정국에게 통보를 받은 태형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정국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훈련실을 나섰다.





*




태형은 '901' 이라고 쓰여있는 방문에 노크했다. 그러자 곧바로 문이 열렸다. 안에는 한시간 전 보았던 남자가 서있었다.




"전정국, 간부중에 한명이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아, 네. 김태형, V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왜 정국이 저를 이곳으로 불렀는지 모르는 태형이 어물쩡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태형은 불안했다. 간부가 나를 왜 불렀지? 설마, 얼마 전에 마음대로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고 와서 그런가.




"너, 내 파트너가 되라."




정국의 뜬끔없는 말에 태형이 헛기침을 했다. 정국은 자신이 뱉은 말이 나름 멋졌다고 생각했다.




"들어온지 얼마 안된 신입인데, 간부의 파트너가 되는 것. 좀 좋은 제안 아닌가?"
"그렇긴 합니다."
"... 그렇긴 합니다?"



태형의 망설이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정국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조직에서도 유명한 정국의 제안, 그것도 파트너가 되라는 제안인데 감히 신입이 머뭇거린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정국은 그가 당연히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일것이라 생각했다.




"망설이는 이유는?"
"그게...,"




태형에게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저를 구해준 사람을 찾아 조직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정국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난 조직에서 간부중에 위에서 두번째야. 내 제안을 거절한다면, 앞으로 조직 생활이 힘들어질텐데."
"하겠습니다!"




그깟 파트너, 하지 뭐. 굳이 그 사람이 아니여도 된다. 정국과 파트너 생활을 하며 그를 찾으면 되는 것이니까. 갑자기 호의적으로 변한 태형에 놀란 정국은 그, 그래. 대답하곤 그에게 짐을 이 방으로 가져오라 시켰다. 태형은 당차게 방을 나섰다.






[국뷔] 花樣年華

소리비






"우리 조직은 Oscuro, 스페인어로 어둠에 쌓였다는 뜻을 단어로 사용한다. 보스를 밑으로 간부가 셋 있는데, 한명은 네가 방금 훈련할 때 같이 싸워주었던 민윤기, 코드네임 SUGAR 가 있고, 다른 한명은 나, 전정국이 있지."




태형은 윤기가 간부라는 소리를 듣고 조금 놀란 것 같았다. 그가 간부라는 생각을 추어도 하지 못한 듯 했다. 곧 태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는 표시를 내었다.




"다른 한명은, 너에게 기본기를 가르쳐준 정호석, 코드네임 J-HOPE 이다. 혹시 다른 궁금한 점?"
"5년전에 전주에서 있었던 임무에 파견된 조직원이 아직 남아있습니까?"





5년 전? 정국의 얼굴이 싹 굳었다. 이런 신입이 5년 전 일을 어떻게 알고 나한테 물어보는거지? 눈치가 빨랐던 태형은 정국에게 또 물어보았다.




"아직... 남아 있는 것 맞죠? 꼭 찾아야 할 사람이 있어서요."
"... 별로 남은 사람은 없어. 하지만 꼭 찾아야 한다면 나에게 먼저 말 하도록 해. 다들 그 얘기는 꺼려하니까."




태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국은 태형에게 쉬라고 말한 뒤 방을 빠져나왔다. 5년 전, 전주에서 있던 일은 정국도 말하기 꺼려했다. 그 일은 조직의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기 때문이다.

조직에서의 첫 쿠데타였다. 그 때는 정국이 신입 딱지를 떼지 못했던 때였다.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싸웠던 세명이 있었다. 그 세명은 모두 조직에서 신입이었고, 파트너도 없던 상태였다. 그러나 그 때의 보스를 위해 싸운것이 아니었다. 그 쿠데타는 현 보스가 일으킨 것이다. 그야말로 정권 싸움이었다. 쿠데타는 성공했고 권력을 얻은 지금의 보스는 조직을 휘둘렀다. 구식이었던 조직을 뒤집은 현 보스는 권력 집착이 강했다.


담배에 불을 붙인 정국은 숨을 깊은곳까지 밀어넣었다. 속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 싸움에서 빠져나와 살아남은것도 기적같았다. 윤기가, 또 호석이 없었더라면 정국은 그곳에서 죽었을 지 모른다. 전주 일이 있은 뒤로 많은 발전을 한 그다. 그땐 싸움도, 총도,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애송이 시절이었다.

태형이 방에서 나오자 가득한 담배연기를 들이마셨다. 그러자 켁켁 거리며 기침을 했다. 정국은 그런 태형을 보곤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껐다.




"같이 지내시려면 배려 좀 해주시죠."




태형이 굉장히 당돌하다고 생각하는 정국이였다.






*





둘의 첫 임무였다. 이번 사건은 조금 특이했다. 자신을 성추행한 남자를 죽여달라는 여자의 간곡한 부탁이었다. 여자는 꽤나 집안이 부자였던지 입금은 바로 되었다. 정국과 태형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지하로 통하는 계단으로 걸어들어가니, 예상대로 클럽이 나왔다.

정국과 태형은 갈라져서 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다. 태형은 추가 인원들과 함께 클럽의 분위기를 살피고, 정국은 남자와 만나 마약 밀매를 하는 척 위장하고, 그를 처리할 생각이였다.




"누가 뭐 주는거 넙죽넙죽 받아먹지 말고, 사인 주면 바로 들어와."
"네."




정국이 태형을 두고 룸으로 올라갔다. 문을 열자 여자들과 놀고있던 남자가 보였다. 정국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 여자때문에 인생이 끝나다니. 그러나 티내지 않고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남자는 여자들에게 가라 손짓한 뒤 정국에게 인사했다.




"아이고, 반갑습니다. 저, 사장 김정수 라고 합니다."




정국이 자리에 앉자 정수도 또한 자리에 앉았다. 정수는 살가운 표정을 짓고 정국이 가방을 열기를 기다렸다. 정수 쪽에서도 돈을 준비했는지 가방을 꺼내들었다.




"정확히 300팩, 넣어놨습니다."
"계산은 철저하게, 거래는 빠르게."




그게 이 바닥 철칙이죠. 정수가 활짝 웃었다. 정국은 정수가 마약에 손을 데려 하자 그 손을 저지했다. 먼저 돈을 보여달라는 정국의 태도였다. 그 모습에 정수도 가방을 열어 정국에게 보여주었다. 돈을 확인한 정국이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다음에 또 거래하시죠, 전 사장님."
"그럽시다."




정국이 가방에 손을 깊이 집어넣었다. 그런 정국의 태도에 의아해하던 정수가 정국이 꺼내든 것을 보고 기겁했다. 정국은 총을 꺼내 정수의 머리에 조준했다.




"너 덕분에 하나 배우고 간다. 여자 너무 좋아하면, 인생 하나가 날아간다는거."




탕, 총소리가 들렸다. 방 안에 있던 여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나갔다. 정국이 태형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제 태형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들리는 소리가 없었다. 누가 들어오기 전에 가방을 들고 뛰쳐 나온 정국이 이미 반대쪽에서 뛰어오는 남자들을 피해 달렸다. 클럽 스테이지로 나간 정국이 허탈함을 느꼈다.

어째서 태형이 여자와 키스를 하고 있는지,

그것도 아주 깊게.

그러나 설명을 들을 틈이 없었다. 금방 끝날 줄 알고 추가 인원도 몇 데려오지 않았었다. 정신이 없었다. 추가 인원이 어디에 있는것인지도 잘 보이지 않았다. 머리 끝까지 열받은 정국은 결국 천장을 향해 총을 쏘았다.




"김태형!"




이윽고 노래가 끊겼고 사람들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눈이 풀린 태형의 앞에 정국이 다가갔다. 정국과 태형을 제외한 다른 조직원들은 싸우기 바빴다. 굳이 정국이 나서지 않아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인원들이었다. 정국은 화가 났지만 작전에 나서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니까, 신입이니까 라는 생각을 지우지 않고 태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김태형, 김태형!"
"아, 선배..."
"작전 중에는 코드 네임을 부르도록 해. 정신 차려라."




선배. 태형이 자꾸만 선배를 되뇌었다. 정국은 신경쓰지 않고 태형을 업고 나갔다. 나머지 인원들도 빠져나와 각자의 차를 타고 달아났고, 태형을 조수석에 앉히고 차를 출발시킨 정국이 핸들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자기 하나 제어 못하고 여자한테 휘둘리는 모습이, 태형이 짜증났다.

말 없이 달리는 정국의 차는 조직으로 향했다.






*





정수를 죽이는 작전은 성공했으니 보스에게 한 소리를 듣지는 않았다. 태형의 이야기는 보스에게 하지 않았다. 다음부턴 정신차리고 하라는 보스의 말이 있었다. 징계는 받지 않았다. 집으로 들어선 정국은 현관문을 세게 닫았다. 그 소리에 놀라 돌아본 태형은 잔뜩 주늑들어있었다.




"김태형."
"예."
"제정신이야?"
"죄송합니다."
"고작 여자 하나때문에 작전을 망칠 뻔 해? 자기 욕구 하나 제어 못하면서 무슨 조직생활에다 단체생활이야, 이렇게 민폐만 끼칠거면 조직에서 나가란말이야."
"...죄송합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태형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정국은 절제하면서도 무서운 기세로 태형을 몰아붙였다.




"내가 너 안 끌고 나왔으면 넌 죽었어."
"..."
"총에 맞아 뒤졌다고, 알아들어?"
"예."
"하. 그래서, 해장은 했고?"




그제서야 고개를 드는 태형이다. 쇼파에 털썩 앉은 정국은 담배 한개비를 들어 입에 물었다. 라이터를 꺼내려는 찰나, 태형이 담배연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담배를 다시 집어넣었다. 흰색의 작은 담배곽이 테이블 위에 던져졌다. 태형은 그런 정국을 가만히 서서 지켜보았다. 고작 파트너 하나때문에 자신이 하고싶은 담배 하나도 못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심통이 나는 정국이다.




"물어보잖아, 해장은 했냐고."
"아, 아직 안했습니다."
"... 나와."




정국이 다시 신발을 신었다. 태형은 허둥지둥대다가 문 앞에서 신발을 신고있는 정국 앞에서 또 가만히 있었다.




"...뭐해?"
"지금 어디 가시려는겁니까...?"
"너 해장 안했다며, 해장하러 가자고."




차 키를 챙기는 정국의 뒤를 따라 태형도 나갔다. 정국은 이제서야 담배를 집에 두고 온것이 생각났다. 밖으로 나온 김에, 한대 필려고 했더니 또 못핀다. 애꿎은 라이터만 만지작거리던 정국이 엘리베이터를 잡고 올라탔다. 태형도 후다닥 올라탔다. 1층을 누른 정국은 점점 작아지는 숫자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 국밥 좋아하냐?"




태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둘은 내렸다. 정국이 내리며 말했다.

콩나물 국밥 잘 하는 곳 알고 있거든.






+
안녕하세요! 소리비입니다.
조금 늦었죠ㅜㅜ?
정신 못차리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그래도 열심히 써서 가져왔습니다! 오늘부터는 정국이와 태형이 이야기 인데요.
아마 슙민이 두편이였던 것 처럼 국뷔도 두편이 될것같고, 그 뒤는 슙민국뷔를 같이 나오게 하려는 생각입니다^0^
하하하 머릿속에 이것저것 구도는 가득한데 글로 쓰려니 잘 안써지네요...

남은 주말도 잘 보내시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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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태형이가 찾으료는 사람은 누구일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 보고 갑니다!!신알신도 하고가요-☆
8년 전
소리비
신알신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꼭 기다려주세요~~♥♥
8년 전
독자2
기다리고있었습니다ㅠㅠㅠㅠㅠ오늘은 국뷔네요???음...태형이가 찾으려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ㅠㅠㅠㅠㅠㅠ아아 벌써 다음편이 읽고 싶어지면 안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소리비
많은 기대 감사합니다ㅠㅠ 기대에 힘입어 열심히 쓸테니 기다려주세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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