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말에 너는 꽤 놀라는 것같아 보였다. 아마 내가 너를 절대 놓지 않을거라 생각했겠지. 너는 꽤 혼란스러웠겠지. 너 밖에 몰랐던 내가 너에게 먼저 우리 그만 헤어지는게 어떨까 하고 물었기 때문이겠지. 아니 이건 너에게 물어 보는게 아니었다. 우리에게 언젠간 올거라 예상했던 일이 그저 조금 빨리 온 것 뿐이다.
어느 순간 우린 멀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저 그 순간이 지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뿐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주기만 했던 사랑이었다. 너도 지칠 것이고 나도 지칠 것이다. 그렇게 헤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저 내 옆에 없을 네가 믿기지 않을뿐이었다.
나는 항상 너를 필요로했고 너 또한 그런 나에게 익숙해졌다. 나를 좋아하긴 했냐고 물었던 내 질문에 너는 답을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너에게 건넨 말에 너는 내 머리 속의 시뮬레이션과 너무나도 똑같은 이야기를 해주어서 나는 그런 너의 대답에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너의 대답을 완벽하게 예상했던 나 자신에 대해서도 질려버렸다.
너와 내가 헤어지고 내가 너를 놓아 줄 시간이다. 너는 그저 나라는 존재를 잊으면 그뿐이다. 나는 그저 너를 놓아주면 되는 것이다.
그래 그저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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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헤어짐까지 이렇다니
넌 항상 날 그렇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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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바닷가에서 너를 생각하며 너는 언제 올까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땅과 물이 만나는 경계선에 앉아있다 빨간 색깔의 아지랑이가 물속에서 피어나는 걸 보았다. 너무나도 이질적인 그 모습에 고개를 들자 새까만 깃발들의 배가 수평선을 덮고 있었다. 노을이 지는 빨간 하늘 그리고 바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 많은 새까만 배들이 덮은 파란바다. 그리고 조금 더 가까운곳에서 보이는 너의 모습 빨간 피에 둘러쌓인 너의 모습 바다위에 떠있는 너의 모습 그리고 너의 등에 박힌 새까만 화살 점점 가까워지는 너의 모습 점점 가까워지는 까만 배들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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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헤어졌어 그런데 말이야 만약이라는게 말이야. 내가 만약 너를 다시 만나게 되면 어떡하지. 만약 우리가 아주 우연히 다시 도서관에서 마주치면 어떡하지. 헤드셋을 목에 걸고 고개를 숙인채 책에 집중하고 있는 네 모습을 보고 예전으로 돌아 간 것 같은 느낌에 내가 너에게 또 다시 말을 걸면 어떡하지. 난 정말 그럴것같아. 네가 내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을때 더 이상 나를 향해 웃고 있지 않다면 어떡하지. 난 그게 너무 두려워. 2년. 그 시간 속에 넌 항상 날 보고 웃어주었는데. 그 시간 속에 살고 있는 네가 너무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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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필요한데 넌 내 옆에 없어 나는 언제까지 괴로워야 할까 다시 한번만 그 때로 돌아가 너를 마음껏 사랑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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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생각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어. 오늘은 그 노래가 조금은 낮게 그리고 천천히 들려와. 노래는 잊혀지지 않아. 조용한 멜로디가 조금은 바뀌어 내 머리속에 흘러들어 올때는 있지만 항상 같은 노래가 내 머리속에 반복되는데 이젠 멈출 때도 됐는데 노래는 계속 들려와 매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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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새벽 두시야. 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밥도 잘 먹고 친구들과 놀러도 다니고 잠도 잘 자서 나는 너를 잊고 지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오늘 꿈에 네가 나왔어. 너무 일찍 잠든 탓에 꿈을 꿨나봐. 무슨 내용인지는 기억 안나. 그저 네가 내 꿈속에 나왔다는 것만 기억나. 그리고 잠에서 깼을때 내가 울고 있더라. 이 눈물이 너에 대한 그리움인지 안타까움인지 끝내 없애지 못한 너에 대한 감정인지 모르겠어. 다시 잠에 들면 또 네가 나와 날 흔들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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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야지 이젠 진짜 맹목적으로 주기만 했던 내 사랑 이제는 지우고 다른 사람한테 날 좋아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한테 줄꺼야. 잘 가. 다이어리도 찢을꺼야. 니가 처음으로 나한테 줬던 그 선물. 이젠 버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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