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옥상달빛 - Bird
[동우/총수] 무서운 하숙집 06
호원 시점
하숙생이 온다는 말에 내 자신을 못 믿어 줄곧 방에만 있었다. 한나절을 방에만 있었고, 성종이가 밤에 방에 와 하숙생에 대해 재잘재잘 말해줬었지만 하도 말이 많아서 듣는 둥 마는 둥 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하숙생의 이름 장동우만은 또렷이 기억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니 남우현이 빽 소리를 지르기에 무슨 일인가 해서 재빨리 달려갔더니 바닥에 이불을 안고 잘 자는 하숙생 장동우를 보았다. 인간을 보자마자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심장이 미친 듯 쿵쾅쿵쾅 요동을 쳤다. 맛없는 동물의 피만을 먹다가 앞에 아무런 방어도 취하고 있지 않은 인간을 보니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목을 물어 피를 먹고 싶었다. 겨우 진정을 하고 싱싱한 피를 생각하며 침을 꼴깍 삼키니 옆에 이성종이 허벅지를 꼬집으며 정신을 차리라고 한다. 악 소리를 내며 허벅지를 문지르니 이성종이 모르는 척 걱정스러운 눈으로 장동우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잠을 잤던 것이었던 것을 알고 방에서 나와 아까 허벅지를 꼬집었던 이성종의 뒷덜미를 콱 잡았다. 몸을 꽈배기처럼 꼬아대며 내 손아귀에서 벗어난 이성종을 처단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뒤따라 내려갔다. 하지만 성규 형의 옆에 딱 붙어서 꼬리를 살살 치는 이성종에 욕을 중얼거리며 소파에 앉았다.
“야이성종, 가서 성열이 깨워와.”
“아, 안 가면 안 돼요?”
“어, 안 돼. 가라, 야이성종!”
쌤통이다라는 표정을 지으며 이성종을 쳐다보니 분해서 미치려하는 이성종이 보였다. 역시 성규 형은 사랑입니다. 기분이 좋아져 tv를 키니 요새 대세라는 무한에 호야가 나왔다. 생긴 게 남자답고 잘생긴 게 멋졌다. 이 드라마에서 동성애자 역할로 나오는데 정말 연기를 잘했다. 특히 말 못할 사랑을 잘 표현하고 애써 숨기는 게 찡했다. 성규 형이 나보고 호야와 닮았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모르겠다. 호야가 상대배우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너라고 고백할 때 마침 2층에서 남우현과 장동우가 웃으며 손을 잡고 내려오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맞잡은 손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둘은 바로 부엌으로 가 식탁에 앉아 밥을 달라며 칭얼대었고 명수는 열심히 밥을 날랐다. 맛있는 냄새에 더 이상 생각을 그만하고 발걸음을 옮겨 부엌으로 갔다.
“이야, 남우현 동우랑 어제 만났는데 벌써 친해졌어? 친화력 대단하다, 참. 동우야, 나랑도 친하게 지내자. 자, 내 옆으로 와.”
“아, 규형 무슨 소리에요. 동우 제 옆에서 밥 먹는데요.”
“장동우 내 옆에서 먹을 건데.”
8인용 식탁 앞에서 뜬금없는 장동우 쟁탈전이 벌어지고 장동우는 처음 보는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단어선택을 잘못했다. 저 눈은 멀뚱멀뚱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한 대는 무슨 몇 천대는 때릴 것 같은 살벌한 눈이었다. 솔직히 무서워서 흠칫했지만 장동우가 웃음 짓는 순간 뒤에서 후광이 보였다. 에구머니나. 웃지 않는 모습과 웃는 모습의 차이가 어쩜 저리 다를까.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다. 하여튼, 엄청난 쇼크를 받아 잠시 멍을 때렸고 얄미운 이성종이 내 옆구리를 꼬집을 때까지 입을 벌리고 있었다.
“어쨌든 동우야, 이리로 와.”
“어라?”
성규 형이 장동우의 손을 잡고 가운데에 앉혔다. 그리고 형이 왼쪽에 앉고 장동우의 오른쪽에는 남우현이 잽싸게 날아가 앉았다. 장동우의 맞은편에는 김명수가 제 자리라며 으름장을 놓고 이성종은 성규 형의 옆자리에 앉았다. 덕분에 난 김명수의 왼쪽에, 이성열은 명수의 오른쪽에 앉았다.
(이성종 성규 형 장동우 남우현
[ 식탁 ]
나 김명수 이성열)
“장동우 많이 먹어.”
“장동우라니! 니보다 형이야, 인마.”
“으핰핰핰핰!! 완전 많아!”
“형 같지가 않아요.”
“아, 성규 형. 저랑 자리 바꾸면 안 돼요?”
“어, 안 돼. 밥 먹어라.”
무척 시끄럽다. 김명수가 장동우에게 밥을 산더미처럼 담은 밥그릇을 주면서 형이란 호칭을 붙이지 않으니 성규 형이 김명수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장동우는 좋다고 웃는다. 맨끝에서 쓸쓸히 밥을 먹게 된 이성종이 성규 형에게 자리를 바꾸면 안 되냐고 물으니 성규 형은 장동우의 밥을 뺏어 먹으며 안 된다고 싹 잘라 말한다. 이성종은 혼자 궁시렁 궁시렁 거리다가 성규 형한테 딱 걸려서는 입을 꾹 다물고 밥만 퍼먹고 장동우는 또 해맑게 웃었다. 정말 해맑다. 대체 나이가 몇 살이기에 저렇게 해맑을 수가 있을까. 어라? 그러고보니 명수보다 형이라고?
“성규 형, 하숙생 나이 몇이에요?”
“22살. 나보다 한 살 어리고, 명수랑 우현이랑 너랑 성열이보다 한 살 많고, 성종이보다 두 살 많네. 동우 이래뵈도 군대도 다녀왔어.”
에구머니나, 스물두 살? 게다가 나보다 한 살 더 많아? 심지어 군대도 다녀왔어? 놀란 눈치인 날 보며 장동우가 햇살웃음을 짓는다. 또다시 장동우의 뒤로 환한 후광이 보인다. 항상 내가 말버릇처럼 하는 말은 사람은 반전이 필요해. 이 말에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사람이, 내 눈 앞에 있다. 아마 장동우가 무서운 인상과 달리 환한 웃음을 지었을 때부터 난 장동우에게 호감을 느꼈던 것이 확실하다.
Blind Talk!
안녕하세요, 그대들! 무하를 데려왔습니다! 오늘은 동총+야동이죠!
이제 본격적으로 장동우 쟁탈전이 더~ 심해질 예정입니다. 아마도?
항상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그대들 덕분에 힘이 납니다.
다른 곳에 올렸었는데 아마 재미가 없는 모양이에요ㅠ반응이 없더라고요ㅎ그래서 좀 의기소침해졌었지만 그대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써왔습니다ㅠ
역시 악플보다 무관심이 더 무서운 법이에요. 그냥 좀 우울한 날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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