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w. F코드
***
“어제 그 분 맞죠?”
앞에 놓인 따뜻한 차를 조심스럽게 들이킨 성규가 살짝 웃으며 우현에게 먼저 말을 건넸지만 우현은 그런 성규를 뚫어지게 바라만 볼 뿐 성규의 말에 다른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먼저 면회를 신청한 쪽은 자신이었지만 딱히, 자신을 모르는 성규가 면회를 받아 줄 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아서인지 우현은 지금 이 순간이 어딘가 모르게 꺼림칙하고 불편했다.
“어제 일은 제가 대신 사과 할게요”
이건 텔레비전에서 떠들던 연쇄살인범 김성규가 아니었다. 뭐가 그렇게 여유로운지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지 않는 김성규의 모습은 어쩐지 어딘가 모르게 들떠 보인다고 느껴졌다. 정말 김성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한 우현이 김성규가 마시려 한 컵을 세 개 쳐냈고 그 덕에 성규의 손과 옷에 뜨거운 물이 흘러내렸다.
“..........”
백 프로 고의였다. 김성규를 화나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지만 우현 자신도 성규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으면서도 사실이기에 마른 목에 침을 삼키며 잔뜩 경계태세를 갖추며 성규를 바라봤다. ..........휴지 좀 줄래요?. 한참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성규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지극히도 정중하고 평범한 말이었다.
“고마워요”
“.......뭐 좀 물어봐도 돼요?”
우현의 말에 휴지로 젖은 옷을 닦던 성규의 손이 멈췄고 잔뜩 숙여져있던 고개가 살며시 들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우현과 눈이 마주쳤다. 아까부터 웃던 얼굴과 다르게 아무런 표정 없이 자신을 주시하는 성규의 표정에 땀이 난 손바닥을 성규에게 들키지 않게 교복바지에 살살 닦아낸 우현이 저려오는 손에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형제님이 절 찾아 온 목적이 그거라면.......물어 보세요”
다시 온화하게 웃으며 젖은 휴지를 탁자에 조심히 내려놓은 성규가 손을 들어 눈앞으로 내려 온 앞머리를 젖혔고 그와 동시에 성규의 손목에 둘러진 수갑이 짤랑 짤랑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형제님?. 성규의 수갑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우현이 성규의 부름에 흠칫 놀랐지만 그런 성규의 손을 자세히 들여다보던 우현의 표정이 갑자기 한결 가벼워지기 시작하더니 짧게 심호흡을 하고는 거만하게 의자 뒤로 몸을 젖혔다. 갑자기 바뀐 우현의 태도에 성규가 살짝 입 꼬리를 올렸지만 우현은 그런 성규의 표정을 보지 못한 듯 아예 다리까지 꼬고는 삐딱하게 앉아서 다리를 까닥였다.
“진짜 범인?”
“........아닌 거 같아요?”
“솔직하게 사람을 죽이는 건 둘째 치고 누굴 때려 본 적도 없죠?”
“형제님에겐 그 사실이 중요한 가요?”
성규의 말에 우현이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는 잔뜩 젖힌 몸을 성규 쪽으로 끌어당겨서는 손을 뻗어 성규의 손을 잡아끌었다. 갑자기 자신의 손을 잡아끄는 우현 때문에 우현이 이끄는 앞쪽으로 몸이 쏠린 성규의 엉덩이가 의자에서 떨어져 이도 저도 아닌 엉성한 자세를 취하게 됐지만 우현은 그런 성규의 자세를 신경 쓰지 않은 채 자신이 잡은 성규의 손을 들여다보더니 성규와 눈을 맞추고는 얼어있던 아까와 다르게 여유로운 웃음을 지었다.
“내가 주먹 좀 쓰거든요?”
“............”
“그래서 주먹만 보면 아, 이 새끼는 싸움 좀 했구나. 아님, 이 새끼는 좆밥이구나 라는 걸 파악 할 수 있다 이 말이에요”
“.............”
“근데 내가 방금 김성규. 아니, 형.제.님 손 보고 무슨 생각했는지 아세요?”
엉성하게 떼어진 엉덩이 때문인지 다리가 저려오는 성규가 우현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 했지만 단단히 부여잡은 우현에게 잡힌 손을 떨어지지 않았고 도움을 청하려 교도관이 앉아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교도관은 고개를 까딱이며 졸고 있었다. 소리라도 질러서 교도관을 깨울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더 이상 여기서 소란을 피워봤자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한 성규가 다시 우현에게로 고개를 돌렸고 둘의 눈이 마주 친 순간 우현이 성규 자신을 아주 가소롭다는 듯 비웃음을 지었다.
“좆밥”
“............”
“이 새끼는 좆.밥 이구나. 라고 생각 했어요”
이번에는 자신이 아닌 성규의 표정이 얼어붙은 걸 확인한 우현이 그런 성규를 비웃으며 꽉 잡은 손을 놔 주었지만 성규는 여전히 우현에게 끌려 온 그 자세로 굳어있었다. 신부. 의자에 앉아 발을 까딱이며 손톱을 만지던 우현이 무심코 내 뱉은 말에 다리에 힘이 풀린 성규가 그대로 의자에 다시 주저앉았다.
“뭘 그렇게 놀래요?”
“..........”
“아- 설마, 이거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 같은 건가?”
“...........”
“근데, 비밀 치고는 존나 허술 하지 않나?. 그 당신 입에서 나오는 형제님 이라는 소름 돋는 단어만 들어도 당신이 여기 들어오기 전에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는 대충 짐작이 될 거 같은데”
뭐가 그렇게 불안한지 신부라는 사실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걸 성규에게 전하고 나서부터 줄곧 손톱을 물어뜯는 성규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며 우현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성규의 고개도 우현을 따라 자연스럽게 올라왔고 그 모습에 우현이 시계를 바라보며 교도관 앞으로 다가갔다.
“저, 저기!”
“걱정 마요.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니까”
고개를 돌리자 언제 일어선 건지 의자에서 일어나 자신을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는 성규의 모습에 장난스럽게 웃은 우현이 자고 있는 교도관의 책상을 쳤고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교도관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자 우현이 여전히 성규를 바라보며 짧게 경계를 하듯 이마에 손을 댔다 때며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었다.
“내일 또 올 게요”
띠로리로- 알림이 울렸는데 신알신이 울렸는데!!
ㅇ0ㅇ? 오잉? 갑을이 아니네 =_= 젠장 뭐야!! 라고 했던 독자님들 분명 있게죠?
그렇다면 당신은 변태가 확실합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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