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이므로 일부만 보여집니다
보는 눈도 없고, 아이들이랑 있으면 체면 걱정할 일도 없잖아요."
"준희씨 그림 그릴 때 눈이 반짝반짝 한 거 알아요? 하고 싶은 일 할 때 준희 씨 행복해 보여요. 요리할 때랑은 달라."
"아니 여기서 요리가 왜 나와요? 그 날은 진짜 긴장해서 그런거에요."
"알겠어요 ㅎㅎ"
“재현씨가 저녁으로 컵라면만 먹는 거 알면 어머님 속상해 하실텐데”
"나 방금한 말실수로 이제 쭉 저녁은 라면 인 거에요?"
“질릴 수도 있으니까. 매운맛이랑 순한맛이랑 번갈아서 줄게요”
“사람이 은근 살벌한 구석이 있어”
“왜 그림 이었어요?”
“정치인 딸이 가질 수 있는 취미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림은 부모님이 보시기에 그럴 듯 한 취미였나 봐요. 아버지는 나중에 미술관 해도 되니 반대 하지는 않으셨고, 어머니는 우아하고 고고해 보인다고 좋아하셨거든요.”
“단순히 그게 이유에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누구에게도 할 수 없을 때 그림을 그렸었어요. 내가 뭘 써냈는지 사람들은 모를테니까.”
“돌파구 였구나, 준희씨 나름의?”
“그쵸. 돌파구”
“그림, 계속 하고 싶지 않아요? 준희씨도 숨 쉴 구멍 필요 하잖아요.”
"그러기엔 너무 늦었어요. 화가 차준희, 미술 선생님 차준희. 이렇게 직업이 내 이름 앞에 붙는 게 이상할 것 같아요. 그냥 차종현 의원 딸로 산지 꽤 오래됐고, 이제는 정재현 대표 와이프로 살고 있고 붓 내려놓은 지 한참이라 손도 굳었고."
"준희씨 손이 굳은 거면 내 손은 그냥 날 때부터 돌이에요."
"애기들이 그림 못 그린다고 한 거 마음에 걸렸구나?"
"준희누나한테 좀 배우라고 하더라구요."
"아기들이 원래 솔직해요."
"...............그러니까 해봐요. 나는 재벌 치고는 망나니처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서, 꿈에 미련 두고 애틋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그냥 꿈으로만 두지마요. 반짝반짝 하던 눈으로 그 미련 값지게 한번 써봐요.”
"음, 어머님이 허락 하시면요?"
“물론 제약이 많겠지만,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에요. 내가 준희씨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도와줄게요.”
"꽤 든든한 응원 인데요?"
보통 때처럼, 요리 수업을 마치고 나왔는데
오늘도 기 비서님 대신에 재현이 마중나와 있었다.
"서프라이즈"
"오랜만에 퇴근길을 함께하는 부부 컨셉인거에요?"
"기 비서님 오늘 감기기운 있으시다고 하셔서, 먼저 퇴근하셨어요."
"요즘 기 비서님 너무 피곤 하셨나봐요."
"오늘은 뭐 만들었어요?"
"오늘은 고구마 그라탕이요"
"맛있겠다."
"다음엔 재현씨 먹을만큼 조금 담아올까봐요."
"집에서 다시 하면 되잖아요?"
"다시하면 똑같은 맛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뭐든 좋아요."
이제는 재현이 대신 데리러 와도 제법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이어 나가는 두 사람 이었고,
대화의 토픽이 요리 일 때면 항상 틈새를 놓치지 않고 준희를 놀리는 재현이었다.
"우리 나온 김에 이모님 선물 사서 들어가요. 그래도 한 집에서 가족처럼 사는데, 해 드린 게 없잖아요."
"그렇죠. 한 집에서
사는 가족 같은 사이죠."
"아무래도 아기 선물이 제일 무난 하겠죠? 손주도 보셨으니까?"
"그래야겠죠?"
"아까 이모님이 사진도 보내주셨어요. 이거봐요 너무 예쁘죠."
"준희씨랑 이모님이랑 많이 친해졌네요? 유학 끝내고 들어와서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일 봐주셨는데 어떻게 된게 준희씨랑 더 친해요?"
"저는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까요. 재현 씨는 항상 늦고, 기다리면서 할 일도
"준희씨 그림 그릴 때 눈이 반짝반짝 한 거 알아요? 하고 싶은 일 할 때 준희 씨 행복해 보여요. 요리할 때랑은 달라."
"아니 여기서 요리가 왜 나와요? 그 날은 진짜 긴장해서 그런거에요."
"알겠어요 ㅎㅎ"
“재현씨가 저녁으로 컵라면만 먹는 거 알면 어머님 속상해 하실텐데”
"나 방금한 말실수로 이제 쭉 저녁은 라면 인 거에요?"
“질릴 수도 있으니까. 매운맛이랑 순한맛이랑 번갈아서 줄게요”
“사람이 은근 살벌한 구석이 있어”
“왜 그림 이었어요?”
“정치인 딸이 가질 수 있는 취미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림은 부모님이 보시기에 그럴 듯 한 취미였나 봐요. 아버지는 나중에 미술관 해도 되니 반대 하지는 않으셨고, 어머니는 우아하고 고고해 보인다고 좋아하셨거든요.”
“단순히 그게 이유에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누구에게도 할 수 없을 때 그림을 그렸었어요. 내가 뭘 써냈는지 사람들은 모를테니까.”
“돌파구 였구나, 준희씨 나름의?”
“그쵸. 돌파구”
“그림, 계속 하고 싶지 않아요? 준희씨도 숨 쉴 구멍 필요 하잖아요.”
"그러기엔 너무 늦었어요. 화가 차준희, 미술 선생님 차준희. 이렇게 직업이 내 이름 앞에 붙는 게 이상할 것 같아요. 그냥 차종현 의원 딸로 산지 꽤 오래됐고, 이제는 정재현 대표 와이프로 살고 있고 붓 내려놓은 지 한참이라 손도 굳었고."
"준희씨 손이 굳은 거면 내 손은 그냥 날 때부터 돌이에요."
"애기들이 그림 못 그린다고 한 거 마음에 걸렸구나?"
"준희누나한테 좀 배우라고 하더라구요."
"아기들이 원래 솔직해요."
"...............그러니까 해봐요. 나는 재벌 치고는 망나니처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서, 꿈에 미련 두고 애틋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그냥 꿈으로만 두지마요. 반짝반짝 하던 눈으로 그 미련 값지게 한번 써봐요.”
"음, 어머님이 허락 하시면요?"
“물론 제약이 많겠지만,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에요. 내가 준희씨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도와줄게요.”
"꽤 든든한 응원 인데요?"
보통 때처럼, 요리 수업을 마치고 나왔는데
오늘도 기 비서님 대신에 재현이 마중나와 있었다.
"서프라이즈"
"오랜만에 퇴근길을 함께하는 부부 컨셉인거에요?"
"기 비서님 오늘 감기기운 있으시다고 하셔서, 먼저 퇴근하셨어요."
"요즘 기 비서님 너무 피곤 하셨나봐요."
"오늘은 뭐 만들었어요?"
"오늘은 고구마 그라탕이요"
"맛있겠다."
"다음엔 재현씨 먹을만큼 조금 담아올까봐요."
"집에서 다시 하면 되잖아요?"
"다시하면 똑같은 맛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뭐든 좋아요."
이제는 재현이 대신 데리러 와도 제법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이어 나가는 두 사람 이었고,
대화의 토픽이 요리 일 때면 항상 틈새를 놓치지 않고 준희를 놀리는 재현이었다.
"우리 나온 김에 이모님 선물 사서 들어가요. 그래도 한 집에서 가족처럼 사는데, 해 드린 게 없잖아요."
"그렇죠. 한 집에서
사는 가족 같은 사이죠."
"아무래도 아기 선물이 제일 무난 하겠죠? 손주도 보셨으니까?"
"그래야겠죠?"
"아까 이모님이 사진도 보내주셨어요. 이거봐요 너무 예쁘죠."
"준희씨랑 이모님이랑 많이 친해졌네요? 유학 끝내고 들어와서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일 봐주셨는데 어떻게 된게 준희씨랑 더 친해요?"
"저는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까요. 재현 씨는 항상 늦고, 기다리면서 할 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