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사친 권순영은 사랑입니다.
-야, 자냐?
-자?
-자냐고
...이건 또 무슨 집착이람.
구남친 버전도 아니고, 자냐는 말로 막 잠에 빠지려던 나를 진동 폭탄으로 깨운 녀석은 단순히 카톡만으로는 그칠 생각이 없는 모양인지, 이내 전화를 걸어 왔다.
이걸 씹어, 말어.
*
"넌 여자애가 왜 이렇게 손이 차냐, 늘."
"하루 이틀이야? 그러려니 해."
"어디 아픈 거 아냐? 입원도 했었고..."
"누굴 병자로 알아. 아, 주물럭거리지 말라고!"
"아, 손 좀! 여자애가 힘만 세가지고."
차갑게 언 내 손을 녹여 준다며 제 손으로 내 손을 덮고 있던 녀석은 장난을 친답시고 손을 조물댔다가 한 대 얻어 맞고서야 얌전해졌다.
노란 후드를 뒤집어쓰고 입을 삐죽이며 투덜거리는 게 꼭 병아리 같아서 웃음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으며 손을 움직였다. 당연스레 따라오는 네 손 또한, 어미를 쫓는 병아리 같았다.
그러게 뭘 그렇게 만지작거려. 괜히 투덜거리면서도 손을 다시 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따뜻하잖아.
*
"아, 좀 가."
"싫어, 잘 거야."
"내려가서 자, 새끼야. 좁아."
"말라빠져가지고 좁긴 뭘 좁아. 자리 존나 남는구만."
"...아, 그럼 돌아 눕던가!"
"나 너 재우러 온 거거든?"
...누가 봐도 네가 자러 온 것 같거든?
2. 여고에 부임해 온 남자 교생의 위력이란...
"쌤, 쌔앰."
"어, 무슨 일이야?"
"...아니, 그냥요."
"싱겁기는."
그냥, 이렇게 쌤이 머리 쓰다듬어 주는 게 좋으니까.
*
"많이 다쳤어? 괜찮아?"
"....어, 네. 괜찮아요."
"선생님이 너 볼 때마다 강조하던 게 뭐였지?"
"....끼니 거르지 마라, 주변 확인하고 늘 조심해서 다녀라, 그리고...."
"울지 마라."
*
"벌써 가는 거예요?"
"실습 기간 끝났으니 당연히 가는 거지."
왜, 아쉬워?
되묻는 말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듯한 능청스러움이 숨어 있어서, 괜히 야속한 마음에 눈을 흘겼다. 알면서 왜 물어요.
"너 지금 몇 학년이더라?"
"헐, 제 나이도 몰랐어요? 저 3학년이잖아요!"
"얼마 안 남았네."
꼭 와, 우리 학교로. 나 잊지 말고.
+)
3. Trick or Treat! 할로윈 데이에 사탕을 나눠 주던 내게 사탕을 한 움큼 받아간 남자가 사실 진짜 반인반수(혹은 뱀파이어)였다면?
정석입니다! 왜 제 필명이 정석인지 대충 감이 오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두 시에 딱 맞춰 올리려고 부랴부랴 글 썼어요! 아직 써 놓은 게 1도 없어서, 조각글이 될 지 길게 풀어나갈 지는 모르겠네요.
제 욕심으로는 순영이 이야기는 조금 풀어서 제 마음대로 이것저것 써 보고 싶기는 한데... 는 수녕이 소개는 제 실화가 좀 담긴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 물론 실화라고 해서 설렜다는 건 아니구요 ㅎ... 독방에서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순영이를 대입해야 설레더라구요. ㅋㅋㅋ
그리고, 교생 선생님 지수는 사랑입니다... 제가 상상하고 잼이 되어 버렸어요...☆
마지막은 원우 짤을 써 두긴 했지만, 멤버 미정인 소재입니다! 어떤 멤버를 써야 할 지 아직 감이 안 잡혀서요. 그래서 3번은 아주 아주 나중에나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비축해둔 글은 하나도 없지만 일단 저지르고 보는 정석...! 사실 판타지도 써 보고 싶었어요... ^^;
사실 소재 하면 이것보다 더 많지만, 조금 추려서 세 개로 만들어 봤습니다. 제 나름의 서프라이즈였는데, 어떠셨어요? 마음에 드는 게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