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구독료 없는 날이라면서요?'ㅅ'
꺄르륵. 그렇다면 욕심내서 20 포인트.
맛보기라 너무 짧아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20 포인트.
나 내일 시험인데 글 쓰고 싶어서 근질근질해요, 어린 아빠도 얼른 써서 끝내야 되는데.
까먹었는데 초록글 고마워요. 캡쳐는 못했지만 2페이지까지 간 거 다 봤어요.
안 어울리지만 또 해리포터 브금. 꺄르륵.
Orchideus(오르치데우스)
; 지팡이에서 한다발의 꽃을 나오게 함
"그리핀도르!"
들뜬 사회자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그리핀도르의 우승이였다. 완벽하게, 그리핀도르의 우승. 교수님은 물론, 학생들 모두 제 목도리를 집어 던지고, 깃발을 펄럭거리며 기쁨을 표했다. 그리고 그것을 무덤덤하게 내려다보던, 그리핀도르 우승의 주역 민윤기는 코끝을 제 손으로 간질이며 하품을 해댔다. 무료한 민윤기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자 그 끝은 박지민을 향하고 있었다. 웬일이래. 그런 민윤기를 따라 박지민을 바라보자, 박지민의 시선의 끝은 나를 향해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말도 안되는 삼각관계 같은 기분에 괜히 볼을 만지작거렸다.
옆에서 제 기숙사가 아님에도 크게 환호하고 있던 김태형은 그런 나를 보며 왜? 하고 물어왔다. 아무것도. 덤덤하게 말하곤 김태형의 목도리를 뺏어 내 목에 둘렀다. 나 방금 내 목도리 날렸어. 꽤 뻔뻔하게 말하며 김태형의 목도리에 얼굴을 묻자 어이없다는 듯 웃음짓던 김태형은 곧 손을 뻗어 꼼꼼히 목도리를 정리해주었다. 한참동안 목도리의 끝을 만지작거리던 김태형은, 곧 눈을 예쁘게 접어 웃으며 끝, 하고는 손을 떼었다. 아, 김태형 냄새난다. 달달한 걸 좋아하는 김태형의 몸에서는 언제나 딸기향이 났다. 그리고 달달한 김태형의 향이, 나는 좋았다. 괜히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귀를 찌를 듯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환호 속으로 나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민윤기는... 다시 고개를 들어 민윤기와 눈을 마주했을 때,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민윤기의 눈과 마주했다. 허공 속, 제가 아끼는 빗자루 위, 시간이 멈춘 듯 가만히 나를 바라보던 민윤기는 한 쪽 입꼬리만 끌어올리며 제 한 손을 들어올렸다. 그런 민윤기의 손에는 파닥거리는 골드 스니치가 들려있었고.
민윤기의 손에 들린 골드 스니치가 전광판에 크게 잡히자,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박지민은 말없이 민윤기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박지민은 무엇이 그리도 분한지 씩씩거리며 빗자루에서 내려오자마자 내게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박지민의 표정에 내 옆에 서 있던 김태형의 팔을 잡고는 주춤주춤 물러섰다. 그런 나를 본 박지민은 눈썹을 치켜뜨고는 이것 봐라?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어색하게 웃어보이자 박지민은, 그대로 나를 안았다. 내 인생, 남자에게 안겨본 적이 없다고 나는 감히 자부할 수 있었다. 평소에 아이들에게 작다는 말을 듣는 박지민의 품은, 내게는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 어색할 지경이였다. 어, 지민아...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 박지민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목덜미에 와닿는 박지민의 숨결에 괜히 간질간질 해지는 것은 내 쪽이였다. 김태형에게 도와달라는 뜻의 눈빛을 보내봐도 김태형은 흐음, 하고는 팔짱을 낀 채 흥미롭게 우리를 지켜볼 뿐이였다. 어느새 우리 주위의 환호성은 잦아들고, 곧 아이들이 수근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박지민은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지민아..."
"칭찬해 줘."
"무슨, 칭찬... 일단 이것부터 좀 놓고."
"민윤기한테 졌지만, 나도 칭찬해 줘. 머리, 쓰다듬어줘."
박지민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말간 박지민의 얼굴과 마주하자 괜시리 침을 꿀꺽 삼켰다. 오늘따라 왜 이럴까. 사람들이 모두 아는, 슬리데린의 사랑둥이인 박지민의 모습으로, 박지민은 그렇게 칭얼거렸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내게는 한없이 초조해보이는 모습으로. 잠시 혀로 입술을 축이다 천천히 손을 들었다. 왜인지는 몰라도 박지민의 모습은 애처로워 보였다. 무엇이 그렇게 너를, 불안하게 하는 걸까. 가만히 박지민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부들부들한 머릿결이 내 손을 스쳤다. 그렇게 잠시 박지민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박지민은 아이같은 모습으로 내 손에 제 머리를 부비적거렸다.
하지만 박지민을 쓰다듬던 손은, 곧 누군가에 의해 떨어졌다. 옆을 돌아보니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민윤기가 보였다. 민윤기는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박지민을 한참이나 내려다보았다. 갑작스레 제 머리에서 떨어진 내 손을 느낀 박지민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 민윤기는 아무 말 없이 박지민을 내려다보았고, 박지민은 민윤기의 얼굴을 확인하자 씨발, 하고 낮게 읊조리며 미간을 찡그렸다. 민윤기의 등장으로 우리 주위는 더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애타는 얼굴로 김태형을 바라보자 제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김태형은 하, 하며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 분명 여기서 김태형의 이름을 부르면 난리가 날 것이 뻔했기에 그대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박지민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민윤기는 내 손목을 잡은 제 손에 힘주어 나를 끌어당겼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박지민은 분하다는 듯 입 안을 잘근잘근 씹었다. 민윤기, 박지민은 씨, 까지 내뱉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자신의 본모습을 내게 보여주었으면서도, 박지민은 여전히 내게 아이같이 굴었다. 제 본모습을 자꾸만 보여주면, 마치 내가 날아갈 것 마냥. 그러거나 말거나 민윤기는 반대쪽 손으로 제 앞에 선 내 목을 끌어안았다. 귓가에, 민윤기의 숨결이 간질갈질하게 와닿았다. 윤기야, 한숨쉬듯 민윤기의 이름을 작게 내뱉자 민윤기는 꽤 즐겁다는 목소리로 답한다. 응, 왜. 분명 표정은 굳어있을텐데, 고개를 돌려 민윤기의 얼굴을 보려하자 민윤기는 내 목 쯔음에 감은 팔에 힘을 줘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게 한다. 이럴 줄 알았지. 한숨을 쉬고 다시 앞을 바라보면 잔뜩 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박지민이 보인다. 아니, 실은 누구보다 속이 타들어가고 있을 박지민이. 보는 사람이 많으니 저런 표정을 짓는 것이겠지. 오늘도 그리핀도르, 아니 민윤기에게 졌으니 안 그래도 상한 기분이 지금 나와 민윤기의 꼴을 보곤 더 상했을 거다. 나는 박지민을, 박지민은 나를, 그리고 민윤기 역시도 박지민을 바라보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해서 연출되었다.
곧 그 상황은 종료되었다. 한참 박지민을 바라보던 민윤기는 내 손목을 쥐고 있던 손을 살짝 풀어 내 손을 감쌌다. 민윤기와 맞잡은 손 사이로 파닥거리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민윤기는 내 손을 주먹 쥐어 주고는 천천히 제 손을 놓았다. 손에는 여전히 민윤기의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귓가에 민윤기의 낮은 웃음소리가 닿았다. 그 웃음소리에 무언가 홀린 듯 손을 천천히 들었다. 한 손가락, 한 손가락, 천천히 펼 때마다 파닥거림은 심해졌다. 곧, 완전히 손바닥을 펴자 골드 스니치가 튕겨나가듯 내 손에서 튀어올랐다. 민윤기는 혀를 작게 차고는 제 손으로 다시 골드 스니치를 잡았다. 골드 스니치. 이것은 명백한 비웃음이였다. 민윤기가 박지민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모욕. 골드 스니치를 확인한 박지민의 얼굴은 잔뜩 붉어졌다. 언제 터져오를지 모를 화산처럼. 민윤기는 다시 한 번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내 목을 감고 있던 손을 풀었다. 그리고 곧바로 내 몸을 돌려 어깨에 손을 감았다. 간다, 민윤기는 누구에게 남기는 말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고는 그대로 날 이끌며 천천히 걸었다. 뒤를 돌아보자, 헛웃음을 짓는 김태형과 가만히 우리를 노려보는 박지민이 보였다.
올해의 퀴디치 경기도, 그리핀도르의 우승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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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에게 끌려온 곳은 기숙사였다. 뭐야, 내가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내자 민윤기는 말 없이 자리에 멈춰섰다. 뚱보 여인의 초상화에 빠르게 암호를 말한 민윤기에 뚱보 여인은 재미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 그런데 오늘은 퀴디치 경기일 아니니? 뚱보 여인은 퍽이나 심심했는지 우리를 붙잡고 이야기를 잇고 싶은 것 같았다. 그러나 말거나 민윤기는 열어, 하고 한 마디만 할 뿐이였다. 뚱보 여인은 민윤기의 반응에 재미없다는 듯 문을 열었다. 민윤기는 곧바로 기숙사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멀뚱하게 민윤기를 내려다보니 민윤기는 뭐 해, 앉아, 하고는 턱짓으로 소파를 가리켰다. 망할 민윤기. 툴툴거리면서도 자리에 앉자 민윤기는 내 어깨에 제 머리를 기대온다. 아직 퀴디치 경기의 여운이 다 가지 않았는지 기숙사에는 오롯이 우리 둘 뿐이었다.
한참 숨만 색색 내쉬던 민윤기는 곧 작게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들었다. 가만히 내 눈을 들여다보던 민윤기는 그대로 제 머리를 내게 내민다. 나도, 쓰다듬어줘. 무심하게 말하는 목소리가 못견디게 귀여웠다. 박지민말고, 나. 꿋꿋하게 말을 잇는 민윤기의 목소리에 결국 헤벌쭉 웃으며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취미가 머리색을 바꾸는 것인 민윤기의 이번 머리는 민트색이였다. 난, 분홍색이 더 좋았는데. 툴툴거리는 내 말에 민윤기는 그건 풍선껌 같아서 싫어, 하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슬슬 색이 바래지는 것 같아 한참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민윤기의 민트색 머리카락을 바라보았다. 윤기야, 내 부름에 민윤기는 곧바로 응, 하고 답한다. 너 머리색 바꿀 때 된 것 같아. 내 말에 민윤기는 웃음기가 잔뜩 섞인 목소리를 내뱉는다. 무슨 색으로 할까. 분명 민윤기는 내가 말하는 색과 정반대의 색을 할 것이 뻔해 잠시 고민했다. 검은색 머리 보고 싶은데... 민윤기가 1학년 이후로 하지 않았다던 검정 머리가 보고 싶었다. 나, 금발 보고 싶어. 백금발. 내 말에 민윤기는 작게 웃는다. 백금발, 알겠어. 순순히 대답하는 민윤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 백금발 꼭 보고 싶어, 꼭. 내 말에 민윤기는 가만히 내 눈을 들여다보다 눈을 접어 웃는다.
"그래, 알았어. 백금발."
눈을 곱게 접어 웃는 민윤기의 얼굴이 예쁘다. 가만히 바라보며 덩달아 웃다 갑자기 생각난 것에 아, 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민윤기는 왜, 하며 예의상 질문을 던지고는 탁상 위의 큐브를 잡는다. 잠깐만, 민윤기에게서 큐브를 뺏고는 더 열심히 손을 움직였다. 분명 여기다 뒀는데. 급한 마음에 한참을 주머니를 헤집다 겨우 찾고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윤기야, 눈 감아봐. 갑작스러운 내 말에 민윤기는 툴툴거리면서도 제 눈을 가만히 감는다. 착하다, 작게 중얼거리며 손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앙 다물린 민윤기의 입을 살짝 쥐고는 벌리게 한 뒤 입 속에 막대사탕을 집어넣었다. 민윤기가 가장 좋아하는, 딸기맛 사탕. 제 입에 무엇인가 들어오자 민윤기는 놀라 곧바로 눈을 뜬다. 뭐야, 민윤기의 말에 베시시 웃으며 답했다. 칭찬, 우승했으니까. 제 입에서 몇 번이고 막대사탕을 굴려보던 민윤기는 이내 내 어깨에 다시 제 머리를 기댄다. 다 컸네. 중얼거리는 민윤기에게 할아버지 같다며 타박을 주면서도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자 민윤기는 작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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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민하다 문을 열었다. 창문 틈으로 단 한가닥의 햇살만 들어오는 방 안은 어두웠다. 또 어디서 이런 방을 찾아냈는지, 박지민의 능력에 새삼 감탄스러워질 지경이였다. 지민아, 작게 박지민을 부르자 어디 한 구석에서 응, 나 여기,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지민아, 다시 내가 박지민을 부르자 곧 루모스, 하는 소리와 함께, 바로 한 발자국 떨어진 앞에서 아주 작은 불이 반짝인다. 그리고, 그 곳에 서있는 박지민도. 너는 역시, 말을 채 잇지 못한 박지민이 한 걸음 성큼 내게로 다가선다. 불빛을 사이에 두고 박지민을 바라보자니 괜시리 묘한 기분이 든다.
그리핀도르는, 지금 축제 분위기야? 박지민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닌 걸 아니라 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런 내 답에 박지민은 작게 웃음 짓는다. 민윤기는. 박지민의 물음에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버터맥주 한 잔 먹고 잠들었어. 무슨 객기인지 원샷을 하고는 곧바로 픽, 쓰러지던 민윤기를 생각하며 작게 웃자 박지민은 덩달아 작게 웃다 표정을 굳힌다. 내 앞에서, 민윤기 때문에 웃지마. 박지민은 녹스, 하고는 불빛을 끈다.
그리고 곧바로 내 몸을 감싸안아오는 박지민의 체온이 느껴지고, 또 다시 아까 낮처럼 목덜미에 박지민의 뜨거운 숨결이 와닿는다. 이삐야. 박지민은 애달픈 목소리를 낸다. 이삐야, 이삐야... 박지민의 말에도 아무런 답 없이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이 쯤일까. 박지민의 허리라고 추정되는 곳에, 천천히 손을 놓았다. 꽉 끌어안고는 천천히 등을 쓰다듬어주자 박지민은 옅게 한숨을 내쉬고는 작은 웃음소리를 낸다. 평소에 이런 곳에 불러서는 전혀 하지 않을 행동들을, 박지민은 한다. 이삐야, 다시금 들리는 박지민의 목소리는 애처롭기까지 하다. 제발, 너는... 내 거잖아.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목소리로 위태롭게 말하는 박지민에게 어떠한 말도 해줄 수가 없다. 받기만 하는 애정은, 돌려주지 못해 두렵다.
한참 말 없이 박지민을 부둥켜 안고 있었을까. 곧, 박지민은 제 품에서 나를 떼어낸다. 이삐야, 목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가볍다. 평소의, 남들 눈에 비치는 박지민의 그것 그대로다. 가만히 서있자 곧 박지민은 또 밝은 목소리를 낸다. 지팡이 가지고 있지? 그제야 응, 하고 답하자 꺼내 봐, 하고 말한다. 천천히 지팡이를 꺼내어들고 꺼냈어, 하고 답하자 박지민은 루모스, 해 봐, 한다. 괜히 드는 장난기에 싫어, 하고 작게 웃자 박지민도 아, 왜애, 하며 앙탈부리는 목소리를 낸다. 내가 졌다. 루모스. 작게 밝혀진 불빛이 다시 우리 사이에 자리하자 박지민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Orchideus(오르치데우스)"
나긋나긋하게 말한 박지민의 지팡이 끝에서는 곧 알록달록한 꽃다발 하나가 튀어나온다. 이삐야, 내 마음. 베시시 웃은 박지민은 그 꽃다발을 내 손에 굳이 쥐어준다. 그냥, 주고 싶었어. 꼼꼼하게 꽃다발 정리를 해준 박지민은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터뜨린다. 가만히 꽃다발을 내려다보다 작게 웃음을 지었다. 고마워, 나 꽃다발 선물 처음인데. 내 말에 박지민도 옅게 웃는다. 나도 선물 처음 해봤어. 결국 박지민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가만히 박지민을 바라보다 꽃다발에서 꽃 한 송이를 꺼내들었다. 노란색의 꽃. 이름 모를 꽃을 박지민 손에 쥐어주자 박지민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너랑 어울려. 덤덤하게 한 마디 하자 박지민은 피식, 웃고는 내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곤 꽃을 꽂는다. 너랑도 어울려. 박지민의 말에 꽃을 꽂은 귓볼을 만지작거렸다. 고마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자 박지민은 작게 웃고는 내 귀에서 꽃을 빼낸다. 이삐야, 너는 정말... 너는, 나만이... 채 말을 잇지 못한 박지민은 다시 나를 안아온다.
"너는, 정말 내 거였으면 좋겠어. 박지민 거. 딴 데 보지 말고."
늘 당당하던 박지민의 목소리가 떨린다. 내 것이였으면... 좋겠어. 너는 정말로, 보내기가 싫어.
이번에는 박지민의 허리를 감싸안을 수가 없다.
***
짧아서 미안해요. 나는 이제 공부하러 가야겠슴다. 껄껄.
백금발... 엄청난 스포이다. 꺄르륵.
둘 다 너무나도 귀여운 것.
그냥 심각한 척하면서 한 번 써보고 싶었어요.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