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완전 예뻐요!!!!!!!진짜 대박!!!"
"누나 사랑해요!!!!!!!!"
"성이름 짱!!!!!!!!"
오늘의 하루는 팬들과 시작했다. 첫 눈이 내리면 팬싸인회를 하겠다는 내 공약이 발표한 지 1주일만에 이뤄졌다.
스탭들 모두 정신없이 준비한 게릴라성의 이벤트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이 모인 팬들을 보니까 괜히 코 끝이 찡해지는게..
참 나도 나이가 들었나
데뷔한 지 내년이면 10년째이다. 시간이라는 게 느린 것같은데 한방 훅 치고 들어오는, 뭔가가 있단말이지.
10년이라니. 왠만하면 겸손하고 싶지만 이만큼 견디고 참고 살아온 내가 대견스러워 셀프박수를 쳐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정치판이니 재벌가들의 세상이니, 그런거 겪어보지 못해서 모른다. 내가 있는 이 세상이 내 전부였고 제일 힘들고 제일 아끼는 세상이니까.
점점 막바지에 이르는 팬싸인회를 진행하며, 한 명 한 명 내 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왜 내가 좋은건지, 너무 감사한 일이라서 감사하고 그저 감사할 뿐이라 해 줄 수 있는게 없는 나약한 나는 노래를 부르고 웃어주고, 눈을 마주쳐주는 게 최선이라.
"언니, 종성커플링 알아요? 들어봤어요?"
갑자기 한 팬이 나에게 종성이라는 말을 아냐며 물어왔다. 뭐지, ...음........음............ 나이든 게 여기서 티가 나는구나....그래도 아직은 젊은...젊...30대는 아니니까.
열심히 머리를 굴려봤지만, 생각나는게 없었다. TV를 많이 시청하지 않아서...반성했다.
"어..글쎄..요? 그게 뭐에요? 먹는거? 카페이름? 아님...음..요새 유행하는 말이에요?"
"헐!!!!! 언니잉!!!!!!!! 종성컾을 모르면 어떡해요오!!!"
"아하하....미안.........나 진짜 알고싶은데..."
"종인오빠랑 언니를 지지하는 팬들이 만든 커플링 이름이에요!!!!"
"...네? 종인..? 종인..종...? 네? 엑소?? 그 그 기,김종인?"
"ㅋㅋㅋㅋㅋㅋ에이 쑥스러워하시긴, 앞으로 많은 떡밥을 투척해주세요!!!!!"
와
내가,..내가 그 김종인과 ,,이런 식으로 엮이고 있을 줄이야...와...와..............
올해가 가기 전,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다. 김종인이랑? 내가? 말도 안돼............................................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 손은 이미 초록창에 검색을 시작한 후 였다.
나도 모르는 커플이라니. 근데 생각보다 많은 내용의 글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엑소 카이랑 성이름 이랑은 무슨 사인가요? 왜 서로 맨날 놀려요? 인터뷰할 때 막 언급하고? 둘이 사겼나요?
안녕하세요, 저 카이오빠한테 입덕한 15살인데여.. 성이름이랑 사귀는거에요?
우리 이름이 건들지마라 다들. 카이랑 친구라잖아
연예인들 스캔들 날 것 같으면 남사친 여사친 운운하는데 그거 다 뻥임
이씨....................뻥은 아닌데.
우리나라 최고의 기획사에서 엄청난 준비기간과 프로모션을 거쳐 탄생한 그룹 엑소. 거기에서 춤을 담당하고 있는 카이, 김종인이 내 친구다.
뭐 어렸을 때부터 알던 사이는 아니었고, 그 아이를 처음 만난게.. 15살때였나.
연예인을 꿈꾼 건 아니었는데, 그냥 노래하고 춤추는 게 좋아서 엄마가 과학학원 다니라고 준 돈을 시내에 있는 댄스학원에 쏟아부었던 시절.
원장 선생님께서 내가 학원 다닌 지 일주일 만에 나를 에이스라 칭하시면서 너 같이 춤을 잘 추는 애는 처음봤다고 하셨던 그 시절.
나름 으쓱거리며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학원에 온 아이 때문에 난 만년2등이었다. 뭐, 다들 눈치챘겠지만 그 아이가 김종인이었고.
"어머, 종인아- 너 어쩜 선이 이렇게 곱니?"
쳇,쳇,쳇 언제는 내가 최고라며- 그냥 과학학원이나 다녀버려?
그 아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채 원장선생님의 칭찬 한마디로 그 아이의 안티가 되기로 결심했었다.
"성이름. 아직 집에 안갔어?"
얼마 남지않은 댄스경연대회에 내 모든 인생을 걸겠다는 마음으로 한동안 연습에만 매진했었다. 걔도 늦은 밤까지 형들과 연습을 했는지 젖은 머리를 매만지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마 이게 우리의 첫 대화였던 걸로 기억이 난다.
"너도 안갔네?"
"난 형들이랑 연습하느라"
"어, 나도 연습하느라"
"적당히 해"
"응 고마워. 너도 적당히 하렴"
이 무슨 되도않는 자존심 싸움인지. (나중에 알았지만, 나만 신경쓰고 있었던거...)
갈 줄 알았는데, 뭔가 할 말이 있는지 머뭇거리면서 괜히 얼쩡거리고 있길래 할 말 있으면 하라고 했더니
"원장쌤이 말 안하셨어? 그 대회 학원에서 한 팀만 나갈 수 있다는데.."
그 다음날 바로 학원 때려쳤다. 씨. 편애가 너무 심했어 지금 생각해도.
어쨌든 우리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기 싸움만 하다가. 생각해도 웃겨, 나 혼자 기싸움이라니.
어쨌든 그 대회에 나간 종인이는 지금 소속사 관계자의 눈에 들었다. 그래도 오디션 보고 들어간거라 스카웃 아닌 스카우트였지만.
그 소식을 들으니 너무 열이 받아서 지나가던 오락실 앞에 있는 펀치기계를 치다가 손가락 골절.
되는게 없는 인생이었어. 그땐.
그래서 찾아갔던 정형외과에서 그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만났는데 한 사람은 손에 붕대 감고 한 사람은 다리에 붕대를 감은 모습이 왜 이렇게 웃긴지.
그냥 만나자마자 웃겨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뭐. 관심사도 비슷하고 했어서인지 금방 친해졌었다.
그리고 그 인연은 내가 우연한 기회에 먼저 데뷔를 하고 2달있다 데뷔를 한 종인이를 음악방송에서 만나고, 내 소속사가 종인이네 기획사와 합쳐지면서
끊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인연이 되버렸다.
"언니- 이거봤어요? 진짜 지겹지도 않나봐- "
함께 일하는 스탭동생이 핸드폰 화면을 들이밀면서 투덜거렸다. 할일이 그렇게 없나 맨날 우려먹어-
동생이 보여준 화면에는, 뭐 이제는 놀랍지도 않고 감흥도 없는 나와 종인이의 스캔들성 기사
때마침 종인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뭐하냐-]
"이동중이야"
[너 또 차안에서 사이다 마시고있지?]
"아,아니거든"
귀신같은 자식. 사이다 마시는건 또 어떻게 알고
[그만 마실때도 되지 않았냐? 너 나이를 생각해]
"시끄러-왜 전화했어"
[우리가 꼭 무슨일이 있어야 전화를 했냐?]
"아니"
[그렇지. 오늘 준면이형 휴가나온다 그래서 치킨먹자고-]
"준면오빠 휴가나왔어?!!!!"
[어째 준면이 형이 더 반가운가보다 넌]
"너야 뭐 자주 연락하는데 "
[그래도 안본지 좀 됐거든?]
"시끄러- 너랑 나 만나기만 하면 기자님들 바쁘시다. 지금도 또 스캔들 기사 났잖아"
[오- 성이름 시집 다갔네]
"무슨 헛소리야. 아무튼 치킨먹을거야 항상 가는 곳 맞지? 난 무조건 간장이다 또 허니 그딴거 시키지마"
[콜]
아무렇지 않게 종인이와 통화를 하는 내가, 참 .. 뭐라고 해야할지.
아직도 옆에 앉은 동생은 기사를 읽으면서 기자의 이름을 외우겠다며 중얼중얼 거린다.
그런 동생의 반응을 보니, 스캔들이 .. 정말 우리가 진짜 스캔들이 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봤다. 사실 많이 해본다.
내가 김종인을 좋아하니까.
종인이와의 첫만남이 나에겐 좋지 않았던만큼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는건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는 친구였으니까.
더군다나 나도 걔도 갓 데뷔한 신인이었을 때는 눈짓으로 인사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저 음악방송 무대에서 만나면 아는척을 하기엔 어렵고 안하기엔 아쉬운 뭔가가 둘다 있어서인지, 가끔 종인이가 눈으로 인사를 건네곤 했다.
그러니 무슨 이성적인 감정이야.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냥 힘들때 아주 가끔씩 연락하고 이러고 지내다가 나도 점점 인지도가 쌓이고 방송출연을 많이 하고, 종인이 역시 대세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졸졸 따라다니는 가수가 되었다. 그러다 어느날 종인이가 라디오에서 전화통화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연습생때부터 친하게 지낸 태민이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하필이면 그날 내가 태민이와 있었던 게 우리 사이가 알려진... 뭐랄까... 시작? 원인?
연습생인 된 종인이와의 인연은 종인이 친구들로 넓혀졌었다. 그 중의 한명이 샤이니의 태민.
태민이 데뷔했을 때 종인이랑 내가 박수를 쳐주면서 울었던 기억이 나네
"네 여보세요- 태민씨?"
이거이거 이태민 알았어. 전화올 줄 알았는데 나한테 얘기도 안하고. 하늘같은 선배님이라 이거 때릴 수도 없어서 야리고있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샤이니의 태민입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싱글생글거리며 전화를 받던 태민이었다.
"태민씨- 지금 뭐하고 계셨어요?"
"아- 저 완전 친한 친구랑 수다떨고 있었어요"
"아 저 말고 친한 친구가 또 있었던거에요?"
"종인,아 카이씨랑도 무지 친한 친구에요"
그러면서 나를 보며 악마같이 웃어대는 태민이었다. 아무래도 느낌이 안좋다 안좋다 했더니 급기야 핸드폰을 넘겨주려했다.
난 깜짝 놀라서 두손을 흔들며 제발-제발- 이라고 입모양으로만 뻐끔거렸는데....
"아,안녕하세요-"
"...어?"
"아하하...안녕하세요- 저는 태,태민선배님이랑 친한 교우관계를.. 가지고있는 성이름 입니다"
"야!! 성이름?"
"어, 카이씨..이거 방송아니었어요?"
그래서 밝혀진 우리의 관계였다. 처음에 진짜 욕 엄청 먹었다. 물론 내가.
소녀들의 태민과 카이랑 친한 친구라니까, 온갖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았다.
그래도 이 때는 상처받지도 않았고, 뭐 내가 친구라는데- 싶었는데.................
내가 종인이를 좋아하게 된 건, 콘서트였지 싶다.
뭐야, 뭔데 저렇게 멋있어..
내 심장은 원빈느님만을 향해 뛰는 줄 알았는데.
뭐 그래서 지금 이렇게 되었다는, 나만의 추억이랄까.
어느덧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지 매니저 오빠가 '너 술 조금만 마셔- 알겠지? 얼굴 부으니까. 이제 관리해야지' 라는 잔소리를 남기며
내가 문을 닫고 내리자마자 출발해버렸다. 매정한 사람.
"왔어?"
"오랜만!"
들어가자 눈에 보이는건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을 시도 중인 오세훈과 가만히 받아주는 경수오빠였다.
저거 저거 여친도 있으면서 왜 경수오빠한테 들이대는지.
"오랜만이야- 종인인 안왔어?"
"어? 아니- 종인이는, 저기 온다."
"성이름, 넌 오자마자 종인이부터 찾는거냐?"
경수오빠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준면오빠가 서운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오빠!!"
"어 성이름 왔냐?"
"종인아, 얘는 오자마자 너부터 찾더라"
"에이- 무슨, 오빠 완전 오랜만이야. 군 생활은 어때, 할만해?"
"나야- 어디서든 최고지"
"어련하시겠어. 여친은? 안만나도 되는거야?"
"성이름, 눈치가 그렇게 없냐. 형 여친님 한국에 없잖아. 그러니까 휴가나와서 우리 만나지"
"김쫑, 모를수도 있지- 참, 간장치킨이지?"
"아니? 허니콤본데?"
"헐, 내가 간장치킨이랬잖아!!! 치킨은 간장이라고!!"
"허니가 진리지"
"이런,.이..이..... 너의 이런 면을 부디 엑소엘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여전히 날 좋아할걸"
"헐.."
오늘도 사소한 싸움으로 종인이와의 만남을 시작했다. 경수오빠가 말리고 세훈이는 '뭐야 사랑싸움이야? 나도 누나 보고싶다-'라며 칭얼대고
준면오빠 역시 조용히 지갑을 열어 해외출장을 간 여친 사진을 어루만지는 시간을 가졌다.
"맞다. 너네 둘 또 스캔들났더라?"
뒤늦게 합류한 백현 오빠가 콜라를 마시려다말고 스캔들 얘기를 꺼냈다.
"그게 뭐 하루이틀이야-"
"그게 뭐 하루이틀이야-"
종인이와 나는 동시에 대답했고 그런 우리를 더욱 음흉하게 바라보는 백현오빠였다.
"와 나 순간 방금 지휘자된줄. 합창을 하네 아주"
비글미를 뽐내며
솔직히 나도 스캔들 기사에 연연하는건 아니지만, 종인이의 마음이 궁금하긴 했다.
난.. 난...기분이 나쁘지 않은데,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우리에게 그런 분위기를 조장해줘서 얼떨결에라도 사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 보면 막 소속사에서 거짓으로 열애 사실을 발표하고 그러던데, .. 그런것도 없고.
맥주를 마시면서 나도 모르게 종인이를 쳐다봤다. 내 눈길을 느낀건지, 아님 무의식이었는지. 앞에서 신나게 떠들면서 얘기하는 백현오빠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날 보고 한번 웃어준다.
"섹시해"
이놈의 입 꼬매야겠어.
아무도 못들었겠지? 어? 그러..게.......
망했다
준면오빠는 '너네도 군대 갈 날이 얼마 남지않았어- 나나 민석이는 전역할 날 얼마 안남았고- 종대도 신검받았다고 하던데' 라며 언제나 그랬듯 잔소리 스킬을 시전 중
경수오빠는 묵묵히 맥주를 마시며 심각한 얼굴로 준면오빠의 얘기를 듣고있었고, 백현오빠는 '아..아...에리들 놓고 갈 수가 없는데..'라며 중얼거리다 ' 나 요즘 썸타는데..'
라며 콜라를 들이마셨고, 세훈이는 '우리 누나 나이가 있으니까 내가 빨리 갔다와야겠구만'이라며 여친에게 전화를 시도하고 있다.
분명 이 공간에 같이 앉아있는데도 불구하고 나와 종인이는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았다.
이게 내 입이 방정을 떨어서 그렇지.
"뭐냐, 성이름. 섹시해? 나 섹시해?"
하... 옆구리를 찌르면서 속삭여오는 종인이때문에 내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드림팀에 나가서 꽈당하고 넘어진 것보다 내 첫 연기장면 보다도 더 부끄러웠다.
"아,아니거든- 너가 잘못 본거야. 잘못들은거야"
"에이 얼굴을 왜 그렇게 빨개졌는데?"
"내,내가 뭐. 뭐뭐뭐"
"섹시하다며 나"
"아,아니라니까"
"아..그래? 음, 맞다 나 소개팅 들어왔다. 은혁형이 소개시켜준대"
"어...그,그래서?"
"그렇다구"
"제발 상대 여성분이 너그러운 사람이길 바랄게"
"왜"
"네 성격을 모르잖아 본 모습을. 치킨 먹을 때 닭다리 마지막에 먹어야 한다고 숨겨놓는 것도 모르고 이 쪼잔아. 소심해서 금방 삐지고 단순해서 금방 풀리고
너 그러잖아- 허리 아파서 오래 걷지도 못하는데 데이트나 제대로 할 수 있기는 하니. 널 이해하려면 포용력이 있어야지"
말을 끝내고 쳐다본 종인이는 치킨만 씹어먹으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내가 '왜-왜-'거리자 한마디 날렸다.
"너가 하면 되겠네."
"뭐?"
"은혁이 형한테 말해야겠다 소개팅안한다고"
"ㅇ왜.."
"네 말대로 나에 대해 잘 알고 나오는 사람도 없을거고, 난 소심하고 단순하니까-"
"뭐야 삐,삐졌어?"
"아니, 그리고 데이트도 제대로 못해주는데 그런거 다 설명해주기도 귀찮고"
"..."
"네가 하면 되겠다, 내 여자친구"
이미 다른 멤버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내 시야는 오로지 김종인만 담고있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치킨을 먹으면서 '네가 하면 되겠다'라니.
이거 자.장난이야, 아님...뭐..뭐하는거야?
"어이- 거기 두 분. 성이름이는 왜 넋이 나가있어? 김카이가 또 놀림?"
멍한 내 정신을 이 세상으로 다시 가져다 준 건, 갑자기 말을 건 세훈이 덕이었다. 쟤는 죽어도 형이라고는 안하네
"이름아 왜 그래? 종인이가 또 열받게 했어?"
경수오빠가 다정하게 물어오는데도 나는 꿀먹은 벙어리였다. 내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느낀 멤버들이 종인이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네가 뭐라고 했길래 이름이가 넋이 나갔냐' '또 싸웠냐' 등등
멤버들의 질문을 한 번에 무마시킨건 종인이의 , 정말 믿기지 않는 대답이었다.
"어- 나 성이름하고 스캔들 내려구"
| 번외 |
지인의 추천으로 다니게 된 학원이었다. 춤이 너무 좋아서 어렸을 때부터 발레며 재즈댄스를 섭렵해 온 나였는데 댄스경연대회가 열릴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아는 형이 등록해서 같이 나가자고 하여 왔던 거였다.
오자마자 눈에 들어왔다. 성이름랬나.. 날 보는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솔직히 나도 무표정으로 있으면 꿀리지 않는 인상인데. 나도 연습벌레라고 생각했는데 걔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날 볼 때마다 약간씩 째려보는 시선이 따가워서 제대로 말도 걸지 못했는데, 형들과 춤연습을 끝내고 들어오니 혼자서 연습을 하고 있는게 보였다. 댄스경연대회에 나가려고 저러는 것 같은데... 이미 우리 팀이 나가기로 결정이 났는데, 원장샘이 말을 안하셨구나 싶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다가 말을 했다. 우리 팀이 나가게 되었다고. 그리고 다음날 그 아이는 학원을 그만뒀다.
경연대회에서 입상하고 좋은 기회를 얻어 소속사에 오디션을 보고 합격을 했다. 솔직히 이름 생각은 나지도 않았다. 나름 내 실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회사에 들어가니 뛰어난 연습생들 천지였다. 무리해서 연습을 하다가 결국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정형외과에 갔는데, 붕대를 감고 절뚝거리며 나오다가 손에 붕대를 감은 성이름을 다시 만나게되었다. 이렇게 재회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그 순간에는 그게 왜 웃긴지 병원 복도에서 둘이 미친 듯이 웃었다. 그리고 친구가 되었다.
고작 2개월 선배면서 볼 때마다 선배인 척을 해대는 성이름이의 모습이 밉지않았다. 둘다 신인이라 대놓고 인사는 못하지만 가끔씩 스쳐지나갈때 '인사해라- 내가 선배다'라며 괜한 장난을 치는 모습이 귀여웠다. 태민이와의 라디오 연결을 통해 우리의 친구사이가 밝혀졌지만, 친구 사이임이 밝혀지는게 싫지않았고 난 오히려 왜 태민이랑 있는지 질투했던것 같다. 라디오 끝나자마자 이태민한테 전화를 해서 '왜 둘이만나-'라며 짜증을 냈던 걸 보면.
시간이 흘러서인지 이제는 팬들도 연애 얘기에 자유로워졌다. 심지어 준면이 형과 세훈이의 열애 소식이 연초에 알려지면서, 물론 많이 실망도 하셨지만, 어느정도 이해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가끔 팬싸인회에서나 채팅을 통해
'이름언니랑 정말 친한친구에요?'
'종성 커플 밀고있어요!!'
라며 먼저 이름이의 얘기를 꺼내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갔다.
스캔들 기사도 종종 나오곤 했다. 회사에서는 우리가 아니라고 하니까 부인하는 기사를 내다가 이제는 지쳐서 대응도 안하더라. 처음 스캔들 기사가 났던게, 아 지금 생각해도..
시상식에서 내가 이름이에게 장난스럽게 한 모습이 화면에 찍히는 바람에. 기억도 하기 싫다. 진짜 왠만해서 우리 회사 꼭대기 층에 잘 안가는데 이 때는 수도없이 불려갔던 것 같다. 팬분들도 실망이다 아니다 편을 가르고 싸우는데, 모든게 나 때문인것 같고. 더불어 이름이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진짜.. 내가 죄인이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모든건 시간의 문제다. 현재는 아무렇지도 않다. 딱히 팬분들도 웃고넘기는 스캔들이 되버렸으니까. 그런데 나만 그런가, 나는 스캔들이 터지면 왜 기분이 좋지? 걔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언제부터 좋았던건지 생각도 안날만큼 오래 전부터 좋아던 것 같다. 아 물론, 학원에서 봤을 때 말고. 그 땐 너무 무서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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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 |
엑소 카이 - 성이름 열애 인정 엑소 카이 성이름 '이제 더이상 친구가 아니에요'
. . .
"이게 뭐야. 김쫑 너때문에 내 SNS 좀 봐라"
"왜"
"난리났잖아"
"네 남친이 이정도야, 알아?"
"닥츠라"
"치킨먹으러 갈래?"
"어"
뭐 사귄다해도 우리는 딱히 달라지는거 없다. 기승전치킨이랄까. 사람들의 반응만 달라질뿐. 사무실도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있었다는 듯이 '부인하지 않길 잘했네, 너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라면서 열애 인정을 발표했다. 팬분들이야,.. 뭐.. 내 팬분들도 그렇고 엑소팬분들도 그렇고. 아직은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해보였지만, 그래도. 그래도 나름 많은 지지를 받는 커플이다. 준면오빠나 세훈이 때보다는 훨 낫지. 그저 연이어 터지는 열애 소식에 엑소라는 그룹 자체가 너무 그 쪽으로만 언급이 된다는게 마음아프지만.
"뭐하고 있어- 빨리와 치킨먹게"
분명 나 보다 닭다리가 더 좋다고 할게 뻔해서 물어보지도 못한다. 그래도 어떡해. 저러고 있는 모습도 좋아죽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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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고공ㅈ지 |
와... 저 끝났어요.... 우호............. 와.......................................
모자란 글 많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름 시리즈로 만든건데,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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