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 Now - Nichole Alden :: BGM
시크릿 가든 (부제 : 연쇄 살인마 민윤기)
네가 나의 실험 대상이 되어줘.
찰랑-
캄캄한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차가운 소리에 무겁게 감겨져있던 눈을 힘겹게 떴다.
천천히 떠진 시야에는 어둡지만 주변에 어느 정도 빛이 새어 들어와 자리 잡고 있는 물건들이 보였다.
잠시 그 물건들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데 다시 한번 찰랑, 거리는 익숙한 소리와 함께 손목에서부터 차가운 느낌이 들어왔다. 그제야 반쯤 뜨고 있던 눈을 크게 확 떴다.
처음 보는 장소. 처음 보는 물건들. 온통 처음 보는 것들뿐이었다. 서둘러 몸을 움직여 자리에 앉아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그러자 이제야 내가 누워있던 곳이 침대 위라는 것을 알았고 침대 헤드와 내 손목에는 수갑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아챘다.
밀려오는 두려움에 어떻게 해서든 그곳을 벗어나 도망치려고 손목에 채워져있는 수갑에서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때 어둠 속에서부터 느껴져오는 서늘한 인기척에 행동을 멈췄다. 아니, 굳어졌다.
등 뒤에서 느껴져오는 서늘한 그 느낌에 차마 뒤돌아 볼 배짱이 없어 그저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그러자 잠시 후 등뒤에서부터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
"뭐 해."
정말 있었다. 어둠 속에 숨어있던 남자가. 온몸을 덮쳐오는 공포심에 이젠 두 손까지 덜덜 떨려왔다.
"계속해봐."
이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젠 눈물이 차올랐다. 도대체 등 뒤에 있는 저 남자가 누구길래 나를, 여기 이곳에 이렇게 손목을 수갑으로 채우고 가둬놓은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하, 씨발."
거친 욕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럴수록 내 심장은 점점 더 빠르게 뛰어갔다.
어느새 내 그림자를 덮친 남자의 그림자에 결국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자 동시에 투둑하고 침대 위로 떨어진 내 눈물.
몸을 더 움츠린 상태로 고개를 숙여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을 꺼냈다.
"사, 살려주세요.."
그 말에 하아? 거리며 작게 웃음소리가 들렸다. 뭐? 살려줘? 조롱하듯 말하던 남자는 이내 폭소를 터트렸다. 그 소리에 내 입 틈에서 작게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남자의 웃음소리가 딱 멈춰졌다.
"울면 재미없는데."
남자의 그 말에 수갑이 채워져있지 않은 다른 손을 들어 입을 막았다. 어떻게든 울음을 멈추려고. 하지만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으니 울음을 쉽게 그쳐지지 않았다.
결국엔 딸꾹질까지 나고 있었다. 그러자 내 어깨를 잡고 침대 위로 눕히는 남자의 거친 손길이 느껴졌다.
거친 남자의 손길로 인해 느껴져오는 차가운 기운에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새어 나온 빛에 비춰진 남자의 하얀 얼굴이 보였다.
그 속에 보이는 서늘하게 만드는 새까만 눈동자. 마주한 그 눈 속에는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미리 보여주듯 광기만이 가득했다.
그 덕에 두려움은 어느새 10배 넘게 느껴져왔다.
"왜 이렇게 떨어. 무서워?"
내 어깨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더니 덜덜 떨고 있는 내 팔을 천천히 쓸어내리는 남자였다. 그런 남자의 손길마저 오싹해져 나도 모르게 남자의 손길을 쳐버렸다.
그러자 허공에서 멈춰진 남자의 손이었고, 그런 손을 스르륵 거리며 피아노 치듯 새끼손가락부터 접어 주먹을 살며시 쥐는 남자였다.
"참 귀엽지가 않아."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굳게 닫혀있던 방 문을 열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 남자. 그러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고 해도 그 남자의 존재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걸 알기에 두려움을 느끼며 더 거칠게 발버둥을 쳤다. 불길한 예감이 나의 온몸을 덮쳐왔기에.
철컹철컹. 거칠게 손목을 이리저리 빼며 단단한 수갑에서 풀려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다 날카로운 수갑 어느 부분 때문에 손목이 베여버렸고 그대로 피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상관 안 했다.
지금 이 피보다 더 많은 피가 내 몸에서 빠져나올 것 같았기에.
"그만하지."
다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에 다시 몸이 굳어졌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날카로운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그걸 보니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 남자가 내게로 점점 더 다가왔고 나는 손목에 수갑이 채인 상태로 침대 밑으로 내려와 몸을 숨겼다.
차피 숨긴다고 해서 숨겨질 몸이 아니고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어느새 침대에 가까이 다가온 남자는 칼을 들고 있지 않은 반대 손으로 수갑에 베여 피가 나는 내 손목을 만졌다. 그리고 나는 소름이 끼치는 동시에 비명이 나왔다.
그런 날 보며 미간을 찌푸리며 손가락에 묻은 내 피를 혀끝으로 할짝댔다.
그 모습에 나는 미치도록 소름이 끼쳤지만 그 상황에 정말 내가 미친 건지 그 모습 또한 미치도록 섹시하게 보였다.
그리고 남자는 허리를 숙이며 손을 침대 위에 올려놓으며 침대 밑에 숨어있는 날 내려다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 말이야, 지금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건지 알고는 있어?"
"모, 모르겠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모르긴 왜 몰라."
"살려주세요 제발.."
"닥치고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썅년아."
살려달라는 내 말에 얼굴 위에 피어났던 미소를 한순간에 지워버리며 다시 날카로운 눈으로 날 향해 거친 욕을 내뱉는 남자였다.
그런 남자의 행동에 지금은 남자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좋겠지.라는 생각에 울음을 삼키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러자 다시 마음에 든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 남자였다.
하지만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의 표정과는 반대로 들려오는 말은 소름이 끼쳤다.
속삭이듯이 얇게 내는 목소리와 반짝이는 눈빛을 가진 그 모습에.
"네가 다 봤잖아, 내가 사람 죽이는 거."
그 말에 이제야 내가 정신을 잃기 전 보았던 장면이 생각났다.
나는 분명 학교에서 밀린 과제를 완성시키고 달이 뜬 어둠 속을 걷고 있었다. 오늘따라 무척이나 피곤해서 집에 빨리 가자는 생각으로 지름길로 통하는 골목길을 지나갔다.
이제 눈앞에 보이는 모퉁이만 돌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모퉁이를 도는 순간 눈앞에 보이는 충격적인 장면에 그만 자리에 멈췄다.
벽에 기댄 채 바닥에 쓰러져있는 여자. 그런 여자의 앞에 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히고 달을 올려다보고 있는 남자.
그런 남자의 손에는 날카롭게 빛나고 있는 칼이 들려져있었고, 그 앞에 쓰러져있는 여자의 주변은 검붉은 피들이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충격적인 장면에 입을 두 손으로 가리며 그저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위험하다는 생각에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면서 도망가려고 했는데 그때 고개를 삐딱하게 틀으며 나를 보고 있는 남자의 눈과 그만 허공에 맞닿아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허망해 보이는 남자의 입가에는 서서히 웃음이 번졌고 그대로 내게로 달려왔다.
생각이 모두 난 나는 더 크게 눈이 떠졌고, 지금 내 앞에 보이는 남자의 얼굴을 다시 한번 올려다보며 덜덜 몸을 떨고 있었다.
그런 내 행동에 소름 끼치게 웃는 남자였다.
"사, 살려주세요.. 아무한테도 말 안 할.. 웁,"
"쉬-"
어느새 내 얼굴에는 눈물로 범벅이었고 살려달라고 말하는 내 입을 자신의 손으로 거칠게 막아버리며 칼을 들고 있는 손을 들어 자신의 입앞에 검지를 대고 쉬,라고 말하며 조용히 하라고 했다. 그 행동에 내 심장은 더욱더 빠르게 뛰었다.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겠지."
여전히 입가에는 검지를 댄 채 말하는 남자는 웃으며 말해왔다. 그러다 순식간에 입꼬리를 내리며 말해왔다.
미치게 뛰는 내 심장을 들고 있는 칼로 당장이라도 도려낼 것 같은 말을.
"아니, 못하겠지.
넌 지금 여기서 아무 말도 못할 테니까.
미안해서 어쩌지? 살려주기는 싫네."
마지막 말과 함께 다시 한번 씩 웃더니 갑자기 큭큭 거리며 소름 끼치게 웃는 남자였다.
"난 말이야. 살인이 이렇게 재밌는 건 줄 몰랐어.
그거 알아? 내 앞에 서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살려달라고 애원했어. 바로 너처럼.
나한테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잘못했다고 말하고 살려달라는 게 정말 어이없더라고.
그게 보기 짜증 나서 그냥 내 방식대로 했어.
그러니까 결국엔 아무 말도 못하더라?
사람은 참 쉽게 죽어. 그게 또 신기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지.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던 거 있지?
근데 그것도 계속되다 보니까 지겹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른 방법으로 하려고."
미쳤다. 이 사람은 정말 단단히도 미친 것이다.
내 앞에 있는 이 남자는 완전히 미친 사이코 살인마이다.
난 오늘 이렇게 죽는 건가.
"네가 나의 실험 대상이 되어줘."
그 말과 함께 남자는 칼을 들고 있던 손을 높이 들었다.
리고 나는 빛나는 칼을 보다가 눈을 감았고, 그 동시에 커다란 굉음소리가 거실 너머로 들려왔고, 열려진 방문 사이로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외쳤다. 경찰. 구세주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나타난 구세주들은 망설임 없이 내 앞에 있는 남자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몇 번의 총성이 들리고 내 앞에 있는 남자는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졌다.
쓰러지는 동시에 내 앞에 보이는 남자의 눈과 내 눈이 허공에 마주쳤다.
"드디어 찾았네. 연쇄 살인마 민윤기."
침대 위에 쓰러진 채 피를 토하는 민윤기의 두 손을 등 뒤로 올려 수갑을 채우는 경찰이었다.
그리고 내 앞에서 여전히 눈을 맞추고 있는 민윤기는 피를 토하는 와중에도 뭐가 그리 웃긴지 낄낄거리며 소름 끼치게 웃고 있었고,
죽어가는 와중에도 민윤기는 나를 보며 말해왔다.
"씨발, 아깝네.. 아까워.. 아깝, 다.."
시크릿 가든 Fin.
+
아깝다, 내 고기..
고기 다 먹었쪙..ㅠㅠ
고기 먹다가 생각나서 쓰는 뜬금없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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