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여줄게 집착이 어떤 건지
피곤해 지쳐 쓰러진 건지 아니면 피를 많이 흘려서 기절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손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정신을 차렸을 때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이 보였다 아니 조금 화가 난 것 같기도 해 보였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질 거라 생각해?"
"............."
"아님 죽기라도 하겠단 건가?"
"그럴 수만 있다면..."
"하, 죽을 용기는 있고? 잘 들어 내 허락 없인 죽을 수도 없어 이런 식으로 내 것에 흠집 내는 것도 난 용납 못해 네 목숨까지도 다 내 소유란 거야 알겠어?"
"미쳤어 당신.. 미친 사람 같아"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잖아... 그러길래 그냥 조용히 내가 주는 것 에만 만족하고 살지 왜 그랬어?"
".............."
"때론 너무 많은 비밀을 알게 되어도 힘든 법이지"
"............"
"난 말이야 예쁜 꽃은 꺾어서라도 가져야 하고 아름다운 새는 박제시켜서라도 곁에 둬야 직성이 풀리거든"
"..........."
"조용히 내 곁에만 있었더라면 네 날개를 꺽지는 않았을 거야... 제발 내가 나머지 날개마저 꺾지 않게 도와줘-"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그의 모습에 온몸이 떨려 제대로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를 자극하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었다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는 거일 수도 있단 생각에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똑똑-)
"아가씨 식사 챙겨왔습니다 도련님-"
"여기다 두고 나가봐-"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를 깬 것은 메이드가 챙겨온 아침식사였다. 침대 옆에 있는 원형 테이블 위에 음식을 두고 나가는 메이드를 붙잡고 싶을 정도로 이 분위기가 너무나 두려웠다. 그리고 그가 나를 일으켜 세우려고 내 몸에 손을 대는 것마저도 두려웠다.
"내.. 내가 일어설 수 있어요"
내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가 나를 번쩍 안아들었다 순간적으로 몸이 공중으로 붕 떠 나도 모르게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그에 어깨에 기대었다 그가 꾀나 만족스러운 듯 피식 웃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더 이상 사랑이 아닌 집착으로 물든 미소가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싫어 고개를 돌려 그의 눈을 피해버렸다
그가 의자에 나를 앉히고 그도 반대편 의자에 앉아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보는 형태가 되었다 그가 죽 한 숟가락을 떠 내 입가로 가져대 댓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것도 목구멍으로 넘어갈것 같지 않아 거부하듯 고개를 돌리자 화를 억누르는듯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먹어"
"혼자 먹을 수 있으니까... 그만 가봐요..."
"그 손으로 어떻게 먹겠단 거지? 그리고 굶어서 죽겠다는 어리석은 생각도 하지 마 안 그럼 맨날 먹는 것도 감시할 거니까"
"하아.."
그가 붕대로 감겨진 내 오른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수갑을 풀어내려고 하다가 오른손도 꾀나 많이 다친 모양인지 손바닥에 힘을 주려고 할 때마다 상처가 벌어지는 느낌과 함께 쓰라린 고통에 절로 인상이 구겨졌다. 결국 그의 말을 거부할 수 없어 순순히 입을 벌려 그가 내민 죽 한 숟가락을 받아먹었다.
그는 정말 내가 죽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나에게 죽을 떠먹여주었다 속에서 받지 않아서 몇 번이나 올라오려고 하는 걸 억지로 참으며 꾸역꾸역 죽을 삼켰다. 그리고 아까처럼 나를안아들고는 침대에 눕혀주었다. 그때 밖을 지키고 서 있는 부하 중 한 명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들어왔다 다름 아닌 내 왼쪽 손목과 오른쪽 손바닥을 상처 투성이로 만들어놓은 그 수갑이었다 어제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금속제질이 아닌 가죽으로 만든 띠 모양이었다. 부하가 내 손목에 그 가죽띠를 채우려 다가오자 그가 부하의 손에서 거칠게 그것을 빼앗아 들었다.
"내가 할 테니까 나가있어- 그리고 내 명령 없인 함부로 이방 들어오지 마"
"예- 보스 "
그는 지금 질투를 하는 것일까? 그의 사소한 행동 하나 마저도 섬뜩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결국 오른쪽 손목엔 다시 수갑처럼 생긴 띠가 채워졌다 결국 그의 목적은 나를 이렇게 가둬두는 것이니까 숨쉬기 힘들 정도로 역겨움이 올라와 괴롭다.
"많이 수척해 보이는군- 그만 쉴 수 있게 내가 나가주지 하지만 명심해 내가 없는 사이 또 허튼수작 부리는 경우엔 나도 내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
"도망치려 하지 않는다면 풀어줄 의향도 있는데 말이야..."
반쯤 열려진 암막 커튼 앞으로 다가간 그가 거칠게 커튼을 닫아버리며 말하였다 마치 내 생각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 보이는 그의 행동 정말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으라는 경고로 보였다.
그가 나가고 결국 참았던 구역질이 몰려왔다 손목이 묶여있어 화장실로 갈수 없는 상황이라 결국 바닥에 깔린 카펫위에 먹은 것들을 게워내고 말았다. 위액까지 다 토해내고 나서야 겨우 파들거리며 떨리는 몸이 진정이 되었다. 마침 빈 그릇을 찾으러 온 메이드가 그런 나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가는 것 같아 그녀를 붙잡았다. 제발 못 본척해 달라고 그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나의 간절한 눈빛에 그 메이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몸에 힘이 풀려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나를 다시 침대 위에 눕혀주고 물수건으로 내 입가에 묻은 토사물을 닦아내 주었다. 그리고 토사물로 지저분해진 카펫을 수거해 나갔다. 그들의 눈에 비칠 내 모습이 얼마나 처참하고 불쌍해 보일지... 밀려오는 수치심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이런 맹목적인 사랑을 원한적 없는데 그는 나를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과연 여기서 나갈 수는 있을까?
봐주세용~ |
2편 왔습니당ㅎㅎ 수녕이의 끝없는 집착은 어디까지 일지... 제가 쓰고 있으면서도 수녕이 무셩ㅜㅜㅜ 어째 자꾸 호러가 되고있는 느낌적인 느낌ㅋㅋㅋ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도 써 놨는데.. 너무 길어서.. 어찌해야할지 그냥 중간중간마다 회상씬으로 넣을까 고민이에요 아직 풀어나갈 이야기들이 넘나 많네요 역시 글 쓰는건 어려운것ㅠㅠ 전 세계에 계신 모든 작가님들 존경스럽습니다 저번편에 댓글 써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이번편도 잼있게 읽어주시고 짧은 감상평도 좋으니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ㅎㅎ 여려분의 댓글 하나하나 다 보고 힘내고 있어요~ |
암호닉 |
[호시십분] [두부] [호우쉬] [천상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