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진짜 박지성이다."
축구를 좋아하던 안 좋아하던 관심이 많던 적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산다면 박지성은 알거다. 물론 난 축구에 관심이 있는편이지만. 근데 그런 박지성이 내 앞에 있다. 친구가 화장실을 갔다온다는 사이에 왠지 모르게 익숙한 얼굴이 들어오길래 뚫어져라 쳐다봤더니 박지성이다. 진짜 박지성. 혼자 와서는 몇가지 음식을 시키고는 핸드폰을 만지고 있다. 이 때 아니면 절대로 내가 만나거나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일단 수첩을 꺼내들고 다가갔다.
"저... 박지성선수 맞으시죠?"
"네?"
"와, 목소리들으니까 맞네요. 저, 싸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 저기, 그게 좀..."
좀 싫어하는 눈치여서 알겠다며 그냥 내 테이블로 갔다. 그래 편하게 밥먹으러 온건데 팬이라도 몰리면 힘들겠지. 그렇게 나를 위로하며 밥을 먹었다. 돈 아끼겠다고 며칠째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 쪼가리 먹다가 맛있다고 소문난 집에서 먹으니까 확실히 맛있긴 하다. 영국음식 쓰레기라던데, 나는 나쁘지 않다. 괜찮은데?
"근데, 저 사람 좀 어디서 본 사람같지 않아?"
아까 박지성을 본 테이블을 가르키더니 목소리를 낮춰 묻는다. 내 친구지만 친구의 성격상 싸인이든 사진이든 해줄때까지 졸라댈게 분명해서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갔다.
"아, 누구?"
"전 남자친구랑 닮은건가?"
"그러겠지. 빨리 먹어. 우린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서 다녀야되는 불쌍한 여자들이라 조금이라도 밝을 때 많이 돌아다녀야지."
"내가 천천히 먹는게 아니라 니가 빨리먹는거야."
"네네. 알았으니까 어서 드세요. 나 화장실 다녀올게."
친구한테 물어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데 화장실 입구에 손을 씻고 있는 박지성이 보인다.
"아깐 죄송해요. 편하게 밥 드시려고 온 걸 텐데..."
"아, 아니예요. 제가 싸인도 안 해드렸는데."
"괜찮아요. 박지성선수를 실제로 본건만으로도 영광이죠."
"하하, 여행 온거예요?"
"네. 와보고 괜찮으면 유학하려구요."
"아... 런던 어떠세요?"
"그냥 생각보단... 날씨도 우중충하고, 여름엔 너무 덥고 그러네요."
"그렇죠. 환상하고는 좀 다르죠..."
"그럼 저 친구가 기다려서 먼저갈게요."
"아, 네."
내가 꾸벅 인사를 하니까 박지성도 꾸벅하고 인사를 한다. 은근히 귀여운 것 같단 말이야? 그렇게 처음 만난 이후로는 한번도 못 봤다. 그렇게 나는 다시 한국으로 왔다. 학교를 한학기 다니고나서는 교환학생신청을 했다. 물론 런던쪽으로. 그냥 영어도 배울겸 외국에서 많은 걸 배우자는 의미로 1년정도로 계획을 세웠다.
"가기로 한거니까 잘 하고와."
"넵! 다녀올게요."
엄마가 우시려는 것 같아서 더 오버해서 씩씩한 척을 하면서 갔다. 전공수업은 현지애들이랑 같이 들어야한다는데 벌써 걱정되네. 런던으로 온 이후 한달간 혹시나해서 그때 그 식당으로 가도 그냥 밥만 먹고 나온다.
"ㅇㅇ이, 오늘 점심 같이 먹자."
"아, 저 일이 있어서요."
"여기에 아는 사람 있어? 주말마다 나가네?"
"아는 사람은 아니구... 그냥요."
"비밀이라 이거지?"
"미안요."
"그래. 다음에 같이 먹자."
"네."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만나려는데 다음에 만나봐 진짜 사진도 찍고 싸인도 해달라고 할거야. 그냥 밀어붙이면 해주겠지 뭐. 그리고 그 다음날 내가 생각한 날이 너무 빨리 와버렸다.
"안...녕하세요?"
대답이 없다.
"저... 기억 안나세요?"
먼저 인사한 내가 무안하게 날 못알아 보는 것 같다.
"이 식당에서 싸인해달라고 했다가 차인..."
"아, 그러니까..."
얼굴에서 되게 미안하다는 표정이 나온다. 당황하는건 귀엽긴하네. 나보다 7살이나 많은 사람이.
"미안해요?"
"네? 아..."
"미안하면 오늘은 번호 좀 주세요."
헐 왜 입이 마음대로 움직여.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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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느님을 데리고 뭐하는 짓인건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마치고 전 고쇼를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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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