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여줄게 집착이 어떤 건지
멀쩡한척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자꾸 먹은 걸 토해내니 살은 쭉쭉 빠지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일었다 다행히 어제는 그가 하루 종일 바빴는지 오지 않았다 당분간은 그가 좀 바빴으면 좋겠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도 내 몸상태가 나쁘단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직도 자는 건가? 아침은 왜 안 먹었지?"
"으..... 하.... 순.. 영.. 씨..."
"하루 만에 애 상태가 왜 이렇게 된 거야 박 집사!! 당장 가서 의사 데려와"
대꾸할 힘조차 없었다 잔뜩 화가 난 일그러진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는 그가 시야에서 점점 흐려졌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깨어났다 다시 정신을 잃기를 반복하였다. 영원히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으련만...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하고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내 손을 꼭 잡고 불편한 자세로 잠이 든 그의 정수리가 보였다. 언제부터 여기서 이러고 있었던 것일까 그를 깨워야 하나 하지만 그가 깨어난 후 벌어질 상황들이 두려웠다. 분명 그는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그에게 붙잡힌 손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로 잠이 든 그를 보았다. 악몽이라도 꾸는 것일까 그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채 이마엔 식은땀이 한가득이었다.
"....가...ㅈ..ㅣ..ㅁ...."
무어라 말하는 것 같은데... 내 손을 잡고 있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도 악몽이란 걸 꾸는구나... 고통이라는 걸 느끼는구나... 왠지 그가 좀 안쓰럽단 생각이 들었다. 그를 깨워야겠단 생각에 그에게 잡힌 손을 빼려던 찰나 그가 벌떡 고개를 들었다. 그와 두 눈이 마주친 순간 그 서늘한 눈빛을 보고 난 후회했다.
"하아.. 드디어 일어났군..."
"........."
"정말 죽어버릴 생각이었어? 아프면 아프다고 왜 말을 안 했어 왜!!"
"크윽.. 이러지.. 마요.."
"정말 죽고 싶어? 그래? 그게 소원이라면 네 뜻대로 죽여주기라도 할까!!"
악에 받친 그가 순식간에 내 위로 올라타 나를 미친 듯이 흔들어댔다. 정말이지 그가 이렇게 화를 낼 때마다 나는 두렵다. 그가 정말 나를 찢어 죽일 기세였다. 차라리 죽고 싶단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죽음 앞에서는 두려움이 앞섰다. 이건 인간의 본능이다. 죽고 싶지 않다. 살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살고 싶진 않다.
"큭..시..싫어.. 으윽!"
그가 내 목을 졸랐다. 정말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제대로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 점점 그가 시야에서 어두워졌다. 정말 이대로 죽는 건가 싶던 찰나 내 목을 조르던 손이 풀어지고 나는 미친 듯이 기침을 하며 모자란 숨을 몰아쉬었다. 차츰 내 기침이 잦아들었고 흥분을 가라앉힌 그도 내 위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밖에 있는 부하들을 불러들었다. 문이 열리고 그들이 피떡이 되어 처참한 몰골의 한 여자를 끌고 들어왔다. 그녀는 항상 나의 식사를 챙겨주던 메이드였다. 내가 식사 후 먹은 걸 게워내면 뒷 수습을 해주고 이런 내 모습을 그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던...
"하아... 하.. 어떻게..."
"주인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벌은 받아야지"
"어떻게... 사.. 사람을.. 저렇게.. 미쳤어... 당신 정말 사람이 맞기는 해?"
"당장 이 더러운 물건 치워-"
"예 보스!"
"권순영!!!"
"소리치는 것 보니 이제야 좀 괜찮아졌나 보군 삼일을 꼬박 깨어났다 까무러치길 반복하더니 네가 그럴 때마다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더군 그래서 저 쓸모없는 여자 손 좀 봐줬어"
"아악!!! 차라리 날!! 죽여!! 날 죽이라고!!!"
"네가 더 발악하면 할수록 한 명씩 죽일 거야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이란 고통은 죄다 느끼게 해서 처참하게 짓밟아 버릴 거라고 여기서 더 미치는 꼴 보기 싫으면 아프지마 죽지도마 도망치는 건 더더욱 안돼 아무 데도 못가 넌 내 거야 알겠어?"
그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잔인한 말들을 내뱉었다. 며칠 잠잠하다 싶었는데... 그런 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화도 내보고 매달려 애원도 해 보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내 말을 들어줄 의향이 없어 보였다.
"울어도 소용없어-"
"........흐..흑흡.."
"울지 마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때문에 우는 것도 싫어 그러니까 그만 울어"
정말 더 이상 울었다간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 겨우 울음을 삼켜내야 했다.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그가 손을 뻗어 눈물로 젖은 내 얼굴을 닦아내었다. 그리고는 나를 다시 침대로 눕히고는 의사가 푹 쉬어야 한다고 했다며 나에게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라며 이불까지 덮어주었다. 그리고 정말 내가 잠드는 모습을 보고 갈 모양인지 그가 침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의 얼굴이 보고 싶지 않아 일부러 눈을 감았다. 그렇게 한참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었더니 그가 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나가고 나는 지독한 어둠 속에서 눈을 떴다. 그와 함께 있는 공간은 너무 탁해서 숨이 막혔다. 무엇이 그를 이리도 잔인하게 만든 것일까? 단순히 나 때문만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를 악마로 만든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죽고 싶으면서도 죽음이 두려운 것처럼 그도 나를 죽이고 싶어 하면서도 내가 죽는 걸 두려워했다. 내 목을 조르던 그는 분명 울고 있었다.
봐주세용~ |
순영이의 집착에 끝은 어디일지... 제가 쓰면서도 순영이 넘나 나쁜남자ㅠㅠ 하지만 요즘 다크다크한 수녕이 매우 사랑해요 순영이의 집착을 응원합니다
조만간 순영이가 왜 여주에게 집착하게 됐는지 이유가 나올꺼에요ㅠㅠ 순영이도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능.. 대충 구상은 해 놨는데 글이 안 써져서 휘유... 그래도 최대한 빨리 써 올게요ㅎㅎ 새벽이 되면 다시 폭풍 감성이 살아나겠져?ㅋ
오늘은 분량이 쪼끔 짧네영ㅎ 조절실패ㅋㅋㅋ 비루한 제 글 읽어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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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