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 권순영은 조각이에요. 애정결핍 승관이랑은 전혀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나 따라다니는 연하남 권순영 _ by .영봉
내 머릿 속에는 입 밖으로 꺼내기 상스러운 욕들이 맴돌고 있으며 짧은 다리는 최대한 빨리 걷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요즘 잘 피해다녔다 싶었는데.....
뒤에서 졸졸 따라오면서 쫑알쫑알거리는 저 한심한 놈을 고개를 돌려 한 번 째려봐주니 그것마저 좋다고 이제는 소리까지 질러버린다.
하...시발....
" 아 김여주 존나 귀여워!!!!!!!!!!! "
" 목소리 안 낮춰 권순영? 그리고 그만 좀 따라오라고!! 너 보건실 가려고 나왔다며..!! "
" 그걸 믿었어? 수업 중에 멍때리면서 복도 창문 보다가 누나가 존나 귀엽게 뛰어 가길래 구라치고 나왔지! "
아...존나 개새끼...(뒷목) 너무 해맑아....
눈이 발바닥에 달린건지, 주변에 이쁜 여자가 차고 넘쳐나는 권순영인데. 굳이. 왜. 나를!!
심지어 2학년 중에는 쟤를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한 둘이 아니라고 권순영의 친구인 지훈이한테 친히 들은 적도 있다.
그런데 진짜 굳이. 왜. 나를. 도대체!!
" 표정 봐.....진짜 납치하고 싶다.... "
" ㅁ,뭐래! 미쳤나봐 이 변태새끼가!! "
" ㅇ,어? 야!!! 왜 뛰어 여주야!!!! "
" 지금 수업시간이라고...! 소리 좀 그만 질러...!! "
" 야!! 다쳐!!! 앞에 봐!! "
" 따라오지ㅁ....! "
와 미친 대박 핵 수치플.
날 따라 괴물 같이 달려 오는 권순영을 피하려 고개를 뒤로하고 전력질주를 하다가 앞을 보라는 말에 뒤늦게 앞을 봤는데, 그만 무언가에 걸려 쿵- 하고 넘어져 버렸다.
불행 중 다행인게 철푸덕 넘어지진 않아서 치마 속이 보이진 않았다는 거..
근데 무릎이랑 손바닥이 진짜 조온나아 아픈거다.
하필 우리학교 별관은 바닥이 나무로 되있어서 까딱하다간 가시에 박히기 일쑤였는데
그 위를 넘어진 것도 모자라 쓸리기까지 하였으니.
스타킹은 아주 꼴보기 싫게 찢겨졌고, 손과 무릎은 피와 가시가 범벅이였다.
무엇보다 권순영 앞에서 이런 추한 꼴을 보여줬다는게 진짜 너무나도 쪽팔려 옆에 있는 창문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키자. 해서 눈물도 안 보이려 했지만....
진짜 씨빨 너무 아프다....
결국 닭똥집 같은 눈물을 또옥또옥 흘리고 뒤를 돌아보니 권순영이 자기가 더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곧
" ㅇ, 야 여주야!! "
하며 뛰어온다. 진짜 괴물같아....무서워.....
진짜 빨리 뛰어 온,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온 권순영이 눈물을 흘리는 내 얼굴을 격하게 부여잡고 격하게 왼쪽 오른쪽 보더니 안절부절 못 하며 동공에 지진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무릎으로 시선이 내려가더니 현실 경악.
나를 일으켜주려고 내 손을 잡으려다가 상처와 피 범벅인 손바닥을 보고 2차 경악.
지가 더 아픈지 울상인 표정을 하며 지금 밖에 눈이 오는데 이제는 땀까지 흘려낸다. 어쩔 줄 몰라하는 어리버리 한 행동은 덤.
결국 아파 죽겠는 나는 눈에 뵈는 게 없어 자존심이고 뭐고 먼저 말을 건낸다.
" 계속, 그렇게 보고만...흐으, 있을꺼야? 아,아... "
내 말을 듣던 권순영이 이내 결심한 듯 패딩을 벗는...벗는다..? 지금 밖에 눈 온다니까.....?!
그러고는 무릎에 안 닿게 허벅지쪽에 덮어주더니 그대로 나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려낸다.
헐. 존나 예상치 못한 전개.
해봤자 등에 업히라고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얼굴이 존나 가깝에. 왼손은 허벅지 밑에. 오른손은 등과 허리를 감싸듯이. 나를 안아 올릴 줄은 몰랐다.
너무 당황스러워 눈물까지 뚝 멈춰버렸다.
" 괜찮아? 무릎이랑 손 어떡해...속상하게 진짜... "
정말 순수하게 내 눈을 맞추고 걱정하는 말투로 말하는 권순영의 숨소리가 내 얼굴에 닿았다.
아 시발.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언가 엄청나게 위험했다. 왜 눈을 피하는지? 몸은 왜 뻣뻣해지는지??
..존나 썅변태 김여주....알고보면 니가 제일 저질이야....
빨리 보건실에 가서 권순영의 품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우리가 있던 별관과 보건실이 있는 본관 1층의 거리는 절대 가깝지가 않았다.
그 거리를 생각하다가 뜬금없이 생각난게 어제 밤에 먹고 잔 치킨이였다.
요즘따라 식욕이 왕성했었던지라 하루에 4끼를 기본으로 쳐 먹었던 내가 뒤늦게야 생각이 났다.
....자살....이끼마스......!
" ㅇ,야. 안 무거워? "
" 답정너냐? 존나 가벼우니까 걱정 마. "
" 나 어제 치킨 먹고 잤는데.... "
" 응 김여주 존나 이뻐. "
미친...! 말이 안 통해....!
저딴 능글거리는 말을 내뱉은 권순영은 내 얼굴을 한 번 바라보더니 바보 같이 헤헤- 하고 웃는다.
그러곤 다 왔다며 보건실 문을 똑똑- 노크를 하고 들어가는데, 이런 미친. 쌤이 출장이라는 글씨가 종이에 크게 보드마카로 써있었다. 망했어....
권순영이랑은 얘기를 많이 해 보긴 했는데(물론 권순영의 일방적인 대화) 이렇게 아무도 없는 없는 곳에 단 둘이 있어 본 적은 처음이란말이야...!!!!!
나와 달리 태연한 권순영은 나를 치료해주겠다며 옆에 있는 침대에 나를 앉혔고 능숙하게 이것저것 막 찾기 시작했다.
" 너 믿어도 되는거지? "
" 오빠가 이런 건 또 잘 하지~ "
" ...오빠는 개뿔... "
아까처럼 바보같이 헤헤 웃은 권순영이 약들을 손에 들고 내 옆에 앉았다.
" 다행히 찔리긴 해도 박힌 가시는 없다..소독할거니까 좀 아플거야. "
다정터지게 말하고는 솜을 소독약에 잠뜩 적셔 내 손을 닦아내는데, 아니 무슨 뭐 이렇게 아파.....
" 아,아....아파....!! "
" 미안,미안해. 좀 만 참자. "
" 으으.....아..! 살살!! 좀!! "
" 됐다. 이제 약 바를게. 좀 만 더 참자? "
소독을 다 한 솜을 버리고 면봉에 후시딘을 잔뜩 묻히고는 집중하며 투박한 손으로 살살 발라주는 권순영의 정수리를 보니 뭔가가 간질거려 기분이 이상했다.
...아니 왜 간질거려? 걍 죽어라 여주야..
권순영은 남동생때문에 처음 만났는데, 처음 만난 이후부터 계속 내가 좋다며 따라왔었다.
지치지도 않는지 매번 구애 아닌 구애를 해왔었는데,
솔직히 나 좋다는 애 싫어 할 리가 없지.
그냥, 일주일 전에 너 같이 까불거리는 애는 딱 질색이라며 소리를 질렀던 날
탈색으로 노랗던 머리를 검은색으로 덮어오고, 불편하다고 메지도 않았던 넥타이를 메고 왔을 때.
그 모습을 보며 왜 나같은 걸 좋아하는 지 이해가 가지 않아 마냥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점점 달라지는 권순영에 대한 마음때문에 일부로 피하다닌거고.
" 다 했는데, 무릎은 스타킹을 좀 찢어야겠다.. 그래도 되지? "
" 응? 아, 어. "
침대에서 내려 온 권순영은 내 앞에 서더니, 멈칫하고는 옆에 내팽겨쳐진 자신의 패딩을 다시 내 허벅지에 덮어줬다.
" 아무리 내 고나리로 인해 니 치마가 바람직하게 길다고 해도, "
" ..? "
" 다리는 좀 오므리지? 여기 너랑 나 밖에 없어. "
" 이 미친놈이?? "
뭔가가 간질거려 기분이 이상했다는거 취소.
개썅변태 권순영의 머리를 손등으로 퍽- 때리니
또 바보같이 헤헤 웃는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나도 피식 웃어버리니 울다가 웃는 것도 귀엽다며 지랄병 돋는 멘트들을 또 뱉어낸다.
무릎은 손바닥보다 훨씬 아팠다. 그래도 안 아프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니까 대놓고 아픈 티는 못 내고 눈을 꾸욱 감은 체 참아냈다.
" 잘 참았다. 아, 이뻐라~ "
" 그 애 달래는 말투 좀 치워.. 진짜 별로니까.... "
" 좋은거 다 알거든? 튕기고 난리야. "
마지막으로 밴드까지 정성스럽게 붙여 준 권순영은 쭈그려 앉았던 몸을 피고,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와 앉았다.
" 자, 이제 얘기 해 보자. "
" 뭐를? "
" 너가 왜 나를 피해다녔는지. "
" ....뭐래 "
" 나 이미 얘기 다 들었거든? 구라치면 영원히 쌩일 줄 알어. "
" 그럼 나야 고맙지. "
" 얘기 다 들었다니까? "
갑자기 진지 빠는 권순영의 얼굴에 순간 쫄아버린 나는 본능적으로 눈을 아래로 깔아버렸다.
쟤는 눈이 위로 한껏 째져서 정색하면 무섭단 말이야..........!
" 아, 표정 봐.... 잠깐 정색했다고 또 쫄았어.... 존나 귀여워.... "
씨발 그럼 그렇지. 자기 심장 쪽을 부여잡고 뒤로 발라당 누워버리는 저 개놈자식의 배를 팔꿈치로 내려치니 이상한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킨다.
헐 근데 얼굴이 너무 가깝잖아......?
근데 얘가 손으로 내 뒷통수까지 감싸버린다.
" 오, 가깝다. "
" ...저리 안 치워? 역겹다? "
" 에이~ 너랑 나의 연결고리가 다 말해줬으니까 그만 튕겨 이제. "
" ....? 아, 김민규 개새끼...호적을 파버려야지... "
" 우리 얼굴 가깝다니까? "
" 어쩌라고. 얼굴 저리 치우라니까? "
" 응. 김여주 존나 이뻐. "
" 아, 말이 안 ㅌ... "
....?
존나 순간적이였다. 나를 감쌌던 뒤통수를 갑자기 잡아 당기더니 그대로 자기 입술로 내 입술에 박치기 해버리는 권순영에 내 두 눈이 커질대로 커져버렸다.
반대로 내 앞에 있는 권순영은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뒤늦게 어깨를 밀쳐 떼어내니 또 바보같이 쳐웃는데,
뭔가 어이가 없으면서도 내가 미쳤는지 이 상황이 웃기기도 해서 따라 웃어버리니 권순영이 아까처럼 심장을 부여잡는다.
아, 짜증나.. 존나 귀여워....;;
" 야, 나 좋아해? "
" 얘기 들었다며 개자식아. "
" 난 좋아해 "
" 아, 왜이래... "
" 응. 그래 나도 좋아해. "
" 징그러워. "
" 응. 김여주 존나 이뻐. "
말을 끝낸 권순영은 여전히 웃으면서 내 두 팔을 들어 자기 목에 두르게 하더니 아까처럼 나에게 다가온다.
두 눈을 감고 있는 얼굴을 보며 징그럽게 간질거리는 심장에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아까와는 다르게 깊게 들어오는 권순영에 어쩔 줄 몰라 눈만 굴리니
슬며시 감았던 눈을 뜨고 이내 곧 손을 들어 내 두 눈을 가려준다.
......여태 나 혼자 뭐했냐 이럴거면.
집 가서 김민규 칭찬이나 해야겠다.
안녕안녕 영봉이애요. (필독!) |
그냥 심심할 때 끄적끄적 적었던 걸 충동적으로 올려버리는 쓸애기 영봉입니다 ^▽^ 줄간격이 아무리 설정을 해도 지 멋대로군요.. 죄송합니다 여러분.......
대충 내용을 설명하자면 순영이가 핵양아치였는데 그런 부류의 아이들을 좋게 보지 않았던 여주가 그런 부류인 권순영이 자기를 좋아하는 걸 알고 싫어서가 아니라 걱정이 되니까 큰 소리를 칩니다. 동생 친구라서 더 걱정이 되는 것도 있기에! 근데 진짜 염색도 해 오고 교복도 갖춰 입은 권순영을 보고 슬슬 부담스럽기 시작... 자기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서. 그래서 피하고 다녔는데 그럴수록 끈질기게 다가오는 순영이고 예, 뭐... 결국 해피엔딩인 흔한 내용입니다.
이건 조각글이에여. 앞에서 말했듯이 그냥 심심할 때 끄적끄적 적었던 걸 충동적으로 올린거라 퀄리티도 낮고 그래서 따로 연재는...(절레절레) 권순영 번외는...생각 중인데...어떠신가요 여러분? 헤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가끔 조각글로 뵙겠습니다 여러분들! (하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