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빠 19
(부제; 나는 누구보다 당신의 행복을 바라요)
숨막히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종업원이 우리의 메뉴를 받아 적어 나가자 마자 다시 룸 안은 정적으로 가득 찼다. 아빠는 급기야 어색하게 웃으며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분명히, 내가 여기서 웃으며 먼저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겠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입을 열어서 말을 걸면, 그 다음은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내 가장 큰 걱정이었다. 차라리, 눈치를 보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나았다. 여자, 역시도 이 상황이 불편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가 잘못한 걸까. 의미없는 걱정을 하다보니 어느새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빠는 네게 물을 따라 주며 많이 먹으라고, 그렇게 웃어보였다. 아빠의 웃음이 그토록 안쓰러워 보였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만히 내 앞에 놓인 음식을 내려다보았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 이 분위기에 이걸 먹으면, 난 얼마나 채할까. 가만히 내려다보며 혀로 입술을 축이다 아랫입술을 짓이겼다. 아빠도, 정국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버릇이었다. 입술이 흉해진다고, 늘 버릇처럼 잔소리하는 그들 때문에 한동안 하지 않았는데. 어차피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아빠는 보지 못했을 거다. 작게 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들었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어? 어, 우리 딸도 많이 먹어."
내 첫번째 용기였다. 이 자리에서 낸, 내 첫 용기. 애써 작게 웃으며 말하자 멍하게 제 그릇을 내려다보던 아빠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빠의 얼굴을 보고 작게 웃음 짓자 아빠는 그제서야 안심하는 표정을 짓고는 내게 많이 먹으라며 말을 건네왔다. 아빠에게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여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자는 가만히 날 바라보고 있다 내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자 그제서야 환하게 웃으며 아, 네. 많이, 어, 많이 먹어요, 하고는 내게 말한다. 활짝 웃는 모습이 예쁘다. 아빠가, 저렇게 생긴 사람을 좋아했었나.
아빠가 내 친아빠고 차라리 친모라도 있었으면 아빠가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했는지라도 알 수 있을텐데 그렇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여자를 보고 유추할 수 밖에 없다. 단정하고, 조신한 스타일을 좋아했구나, 아빠가. 회사에서 만났나?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음식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아, 역시 내 입맛에는 안 맞는 음식을 억지로 우물거리고 있던 차에 아빠와 여자가 조용히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늘은 무슨 꽃이 들어왔다, 예쁘다. 보여주고 싶다. 집에 이런 화분 두면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이런 걸 먹으러 가자. 가만히 듣고 있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았다. 아빠를 많이 생각해주고, 많이 이해해주는 사람. 사실 다 큰 딸이 딸려있음에도 이렇게 만나주는 게 쉽지는 않지 않나.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기분이 여전히 묘했다. 아빠에게 애인이 생겼다. 좋은 사람이다. 내, 엄마가 될지도 모른다.
기분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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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겨우 밥을 꾸역꾸역 먹고 나와 아빠의 차에 탔다. 창 밖으로 보이는 아빠는 여자에게 무어라 말을 건네고 있었다. 여자는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이상하다. 아빠가 연애를 하는구나. 가만히 아빠와 여자의 모습을 바라보다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 동안 쌓인 카톡이 잔뜩 와있었다. 특히 정국이에게서 온 카톡이. 아빠랑 데이트 잘했냐는 정국이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다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하지 않으면, 분명 걱정을 잔뜩 할 정국이임을 알기에.
아빠는 겨우 이야기가 끝났는지 꽤 밝은 표정으로 차에 탔다. 잠시 나를 보던 아빠는 음, 하고 입을 떼었다. 말 못해서 미안해, 우리 딸. 다정한 아빠의 말에도 나는 아빠를 볼 자신이 없었다. 아빠가 나와 평생 같이 살 거라고 말은 해도,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걸 몰랐던 것도 아님에도 왠지 배신감을 느낀 기분이었다. 차라리 먼저 말이라도 해줬으면 이런 상황이 오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어색하고 숨 막히던 아까 전의 상황을 생각하자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내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아빠의 손길이 느껴졌다.
"우리 딸보다는 아니지만, 아빠한테 소중한 사람이 생겨서 소개해주고 싶었는데. 아빠가 너무 서둘렀나보다."
"..."
"미안해."
아무런 답이 없는 나를 보며 아빠는 한숨을 작게 내쉬고는 이내 시동을 걸었다. 아까 전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차 안에는 숨 막히는 어색함으로 가득 찼다. 아닌데, 이런 반응을 보이려고 한 게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혼란스러운 머릿속은 정리할 수가 없었다. 어떡하지. 조심히 아빠를 힐끗 보고는 옷 끝을 만지작거리며 다시 아래로 시선을 두었다. 어떡하지, 정말.
쉬어. 아빠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피곤한 듯 웃으며 작게 말했다. 손에 잔뜩 쥔 쇼핑백을 들고는 가만히 아빠를 스쳐지나 방으로 들어섰다. 도저히 아빠에게 무어라 말할 것이 생각나지가 않았다. 아빠는 배신자야, 그럴 수도 없었고, 난 아빠를 이해해요, 이럴 수도 없었으니까. 침대 밑에 쇼핑백을 던져두고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다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안개꽃다발 하나가 가만히 놓여있었다. 하, 작게 한숨을 쉬고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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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채로였다. 그대로 학교로 가자 주말내내 훈련을 했는지 지친 표정의 정국이가 보였다. 가만히 창 밖을 내려다보던 정국이는 제 옆에 내가 앉자 비로소 고개를 돌렸다. 하이. 작게 말하고는 가만히 책상에 엎드렸다. 곧, 정국이가 내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 것이 느껴졌다. 폭풍 같았던 주말 이후, 처음으로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급식을 확인하고는 매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 뒤뜰로 향했다. 사실, 뭐 뒤뜰이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하여튼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빵을 뜯는 정국이를 바라보다 가만히 입을 열었다. 우리 아빠 애인 생겼어. 내 말에 정국이는 다 뜯은 제 빵을 제 무릎에 내려놓고는 내 빵을 가져가 뜯기 시작한다. 그래서? 무심한 정국이의 물음에 잠시 입술을 꾹 깨물었다 입을 열었다. 주말에 만났어. 예쁘더라. 내 말에 정국이는 픽 웃고는 내게 빵을 내민다. 아저씨 계탔네.
그리고는 제 빵을 입에 문다. 가만히 오물거리는 정국이를 바라보다 내 빵을 내려다보았다. 딸기 빵. 가만히, 내려다보다 입을 열었다. 이상해. 내 말에 정국이는 채 빵을 삼키지도 않은 채로 입을 연다. 뭐가. 그런 정국이의 팔을 툭 치고는 가만히 정국이를 바라봤다. 그냥, 아빠는 평생 혼자일 줄 알았어. 내 말에 정국이는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날 돌아본다. 너 진짜 너무한다. 정국이 말에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알아, 그래서 후회 중이야. 내 말에 정국이는 내 입에 빨대를 물려주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괜찮아, 아저씨가 선택한 사람이잖아. 정국이의 말에 가만히 정국이를 올려다보았다. 아저씨가 널 선택한 게 틀리지 않았듯이, 분명 아저씨 애인도 좋은 사람일거야. 넌 믿잖아. 그렇지? 정국이의 말에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국이의 말은, 다 맞는 말이었다. 내 반응에 정국이도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방학식이었기에 야자는 없었다. 아빠에게 연락해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정국이랑 가겠다고 말을 했다. 한참 답이 없던 아빠는 그렇게 하라고 답을 보내왔다. 정국이는 아직 훈련 시간이 조금 남았다며 내 손을 잡아왔다. 데려다 줄까? 정국이의 물음에 고개를 젓고는 갈 곳이 있다고 답했다. 정국이는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자리에 멈춰섰다. 근데, 같이 가 줘. 내 말에 정국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혼자는 못 가겠어, 그러니까... 같이 가 줘. 내 말에 정국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가자. 정국이의 말에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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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앞에 선 정국이는 간판을 한 번 올려다보고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갑자기 왜? 정국이의 말에 정국이의 손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정국아, 나 용기 좀 주라. 정국이는 내 말에 작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그건 어떻게 주는 건데? 하고 물어온다. 몰라, 그냥 여기서 좀 지켜봐줘. 내 말에 정국이는 그건 쉽지, 하고는 내 손과 맞잡은 손을 놓는다. 정국이를 올려다보자 정국이는 화이팅, 하고는 내 등을 떠민다. 쉼호흡을 한 번 하고는 천천히 꽃집 문을 열었다. 하얗고 노란 꽃집의 외관과 비슷한 내부가 보이고, 문이 열리자 딸랑하는 소리에 주인이 걸어나온다.
어서오세요, 인사를 하던 여자는 내 얼굴을 보고는 어머, 하며 작게 탄성을 지른다. 안녕하세요. 내가 어색하게 인사를 하자 여자는 작게 미소를 짓고는 아, 여기 앉을래요? 하고 물어온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여자가 만들어준 자리에 앉아 가만히 가게를 구경하는데 이것저것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있다. 딱 내 스타일이다, 싶어 미소를 짓자 내 옆에 앉은 여자가 조심히 말을 건다. 가게 마음에 들어요? 그런 여자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자 여자는 또 작게 미소를 짓는다. 태형씨가 항상, 자기 딸이 오면 좋아할 것 같다고 그랬어요. 다행이네요. 여자의 말에 어색하게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의 회사로 향하는 길에 여자의 꽃집이 있었다. 여자가 내게 준 꽃다발에서 꽃집 이름을 찾아내 인터넷에 뒤졌다. 꽤 유명한 곳인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어쨌든, 한 번은 만나야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찾아온 것도 있었고. 여자와 하고 싶은 말도 있었고. 여자는 꽤 살갑게 이것저것 내게 말을 붙인다. 그런 여자에게 적당히 답을 해주다 잠시 침묵이 찾아왔다.
문 밖으로 고개를 돌리니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는 정국이가 보인다. 여자가 날 따라 고개를 돌리기 전에 다시 고개를 돌려 여자와 눈을 마주했다. 여자는 웃음이 참 많다. 나와 눈이 마주친 여자는 또 작게 웃는다. 내 두 번째 용기. 잠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나는, 김태형의 딸이에요. 아빠가 열 여덟 살에, 다섯 살인 나를 우연히 만나 키우게 되었고요. 나한테는, 아빠가 전부였어요. 뜬금없는 내 말에도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만히 나를 바라본다.
"...나는 아빠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이미 많이 행복할 거예요."
"아니요. 아빠는 더 행복해져야해요. 우리 아빠는요."
그러니까, 우리 아빠 더 행복하게 해주세요. 겨우 울먹거리며 말을 쏟아낸 내가 입을 꾹 다물자 여자는 잠시 망설이다 작게 웃는다. 혹시, 안아도 될까요? 여자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여자는 내 등을 작게 토닥이며 나긋한 목소리로 말한다. 여자의 품은 따뜻하다. 왈칵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고는 여자의 등을 토닥거렸다. 정국이의 말은 틀린 게 없다. 아빠의 사람보는 눈은 정말로 정확하니까.
한참 여자와 끌어안고 있다가 여자가 안겨주는 꽃다발 두 개를 품에 안고는 나왔다. 자주 봐요. 여자는 밝게 웃으며 괜찮다는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게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밖으로 나오자 가만히 서있던 정국이가 내게로 걸어온다. 자. 괜히 쑥쓰러워져 정국이에게 꽃다발 하나를 내밀었다. 주황색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있는 화려하게 생긴 꽃. 정국이는 의아하게 나를 바라보다 내가 한 번 손을 흔들자 그제서야 받아간다. 이게 뭐야? 정국이의 물음에 선물, 하고는 짧게 답했다. 여전히 멍하게 꽃다발을 내려다보는 정국이에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네 생일 말했더니 그게 탄생화래. 호랑이꽃. 자기 같은 게 탄생화야, 꼭. 정국이는 내 말에 그제서야 작게 웃는다.
각자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는 천천히 우리 집 쪽으로 향했다. 얼추 도착해가자 정국이의 체육관과 갈라지는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얼른 가. 늦으면 안 되잖아. 오늘 같이 가줘서 고맙고... 용기줘서 고마워. 내 말에 정국이는 가만히 내 팔을 당겨 제 품에 나를 안는다. 가만히 정국이에게 안겨있으니 곧 나긋한 정국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 힘들어하지 말고. 얼른 집에 가. 정국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품에서 빠져나왔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다 정국이에게로 몸을 틀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 정국이가 보였다. 그거 꽃말, 나를 사랑해 주세요, 야. 나 좀 사랑해달라고. 내 말에 정국이는 웃음을 터뜨린다. 빨개진 얼굴에 홧홧해진 마음으로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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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자 그새 퇴근을 했는지 옷을 갈아입곤 소파에 앉아 있던 아빠가 보인다. 다녀왔습니다. 조용히 말하고는 방으로 향하려다 다시 걸음을 돌려 아빠 옆에 앉았다. 아빠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가만히 나를 내려다본다. 그새 수척해진 아빠 얼굴이 싫다. 이건, 내 마지막 용기.
아빠에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납매. 아빠의 탄생화. 여자는 내게 아빠의 탄생화라며 쥐어주었다. 아빠는 가만히 내려다보다 우는지, 웃는지 모를 표정을 짓는다. 한참 멍하게 꽃다발을 내려다보던 아빠는 가만히 날 끌어안는다. 그런 아빠의 등을 토닥거리자 아빠는 곧 고마워, 하고는 작게 웅얼거린다. 걱정했어, 정말로... 우리 딸은 이렇게나 착한데. 내가 왜, 고마워, 정말로. 한참 횡설수설하던 아빠는 결국 입을 꾹 닫고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그런 아빠를 품에서 떼어내 가만히 아빠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아빠."
"...응."
"내게도, 아빠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에요."
알고 있죠? 내 말에 아빠는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겨우 응, 하고 답한다. 나는 그래서, 아빠가 더 많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나 때문에 포기한 거 다 하고... 그렇게, 알겠죠? 내 말에 아빠는 고개를 도리질을 치고는 환하게 웃는다. 지금도 행복해. 아빠의 말에 작게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더, 행복해져요, 아빠. 나는 아빠의 행복을 가장 바라는 사람이니까. 잠시 뜸을 들이다 활짝 웃고는 입을 열었다.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죠. 내 말에 아빠는 멍하게 날 보다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지, 우리 딸.
나도 많이 사랑해, 우리 딸. 나도 네가 더, 행복해지면 좋겠어. 그것 말고는 바랄 게 없어.
♡SPECIAL♡ |
12월 30일.
"아빠, 생일 축하해요!"
폭죽이 터지자 멍하게 서있던 아빠는 곧 눈을 깜빡이며 천천히 걸어온다. 아직은 (꽃집) 언니라고 부르는, (나중에 결혼하면 어떡하냐고 그랬더니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하자고 쿨하게 말하시더라) 하여튼 언니가 챙겨준 꽃다발에 용돈을 모아 산 케이크를 들고 서 있다 얼른 촛불 불라고 재촉을 하자 그제야 아빠는 활짝 웃으며 소원 타령을 한다. 조금만 기다려 봐. 아빠는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하다 곧 후, 하고 촛불을 분다.
"이거는 선물이에요."
"어, 어? 뭐 이런 걸 또 준비했어..."
아빠는 선물을 뜯어보고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는다. 돈 좀 많이 썼다. 용돈도 다 아끼고, 모으고, 하여튼 그렇게 해서 아빠 시계랑, 향수랑, 옷이랑. 하여튼 사주고 싶은 건 다 샀다. 지민 삼촌 도움을 제일 많이 받았지만. 아빠는 하나 하나 뜯어보다 결국 울망울망한 표정을 짓는다. 딸... 눈물이 그렁그렁 해진 채로 날 보는데 내가 더 당황할 지경이다. 아, 울라고 그런 거 아닌데. 내가 당황해하며 아빠 얼굴에 생크림을 묻히자 아빠는 결국 제 손에 얼굴을 묻는다.
"진짜... 우리 딸... 어떡하지. 시집 보내기 싫은데."
눈물을 닦으면서도 주책 맞은 소리를 하는 아빠에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도 내가 활짝 웃자 눈에서 손을 떼고는 작게 미소를 짓는다.
아빠, 생일 축하해요. |
***
많이 늦었나요. 하하. 사실 요즘 좀 바쁜데... 아니, 쓸 데 없이 바쁜데 하여튼 그래도 우리 태태 생일이니까 이 늦은 새벽까지 노트북 잡고 끙끙거렸어요ㅠㅅㅠ
우리 독자님들 연애 시켜달라고 조르다가 갑자기 연애 시켜주니까... (입틀막)
하여튼 이제 진짜 끝이 보이네요. 넘나 슬픈 것... 전 아직 태아빠와 딸래미, 그리고 정국이까지 보낼 준비가 안 되었는데... 끕... 슬퍼요.
어쨌든 하하. 일단 더 얘기하면 스포가 될 것 같으니 이만 줄입니다. 요즘 날 춥던데 다들 감기 조심해요. 알겠죠?
오르치데우스 (호그와트썰) 은 아직 구상 중입니다... 하지만 남주는 정했읍니다... 넘나 다행인 것... 후후.
♡암호닉♡
꼬박/탕수육/너를 위해/라현/솜이불/비비빅/뿝뿌/바카0609/슈룰루/구구콘/마틸다/모찌모찌해/오곡/디즈니/햄쮸/연/밥팅이/들레/토마토마/즌즌국/민피디/몽글/맙소사/범블비/샘봄/boice1004/민윤기/슈비두바/눈웃음/초딩입맛/태아빠/우리사이고멘나사이/인사이드아웃/이부/알라/핑구/단쿠키/버블방탄/태꾹/흥탄소년단♥/심지/꾸꾸/다람이덕/판콜에스/독자1/침침맘/플랑크톤회장/현지짱짱/새별/박듀/설탕쿠키/☆☆☆투기☆☆☆/매직핸드/노른자/골드빈/은하/작가님사랑해여/핑슙/꾸꾹/슙기력/바나나/니야/마름달/치즈/룰루랄라/미자정국/빵
♡애정하는 태형아, 생일 많이 축하해. 너는 나의 별^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