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나 왕따야_
02
"어...?"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그게...니가 오해..."
"오해?"
"..."
한 남자아이가 내 손목을 잡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
"미안...마음대로 끌고 와서..."
"응?아냐~도와줘서 고마워..."
"순영이가 원래 그런 애가 아닌데..."
"하하..."
"아!너 내 이름 모르지?"
"응...."
"전원우야!내 이름."
"아..."
얼핏 들어본것같다...
아...그...
"근데 왜 혼자있었어?"
"애들 다 밥 먹으러..."
"넌?"
"응?"
"아직 안 먹었나 보네."
"..."
날 빤히 보더니 한번 씽긋하고 웃는다.
"배고프지?"
"..."
"가자!"
"어..어딜!"
원우라는 아이는 내 손을 잡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
잡힌 내 손을 보자 나도 모르게 굳어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웃는건지 원우가 바람빠진 웃음소리를 냈다.
"뭐 먹을래?"
"응?"
"내가 사줄게!"
"아...아냐!괜찮아...내 돈으로..."
지갑을 찾는 시늉을 하자 원우는 고갤 저었다.
"내가 살꺼야."
"아니..."
"내가 사주게 못하면..."
"못하면...?"
"아니야...그냥 내가 사준다고!"
"알았어..."
"저기 앉아있어."
"응."
원우는 금세 나에게 돌아와 빵과 초코우유를 내밀었다.
"괜찮아?"
"응?"
"이 빵이랑 우유..."
"응!좋아해!"
"다행이다."
원우는 친절히 빵껍질과 우유를 까서 나에게 건내주었다.
"고마워,다음엔 내가 사줄게."
"진짜지?"
"응!"
"맛있다" 라는 말을 연발하며 먹고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뒤를 돌아보니 민규가 서있었다.
"엄청 좋아하네."
"어...!"
"밥 안 먹고 왜 빵 먹어~오늘 밥 맛있었는데."
"니가 같이 먹어주시던가..."
"응?"
"아니..."
"그래."
"응?"
"같이 먹어~밥."
민규가 옆을 한번 보더니 원우가 있다는걸 알아차렸는지
그제서야 원우에게 아는척을 한다.
"너 여기서 뭐하냐."
"그냥..."
"니가 왜 이름이랑 같이 있냐."
"뭐 난 같이 있으면 안돼?치사하게..."
"시끄러."
민규가 원우를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진 않았다.
"아...난 반에 가야겠다..."
"같이 가."
"응?"
"어차피 같은 방향인데 같이 가."
민규가 서둘러 가려는 날 붙잡고,
내 걸음에 맞춰 걸어갔다.
"왜 그냥 와~원우랑 같이 놀지..."
"나랑 같이 있기 싫은거야?"
"아니...그건 아닌데...원우가 혼자 있잖아."
"나랑 전원우랑 같이 있으면 니가 혼자잖아."
"..."
"그리고 전원우랑 친하게 지내지마."
"왜...?"
"그냥."
"원우 착한데..."
"엄청 원우원우 거리네."
"..."
민규의 투정 아닌 투정을 들으며 오니
금방 교실에 도착했다.
"언제 또 남자 꼬셨다니..."
"와...진짜네...뭐야 쟤~?"
"어휴..."
또 내 얘기다.
정확히 말하면 근거없는 얘기.
"왜?"
"응?"
"너 표정 엄청 안좋은데."
민규는 못 들은 모양이다.
"아냐..."
"아까 전원우가 사준 빵 때문 아냐?!"
"응?"
"탈났네!탈났어!"
"아냐~"
아무일도 아닌척 애써 웃으며 자리에 앉아 엎드렸다.
"에이요!"
권순영이다...
"꺼져."
"김민규 치사하게..."
"지금 이름이 아프거든...조용히 하고 꺼져."
순영이는 괜찮냐며 날 귀찮게했다.
아까 일은 없었다는듯.
"이름아!성이름!괜찮아?"
"권순영...시끄러."
"이름이가 아프다며!내가 도와줘야지!"
"니가 조용히있는게 도와주는거야."
"어디가?"
"화장실,이름이 괴롭히지마라."
"오케이~"
민규가 밖으로 나간듯하다.
"이름아."
"..."
"고개 들어봐."
"...응?"
"아...아까...미안..."
"..."
"내가 그럴려고 그런게 아닌데...아니..."
"..."
"미안해."
"..."
"김민규!기다려!"
순영이는 민규를 따라나갔고 나 혼자 남겨졌다.
여자아이들의 시선이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순영아 가지마."하고 외치고싶었지만,
외치지 못 했다.
여자아이들이 내 자리를 지나쳐 밖으로 나갈때 마다
한마디씩 툭 던지고 갔다.
"저게 남자들이 좋아하는 얼굴인가..."
"니가 더 예뻐~"
"재주도 좋네...제주도 가서 살면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참기가 힘들다.
하지만 참아야한다.
난 아무 힘도 없고,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성이름."
"응?"
"너 잠깐 나와."
"여기서 얘기해."
"여기서?"
"야 성수연 너 이름이한테 시비 걸지마."
"너 얘가 너한테 무슨짓을 한지 몰라?"
"뭐?"
"얘 니가 좋아하는 선배한테 꼬리쳐."
"뭐?"
"그 선배가 곧 얘한테 고백할거래."
"그...그럴리가."
"너도."
"응?"
"니 남자친구가 성이름 좋아한다더라."
"뭐래."
"믿기싫음 말고...그리고 너."
"나?"
"성수연 그만해."
"그만해?니가 여기서 하라면서."
"그딴 구라치면서 까지 내 친구 뺏고싶어?"
"웃기네."
"뭐?"
"내가 하는 말 다 맞는말이잖아."
"지랄."
"지랄?너 나랑 친했을때...그때 그랬잖아...니가 니입으로."
"어이없어..."
"너...내가 좋아하는 선배까지 뺏었으면서..."
예전에도 그랬다.
성수연의 한마디면 모든아이들이 넘어왔다.
돼도안되는 소린데.
내가 한마디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뿐
절대 좋아지지 않았다.
"봐~듣고있는데도 아무말 안하는거."
"헐..."
"맞는말이니까 아무말도 못하는거지~"
항상 남을 까내려가며 자신의 편을 만들어 갔다.
지금도 그렇다.
속이는 성수연도 속는 아이들도 불쌍하다.
매일 혼자는 괜찮다며 날 위로했지만,더 외로워졌다.
저 앤 모를꺼다.
내가 이렇게까지 괴로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