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병맛주의에요
가운데의 그리 환하지도 않은 전등 하나를 빼고는 사방이 온통 새까만 취조실 안. 동우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앉아 있었다. 신발을 질질 끌며 동우의 주의를 돌아 다니던 호원이 동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전등 바로 밑에 놓여진 탁상에 한 손을 올려 놓으며 자신도 앉았다. 호원의 굳은 눈빛을 흘끔 본 동우가 다시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유가 뭡니까?"
"..."
"왜 그렇게 당신은 소세지빵을 기피하는 거죠?"
호원의 물음에 계속 말이 없던 동우가 '소세지빵'이라는 단어가 들리자 어깨를 움찔했다.
"난..."
굳게 닫혔던 동우의 입술이 열렸다. 그러나 아직 고개는 숙여진 상태여서 호원은 안심을 할 수가 없었다.
"..난.. 소세지빵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럼 왜.."
"모르고 떨어뜨려버렸...어요. 소세지빵을.. 그렇게나 아끼던 소세지빵을... 내 손으로.."
동우는 마지막 말을 흐리며 고개를 쳐들어 호원을 바라봤다. 호원의 눈동자가 동우를 보자 흔들렸다. 더불어 마음까지 동우에게 동요되고 있는 것 같아, 호원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안 돼, 말려 들어가서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한 호원이 다시 동우를 직시하며 말했다.
"당신은 바보군요."
"네..?"
"뭐야! 소세지빵 찾는 병신이 여기 있구만?"
호원이 결정적으로 멋진 멘트를 뱉으려던 찰나, 취조실의 쇠 문이 쾅 하고 열리며 성열이 잔뜩 화난 표정으로 들어섰다. 욕지거리를 뱉으며 동우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는 것을 제지한 호원이 진정하고 다시 동우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진정 소세지빵을 사랑한다면, 떨어진 소세지빵도 먹을 수 있어야 해요."
"..그런....!!"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평생 소세지빵을 먹을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 동우를 보던 호원이 주머니에서 동전 몇 개를 꺼내어 탁상에 쨍그르 놓았다.
"알겠으면 지금 당장 나가서 소세지빵을 드시도록 하세요."
그리고 호원은 취조실을 나갔다. 동우는 여전히 눈물을 멈추지 않고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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