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노선 1
written by_작가1996
버스가 힘차게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앞으로 달려갔다. 사람을 가득 실은 버스는 흔들거리며 출발해버렸다. 버스는 아침 시간에는 잔뜩 부풀었다가 돌아올 때는 바람빠진 풍선처럼 납작해졌다. 머리는 깔끔하게 반삭을 하고 검은색 교복을 입은 소년들이 반대편 버스정류장에서 소리없이 버스를 기다렸다. 나는 오늘도 지각 청소를 할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건너편 남학생들은 우리 학교보다 등교시간이 더 늦다. 나는 괜히 건너편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에 머쓱해져 교복 치맛자락을 만지작, 단발머리를 한번 귀뒤로 넘기기도 했다.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그래 어제는 비가왔었지. 어찌나 빗방울이 굵던지 보도블럭 밑 웅덩이가 희뿌옇게 고여있었다.
아아, 항상 똑같다. 그 소년은 내가 지각할 때 쯤의 시간이되면 눈곱을 떼며 어슬렁어슬렁 반대편 버스정류장에 나타났다. 그 아이는 상당히 불량해보였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머리도 길었고, 확실하게 해준 것은 그 까까머리 소년들은 그 불량해 보이는 소년이 올때마다 자리를 비켜주곤 했다. 그리고 똑같았다, 여느때와 같이 그 소년은 나를 계속 쳐다봤다. 유치하다. 그 소년은 상당히 유치한 게임을 하고있는 셈이다.
다른 소년들에 비하면 키가 두뼘정도는 컸다. 그리고 상당히 어른스러운 턱선과 어깨선을 갖고있었다. 운동을 무척 잘하게 생겼었다. 몸이 좋았고 언제는 면도를 하지않아 수염이 거뭇하게 난 그의 모습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그는 정말 미래에서 온 어른같았다. 그래 언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등교버스에서 그 소년의 얘기하는 것을 들은적이 있었다. 그의 시선이 어찌나 뜨겁던지, 그렇다고 두렵지는 않았다. 그 시선은 항상 그 자리에 고정이였으니까. 20미터만 걸어가면 횡단보도가있고 그 횡단보도만 건너면 그와 나는 마주설수 있다. 하지만 그는 나와 다른세계의 사람이였다. 건널수 있어도 건널수 없는 그런 세계.
"○○○"
"네"
"쯧, 또 지각이구나. 방과후에 변소 청소나 하렴"
"...네"
변소청소라니! 하도 많은 일중에 하필 변소청소라니. 화단에 물주기라던가 얼마나 여학생이 하기좋은 일이 많은데. 나는 상당히 불만스러웠다. 입을 비죽 내밀고 대걸레를 잡아들었다. 힘차게 걸레질을 했다. 생각한 만큼 더럽지는 않았지만 화장실에서 나는 특유의 구질구질한 냄새가 한참동안 날 괴롭혔다. 교복에 냄새가 밴것 같다. 변소청소를 끝마치고 가방을 고쳐메고 교문을 나섰다. 발걸음은 썩 유쾌하지 못했다.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하늘은 맑지도 않았다. 누가 신나게 노래부르며 지나다니지도 않았다.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내릴때까지 어떤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린 후가 문제였다. 등교 시간을 제외하고 그 소년을 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소년은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횡단보도 앞에 서있었다. 꽤 먼 거리였지만 난 한눈에 소년을 알아봤다. 소년의 친구들은 사복을 입고있었다, 아니 학생 같지 않았다. 대학생 정도 돼보였다. 그리고 소년은 충분히 어울렸다, 그 무리와. 소년은 뭐가 그리 좋은건지 킬킬거리며 웃고있었다. 그래, 아침마다 그가 나를 무섭게 쳐다보는 그 표정말고 다른 표정을 본건 처음이다. 그가 어느 정도는 나와 같은 세계의 사람 같이 느껴졌다.
나는 한참이나 멍하게 버스정류장에 서있었다. 뭐라고 한참 떠들어대고 킬킬대는 그의 모습을 계속해서 바라봤다. 이제는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 할때 쯤 그 소년은 나와 눈을 마주쳤다. 무려 20미터였다. 근데 그와 나의 눈이 정확하게 마주쳤다. 나는 심장이 철렁했다. 눈을 피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의 표정이 급속도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나는 겁에 질렸다. 그와 마주치면 안돼 근데 저 횡단보도를 건너야해.
나는 재빠르게 몸을 돌렸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래 이쪽으로 걷다보면 다른 횡단보도가 나올거야. 따라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년을 그저 내가 생각하는 정도의 소년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나는 멍청했다. 길이 끊겨있었다. 짧은 횡단보도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신호등은 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서 저벅저벅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묵직하다. 아니야 아니야 그 소년이 아니야. 나는 신호등이 빨간불임에도 불구하고 발을 내딛었다.
"빨간불이다."
"……."
그 소년이 내 손목을 낚아챘다.
| 으아아 어떡해요 |
망했어요 망했어요 으아아 망했어요 이런게 아니였어ㅠㅠㅠ 웅항항ㅎ하하 ㅠㅠ이응ㄹ어응 망했어요./...ㅠㅠ오또카노 첫작품부터 이렇게..이상하다니..ㅠㅠ
요즘 응칠이랑 건축학개론같은 복고풍이 유행하다보니까 90년대를 배경으로 쓰고싶었는데 글에서 막상 90년대임이 드러나는 소재가 없네요 ㅠㅠ 앞으로는 좀더 뭔가 옛날스러움을 넣고싶네요~~히히 누가 읽어줄까 모르겠지만ㅎㅎ 2편에서 뵈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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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봐줬는데 새언니가 화났어요.. 이유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