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04809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마성의변백현 전체글ll조회 914


 

 

이렇게 순식간에, 아주 순간의 사고로 지금껏 꿔온 꿈이 처참히 무너져 버릴줄 전혀 몰랐다. 하긴 누가 자신에게 다가올 사고에 대해 미리 알겠느냐마는 이건, 정말 이건 내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있어서는 안 될 일이였다. 내가 어떻게 이뤄온 것인데. 나를 위해 애써준 그사람에게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일인데. 이젠 무대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 위에서 너울너울 날아다니며 이따금씩 그 사람과 눈을 맞추는 일이 내겐 전부였는데. 어떻게 그 전부를. 신이 있다면, 내게 이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억울했다. 진짜 순간의 사고였다. 정말 순간이었다. 차라리 이렇게 될 바에는 떨어지는 조명에 정면으로 맞는 편이 더 나았다. 정말이지 발레는 그사람과 내가 함께 꿀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의사는, 내 발의 빈곳을 쓰윽 훑어 보더니 치료가 잘 되었다 했다. 엄지발가락이 아니어서 일상생활하는 데에 큰 지장은 없을 거라고. 일반사람들과 똑같이 걸을 수 있을 거라고. 발레를 끝마치고 관중석에 있는 그와 정면으로 마주칠때 느꼈던 전율과는 다른 이유로 소름이 끼쳤다. 아. 내겐 전부였던 것이 누군가에겐 정말 아무것도 아닌게 될수 있구나. 일상생활? 내겐 일상생활이 발레였고, 발레를 하는 내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보는 그가 행복의 전부였는데.


그깟 발가락 두개가 뭐라고 내 꿈을 막는건지. 나는 실로 억울했다. 하지만 나보다 더 억울해야 할 그사람, 내가 발레를 할 수 있도록 모든걸 지원해준 그는 더 이상 내 발레를 볼 수 없다는 것보다 발가락 두개를 잃어버린 것에 더 안쓰러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정말로 나를 아껴주고 있었다. 근데 난 그에 대한 보답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져 버렸다. 불쌍한 사람. 미안한 사람. 그를 위해서라도 나는 멀쩡해야만 했다.


"예고에서 전화왔었어."
"........."
"어떻게 할까 경수야. 학교 그만둘래?"
"아니요. 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전학시켜주세요"
"그럴까? 경수야, 정말 괜찮겠니?"
"괜찮아요 정말. 저 공부안한지 아무리 오래됬더라도 영어는 예전부터 배웠으니까 잘할 자신있어요. 요즘은 영어만 잘하면 된다그러잖아요."
"다행이다. 그래도 학교는 다녀야지. 그럼 그렇게 전할게"


바보같은 사람. 고작 학교에 계속 다닌다는 것으로 이렇게 고마움을 표정으로 드러내는 사람. 이 사람을 위해서라도, 나는 괜찮아야만 한다.


사실 병원에 있을때 가끔 그가 없어지기라도 하면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훔친 칼을 몇번이나 손목에 대보곤 했었다.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더이상 살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곧 이기적인 생각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가 내게 해준 모든걸 내가 없어지는 순간 수포로 돌리는 일이었다. 그가 얼마나 나를 아껴줬는데.

 

 

 

*

 

 

 

 분명 의사선생님이 걷는데엔 지장이 없다 그랬는데, 이상하게 걸을때마다 발가락 마디 하나하나가 찢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저가 걸어야 하는 곳은 이렇게 칙칙한 복도가 아니었다. 늘 화려함으로 가득찼던, 누구나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마지 않았던 무대. 그 무대에서 이 두발로, 아니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발 말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이라고 불리던 두 발로 날아다녔다. 지금 이 발 말고. 끝이 음푹 파인 이 발 말고. 그 사람이 사랑해주던 그 두발로.

 

경수가 계단을 오르고, 3층까지 올라오는데 30분이 걸렸다. 아까 8시였으니. 담임이라던 우민은 자기소개를 꺼려하는 경수를 배려해 짧게 대신 소개시켜주고 끝자리에 앉혔다. 발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인터넷에서 스포츠 기사를 스치듯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도경수. 우민은 경수가 이런 일반고에 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경수는 자신이 학교에서 수업을 들은지 얼마나 됐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학교에서 수업을 들은 기억이 없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로 대회에 참여하기 바빴고,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다는 것은 그쪽 세계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저가 얼마나 발레를 했는지. 그리고 몇년간 그렇게 모든 것을 바쳐 해오던게 얼마나 순식간에 사라진 것인지. 다시 생경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그가 떠올랐다. 지금은 사라진 두개의 발가락이 있던 자리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그가 떠올라서 숨이 막혀왔다. 경수는 이내 끅끅대기 시작했다. 정말 조용히. 아무도 못 듣게-

 

그렇게 한참을 우는 경수를 자고 있던 찬열이 어느샌가 일어나 보고 있었다. 경수는 여전히 시선을 느끼지 못한채 고개를 책상에 쳐박은채 울고 있었다.

 

 

 

 

 

+++++++++++))프롤입니다..초반엔 조금 우울한데 점점 괜찮아질거에요. 이건 천천히 연재하고, 대본은 없다 는 정기연재할 예정인데 어떻게 할진 아직 잘 모르겠고...워낙 미흡해서.....프롤이라서 정말 짧습니다. 본격연재는 1화부터 일것 같네요. 경수가 말하는 그사람은 곧 나올 예정입니다. 엑소 멤버 중 한명이고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우와 잘보고 가요 경수 불쌍해서 어떡해요 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 잘 보고 갑니다 분위기 우울해서 좋아여ㅜㅡ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ㅠㅠ 마지막 찬열이 ㅠㅠ 아 뭔가 아련돋고 그러네요 ㅠㅠ 으 근데 좋은 저는 뭐죠 ㅜㅠ 하 경수야 미아내...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처음이전2401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