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짝사랑
백현맘 씀
변백현은 내가 처음으로 맡은 아이돌 팀의 멤버 중 하나였다. 도경수, 박찬열, 김종인, 김민석 그리고 변백현으로 이루어진 팀은 요 근래 머릿수 많은 아이돌 팀들의 급증에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변백현은 성격 좋은 연예인으로 유명했다. 어딜 가도 살가운 성격 하나만으로 살아 남을 애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가했다. 그 말에 나는 뼈저리게 공감했다. 변백현은 살갑고, 수더분했으며 다정했다.
자신의 맨 얼굴을 못생겼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눈도 못 뜨고 아침에 출근해서 그들의 무대 의상을 챙기는 나를 비롯한 스탭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침인데도 왜 이렇게 예뻐 누나들?” 그 입발린 소리가 진짜라고 믿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 소리를 듣고 기분 나쁜 사람이 있을 리도 없었다.
겨울 스페셜 앨범 활동이 끝나고 연말 시상식을 비롯한 음악 축제들의 열기가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다. 신년을 맞이해서 소속사는 포상 휴가를 주었고 팀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휴식을 취했다. 데뷔한지 5년 내내 꾸준하게 사고 없이 끈끈한 우정으로 활동을 해왔던 팀을 소속사 대표님은 많이 좋아했다.
그런데, 딱 한 명.
“백현이가 고생 좀 해야겠네.”
변백현에게만 개인 스케줄이 잡혔다. 급작스럽게 잡힌 일이라 대표님도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백현이는 또 싱긋싱긋 웃으며 괜찮다고 답했다. “노래 하는 일이 왜 고생이에요.”
로드 매니저는 간만에 내려진 포상 휴가에 시골 고향에 내려 가기로 한 약속을 거절할 수 없다고 곤란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다른 날은 다 되는데, 뮤직 비디오 촬영 날은 어렵겠다며. 게 중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다들 장롱 면허라며 꼬리를 뺐다.
“누나!”
그래서 내가 변백현의 뮤직 비디오 촬영장에 내가 따라가는 신세가 되었다. 연분홍색 니트를 입고 하얀 코트를 입은 그가 입 가로 하얀 김을 뿜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는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백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왜?”
“운전하게. 키 줘.”
“누나가 무슨 운전이야. 내가 할건데?”
“뭐래. 나 며칠 동안은 정우 오빠 대신인 거 알지.”
“누나한테 운전을 어떻게 시켜요, 내가.”
백현은 나를 만류하며 내 어깨를 잡아 옆좌석에 밀어 넣었다. 아니 무슨! 내 단말마의 대꾸도 무시하며 자신이 운전석에 꾸역꾸역 몸을 집어 넣었다.
“누나. 내가 누나보다 운전 잘 해. 나 변 기사야, 변 기사.”
“그래도......”
“진짜 괜찮다니까. 누난 그냥 내 말동무나 하면 돼.”
“돈 받고 하는 일인데.”
“이런 건 보너스 정도로 생각해.”
그가 시동을 걸며 차내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노래가 차 안에서 흘러 나왔다. “어때? 완전 좋아? 나는 좋았는데, 누나는?”
“이게 뭔데?”
“뭐긴. 나 이번에 노래 하는 거.”
“좋다.”
찰칵. 안전벨트를 하며 차 시트에 몸을 기댔다. 여자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나는 놀라 반쯤 몸을 일으켜 백현을 쳐다봤다.
“듀엣이야?”
“아마도.”
나에겐 충격적인 말을 뱉어 놓고 자기는 뭐가 좋은지 또 씨익 얼굴을 찡그리며 웃는다. 좋지? 하고 다시 묻는 목소리에 떨떠름하게 대꾸했다. 듀엣 부르는 거라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였어?
그래, 사실. 사실 변백현을 일말의 감정 없는 그저 스타일리스트 누나와 관리 받는 남동생 정도의 관계로 여기는 건 힘들다. 그는 항상 선을 넘을 듯 말 듯 행동하곤 했으니까. 나는 그의 짧은 배려에 두근거렸고 걱정하는 그 말투에 항상 올라갈 것 같은 입꼬리를 아래로 꾹 눌러 내렸다. 나만 그런 건 아닐 걸.
아마 변백현의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런 기분을 느낄 거다. 나는 그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이 이상의 적정선을 넘으면 힘이 드는 건 나다. 백현은 의도하지 않았을 배려가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여자와 하는 듀엣에 입이 찢어져라 웃음 짓는 그의 모습을 보면 약간 서운하기도 하다. 내가 어떤 기분으로 너를 좋아하는 마음을 억누르는데, 변백현. 원망을 할 자격도 없으면서 미련한 짓을 또 한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는지, 변백현이 한 손을 내 쪽으로 뻗어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툭툭 쳤다.
“왜 한숨 쉬어.”
“그냥. 입술 치지 마.”
“나 오늘 손 깨끗하게 씻고 핸드크림도 발랐어.”
정말이다. 내 입술에 머물러 있는 그의 손가락 끝에서 버터 냄새가 은은하게 난다. 누군가 낯선 상대가 내 입술을 만진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이질적인 기분인데 변백현에게 몇 번 당하고 나니 그것도 그러려니 한다.
변백현은 정말 그런 존재다. 거리낌이 없는 스킨십, 그러나 의도치 않았다는 표정. 나에게 다정한 모습. 누구에게나 살가운 성격. 친한 것 같은 말투, 누구와도 어색해하지 않는 행동... 나열하면 끝이 없다. “그래.” 짧은 내 대답에 입술에서 손을 뗀다.
“할 일도 없는데 귀찮게 나와서 싫어?”
“무슨 소리람.”
“누나 표정이 꼭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운전을 할 거면 앞만 봐야지, 내 표정은 왜 살피는데?”
“한 마디를 안 진다니까.”
곡이 계속 바뀐다. 이번 곡은 박찬열이 좋아하는 노래다. 콘서트에서 박찬열이 기타를 치고, 변백현이 노래를 부른 곡. 존 레전드의 썸데이. 그가 자연스럽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때맞춰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 김민석이다.
“왜?”
김민석과 나는 참고로, 고등학교 동창이다. 오해는 금물. 김민석은 일어나자마자 전화를 한 듯 목소리가 많이 잠겨 있다. 오랜만에 본가에서 잔다고 하더니.
‘너네 엄마 우리 집에 왔어.’
“왜?”
‘나도 몰라. 일어나니까... 있네.’
하암. 하품을 쩌억 한다. 김민석의 어머님과 우리 엄마가 많이 친하다. 학부모 설명회에서 만났다나 뭐라나, 아무튼 그런 이유로 여태껏 친하게 지내오고 계신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전화 했어?”
김민석의 대답을 들으려고 폰을 귀에 대고 있는데 휙 옆에서 손이 나타나 전화기를 뺏어 간다.
“형 난데요.”
“...... .”
“응. 백현이. 나 누나랑 짧은 데이트 중이니까 방해하기 없기.”
“무슨,”
“쉿. 알았어. 푹 쉬고 와요.”
그리고 제멋대로 전화를 종료해 운전석 옆 수납함에 내 휴대폰을 집어 넣는다.
“이건 압수야. 누나 나랑 얘기해야지.”
“장난 치지 말고 줘.”
“장난 아닌데?”
몇 번 정도 왔던 촬영장 건물이 보인다. 주차장으로 능숙하게 들어온 백현이 자리를 찾는다. 나는 옆에서 계속 그에게 휴대폰을 주라고 성화했다. 무슨 애라도 된 기분이어서, 돌려받지 않고선 정말 대단한 오해라도 할 것 같았다.
“뭘 잘했다구 내가 줘.”
“아니, 내 거잖아.”
“나 거기 가서 촬영할 때 누나 폰 만지고 있는 거 싫단 말이야.”
“아, 진짜. 변백현.”
“조용히 해요. 나 주차.”
그렇게 낮게 말해서 내 입을 다물게 만들더니 고개를 뒤로 젖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돌리며 주차를 한다. 뒤를 본다고 쭉 뺀 목선이 곱다. 목젖 없이 흰 목에 저절로 얼굴이 붉어졌다. 삐, 삐삐삐삐. 네비게이션이 더 이상 뒤로 가면 위험하다고 경고를 한다.
실은 내가 더 위험하다.
내 붉어진 얼굴을 보더니 변백현이 뺨을 쿡 찌른다. 그리고 다시 수납함에서 전화기를 건넨다. “왜 울려고 해. 얼굴 빨개져서. 안 주면 안될 것 같이 굴어요, 왜.”
그러게 말이다. 나는 그래서 안전벨트를 풀고 먼저 내려 버렸다. 누나! 건물 입구 이 쪽인데! 하는 외침에 창피해 성큼성큼 걷던 걸음의 방향을 틀었지만.
“최대한 빠르게 찍을 거예요. 두 사람도 쉬어야지.”
통보 받은 내용에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 여자 아이돌 측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단 둘이 온 백현과는 다르게 남자 매니저 두 명에, 담당 코디로 보이는 앳된 여자애 한 명도 데리고 왔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백현이 설명을 듣는다. 아까 전 했던 화장 때문에 조금은 진해진 눈매를 하고선.
포마드로 머리를 고정하고 매끈한 얼굴을 한 백현이 코를 찡긋거리며 입은 두꺼운 양복 사이 어깨를 들썩인다. 나비 넥타이가 귀엽다. 그래도 오늘 입었던 하얀 코트가 더 예쁜 것 같다.
듀엣 상대는 요즘 주가를 달리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다. 메인 보컬은 아니고, 무대 동선에서 자주 중간을 차지하는 애. 두껍게 화장하지 않았음에도 투명한 피부에 빨갛지 않은데도 탐스러운 입술과 짙게 진 쌍커풀이 매력적인 여자의 이름은 이한아다.
“지난 번 녹음 때 봬고 또 봬네요.”
“반말 하라니까. 왜 이렇게 어색하게 굴어.”
“아직은 좀 어색하단 말이에요.”
“나는 뭐 안 어색해서 이러는 줄 알지, 한아 씨는.”
이미 분위기는 화기애애, 생글생글 분홍빛 뺨을 부풀리며 웃는 그녀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눈빛이 익숙하다. 방금 전 내가 꼭 받았었던 눈빛 같다. 그것보단 더욱 사랑스러운 눈빛 같기도 하고. 촬영팀이 들어옴과 동시에 촬영장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할 일 하고들 와요.”
감독이 말한다. 여자 측 사람들은 대부분 빠져나가는 듯 하고 나도 괜히 여기 있으면 민폐만 되는 것 같아 차 안에서 눈이라도 좀 붙일까 하니 백현이 나를 잡는다.
“누나!”
“어?”
“어디 가. 여기 있으라니까.”
당황스러워서 동공 지진이라도 일어날 듯 변백현을 빤히 보자 혼자서 감독님께 허락도 받는다. “우리 누나 여기 앉아 있어도 되는 거 맞죠?” 그래서 얼결에 촬영장 멀찍하게 떨어진 바깥쪽 의자를 차지하게 됐다.
아까 차에서 들었던 노래가 나온다. 둘은 서로 등을 마주보는 의자에 앉아 노래를 부른다. 양복을 차려 입은 얼굴은 어리지만 성숙한 남자와, 꽃 같은 얼굴을 하고 봄 같은 옷을 입은 여자로 변신해서. 서로를 잔뜩 사랑하는 눈빛을 하고. 남자는 한 손에 장미를 들고 여자는 한 손에 구식 전화기를 들었다.
촬영 중간 중간 백현은 호평을 받았다. “눈에서 꿀 떨어지겠다, 백현 씨.” 감독님의 말에 더욱 의지가 충만했는지 2절부터 마주보고 부르기 시작하며 더욱 그녀에게 안달난 듯 굴었다. 힐끔 이한아를 훔쳐 보다가, 남몰래 웃고. 눈을 감으며 행복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차라리 이럴 거면 나가라고 하지. 나는 어쩐지 조금 우울해졌다. 그저 촬영일 뿐인데 말이다. 내가 우울할 이유는 하나도 없는. 촬영이라며 자기 합리화를 하는 내 모습도 그저 웃겼다. 결국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트인 공기라도 안 마시면 살 것 같지가 않아서.
어쩌다가 잠이 들었는지, 눈을 떠보니 이미 밖은 어둑했다. 갈 곳이 없어 차 안에 앉아 뒤로 의자를 제껴 놓고 눈을 감았는데 이렇게 늦을 줄은 몰랐다. 촬영이 아직도 안 끝났나? 낭패스러운 기분에 휴대폰을 더듬어 챙기고 밖으로 나가려 하는 도중 운전석 문이 벌컥 열리고 백현이 들어왔다.
손에 커피를 두 개 들었다. “이제 일어났어? 피곤했으면 말을 하지.” 또 웃는다. 웃으며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커피 홀더에 두 잔을 내려 놓고 제가 운전석에 탔다.
“...촬영은?”
“끝났지, 아까. 한 두 시간 전?”
“나 깨우지.”
“나도 눈 좀 붙였어.”
거짓말. 백현은 자주 얼굴이 붓는 스타일이라 잠을 자고 나면 티가 나는데 얼굴이 멀쩡하다. 나는 미안해지는 기분에 곧바로 의자를 직각으로 올려 앉았다.
“내가 운전 할게.”
“누나가 운전 하는 거 됐네요.”
“왜. 너 피곤하잖아.”
“자는 모습 보니까 누나가 더 피곤해 보이던데.”
“아니, 백현아.”
“떽.”
아이를 어르듯 단호하게 말하는 목소리에 결국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돌아가는 길에는 이유 모르게 변백현이 노래를 틀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 멍한 까닭에 한참을 가만히 있자 그가 말을 걸었다.
“왜 중간에 나갔어.”
“어... 그냥. 피곤해서.”
“딱 나 완전 열연할 때 나갔잖아.”
열연은 무슨. 반쯤 진심 같던데.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그의 말이 이상해 물었다. “내가 그때 나간 거 어떻게 알았어?”
“아, 누나가 나가는 거 다 내가 신경 쓰지. 안 써요?”
“촬영 하고 있던 주제에.”
“누나 생각하면서 웃었지.”
별난 소리로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킬킬, 소리를 내어 웃은 백현이 뜬금 없이 물어 왔다. “거짓말 같아?”
“진담 같진 않아.”“큰일 났네, 진짜인데.”
“장난 좀 그만.”
“장난 아니라니까.”
“...... .”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어색한 마음에 입을 꾹 닫아 버렸다. 장난이면서, 왜 자꾸 아니라고 해서 사람 기분을 이상하게 만드냐고 따지고 싶었다. 내가 암 말 않고 있자 백현이 스윽 나를 한 번 보는 게 느껴졌다.
“누나 또 삐쳤지. 알았어, 도 안 넘을게.”
“...... .”
“장난이야, 장난. 진짜 장난.”
결국엔 이럴 거면서.
“진심도 장난이라고 말해야 하는 슬픈 내 인생.”
또 장난이다.
“누나는 언제 알아줄까.”
“나 잔다.”
백현에게 쏘아 붙이듯 말하고 눈을 꾹 눌러 감았다. 아까 잤던 잠이 다시 돌아올 턱이 있나. 그래도 다시 나에게 말 걸지 않는 그 탓에 미동 않고 있었다. 그러길 10분, 아니 체감으로. 10분.
“누나. 자나?”
고속도로로 올라간 차가 달리는 소리, 밖의 바람 소리와 함께 변백현이 조심스레 내게 말을 걸어 왔다.
“진심인데 어떻게 장난이라고 말을 하냐고요... 정말.”
“...... .”
“우리 누나가 이렇게 나를 못 믿는데 언제 사귀고, 또 언제 연애나 해 보나.”
“...... .”
“질투라도 좀! 어? 해줘야 내가 이한아랑 그냥 비즈니스 사이일 뿐이다, 이렇게 말이라도 하지.”
어?
“누나 진짜 바보.”
“...... .”
“잠이 오냐.”
어어?
백현이 노래를 틀었는지, 노래가 흘러 나왔다. 듀엣으로 불렀던 노래였다. 방금 뮤직 비디오를 찍고 온. 변백현은 그 노래를 흥얼거렸다.
온 몸이 찌릿거렸다. 조금만 숨을 크게 쉬어도 내가 깨어있다는 걸 알아 차릴 것 같아서 미칠 지경이었다.
“누나아.”
“...... .”
“누나한테 내가 운전을 어떻게 시켜......”
“...... .”
“평생 아이돌 했으면 좋겠다.”
“...... .”
“누나가 평생 나랑 같이 일하게.”
그러곤 다시 또 노래를 흥얼거렸다. 무릎 위에 조신하게 모아 얹은 손 위로 뜨끈한 다른 손이 올라 왔다. “내가 이렇게 잘 때마다 손 몇 번이나 잡았는지 모르지.”
“김민석 형을 좋아하는 건가......”
고민에 빠진 것 같은 목소리가 달콤했다. 나는 달리는 이 차 안이 영원 같았다.
“변백현.”
“안 잤어?!”
경악스러운 목소리마저 꿈꾸는 듯. 내가 서두를 열었으니, 잡아 당기는 일은 변백현이 해주겠지. 안 하면, 내가 하면 될 일이다.
“다. 다 들었어?”
“...... .”
“누나아. 대답.”
“응.”
“아, 아... 정말......”
낭패 같은 목소리와 함께 어둑한 밤이 깊게 저물고 있었다. 시원하게 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나는 아까 촬영 중 백현을 사랑에 빠진 눈으로 보던 이한아보다 더욱 사랑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운전하는 그의 모습을 쳐다봤다. 어둑해서 보이진 않지만, 볼이 나처럼 좀 벌개졌다, 백현이.
♡암호닉♡
[우동동우] [세훈맘] [콩콩] [승승장구] [닥구] [빛나는 밤]
항상 열려 있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