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墨(먹)

 

1. 먹 2. 그을음 3. 잠잠하다 4. 가만히 있다 5. 말이 없다 6. 검다, 검어지다 7. 더러워지다, 불결하다(不潔--)

a. 교활하다(狡猾--)

 

 

-

 

너는 하얗게 빛났다. 그저 하얗게, 하얗게.

시컴한 무리에서

그저 하얗게,

빛났다.

 

-

 

언제나 너는 빛이 나더라.

멀리 있어도 알 수있어.

 

-

 

누가 너에게 먹을 묻혔어.

하얗던 너에게.

너는 대수롭지않게 넘겼지만

나는 그렇지않아.

하얗던 너에게 먹이 묻었다.

 

-

 

오늘 어두운 옷을 입었더라.

그래도 너는,

빛나.

 

-

 

윗분이 널 굉장히 좋아하는것 같아.

아니,

좋아해.

그분의 손을 치워버리고 싶어.

제발,

쳐내.

 

-

 

너가 나에게 말을 걸었어.

나를 어떻게 찾은거야?

나는 그때의 너를 잊지 못할꺼야.

 

-

 

오늘 윗분한태 불려갔어.

시간이 지나도 오지않아.

시간이,

지나도,

오지않았어.

 

-

 

여전히 너는 빛나.

약간 초최해보이긴 하지만

너는,

빛나.

 

-

 

그분이 너를 농염하게 훑어.

소름이 돋아.

제발,

뿌리쳐.

 

-

 

오늘은 내가 말을 걸었어.

너는 괜찮다며 되려 나를 위로해.

정말,

괜찮은거야?

 

-

 

너에 대해 안좋은 소문이 돌아.

아닌데.

그치?

 

-

 

말수가 적어진게 눈에 보여.

소극적으로 변해가.

그러지마.

나에겐 아직 빛나.

넌 아직 빛나.

 

-

 

그분의 손이 너를 놀려.

손이 닿는 곳마다 먹이 묻는 기분이야.

닿지마.

만지지마.

 

-

 

밤 늦게 잠깐 들렸어.

하지말라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니잖아.

아니지?

 

-

 

너가 내 옆으로 왔어.

나는 눈이 부셔서 가만히 있었어.

너가 잔뜩 웅크렸어.

나는 너를 조심스럽게 감쌀 뿐이였어.

 

-

 

그 뒤로 너는 완전히 혼자였어.

가끔 너는 어디론가 숨었어.

아니,

숨은게 맞아?

 

-

 

소문은 무성해.

하지만 진실은 몰라.

그리고,

진실을 알려하지 않아.

 

-

 

여전히 너는 밝게 빛나.

하지만 주변은 안그런가봐.

너에게 먹을 묻혀.

너가,

점점,

물들어.

안되는데.

 

-

 

너는 나를 찾아.

내가 편한가봐.

가끔은 나에게 기대기도 해.

나는 그저 가만히 있어.

너는 가끔,

……

 

-

 

너에게 먹이 들어.

너에게 먹이,

물들어.

너에게,

먹이,

들어.

 

-

 

너가 보이지 않아.

나는 너를 찾아.

한참을 찾아.

너를,

찾아.

 

-

 

그놈이 너에게 먹을 묻혀.

너는 아무렇지 않게 먹에 묻혀.

그놈이 널 희롱해.

하얗게 빛나는 너에게,

먹을,

묻혀.

 

-

 

너가 울고있어.

너가.

하얗게 빛나는.

너가.

울지마.

 

-

 

너는 더이상 빛나지 않아.

가끔은 더욱 먹을 묻히는것 같아.

묻히지마.

너는 항상 빛나.

 

-

 

가끔은 너가 먹에 묻히는 소리를 들어.

저번에도.

오늘도.

그놈이 너에게 먹을 잔뜩 묻혔어.

너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아닌데.

 

-

 

또 먹에 묻혔어.

아무렇지않게 털어내지마.

 

-

 

너가 없어.

어디있어?

먹은 묻히지마.

너는 빛나니까.

 

-

 

너에게 다가가.

너는 웃어.

입꼬리가 떨리는게 보여.

조심스럽게 너에게 손을 대.

너의 피부는 보드랍구나.

빨간 너의 눈가를 훔쳐.

너가 눈이 휘어지게 웃어.

이렇게나,

빛나는데.

 

-

 

너가 나에게 와.

너가 나에게 기대.

가끔은 콧노래를 흥얼거려.

너가 흥얼거리는 노랫말을 찾아 듣는 날 알까?

 

-

 

너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너의 입술은 따뜻하구나.

너가 나에게 기대.

좋다.

 

-

 

너는 많이 말랐다.

처음엔 안그랬는데.

뼈가 도드라진 너의 가슴을 계단을 내려가듯 훑어내려.

너는 간지럽다는듯 웃어.

나는 쓰다.

너의,

웃음이.

 

-

 

너에게 먹을 묻히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그놈도 너에게 먹을 묻혀.

너가 먹에 묻힌다.

 

-

 

불이 꺼져있어.

아무것도 보이지않아.

그리고,

 

내려쳤어.

 

-

 

그놈이 보이지 않아.

너는 계속 주변을 살펴.

나는 그저,

너를 안아줘.

 

-

 

그놈, 뇌진탕이래.

계단에서 미끄러졌대.

잘 다니지 않는 곳이라 발견이 늦었대.

너의 표정을 살펴.

왜, 웃지않아?

 

-

 

너의 표정은 웃는것처럼 보이기도하고,

우는것처럼 보이기도했어.

그리고 나에게 기대.

너의 빛이

나에게로 옮겨오는것 같아.

 

-

 

정신없이 너의 빛을 나눠.

나의 위에서 너는,

빛을 나눠줘.

 

-

 

잠결에 너의 소리를 들었어.

우는것 같기도,

웃는것 같기도 한

오묘한 소리였어.

나는 너를 감싸.

 

-

 

그놈, 말이 많아.

수급자 애들을 데리고 먹을 묻혔대.

죽어서 이렇게 밝혀졌어.

결국 이렇게 밝혀졌어.

누가 죽어야지만 진실은 밝혀져?

 

-

 

그들이 너를 봐.

하지만 너는 없어.

너의 먹을 탐내는것 같아.

 

-

 

너는 여전히 불안에 젖어있어.

그놈도 없는데.

 

-

 

너의 불안을 알았어.

 

-

 

너가 보이지 않아.

이것도 너의 불안이지?

 

-

 

곤히 자고있는 너를 안아.

그럼 너는 나에게 기대.

나에게 파고들어.

괜찮을꺼야.

 

-

 

너의 불안들이 불구가 됐대.

용케 산게 다행이래.

다행이지?

 

-

 

그래도 너는 웃지않아.

 

-

 

요즘은 누가 살짝 건드려도 소스라치게 놀라.

괜찮아.

 

-

 

괜찮아.

……

 

-

 

요즘은 나도 피해.

너와 빛을 나누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

 

-

 

왜그러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뭐가 너의 먹인거야?

 

-

 

그놈도 없고,

불안도 없어.

뭐지?

 

-

 

너가 자고있어.

너가 자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너의 옆에 들어가 잠을 청해.

 

-

 

너가 없어.

씻고있었어.

몸이 붉어질때까지.

까질뻔했잖아.

하얗게 빛나던 너의 몸에.

 

-

 

너의 피부는 여전히 보드라워.

……

 

-

 

자는데 숨이 막혔어.

눈을 뜨니 너가 있었어.

나는 너가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웃었어.

 

-

 

나갔다 왔는데 너가 없었어.

아무데도 없어.

아무곳도.

 

-

 

……

 

-

 

왜 여긴 안찾아봤지?

 

-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너를 찾아.

너를 버릴때는 언제고.

사진속의 너는,

빛나.

 

-

 

그놈과 불안들이 너를 괴롭혔나봐.

그것들이 널 괴롭혀서 너가 이렇게 됐대.

 

-

 

사진속 너는

여전히,

하얗게 빛난다.

밝게.

 

 

 

 

 

 

*

 

 

손을 깨끗이 씻었어.

너를 만날거니까 더러우면 안되잖아.

몸도 씻었어.

 

-

 

하얗게 빛나던 너를,

만나러 가.

 

-

 

너는 여전히

하얗게 빛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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