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주군의 남자(백도)
( 전 원래 백도를 취향했었답니다. 슬픈지는 잘 모르겠네요 )
무덤에 꽃을 놓는 경수는 하염없이 무덤가를 서성이며, 그 자리에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왠지 여기에 있으면 백현이가 곁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맨날 자신의 무덤에 오는 경수가 안타까운 백현은 만지지도 못하는 경수의 얼굴을 길고 흰 손가락으로 다가간다. 하지만 경수는 일어서서, 자기 바지에 있는 먼지를 털어내 활짝 웃으며 '다시 올게' 라는 말과 함께 저 멀리 떠나간다. 쓰디 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무덤을 쳐다보는 백현.
"경수야, 경수야.."
주군의 남자
경수가 다니는 회사에 들어가자, 어떤 여자가 귀신과 대화하는 모습을 본 백현은 그 자리에 서서 모든 걸 지켜 본다.
"알았어요! 제가 소원 이루어 줬으니까 가라고요!"
중년의 남성은 고맙다는 듯, 꾸벅 인사를 하고 사라져버렸고 여자는 이제서야 안심이 된 얼굴로 깊은 한숨을 쉬다가 백현을 보자마자 깍! 거리며 소리를 지른다. 백현은 괜찮습니까? 라고 말을 하니, 여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제 소원 좀 들어주세요."
"네?, 싫어요. 안해요!"
"제발, 제발...."
자기의 무덤가에서 경수가 눈물을 흘렸을 떄도 이렇게 눈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눈물이 나오는 백현은 그 자리에서 여자에게 눈물을 흘리며 부탁을 했다. 자신때문에 죽을 줄 아는 경수를 위해서, 이제 나 대신 다른 사람을 만나며 행복해 하는 경수의 표정을 보고 싶어서 그래서 백현은 무릎을 꿇으며 여자에게 부탁을 한다.
"젠장, 알았어요. 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여자의 허락이 떨어지자, 백현은 고맙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여자는 그러지 말라며 말렸다.
"무슨 일 떄문에 그러신데요?"
여자의 물음에 백현은 저 멀리 걸어가면서 웃는 경수를 보며 말을 한다.
"나 때문에 죽은 줄 아는 사람 떄문에 가지도 못하고 떠나지도 못해서요.."
"그 분이 누구신데요?"
"도경수요."
"도경수 사장님이요?"
여자의 말에 백현은 고개를 숙이며 손을 만진다. 자신의 기억속엔 경수의 웃는 모습을 떠올리며 웃는다.
"지금은 경수가 많이 웃고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지만, 전에는 아니였어요. 어둡고 한 없이 우울한 애였죠."
고등학교 때, 축구를 하던 전 어떤 애에게 실수로 축구공을 맞게 했고 어쩔 수 없이 그 애에게 다가갔죠. 그런데 제가 다가가자 그 아이는 소리를 치며 다가오지 말라고 하였고 전 그 자리에서 굳어 그 아이를 바라봤어요. 맞고 다니는지 팔과 다리에는 멍과 상처가 있었고 웃으면 이쁠 것 같은 아이는 그냥 굳어져 있었어요. 그 때부터 그 아이가 도경수라는 아이라는 것도, 여기 D.O 회사의 아들이라는 것도 알았는데, 다 가진 아이가 우울해 있으니 제가 더 마음이 아팠죠. 그래서 제가 다가갔습니다.
' 내 이름은 변백현. '
'......?'
'친하게 지내자.'
저의 첫 말과 동시에 거절을 당했지만, 끈질기게 쫓아 다녔어요. 근데 제가 한번 떨어져 있던 사이에 교실에 가보니 경수는 없었고, 다른 아이들한테 물어보니까 뒷틀에 있을거라고 가보라는 말이 있어서 가까이 가는데 맞는 소리와 소리를 치는 경수소리가 들렸어요. 경수가 맞으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경수만 보였어요. 그래서 달려가 경수를 안았고 제가 대신 맞았죠. 경수가 '가, 가라고' 라는 말을 들었지만 안 갔어요. 경수가 다치면 안 되니까. 그 놈들은 재미가 없어졌는지 가버렸고 맞을 때 아프지 않던 곳들이 아파왔죠. 경수가 날 걱정하는 눈빛을 보니까 괜시리 좋았어요. 이제야 날 봐주는 구나 라는 생각에.
' 경수야.. 나 아프다..'
'아파? 보, 보건실 가자!'
'경수가 나 들어줘야지.'
일어서는데 다리에 힘이 풀리는데 경수를 얼떨결에 안아버렸죠. 워낙 경수가 작아서. 그 떄 경수의 표정을 봐야 하는데 거의 경수한테 끌리다 싶이 보건실에 누웠는데 쌤이 없어서 경수가 대신 치료해줬죠. 아마도 많이 맞고 많이 치료해 봤나 봐요. 내가 아프다고 하지 말라고 하면 경수가 단호하게 '해.' 라고 하는 바람에 왠지 모르게 가만히 있게 되더라구요.
'너 다시는 이러지마.'
'뭐가?'
'나 대신 이러지 말라고.'
그 때, 경수랑 약속까지 했는데, 제가 어겼죠. 그 후로 그 놈들이 경수를 괴롭히지 않아서 경수랑 이야기도 하고 도란도란 좋게 지냈는데 경수가 폰을 내 책상에 놔두고 선생님한테 가본다고 갔을 때 제가 봤거든요. [ 내일 OO공원으로 와라 변백현 몰래 ] 라는 문자를 보고 경수가 볼까봐 몰래 지우고 저 혼자 그 날 공원에 갔어요. 제가 가니까 그 놈들이 경수 대신 너가 맞자 라는 식으로 절 때리던데, 별로 아프지 않았어요. 근데 경수가 이렇게 많이 맞았구나. 많이 아팠겠다 많이, 외로워겠다. 근데 그 놈들 중 한명이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시발, 오늘 도경수 딸려고 했는데 아쉽다'
딸려고 했는데 이 말을 들으니까 저도 모르게 빡 돌아서 그 자리에 일어나 그 놈의 복부를 때렸어요. 근데 그 때 저 멀리 경수가 달려오는걸 보았고 저도 모르게 웃다가 제가 때린 놈이 칼을 들고 제 배를 찔렀고 경수가 오자마자 그놈들은 도망을 쳐버렸고 거의 많이 맞아서 의식도 별로 없는 상태였는데 경수를 보니까 웃음이 났어요.
'야.. 너..뭐..뭐야..왜 피..'
'경수야...'
'.......'
'너 보니까...웃게 되네...'
'...말..말 하지마.. 전화할게...제..발'
얼마나 놀랐는지 경수가 떨리는 손으로 폰으로 전화를 했고, 전 웃는 모습으로 계속 경수를 보았고 거의 의식이 끊어질 때, 경수의 팔을 잡아서 말을 했어요.
' 나 .. 경수...웃..는 모...습..보..'
이 말을 끝으로 정신을 놓아버렸고 정신을 차렸을 땐, 경수가 내 손을 잡고 울고 있더라구요. 전 영혼만 빠져나가 만지지도 위로도 못 해주고 바라만 봤죠. 그 뒤론 천국도 못가고 경수 곁을 지켰어요. 근데 제 말을 알아 들었는지 거의 실성한 아이처럼 웃고 지내더라구요. 그래서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어요.
"경수는 얼굴만 웃고 지냈지. 전혀 행복하지 않았어요."
백현의 말이 끝나자, 여자는 자기 앞에 지나가는 경수를 보았다.
"그래서 소원이 뭔데요?"
"제 말을 경수한테 말해주세요."
"그게 소원이에요?"
"네, 그리고 그 것도 주었으면 하는데."
백현의 뒤를 따라가는 여자는 몇분이 지났을 까, 회사와 거의 멀지 않는 거리에서 집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들어가지 않았는지 깨끗했고 먼지도 쌓이지 않았다.
"이거 다 경수가 청소하고 닦고 한거에요."
여자는 백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늑하지만, 쓸쓸함이 풍기는 집안이었다. 백현이 들어간 방은 문도 없을 뿐더러 부모님은 예전에 사고로 돌아가셨는지 영정사진이 있었다. 여자는 멈춰졌던 발을 떼며 천천히 방으로 들어가고 만질 수 없는 백현은 손가락으로 책상서랍을 가르켰다. 여자는 책상서랍을 빼서 그 안에 있는 일기장을 꺼내었고, 백현은 맞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이걸, 경수한테 주면 분명 알아줄거에요."
그 다음날, 여자는 경수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취했고 안된다는 경수의 말에 '변백현' 이라는 단어를 말하자, 경수는 알았다며 빠르게 약속을 잡았다. 한 카페에 여자 옆엔 백현이 앉았고 땀을 흘리며 카페에 들어오는 경수, 여자는 경수에게 인사를 하고 앉았고 헐떡이는 경수는 넥타이를 풀며 앉았다.
"변백현, 백현이를 아세요?"
떨리는 목소리를 주체하지 못하는 경수는 여자를 바라보며 한 없이 동공이 흔들린다. 여자는 그 모습에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가방 속에 있는 일기장을 꺼내 경수한테 주었고 경수는 무엇인지 몰라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일기장을 펼친다.
2005. 7 . 15
오늘 경수가 나에게 웃어주었다.
2005 7 18
경수를 대신해서 맞았다. 근데 아프지 않았다 그냥 경수가 이렇게 맞았으면 얼마나 아플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5 8 . 7
오랜만에 경수랑 데이트를 했다. 그리고 많이 웃었다. 그것도 나를 향해.
2005 10 , 1
내가 경수를 좋아하는게 분명하다. 경수가 웃으면 나도 설렌다. 미치겠다 경수가 사랑스러워서.
2005 10 . 20
경수를 대신해서 그 놈들한테 간다.
그 시발 새끼들은 때리고 오면 경수한테 피해가 가겠지? 그리고 이 날이 마지막이 아니길.
별로 없는 글이지만 경수는 눈물을 흘렸다. 일기장을 넘기는 손이 떨렸고 백현이는 살포시 그 손을 덮는다.
"경수야."
경수는 여자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글썽이는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보았고 백현이처럼 맑고 빛나는 미소를 하는 여자는 말을 이어간다.
"이 여자의 힘을 얻어서 너한테 말을 한다."
"......."
"거의 8년 가까이 곁에 지켜봤어. 너가 웃길래, 행복한 줄 알았다? 근데 요즘따라 너가 웃는게 아닌 거 같은거야. 슬프지도 행복하지도 않는 얼굴을 하는 너가 슬퍼보였어. 난 널 대신해서 죽은 게 아니야. 그냥 불행해서 그런거지."
".....백현아.."
"근데 후회남더라. 남은 인생을 너와 함께 보냈더라면, 보냈더라면..."
"........"
"행복했겠지. 근데 경수야."
"......."
"난 지귿도 행복해."
여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개를 숙이며 흐느끼기 시작한다.
"울지마. 도경수, 넌 웃는게 이뻐."
"백현아..."
"너가 울면 내가 뭐가 되냐."
"........"
"내가 죽은게 아무것도 아닌게 되잖아. "
경수는 옷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빨갛게 올라온 얼굴을 하며 해맑게 웃었다. 고등학교 떄 백현이와 함꼐 지냈던 그 행복한 경수의 표정으로. 서서히 사라져가는 자신의 다리를 보며 쓸쓸한 미소를 짓던 백현은 경수의 옆으로 다가가 자신의 입술을 경수에게 살포시 얹었다가 떼었다. 그리고 이젠 후회가 남지 않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자를 바라보는 백현은 서서히 사라지는 몸을 보면서도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
"경수야 좋아해."
"......."
"많이."
이 말을 끝으로 백현은 사라져 버렸고, 포근하고 따뜻했던 온기가 사라지자 그 순간 경수는 주의를 살폈다.
"백현씨가, 경수씨를 많이 아끼고 사랑했어요."
"백현이는, 어떤 표정이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가셨어요."
여자의 말이 떨어지자, 그제서야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남긴 백현의 일기장을 꽉 잡았다. 그리고 일기장에 살짝 접혀 있는 곳을 펼쳤다.
[ 행복해라 경수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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