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을 두드리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경쾌했다. 하얀 손가락이 하얀 건반 위를 몇 번이고 넘나들며 쓰다듬었다. 그 경쾌한 움직임을 백현의 눈이 집요하게 쫓았다. 동그랗게 벌어진 입술 새로 끝없는 감탄이 흘렀다. 건반 위의 하얀 손은 경수의 것이었다. 경수의 애정어린 움직임의 끝에, 달고 단 선율이 완성되었다. 선율 조차 경수와 닮아있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깨끗한 그 음악이 딱 경수 그 자체였다. 백현은 꽃이 피고 나비가 나는 듯한 어지러운 환각을 느꼈다.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던 백현이 몸을 작게 떨었다. 연주가 끝났단다. 오선의 마지막 마디를 누르고 나서도 한참동안 그대로 멈춰있던 경수가 마침내 입꼬리를 만족스럽게 올리고는 백현 쪽으로 몸을 틀었다. 피아노 의자에 앉은 경수가 백현을 빠안히 쳐다보았다. 넋이 나간 표정의 백현과 눈이 마주치자 경수, 그 말간 얼굴이 방긋 웃었다. 그에 백현도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경수가 일어나려는 듯 의자를 뒤로 밀자 백현이 얼른 손을 들어 경수의 어깨를 눌렀다. 경수의 눈동자가 물음표를 잔뜩 품었다. - 나도, 쳐볼게. 백현이 그렇게 말하며 경수의 옆에 앉았다. 경수가 어린애같은 웃음소리를 내며 엉덩이를 직사각형 모양의 의자의 가장자리로 옮겼다. 어릴 땐 마냥 기다랬던 피아노 의자는 그 나이 남자애 둘이 앉기엔 좁았다. 자리가 좁아 불편함을 느낀 백현이 엉덩이를 요리조리 들썩이자 경수가 다른 의자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백현이 또 다시 경수의 팔목을 붙잡았다. 그에 경수가 못말려 진짜···. 하고 중얼거리더니 다시 좁은 의자 위로 엉덩이를 붙였다. 보란 듯이 무릎을 다소곳이 모으고 그 위엔 두 손을 가지런히 올린 경수가 백현과 시선을 맞추려 애를 썼다. 그 모습이 퍽 귀여워 백현은 경수의 머리칼을 헤집어 놓았다. 피아노를 치겠다던 백현은 그저 건반을 바라보기만 했다. - 얼른 쳐줘. 경수가 백현을 재촉했다. 그 두 눈에 기대가 가득했다. 백현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 나 피아노 칠 줄 몰라. 경수의 동그란 얼굴이 금새 울상이 되었다. - 네가 가르쳐줘. 백현이 미리 올려놓은 자신의 왼손 위에 경수의 오른손을 포개었다. 경수의 동그란 눈이 금새 또 웃었다. 포개진 두 손의 체온이 따뜻했다. 서로의 일정한 맥박이 간지럽게 그대로 느껴졌다. 경수가 백현의 손을 녹이듯이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포개진 두개의 흰 손이 오롯하게 봄날을 그렸다. 는 뜬금없는 망글 ;ㅅ;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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