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 고딩 권순영 X 초짜 과외선생님 김너봉
w.내가호시
연애를 하기 전에 나는 문득 지나가는 커플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맨날 보고 맨날 만나는데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지겨울 것 같다. 근데 막상 내가 연애를 해보니 알 것 같았다. 맨날 만나지만 항상 새롭다. 그리고 말없이 서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항상 똑같은 일상을 반복해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순영이도 많이 변했지만 나 또한 순영이를 만나고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었다.
"진짜 알면 알수록 신기해-"
"뭐가?"
"생긴 건 그렇게 안 생겨서 너 단거 진짜 좋아하네-"
"난 원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스타일이라-"
"완전 애 입맛 "
"그래서 네 입술을 맨날 삼키지"
내가 기필코 저 저돌적인 입을 언젠가는 꿰매 버리고 말겠어... 다 좋은데 정말...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저런 민망한 발언은 제발 좀 넣어뒀으면 좋겠다. 지금도 난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표정으로 제 입가에 휘핑크림을 묻히고는 나를 빤히 바라본다. 그래서 대체 네가 나한테 얻는 게 무엇이더냐... 나는 급히 휴지를 들어 그런 순영이의 입술을 거칠게 닦아냈다.
"아 진짜~ 이 누나가 로맨틱을 모르네~"
"모르긴 뭘 몰라! 개수작 부리지 말고 커피나 마셔!"
생각해보면 우린 참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단거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나도 순영이도 매운 거를 정말 못 먹는다. 그리고 더위를 더 잘 타서 여름보단 겨울을 좋아하고 비 오는 날을 싫어한다. 그리고 스킨십 좋아하는 것도... 아 물론 저 능글맞기 짝이 없는 발칙한 고등학생 권순영처럼 시도 때도 없이 주둥이를 내밀며 입술을 비비려 드는 그런 거 말고... 몸을 붙이고 있는 걸 좋아한다.... 아 이게 더 변태 같은가?? 아니 그냥 손잡는 걸 좋아한다고 할 걸 그랬나... 암튼 나는 마주 보고 앉는 것보단 옆에 앉는 걸 더 좋아한다. 그래야지 서로의 온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니까
지금도 카페에서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순영이와 티격태격 거리면서도 나는 연신 순영이의 손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내 손보다 마디 하나가 차이나는 이 남자답고 큰 손이 난 참 좋다.
"손도 아기 같네"
"나 이거 나름 콤플렉스다. 발도 작아서 싫어 신발 살 때 예쁜 거 못 사서"
"그래서 키도 작은 건가?"
"아!! 그래도 160은 되거든!!"
"누가 뭐래? 내 품에 쏙 들어와서 좋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또 은근슬쩍 내 어깨를 감싸고는 얼굴을 들이대려고 하기에 고개를 쓱 뒤로 빼며 인상을 쓰자 순영이도 나를 따라 인상을 쓴다.
"뭐냐.. 너도 내 손 막 만지면서 나는 왜 안되는데?"
"사람들이 보잖아 이 멍충아!"
"아... 그러면 사람들이 안 보는 데서는 해도 되나?"
"아니!!!"
그건 더 안된다. 지금도 이렇게 떨려서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인데.... 자꾸 이러면 내 심장이 터져서 사라질 것만 같다. 너 인마 어!! 내가 쪽팔려서 말은 못했지만 처음 연애해보는 거란 말이야... 갈수록 더 설레는 거 보면 이것도 참 병이지 싶다. 제발 누가 내 눈에 낀 콩깍지 좀 살짝만 벗겨주세요... 심장에 무리가 와요...
"어? 너봉이 아냐?"
"어...? 아.. 혜림아 안녕..."
"여기서 뭐 해? 시내에 놀러 온 거야? 근데... 옆에는 누구?"
아... 시내에 그 많고 많은 카페 중에 하필이면 여기서 아는 사람을 만났다. 그것도 내가 딱히 좋게 보지도 않고 친하게 지내지도 않는 같은 과 동기였다. 뒤에서 남 말하기 좋아하는 애라서 분명 내가 남자랑 있는 걸 보고 아는 척을 했을게 뻔하다.
"혹시 남자친구?"
"어? 아 아니! 사촌동생이야... 하하.. 그럼 난 바빠서 이만... 나중에 보자!!"
약간 얼빠져있는 순영이를 끌고 무작정 카페 밖으로 나왔다. 이럴 땐 그냥 그 자리를 피해버리는 게 상책이다.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거니까
"야..."
"어... 어?"
"뭐? 사촌동생? 우리가 언제부터 피를 나눈 사이였냐?"
"아... 미안..."
"............"
"상황이 좀 그래서 어쩔 수 없었어"
".............."
"미안~ 응? 화났어? 그래... 너도 황당하겠지... 근데... 아까 걔 내 동긴데... 뒤에서 남 말하는 거 좋아하는 애라서... 딱히 엮이기 싫어서 그런 거야..."
"넌 내가 부끄럽냐?"
"아니 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하아... 넌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이란 게 그래... 그냥 피곤해지기 싫어서 그런 거야 응? 순영아 내 맘 이해하지?"
"아니 존나 이해 못하겠는데-"
"아아~ 미안하다니까 응? 화 풀어라~"
"..............."
"응? 어떡하면 우리 순영이 화가 풀릴까요~ 뽀뽀해주면 풀리려나~"
아차 싶었다. 내 생각만 하다 보니 순영이의 입장을 생각 안 했구나... 잔뜩 골이나 있는 표정을 보아하니 그냥 뒀다가는 감당이 안 될 거 같아서 필사적으로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다 끌어다 미친 듯이 아양을 떨었다. 쥐구멍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숨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지만 내가 먼저 순영이의 볼을 부여잡고 짧게 입을 맞추자 그제야 은근슬쩍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잘못은 내가 한 게 맞지만... 뭔가 당한 것 같은 기분이다.
"겨우 이걸로 풀릴 거 같아? 나중에 사람들 없을 때 기대해"
실실 웃는 표정을 다시 싹 굳히더니 내 귀에 대고 저렇게 말한다. 순간 온몸에 난 털이란 털은 다 곤두서는 듯 싸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어야 했다. 제발 신이시여 부디 이 어린 양을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결국 신은 날 버리셨다... 카페에서 조금 빨리 나오긴 했지만 원래 커피를 마시며 소화 좀 시키고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기에 발걸음은 영화관으로 향했다. 나는 달달한 로코물을 보고 싶었지만 순영이는 액션 스릴러 장르 앞에서 눈을 빛내고 있었다. 피 터지고 막 사람이 막 토막 나고 그런 것만 아니면 다 잘 보는 편이지만 액션 뒤에 붙은 스릴러가 매우 마음에 안 들었다. 스릴러... 스릴...... 하아....
"으헝.. 야.. 지나갔어? 어?"
그래 나 쫄보다... 전쟁영화라더니 막 총에 난사당해 죽질 않나 폭탄이 터져서 사지가 분리되지 않나 온통 잔인한 장면 투성이인 영화에 결국 난 두 손 두발 다 들었다. 최대한 순영이 쪽으로 바짝 붙어서 그런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고개를 돌려야 했다.
"아 존나 귀여워-"
"어?"
"네가 자꾸 이러니까 영화를 못 보겠잖아..."
"흐힝.. 그래서 내가 이거 보기 싫다고 했잖아.."
"잡아먹고 싶게 진짜..."
"뭐? 으웁!"
그대로 먹혔다. 입술을.... 내가 혹시라도 고개를 뒤로 뺄까 싶어 얼마나 뒤 목을 세게 부여잡는지 아파죽겠다 요 녀석아! 허겁지겁 붙어오는 입술을 힘겹게 받아내며 나도 순영이의 목에 팔을 둘렀다. 이러려고 관객이 별로 없는 영화를 예매했구먼 어차피 맨 뒷자리고... 어둑컴컴하니... 보는 사람 없겠지? 영화관에서 키스하는 커플들을 본 적이 있다. 공공장소에서 저게 뭔 짓이람 굉장히 꼴불견이라고 욕을 했는데... 지금 내가 그러고 있네... 그때 욕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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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 혼자가 아니어서 좋았고 마주 잡은 두 손이 너무 따뜻해서 좋았다.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걸음을 천천히 하고 있다. 저 멀리 우리 집 앞 가로등이 보였다.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 아쉬움만 가득하다
"놀이터 한 바퀴만 더 돌다 갈까?"
"춥지 않아?"
"응... 네가 이렇게 손잡아 줘서 안 추워"
"아... 씨발... 키스해도 돼?"
"아니!! 그냥 손만 잡고 좀 걷자.... 안 그래도 입술 아파 죽겠는데.."
"미치겠다 진짜 귀여워서"
어쩌면 조만간 내 입술이 닳아서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까 영화관에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어찌나 입술을 부빈 건지 입술이 쓰라려왔다. 그런데도 또 좋다고 키스하자 덤벼드니... 얘야... 네가 혈기가 왕성한 건 참... 그래 좋다만... 이 늙은 누나 몸도 생각해줄래?
"너무 늦었다... 어머니 걱정하실라 얼른 들어가"
"너 들어가는 거 보고 "
"아냐 너 가는 거 내가 볼 거야"
"싫어 너 들어가는 거 보고 내가 갈 거야"
집 앞에서 벌써 몇 분째 이 주제로 실랑이 중이었다. 순영이랑 사귀게 되니까 나도 점점 더 유치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그렇게 투닥거리다 또 서로의 눈을 보고 웃음이 터져 한참을 웃었다. 결국 순영이의 고집에 내가 먼저 들어가기 보기로 양보했다. 나도 한 고집한다는 말 많이 듣는데 얘는 정말 못 이기겠다.
"잠깐만...."
'촉-'
들어가려는 나를 돌려세우더니 그대로 순영이 얼굴이 다가왔다. 아 또? 하고 그냥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눈을 감았는데 입술이 이마에 살짝 닿았다 떨어졌다.
"입술 다 나으면 그다음엔 안 봐줌"
"풋, 안 봐주면 내 입술 다 잡아 뜯어먹게?"
"어- 다 씹어먹어 버려도 시원치 않아"
"아구 무서워라~"
"들어가..."
"응 내일 봐~"
아쉬움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뒤돌아 공동 현관문을 열고 계단을 올랐다. 아직도 이마에서 생경하게 느껴지는 따뜻함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아 오늘 너무 웃어대서 광대가 더 얼얼하다. 실로 오랜만... 아니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재미없던 내 인생이 이렇게 180도 달라질 줄이야
내가호시♥
여러분!!! 하하 또 초록글에 올랐어요ㅎㅎㅎㅎ 얄루~ㅎㅅㅎ
오늘도 닭털을 마구 뿜어내고 계시는 커퀴들덕분에ㅎ
다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시죠~ㅎ
제 로망이 팍팍 담겨있답니다ㅎㅎ 제 옆구리가 시리니
글이나마 대리만족을ㅠㅠㅠㅠㅠ
흐흐... 그래서 매회마다 키스신을...흐흐흐흐...저..욕구불만인가봐여ㅋㅋㅋㅋㅋ
하아.... 근데 연재텀이... 느..느려질수도 있겠어요......
진짜 써둔게 없어요.... 우째여... 어제 8편까지 쓰고 잘려고 했는데...
너무 안 써져서 결국 써 놓은거 다 지워버렸어요...ㅠㅠㅠ
조각조각 써 둔게 있긴 한데.... 또 너무 급 상황이 바뀌는것 같아서...
아아... 솔직히 일 하면서 쓰고싶긴한데.. 아직 신입이라... 눈치가 하하;;;ㅋㅋ
암튼 네!! 최대한 빨리 머리를 미친듯이 굴려서 내일도 이 시간에 올수 있게 노력해볼게요ㅠㅠ
저두 독자 여러분 빨리빨리 만나고싶어요
요즘 제 낙이 독자여러분들이 써주신 댓글 읽는거랍니다ㅠㅠ
진짜 항상 감사드려요ㅠㅠ 사랑해요 여러분ㅠㅠㅠ
물논 여러분은 순영이가 더 좋겠지만ㅋㅋ 제 사랑도 받아주세요ㅋㅋㅋ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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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