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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태형지민/뷔민] SECRET RAIN 上 | 인스티즈

 

 

Written by. 스노우

 

 

 

 

 

 

 

 

 

톡.톡.

 

한쪽 손으론 턱을 괴고 곤히 생각에 잠겨있던 지민이 갑작스러운 소리의 울림에 문득 고개를 들었다. 책상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마한 유리창에 투명한 물방울들이 하나, 둘 맺혀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맺히자마자 흘러내려 조그마한 물줄기를 만들었고, 곧 타닥타닥 경쾌한 소리를 내며 큼직하게 주륵주륵 흘러내렸다. 고요하기만 하던 공간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들었다.

 

"비.."

 

턱을 괸 채 조용히 내뱉은 한마디는 곧 쏴아- 하는 빗소리에 씻겨 금세 사라졌다. 그것이 내심 아쉬워 이젠 꽤 굵게 떨어지는 비를 한참동안이나 쳐다보았다. 곧게 내리다가 바람이 불면 금세 방향을 바꾸고 마는 빗줄기들을 보며 지민은 다시 생각에 잠기었다.

 

그는 잘 지내고 있는걸까.

 

비가 올 때면 항상 떠오르는 그는 비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그도 같은 하늘 아래에서 이 빗소리를 함께 듣고 있겠지. 내 생각은 하고 있을까. 곧 눈앞을 가득 채울 듯 떠오르는 잔상들에 지민은 고개를 좌우로 세게 흔들었다.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들은 아무리 세차게 고개를 저어봐도 지워지지 않았다.


꼭 다시 찾아올거라고 그는 약속했다. 비가 우산을 뚫을 기세로 세차게 내리던 어느 날, 우산속에서 자신을 부서질 듯 껴안으며 소중하고 달콤하게 입맞춤을 해주었던 그는 그날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







"으아!"

 

지민은 마지막 번역작업을 끝내고 가볍게 엔터를 눌렀다. 분주한 손놀림으로 키보드를 빠르게 놀려 메일로 전송하는 것 까지 완료했다. 이제 한 달 정도는 편하게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기분으로 투명한 창문을 통해 비춰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두 손을 모아 머리위로 쭉 뻗어서 기지개를 폈다. 구름 한 점 없는푸르고 맑은 날씨에 어디라도 나가야 겠다 싶어 얼른 채비를 했다. 무난한 검은색 진에 살짝 도톰하다 싶은 연하늘색 반팔티셔츠, 그 위에 살짝 긴 부드러운 베이지색 가디건. 누가보아도 선선해진 초가을 날씨에 딱 맞아떨어지는 차림새였다. 마지막으로 핸드폰을 챙기고는 저번주에 새로 산 파란색 컨버스화를 꺼내 신고 현관문을 열었다.


화요일 10시. 평일 오전이라 길에는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간만에 한가한 시간을 가진 지민은 집 옆에 있는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박자박. 파란색 컨버스가 공원 산책로를 따라 죽 깔려있는 자갈들을 밟았다. 한적한 공원 커다란 나무 밑 벤치로 다가간 지민이 조심스레 앉았다. 약간 찬기가 도는 나무의 감촉에 몸을 살짝 떨며 체온으로 데워지길 잠시 기다렸다. 곧 이어폰을 두 귀에 꽂고는 자주듣는 노래 폴더에 들어가 노래를 재생시켰다.

 

"사랑은 비를 타고 내려 눈물은 비를 타고 흘러 내리는 빗소리에 또 그댈 떠올려요.."

 

눈을 감고 잠시 흥얼거리던 지민이 갑자기 콧등에 닿은 차가운 감촉에 동그랗게 눈을 떳다.

 

"앗 차가워!"

 

그다음은 이마였다. 작은 물방울이 묻은 이마를 살짝 쓸어내린 지민이 물끄러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맑디 맑았다. 톡- 톡- 눈꺼풀위로 떨어진 물방울을 만져보던 지민은 곧 이어폰을 핸드폰에 감아 주머니에 넣고는 일어났다. 비가 더 오기 전에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두 발을 빠르게 움직였다. 비가 올 것 같지 않던 파란빛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들을 원망스럽게 쳐다보았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나왔는데 비가 올게 뭐람. 에휴.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쏴아-

 

하늘도 무심하시지. 열심히 걸어가고 있던 지민의 노력을 비웃듯 소낙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 손을 이마에 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비를 피할 곳을 찾아다녔다. 지민도 예외는 아니었기에 잠시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얼마나 뛰었을까 문득 앞을 쳐다보니 좁은 골목 사이로 빨간 지붕과 하얀 외벽에 장미넝쿨이 이리저리 얽혀진 작은 카페가 보였다. 하아- 무릎을 잡고 잠시 숨을 고른 지민이 재빠르게 골목 안으로 뛰어들어가 지붕밑에 섰다.

 

"휴우."

 

살았다는 생각에 그제서야 정신이 든 지민이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집과 공원을 왔다갔다 하면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골목었다. 짧은 골목을 몇 걸음 걸어가면 초록빛 잔디가 건물을 주위로 동그랗게 심어져있고 바깥쪽에는 키가 큰 꽃들이 비를 흠뻑 맞으며 자신을 뽐내는 듯 커다랗게 피어있었다. 마치 울타리를 쳐 놓은 듯 빽빽히 심어진 키가 작은 나무들이 싱그럽게 빛났고 지금 지민이 서 있는 빨간 지붕 밑에도 올망졸망 작은 꽃들이 심겨진 화분이 발치에 가득 놓여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에 지민은 넋을 놓고 감상하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에 산 파란 컨버스가 비로 흠뻑 젖어버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장미넝쿨이 지민의 눈 앞에 있는 초록빛 문 바로 옆까지 이리저리 얽혀있었고 그 위로 빨간 장미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초록빛의 문은 약간 빛이 바래어 낡아있었지만 그것마저도 이 곳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렸다. 문 옆에 걸려진 조그마한 갈색 판자에 하얀 페인트로 Cafe 라고 소박하게 적힌 푯말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지민은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듯 초록빛 문에 손을 대었다. 움찔. 거칠한 나무의 감촉에 살짝 주저하던 지민은 곧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딸랑."


청아한 방울소리가 빗소리와 함께 섞여 공중으로 흩어졌다. 스르르 저절로 닫기는 문을 뒤로한채 지민은 안으로 한발짝 내딛었다. 지민의 발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안은 조용했다. 아기자기하고 화려하다면 화려했던 외관과는 달리 안은 매우 따뜻한 분위기였다. 보기만해도 부드러워보이는 베이지색 카펫 위에  푹신해보이는 하늘색의 커다란 쇼파와 깔끔한 원모양의 테이블. 다른편에는 커피를 제조하는 곳이 자그마하게 있었고 쇼파 옆의 커다란 유리창은 아직도 세차게 내리는 비를 보여주고 있었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책장에는 이름 모를 책들이 가득 꽂혀있었고 조그만 TV도 옆에 함께 놓여져 있었다. 커피제조실만 아니면 일반 가정집이라고 해도 될 만한 모습이었다.


"다 젖었네요."
"...아."


짧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지민은 어디선가 나타난 눈앞의 아름다운 남자를 바라보았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는 길고 담백하게 생긴 눈과는 달리 빨려들어갈 것 같은 짙은 갈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태형. 그의 이름은 태형이라고 했다. 지민, 예쁜이름이네요. 결이 좋아보이는 보라빛 머리를 쓸어넘기며 아직도 얼떨떨한 지민을 푹신한 쇼파로 데리고 간 태형은 잠깐만 기다리라 말한 뒤 커피제조실로 들어갔다.

 

"꿈인건가."

 

처음 들어와 본 골목과 장미들로 감싸진 카페, 그리고 아름다운 남자. 지민은 두 손으로 양 볼을 톡톡 쳐보기도 하고 꼬집기도 해보던 중 은은하게 풍겨져 나오는 깊은 원두향에 이내 그런 마음은 접어두었다. 윙- 하고 울리던 커피머신 소리가 잦아들었고 태형이 깨끗한 흰색의 머그컵을 들고 지민의 옆에 앉았다. 커피잔을 지민 쪽으로 살짝 내밀었다.

 

"마셔요."
"아, 감사해요."

 

지민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둥그런 커피잔을 두 손으로 조심히 받아들곤 한 모금 들이켰다. 입안 가득 퍼지는 커피의 향과 함께 비를 맞아 조금은 차가워진 몸이 금세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환하게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 지민을 태형은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한참을 홀짝이더니 커피를 다 마셨는지 자신을 살짝 어색한 눈치로 올려다 보고 있는 지민에게 살풋 웃어보였다.

 

"지민씨는 무슨 일 해요?"
"아, 전 번역하는 일 해요. 음..영어로 쓰여진 소설같은거 한국어로 번역하는거요."
"와. 대단해요. 그런 일 하려면 힘들겠어요. 머리도 많이 아플 것 같고 신경도 많이 쓰일 것 같고."
"하하. 아무래도 그렇죠. 그래도 어제 작업 끝내고 이제 한 달 정도 쉴 수 있어서 괜찮아요."

 

참 신기하다고 지민은 생각했다. 처음 본 사람과는 말도 잘 하지 못하는 성격탓에, 항상 모르는사람과 대화를 나눌땐 어색하고 불편하여 빨리 자리를 뜨고 싶어했던 자신이 태형과는 편안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여기서 살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따뜻하고 아늑하고 예쁜 꽃들도 많고..그런데 가을인데도 장미가 지지 않고 있네요? 신기하다."
"제가 내린 비를 맞고 큰 꽃들이니까요."
"네?"
"이 카페. 지민씨한테만 보이는 거에요."

 

멍. 지민은 순간 멍해졌다. 샐쭉 웃어보이는 태형의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정말 꿈인가. 다시 한 번 볼을 세게 꼬집었다. 무척이나 아픈 걸 보니 꿈은 아닌 모양이었다.

 

"비..를 내렸다구요?태형씨가?"
"네."
"이 곳이 나한테만 보여요?"
"그럼요."
"왜...요?"
"지민씨가 내가 내린 비를 맞았나봐요.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흠. 한 번 다시 점검해봐야 겠네요."
"...에?"

 

지민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헤. 입을 살짝 벌리고는 넋을 놓고 자신을 쳐다보는 지민을 태형은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자신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다.

 

"음..난 알기쉽게 말하자면 마법사에요."
"..?!"
"이 카페는 내가 머물고 있는 집과 같은 곳이구요. 카페 앞에 정원 봤죠?"

 

여전히 바보같은 표정으로 입을 벌리고있던 지민이 작게 끄덕였다.

 

"이 정원에 있는 꽃들이 지지 않는 이유는 내가 내린 비를 맞고 자라서 그런 거에요. 한 달에 몇 번씩 비를 내려 주는데 이 곳은 다른 사람들의 눈엔 보이지 않게 제가 만들어 놨죠. 그래서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은 이 비를 맞지 않게 되는거에요. 지민씨는 운이 좋게 제가 만든 비를 맞았나봐요, 이 곳이 보이는 걸 보면. 지금까지 이랬던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어때요, 이제 좀 이해가 가요?"

 

혹시나 자신에게 거부감이 생기면 어떻게할까. 자신을 싫어하게 되면 어쩌지. 태형은 조금은 불안한 마음에 자신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고개를 살짝 숙이고있는 지민의 어깨에 손을 가져다 대려다 이내 거두었다.

 

"지민.."
"와! 너무 신기해요. 나 태형씨 만난거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지민이 환하게 웃으며 태형을 올려다보았다. 통통한 눈망울을 반짝반짝 빛내며 자신을 쳐다보는 지민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머리칼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저도요."

 

두근. 따뜻한 태형의 미소에 지민은 또 다시 멍해져버렸다.

 
"어, 비 맞아서 어디 아픈거에요?"



굳어있는 지민을 보고 아프다고 생각한 건지 태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민의 이마를 살짝 짚었다.



 "어...어...저기..시간이 너무 늦어서. 저 먼저 갈게요!"



괜히 부끄러워져 발개진 얼굴을 하고는 지민이 벌떡 일어나 급하게 초록빛 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



지민이 문 앞에 서서 태형의 발치를 보며 망설였다.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마치 아기 강아지같아 태형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안녕히계세요!"

 

인사를 하려고 그렇게 뜸을 들인 모양인지 꾸벅 허리를 굽히곤 이내 문을 열고 나가는 지민을 귀엽다는 듯 쳐다보던 태형이 말을 꺼냈다.

 

"다음에 또 와요. 여긴 항상 열려있으니까."

 


 

** 

 

 

 

태형을 처음 만났던 그날 이후, 지민은 하루에 한 번씩은 아니라도 삼일에 한 번씩은 꼭꼭 태형의 카페에 찾아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태형이 마법사라는 건 아직도 잘 믿기지 않았지만, 다시 번역작업도 시작되어 바쁜 일상으로 돌아간 지민에게 태형과 함께 있는 시간은 유일하게 지민이 마음을 터놓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태형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었다. 매일 독촉해오는 편집장의 압박과 쫓기는 시간에 축 쳐진 지민이 초록문을 열고 들어오면 달콤쌉쌀한 향기와 함께 태형이 인사를 해오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태형이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나면 하루동안 받은 스트레스들이 다 풀린 채 지민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몇 달을 태형과 함께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자신의 살아온 얘기들을 태형에게 털어놓게 되었다. 태형은 지민의 이야기를 항상 진지하게 들어주고 이것저것 충고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며 지민이 자신을 만날 때 만큼은 힘들었던 일들은 다 잊어버리고 갈 수 있도록 온힘을다해 노력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지민에게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신비로운 보라빛의 머리칼과 길고 쌍커풀은 없지만 깊은 눈, 곧게 뻗은 높은 코와 항상 자신을 한가득 담아주는 흑갈색 눈동자. 어떡하지. 태형이 좋아져 버렸다. 처음 본 날부터 두근거렸던 심장을 애써 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젠..정말 좋아져버렸다.


















한창 번역작업이 바쁠 때여서 사흘만에 태형의 카페로 가는 길이었다. 아침부터 먹구름이 하늘에 드리우고 있더니 결국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쏴아- 금새 빗줄기가 굵어졌다. 빨리 가서 태형씨한테 따뜻한 커피를 내려달라고 해야지. 지민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공원에서 길을 꺾어들어갔다. 찰박찰박 빗속에서 두 발이 경쾌하게 움직였다. 이제 익숙해져버린 골목이 나오겠지 하고 한참을 걷던 순간, 지민은 문득 이상하다고 느끼며 걸음을 멈추었다.

 

"어.."

 

툭. 손잡이에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파란색 우산이 차가운 빗물바닥으로 떨어졌다. 카페로 들어가는 작은 길이..보이지 않았다.


축 늘어져 이리저리 갈라진 앞머리에서 떨어져 내리는 빗물들이 눈을 찔렀다. 세찬 빗줄기에 온 몸이 푹 젖어버린 지민이 다시 한 번만 찾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집으로 되돌아가 카페로 다시 걸어오기를 일곱 번째. 바들바들 떨리는 속눈썹을 내려 꾹 눈을 감고 다시 뜨면 태형이 환한 웃음으로 맞아 주겠지 라는 희망을 걸어본 지도 어느덧 몇 시간째였다. 오한이 들어 벌벌 떨면서 콘크리트 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지민을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훑고 지나쳤다.

 

"후."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심호흡을 한 뒤 눈을 천천히 감았다. 마음속으로 태형의 카페가 보이기를 간절하게 그렸다.

 

"하나, 둘...셋."

 

이번엔 정말 보이기를 기도하며 두려운 마음으로 천천히 눈을 떴다. 조금씩 들어오는 시야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토록 찾아대었던 작은 골목길이 눈 앞에 보였다. 장미덩쿨로 감싸진 태형의 카페도 함께. 혹시나 사라질까 지민은 급히 초록빛 문 앞으로 뛰어갔다. 이 안에 태형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다급하게 뛰어대던 심장이 조금은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비에 푹 젖은 몰골을해서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문을 열자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곧 자신을 향해 놀란 눈으로 급하게 달려오는 태형을 보며 온 몸의 긴장이 탁 하고 풀려버렸다.

 

"흐으으.."

 

결국 터져버렸다. 샤워꼭지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듯 지민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눈 앞이 흐려져 태형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눈을 꾹 감았다 떠서 고여 있던 눈물방울들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태형이 조금 보이려고하면 다시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하는 것이 야속했다. 너무 무서웠다. 다시는 태형을 보지 못할까봐서. 태형만 보면 두근거리는 맘을 채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표현 한 번 못해봤는데 사라져버렸을까봐.

 

"지민씨, 무슨일이에요. 상태가 왜이래요 대체, 응?"  
"태형씨.."

 

아직도 놀란 눈으로 지민 앞에 서서 어찌할 줄 모르는 태형을 보며 지민이 떨리는 목소리로 태형을 불렀다.

 

"좋아해요."

 

지민은 온 힘이 다 빠져버린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느꼈다. 맑았던 눈이 힘없이 감겼다.

 

 

 

 

 

 

 

***

 

 

 

신비로운 분위기의 뷔민이들을 써보고싶었어요ㅎㅎ

마법사 태형이와 번역가 지민이의 달달한 이야기입니다^^

상중하로 끝낼 예정이구요,

blog.navercom/snowgarden94

에서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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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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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독자1
아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신비로운 분위기에요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갑니다ㅠㅠㅠㅠ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신알신 하고 가요~~~~~~ :)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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