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훈이를 소개합니다 33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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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김민규, 부승관은 아직도 지훈이를 못마땅해했다. 그리고 이지훈을 바로 받아준 나도. 그래, 어느 누가 좋아하겠냐. 솔직히 지금와서 조-금 후회되기도 한다. 내가 힘들었던만큼, 이지훈이 조금 더 애탔으면- 했는데. 그래도 이지훈 나름 고생했다고 믿고. 용서해주련다.
"아 김세봉. 뭔데."
"왜."
"아무리 이지훈이 무릎꿇고 쳐 울었다고해도 바로 용서하는게 어딨어."
"용서 안했거든."
"사과 받아줬다며."
"사과야 받아줬지. 앞으로 하는거봐서 용서할지 안할지 생각해볼거야."
"이지훈 똑바로해, 알겠어?"
"너의 개가 될게."
"좋은 자세야."
*
어찌저찌 다시 7명이 모이긴 했지만, 해결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있다. 바로 문제의 썅년. 지훈이와 내가 연애중 올린것에 댓글을 달긴 했다. 좋아요도 누르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알 수가 없다. 댓글은 자신의 친구를 언급해서 비꼬는 내용이였다. '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웃김 뭐하는 지랄인지 모르겠네;'. 아직도 중2병을 고치지 못한 사람인것같다. 정말 제일 눈꼴시린게 저런거다. 할말 못할말 가리지도 않고, 막 말하는것. 생각없이 사는거 티낸다.
"야, 그년이 진짜로 너 머리채 잡고 휘두르면 어떡해?"
"뭘 어째, 똑같이 해줘야지."
"이야-.김세봉 진짜 많이 변했네."
"그러게. 예전같았으면 그냥 맞고만 있었을 듯."
쉬는시간에 수정, 희연이와 문제의 '그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있었다. 왜이렇게 조용하나- 싶었다. 그 선배 성격이라며는 등교하자마자 교실에 쳐 들어와도 모자랐을텐데, 지금은 벌써 3교시 쉬는시간이나 되었다. 왠일이지-하고 생각을 하자마자, 우리반 교실 뒷문이 열리고 누군가 내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야 김세봉."
"뭐하는 짓이세요."
"따라나와."
*
"야. 뭐하는 짓인데."
"뭐가요."
"내가, 내가 이지훈을 어떻게 가졌는데!!!"
"이건 아니지. 니가 어떻게 이래."
"저랑 선배가 무슨 사이라도 되요?"
"그리고 이지훈 물건 아니에요."
"넌 답이 없구나. 얘들아, 나와."
내가 예상한 레파토리. 딱 들어맞고있다. 머리채를 휘어잡고 구석진곳으로 끌고간뒤, 친구들을 불러내 나를 밟는것. 중2병도 아니고 뭐하는 짓인가 싶다. 남자들이 아니라 왜 여자들 뿐인지 조금 의아했다. 나를 제대로 반 죽여놓으려면 남자들이 훨씬 직빵일텐데. 맞으면서도 이런생각하는 내가 너무 웃겼다. 아프긴 아픈데, 심각할 정도로 아프지 않았고,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아픈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만하죠."
"지, 지훈아."
"친구들한테 시키고 뒤에서 보기만하면, 죄값 안 치를 것 같죠."
"아니,"
"여태 선배가 괴롭힌 애들, 그리고 지금 이러고 있는거. 증거자료 다 제 폰에 있어요."
"뭐,라고? 지훈아 잠깐ㅁ-"
"이제 그만할 때도 된것 같지 않아요? 언제까지 애들 괴롭히면서 사실래요?"
"그리고 김세봉이는 제가 한번만 더 건드시면 안참는다고 했을텐데요."
어디서 나타난건지 모르겠지만 한참 맞고 있을때, 애들이 왔다. 드라마 여주같으면 눈물을 흘리며 엉엉 거릴텐데. 울만큼 맞지 않아서 말이야. 김민규가 다가와 선배들을 밀고, 나를 부축해 애들 쪽으로 데려갔다. 우리 민규가 이렇게 듬직했나-. 내가 다가가자, 수정이랑 희연이는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괜찮냐고 물었다. 안아프긴했지만 괜찮지는 않았다. 왼쪽 손쪽이 심각하게 많이 아려왔으니까.
"지,지훈아 나는."
"알아요. 선배가 나 좋아하고 있던거."
"근데 이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제가 선배 이성으로 느껴진적 없다고, 분명히 말 했을텐데요."
지훈이가 말을 끝내자, 선배는 주저 앉아서 엉엉- 울어댔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이러면 안되는거지! 이지훈!!!!'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우는 선배를 두고, 우리는 그곳을 나왔다. 일단 나는 김민규한테 의지한 채, 보건실로 왔고. 나머지 애들은 증거물을 들고 선생님께 간다고 했다.
"니가 이지훈을 만나서 이게 무슨 고생이냐."
"뭐 어때. 이런 일, 또 언제 겪어 보겠어."
"니가 덜 맞았지?"
"닥쳐ㅎ. 아-. 아파! 건들지마."
"뼈 있는곳만 아주 골라 때렸네."
"쪽팔리게 왼쪽 팔이랑 오른쪽 다리에 붕대 감고 어떻게 걸어가.."
"야, 그래도 오른쪽은 깁스 안하는거에 감사해."
"깁스?"
"아까 선생님 말씀 못들었어? 너 팔 뼈 부러진것 같댔어."
"헐. 아 진짜. 완전 극혐."
*
지훈이가 선생님께 드린 자료들을 가지고, 선배를 중심으로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었다. 여태 한 전과들을 토대로 선배는 '강제전학'이라는 징계가 내려졌다. 평소에 행실이 바르지 못해, 선생님들의 신뢰는 일단 바닥을 친 상태였었다. 그런데 이런 일까지 생겨, 완전 바닥까지 추락. 선배의 부모님은 자식을 잘못키운 죄라며 사과를 하시고는 밖으로 나가셨다. 솔직히 부모님은 무슨 죄인가- 싶다. 자식들 먹여 살리려고 뼈빠지게 일하시는데, 저딴식으로 자란 선배가 잘못이지.
선배가 강전을 가고, 우리들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선배는 강전 가기전에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전의 나였다면 '괜찮아요. 그럴수도 있죠.' 라며 입에 침도 안바르고 상냥한척을 했겠지만. 이젠 그따위짓 하지 않으려고한다. 피해보는건 결국 나라는걸 이제 확실히 알았으니까. 그렇게 선배의 사과에 대답대신, 전학가서는 잘 지내라고 말해주고 돌아왔다. 마지막에 선배가 우는 모습을 보니까, 그렇게 악한사람은 아닌것 같았다. 오히려 내가 더 악한년일지도.
"선배도 없고. 다시 7명도 모였고. 이제 조용히 지냈으면."
"그런 의미에서 오늘 지훈이가 쏜대."
"내가 언ㅈ-. 그래, 가자. 내가 오늘 쏜다."
"헐. 이지훈이? 야 너 지훈이 맞아?"
"집에 간다?"
"형님. 어디로 모실까요?"
오랜 연애를 하면서 흔히 있는 권태기. 우리는 조금 다르게 보냈지만, 그 권태기를 발판삼아 앞으로는 현명한 연애를 하려고 한다. 두번다시 권태기가 안왔으면 좋겠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생각대로 되는게 아니라. 한, 두명에서 시작한 인연이. 7명이 되기까지,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힘들었던 만큼, 오래오래 웃고싶다.
좋아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나쁜짓도 서슴치 않았던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마음을 잠시였지만 접었던 사람도. 각자 행복하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전날의 과거는 잊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고민해야한다. 과거에 얽매여 있으면, 할 수 있는것도 못하게 되니까. 얼마 남지 않은 학창시절의 기억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길, 바란다.
우리 지훈이를 소개합니다
2015.8.05 ~2016.1.15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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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길고 긴, 우리 지훈이를 소개합니다가(=우지소) 드디어 완결을 냈습니다.
우지소를 쓰면서, 몇시간동안이였지만 종종 초록글에 오른적도 있었고, 독자님들과 소통도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중간에 말투가 바뀐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재밌게 쓰려고 했는데, 점점 암울한 분위기를 미리 뿌려놓기 위함도 있구요,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쓰다보니
한줄, 두줄 늘어가더라구요.
아, 그리고 애들 성격 따온거. 안궁금하시겠지만 뭐..하하
일단 가장 중요한 세봉이. 세봉이는 저를 기준으로 성격을 가져와요. 제가 그러거든요.. 앞에서는 '응 괜찮아^^' 라며 되도 안되는 착한척을 해대지만
뒤에 가서는 친구들과 이년 저년하면서 욕하거든요. 네. 맞아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나쁜년입니다..
지훈이는 그냥 지훈이 성격 비슷하게? 무뚝뚝하면서 츤츤대는 .. 제가지훈이 처음 보자마자 든 생각대로 썻어요!
승관이는 원래 승관이 성격처럼 활발하게. 원우는 그냥 늘 나오는 남주 친구성격으로. 민규는 내마음대로. 하핳..
저에게는 민규처럼 ㅂㅇ친구가 없어서 만약 나한테 ㅂㅇ친구가 있었다면- 하고 쓴거에요. 로, 망이라고 하는건가.(중2)
수정이와 희연이는 제 친구들이 이랬으면- 하고 쓴거에요. 친구들도 친구 같지도 않고, 우울하기도해서 ..
힐링하려고 쓴게 우지소에요. 다행히 독자님들이 댓글을 남겨주셔서 위로 받은적이 있어요.
아무쪼록
별 재미도 없고 내용도 없는 글이지만 ,꾸준히 댓글 달아주시던 독자님들 감사했습니다.
차기작으로 만나요!
+아 그리고 설마 원하시는분은 안계시겠지만, 텍파가 없습니다. 원하시는분 혹-시 계시면 말씀해주세요. 이메일도 남겨주세요
[기억하겠습니다]
[초코][지유][쌍쌍바][춘심이][보솜이][일공공사][심쿵][문준휘][후니][준아][샘봄][뿝뿌][뿌존뿌존][넌나의첫번째][옥수수][0526][빨강][아이닌][천상소][늘부][부사랑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