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Carreon - The Simple Thing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 04
w. 예하
언젠가 이창섭에게 물은 적이 있다.
아주 만약, 서로 멀리 떠나게 되서 서로를 잊게 된다면 어떡하냐고.
이창섭은 절대 그럴 일 없다고.
10년, 20년이 걸리더라도
우린 다시 만나게 될거라고 했다.
날씨는 점점 따뜻해져 곧 개학을 앞두고 있었다.
어차피 방학내내 보충이다 뭐다 하며 매일 학교에 나간터라 딱히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다만, 새로운 봄에 대한 기대 또는 두려움이 있었다.
이번 봄은 따뜻하길.
이창섭은 캐스팅 제의가 있었던 소속사와 계약을 맺었고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가 노래, 춤 연습을 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보는 얼굴이지만
주말에 심심할 때, 틈날 때마다 기타를 들고 만나 이창섭에게 기타를 배우기도 하고
기타치며 노래하는 이창섭을 보기도 했는데.
그냥 무의식적으로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놀고, 유일한 활력소였는데.
그 모습을 더이상 보지 못하는게 좀 아쉽다.
"어 여보세요? 주말인데 웬일로 니가 전화를 하네?"
"아 너 잠깐 시간되냐?"
"되긴 되지... 너 서울 아니야? 연습하잖아"
"어...오늘은 아니야. 너 잠깐만 나와봐"
"아 귀찮은데...어디로?"
"나 연습하는 연습실. 그때 나한테 기타 배웠었잖아. 거기로 와"
"그래- 쫌만 기다려"
시곗바늘은 밤 10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서울에 있어야 할 애가 이 늦은시간에 웬일이래.
"엄마 나 잠깐 나갔다올게"
"이시간에?"
"아 이창섭이 잠깐 나와보래"
"창섭이가? 그래 알았어~ 빨리들어와"
"응"
이창섭은 그런 존재다.
어릴 적 엄마 품처럼 익숙하고, 포근하다.
나이를 먹으면서 가끔 서로가 미묘한 떨림을 갖고 있다는걸 느끼기 시작했고.
이런 감정이 낯선 우린 마음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한번도 이창섭과 '그 감정'에 대해 얘기해본 적은 없다.
아마 이창섭이 나에게 주는 그런 익숙함과 포근함을 잃게 될까봐
그정도면 적당한 변명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창섭도 이런 마음일거라 생각한다.
아마 그럴거라고 조심스레 믿어본다.
연습실 문을 여는 순간.
음악이 흘러나왔고 이창섭이 노래를 시작했다.
그때 그 노래를 불렀다.
성이름 작사 이창섭 작곡의 그 노래를.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어
서로의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금이 난 지금이 좋아
맑은 미소와 햇살 머금은 눈빛을 기억할게
그냥 이 모습 그대로 변치않음 좋겠다
언젠가 다른 삶을, 다른 사람과
살아가게 되겠지
그 애매함 속에 담긴 애틋함 그걸 느껴
꺼내지 말고 담아두자 부탁해
가끔 너의 목소릴 들으며
이 순간을 추억할게
서로의 마음을 모르는채로 살고싶어
몰래 품은 사랑을 숨길 수 있게
지금이 난 지금이 좋아
언젠가 다른 사람이 너와 나의 곁에
어린 순수함으로 남겨둘게
확인 되지 않은 니 눈빛이 좋아
그 애매함 속에 담긴 애틋함 그걸 느껴
꺼내지 말고 담아두자 부탁해
가끔 너의 목소릴 들으며
이 순간을 추억할게
노래가 끝나고
이창섭은 배시시 웃어보인다.
"야 뭐야 갑자기..."
"어땠어?"
"좋다. 누가 만든 노래길래 이렇게 좋지?"
"누가 가사 써줬길래 이렇게 좋지? ㅋㅋ 이름아."
"응?"
"우리 이렇게 있는거 오랜만이다 그지"
"니가 너무 바빠서 그렇잖아... 연습은, 안힘들어?"
"힘들긴 힘들지. 근데 좋아. 하고싶은거 하는거라서."
"노래 많이 늘었더라. 원래도 잘했는데 지금은 엄청 잘해."
"당연하지 얼마나 연습 많이 했는데."
"어이구 수고했어요~ 근데 이시간에 웬일이야? 갑자기 노래를 다 불러주고"
"어... 이름아"
"왜"
"나 전학가. 회사 근처로."
"어?"
"나 이제 주말에도 너 못봐. 아마 여기 다시 못올거야. 우리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지금이 마지막일지도 몰라."
"야 갑자기 그게 무슨말이야 얘가 오늘 여러모로 사람 놀라게하네"
"장난치는거 아니야. 진짜야. 나 앞으로 너랑 같이 등교도 못하고, 니가 주말에 맛있는거 먹으러가자 불러도 못가."
"언제 전학가는데?"
"당장 개학할때부터 나 없어... 늦게 말해서 미안해"
"미안하다면 다야? 너 진짜 이러기야?"
"미안해.. 미안해 이름아"
갑작스러웠다.
이창섭이, 이창섭이 멀리 간다.
아마 지금 내가 보고있는 이 모습이 마지막으로 보는 이창섭 아닐까.
미리 좀 말해주지.
미리 말했으면 앞으로 같이 못하게 될일들 미리 했을텐데.
편지라도 썼을텐데.
작별 선물이라도 준비했을텐데.
이렇게 갑자기 가면 어떡해.
나 아무런 준비도 안됐어.
이렇게 너 가고나면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너는 만인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겠지
나는 그 만인 중 한명이 될꺼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니가 날 찾을 수 있을까?
다시 날 찾아와서 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이렇게.. 이렇게 가면 어떡해...."
"미안해... 진짜 미안해..."
"됐어... 미안하다고도 하지마. 너 진짜 실망이다. 우리가 알고 지낸게 몇년인데."
"계속 연락할게. 전화도 자주 할게."
"아니 연락 하지마. 전화도 하지마. 어떻게 사람을 바보같이 만드냐. 나는 그냥 친하니까. 이래도되고 저래도되고 그냥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야? 너 대답 듣기도 싫어. 나 간다. 전학을 가던지 말던지 연락을 하든말든 너 알아서 해."
배신감에 가득 차 이창섭의 모습을 더이상 보고싶지 않았다.
내가 정 준 유일한 사람인데. 넌 내가 아무렇지도 않니?
뒤돌아 연습실에서 나가려는 순간.
이창섭이 내 팔목을 잡고 끌어안았다.
순간 눈물이 터져나왔다.
"이름아...."
"흐윽 흑.. 이 바보야... 그런걸 이제 말하면 어떡해 흑..."
"울지마 이름아... 우리 오늘이 마지막인데 너 나 이렇게 보낼꺼야?"
"흑... 그럼 어떡해 화나는데... 너같음 화 안나?"
"니가 이러면 내가 어떻게 마음놓고 가... 울지마 뚝 나 봐바 성이름"
"나쁜놈"
"내가 그때 말했잖아. 우리 멀리 떨어지게 되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거라고."
"..."
"나 꼭, 꼭 진짜 유명한 가수가 될게. 넌 꼭 작사가 되서 나 가사 써줘야한다? 나는 유명한 가수가 되고 넌 멋진 작사가가 되고. 그 꿈 이루게 되면, 그러면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그리고 가끔 시간이 나면 너 보러 올게. 아마 잘 못 올거야. 사실 바빠서 연락도 잘 안될거야. 그래도 나 잊으면 안된다? 알았지? 나 데뷔하게 되면 꼭 너 다시 만나게 될거야. 그러니까 그때까지 니 꿈 이뤄. 약속-"
"약속"
봄이 똑똑 노크를 하던 그때,
나는 또다시 봄의 이별을 한다.
우린 서로의 마음을 숨긴채 마지막을 맞았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마음을 보여줬을까?
이창섭이 나에게 늦은 이별을 말한 것도.
아마 그 마음이 걸려서 였을거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더라도 우린 서로 숨기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가 겪는 마지막이 진짜 마지막이 아니길.
아, 나는 또 봄에 이별을 하는구나.
*
안녕하세요 예하에요~
늦게왔죠?ㅠㅠ
요즘에 글 쓸 시간이 없더라구요 ㅠ
예 그렇게 창서비는 떠났스비다...사요나라..
그래도! 아직 끝나지않았어요ㅋㅋ 끝날때까지 끝난게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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