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민석] 잘할 걸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8/7/4875173ec5251560cfe07870cc10c267.gif)
길거리에는 무슨 어떠한 소리조차도 없이 고요했다. 어둠이 곧 마을을 다 덮친후 모든이는 집안에서 나올 기미조차 안보이니, 괜히 한숨을 쉬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역시나 찬 바닥이 반갑게 맞이했고, 진동조차 울리지 않는 휴대폰에 화면만 계속 보다 주머니속으로 집어놓고는 일어나서 엉덩이를 털어냈다.
아, 보고싶다. 아쉬워. 왜그랬지. 하는 생각으로 나의 집으로 향하며 오늘따라 많아보이는 별들이 더 예뻤다. 그냥, 왠지 더 그랬고 그렇게 보고싶기도했고.
집안에 들어오니 청승맞게도 베란다의 창문을 열고 갔었다. 왠지 춥더라니. 급하게 문을 닫아내고 당장 욕실로 들어가 대충 씻다가, 세게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왠지 귓가를 자극했다.
"아이씨, 진짜."
빨리 물을 끄고 나가려던 차에, 순간 미끌린 발에 물도 끄지못하고, 그저 바지가 축축하게 젖어들어가는 것만 느꼈다. 어째 되는게 하나도 없는게 서러워서 엉엉울었다.
그래도 새옹지마라고 난 조금이라도 더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했는데. 괜히 더 울어재꼈다. 껄떡댈 정도로 울다가, 다리로 괜히 벽을 발로 차거나, 어느새 다 번진 화장은 나의 옷을 적시고,
이제는 허벅지도 물로 젖어서 질척대는게 기분이 나빴다. 분이 풀리도록 울다 얼른 물을 끄고, 옷을 얼른 벗은채 몸을 닦아내고 새옷으로 갈아입으니 어느새 자정을 알린다.
휴대폰을 확인해보면 박찬열에게 걸려왔던 전화만 12통이였다. 급하게 전화해보면 얼른 받아내 컬러링이 오래가지도 않아 왜 전화했어. 어디야. 집. 기다려.
영양가없는 대화가 끝나고 거실 소파에 앉아 박찬열을 기다렸다. 갑자기 왜 온다는거야. 갑자기 말라오는 목에 물을 마시려 정수기에 컵을 가져다대보면 쪼르르륵, 하는 물소리가 또.
물을 마시는데 또 갑자기 나는 눈물이, 괜히 나를 밉게 생각하게된다.
"ㅇㅇㅇ."
"어, 왔네."
당장 내앞으로 빠른걸음으로 다가와서는 나의 부어있는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한숨을 쉬는 모습에 왜. 하니 왜? 하니 답변보다, 반문으로 돌아오는 대답에 입을 다물고
소파위로 앉으면 자신의 손가락만 만지작대다 야. 괜찮아? 순간 아니, 아니, 전혀. 전혀 안괜찮아. 라고 먼저 입으로 쏟아지려는게, 겨우 어. 라고 순환시킨뒤 대답을 해내니, 그래.
한동안 말도 없이 서로 자신의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움직였다.
.
"김민석."
"응."
내가 아무리 성을 붙여 불러도, 밉게 불러도, 나쁘게 말해도 늘 웃으면서 대답해주던 민석이였는데. 여전히 웃고 있던 모습에서 다른 슬픈 모습이 보였다. 응, 분명했다.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입을 열었다. 너, 어제 카페에서 다른 여자랑 데이트했다며. 내말에 한숨쉬며 조용한 목소리로 ㅇㅇ야. 하며 내이름을 부를때 연락끊어. 보기싫어. 내말에,
"알겠어, 그런데 나 조금 힘들다. 이제."
너를 위해서 다 했었는데, 이제는 너무 힘들어. ㅇㅇ야. 나 주변에 너 하나야. 그리고 주변에 모든사람이 있어도 너고. 그런데, 넌 아니야.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어. 이기적이라고 가끔은 느껴.
미안해, 이런말해서. 오늘은 먼저 들어갈게. 조심하고, 오늘 못데려다줘서 미안해.
나의 볼을 만지고 살짝 웃으며 떠나가는 뒷모습에 아직 볼에 남은 감촉을 조금 더 느끼다 일어나서는 조용히 집으로 향하며 휴대폰 키패드를 두드리며, 한동안 고민을 하다 문자를 보냈다.
[헤어지자. 미안해]
끝까지 이기적인 나는, 어쩔 수 없나보다. 조금만 더 잘해줘야했는데, 몇년동안 나를 그렇게 아껴주던 사람을 물 흐르듯 보내주고는, 고요한 골목길을 걷다 주저 앉았다.
미안해, 나는 너 못잊는데, 미안해. 이럴려고 너를 만난건 아닌데.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ㄹㅇ 영롱하다는 갤럭시 신규 컬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