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 저 멀리 보이는 가로등 아래 카페, 그 곳이 바로 너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늘 똑같은 자리에서 같은 커피를 마시던 곳에서 너를 만나게 된 건 어쩌면 인연이 아닌 운명이었을지도. "어서 오세요" 항상 듣는 인사였지만 어째서 그날따라 나의 신경을 쓰이게 만들었는지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건 새로 온건가 고개를 계속 갸웃거리며 꽤나 귀엽게 생긴 알바생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메리카노 더블샷 한잔 주세요" "5400원입니다 손님" "여기요" "자리에 앉아 계세요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알바생이 직접 가져다 준다는 말에 이 카페가 언제부터 서빙까지 했는지 의문을 품으며 평소 자신이 앉던 의자에 앉으려는데 저 멀리 주문한 커피를 떨어트리기라도 할까 조심스레 오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났다. "저기요 혹시 이름이 뭐에요?" "네? 저요?" "그럼 제가 말 걸 사람이 그 쪽 말고 누가 있습니까?" "어... 변백현이에요" "백현... 이건 제 명함이에요 우리 다시 만날 일이 있을 겁니다" - 말을 내뱉고선 커피를 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저 신사란 정말 누구인지 원... 방금 건네받은 명함을 보니 눈이 동그랗게 떠져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내 볼을 꼬집어 봐도 돌아오는 것은 아픈 내 살. 명함에 적힌대로라면 방금 만난 저 까만 신사가 내가 그토록 원하던, 또 그렇게 까이던 그 회사가 아니던지. 하지만 이게 진심일까? 다시 만난다는 말? 이제 와서 날 왜? 온갖 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엉켜있다 내린 결론으로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없다며 청소를 하기 위해 걸레를 찾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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