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뚝뚝 떨어졌다. 이마에서 광대뼈를 지나, 땅으로 툭. 목에 감기어진 끈적한 팔은 열기가 조금이라도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듯, 자꾸만 안쪽으로 목을 끌어당겼다. 후으…. 숨을 한번 내뱉고, 아래에서 눈을 감고 입술이 하얗게 변할만큼 세게 깨물고 있는 그와 몸을 맞댔다. 단단한 남자의 몸끼리 부딪힐 때마다 비릿한 냄새가 확 끼쳤지만 그런건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했다. 끽, 끼익, 하고 침대는 곧 부서질 듯한 소리를, 살끼리 닿을 때 마다 쯔으- 하고 체액은 진득하게 늘어나는 소리를, 흡, 하고 내가 날숨을 뱉을 때 마다 그는 흐윽…! 하고 우는 소리를 내어, 내 귀를 잔뜩 어지럽혔기에. 뇌가 너무 강렬한 시각적 자극에 폭발한 것만 같았다.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대단했던 그는 지금 내 눈 앞에서, 내 두 팔 안에서 짧은 머리카락을 흩뜨리며 눈가를 발갛게 물들인다. 그것은 너무 사랑스러워서, 언제까지고 나 혼자서만 탐하고 싶었다.
일상(Everyday Life)
햇빛이 닫힌 눈꺼풀을 용케도 비집고 들어와 잠을 깨웠다. 물론, 온 몸이 끈적끈적했고 - 어젯밤 누웠을 때만 하더라도 푹신하기만 하던 침대가 민망하리만치 푹 젖어 있었다. - , 가슴팍에 무거운 팔 하나가 얹혀져 있어 굳이 밝은 빛이 아니었더라도 일어났겠지만. 시계는 오전 9시를 알리고 있었고, 침대 옆 협탁에 놓인 휴대폰에는 부재중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등 외부의 연락이 수십통씩 쌓여있었다. 아아…. 듣기 싫을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상당히 아파보이는 목소리로 전화가 온 사람들에게 차례로 연락을 한다. 네, 죄송합니다. 어젯밤부터 몸 상태가 영 좋지 않더라구요, 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오, 오실 필요 없습니다. 하루 종일 푹 자면 낫겠죠. 약도 예전에 사 놓았던게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휴대폰을 붙들고 이리저리 수습을 하고 한 시름 놓았다 싶어 푸후, 하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는 머리를 싸맸다. 내가 어쩌자고 또 이렇게…. 고개를 돌려 슬쩍 뒤를 보니, 원인의 제공자는 늘어져라 잠만 자고 있다. 끝에 엉덩이만 살짝 걸쳐서 앉아도 축축해서 기분이 나쁜 시트 위에서 잘도 자는 남자가 너무 미웠다. 누구 때문에 이렇게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아무리 노려봐도 그는 꿈쩍도 않아, 허탈한 심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씻으려 일어섰다. 아릿하게 올라오는 척추의 고통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반쯤 기어가다시피 욕실을 찾아서, 불편한 하반신으로 겨우 샤워를 하고 나왔다. 이젠 그를 깨워야 할 시간이다.
쑨, 일어나. 햇빛을 반쯤 가리고 있는 블라인드를 걷고, 용케도 끌어안고 있는 젖은 이불을 뺏아 세탁기에 던져넣었다. 그제서야 그는 미간을 구기며 입술을 쭈욱 내밀고는 웅얼웅얼. 일어나기 싫은지 베게로 얼굴을 덮어버리고는 다시 잠을 청한다. 학창 시절 아침잠이 부족하던 나를 깨우던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며, 몸만 크지 지독하게 어리광을 부리는 쑨양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슬슬 굴려 침대 밑으로 떨어뜨렸다. 쿵, 하고 큰 소리가 나고 곧이어 으으- 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부스스한 머리에 여전히 비죽 나온 입을 한 쑨양이 일어나 앉았다. 그 사이 나는 침대 시트까지 벗겨내었고, 애석하게도 매트리스에도 남아버린 얼룩에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이거..침대 자체를 바꿔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티 안나게 침대를 멀쩡하게 바꿀 수 있을까. 내심 고민하다가, 이제는 앉아서 조는 쑨양을 보고 허, 하고 웃었다. 진짜 어쩔 수 없다니까.
- 대한민국의 고딩이라 두시간 쓰니까 분량이 요거네요 ㅠㅠㅠㅠ
불꽃마크 달려다가 부끄러워서...호호
다음주 수요일에 완성본으로 찾아올게요 헤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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