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알친구 김민규와 나의 상관관계
부제 : 당연한 존재
김민규랑 나는 흔히 말하는 불알친구다. 엄마랑 김민규 엄마가 고등학교 동창인가, 그럴 거다. 해서 나랑 김민규는 걸음마도, 말도 같이 텄다. 거의 맨날을 붙어 있다시피 하니까, 새롭게 하는 모든 것들을 함께 있을 때 하게 되었다. 이런 김민규랑 같이 지낸 세월이 자그마치 17년이다 된다. 이 오랜 시간만큼 김민규랑 나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싸운 만큼 놀기도 많이 놀았고. 김민규네서 놀다가 잠든 적도 많았다. 반대로 김민규가 우리 집에서 놀다 잠든 적도 많다. 그런 날에는 자연스럽게 일어나 밥을 먹고 씻기까지 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아, 김민규랑 우리 집은 별로 멀지 않다. 2분? 정말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가까운 만큼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많다. 모르는 게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하지만 서로 알려고 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연애사'이다. 남의 연애사를 알아서 뭐 하나- 싶은 것도 있고. 알아서 좋을게 없으니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김민규는 여자친구를 종종 사귀곤한다. 하지만 얼마 안가 여자들이 김민규에게 이별을 고했다. 항상 하는 말은 '난 아직도 궁금해. 네가 나랑 사귀는건지, 김세봉이랑 사귀는 건지.' 김민규는 헤어짐을 당한 후, 우리 집에 찾아와 늘 찡찡대곤 했다. 자신이 왜 저런 소리를 들으며 차여야 하냐며. 그렇게 짜증을 내었음에도, 다음 날이면 언제 그랬냐는듯 나댄다. 조울증인가- 해서 김민규한테 물었다. 왜 항상 다음날이면 괜찮아지냐며. 김민규는 아마 자기가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것 아닐까 하고 답했다. 김민규는 단 한번도 자신이 먼저 고백한 적이 없다. 그리고 사귈 때도, 여자들이 거의 매달리곤 했다. 그냥 사귀어달라니까 사귀어주는데 관심은 안주는 듯하다. 그러니까 맨날 차이지.
나는 어떠냐고?
묻지마라 모솔이다.
내가 모솔이라고해서 고백을 받아보지도 못한 뼛속모솔이 아니란 말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 달에 두어 번넘게 고백을 받는다. 하지만 모든 고백에 대답은 NO. 난 아직 젊음의 자유를 느끼고 싶을뿐더러, 연애가 중요한 나이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연애는 대학가서도 할 수 있는 거고, 늙어 죽을 때까지 할수 있다. 하지만 젊음의 자유는 젊었을 때 까지라는 제한이 있으니 연애 때문에 버리고 싶지 않다. 김민규는 이런 내 말을 들을 때마다 애늙은이냐며 혀를 끌끌 찬다. 내 마음인데 뭔 상관.
*
"야 김세봉 빨리 나와라.춥다."
"나간다고."
김민규랑 나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심지어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같이 등교를 한다. 싸운 날에도 등교는 꼭 같이했다. 둘 중 한 명이라도 아픈 날엔, 간호해주다가 등교하곤 한다. 꼭 해야하는건 아니지만 습관이랄까. 그냥 늘 그래왔으니까, 안 하면 허전한. 그런거다. 오늘도 그랬듯이, 김민규랑 등교 중이다.
"일진 김세봉씨. 2학년이 된 소감은?"
"좆같아요."
"여자가 말을, 그나저나 우리 반 갈렸다?"
"행복하다."
"..싸울래?"
"민규야."
"성 떼고 부르고 그래, 소름 돋게."
"너 넥타이 없다?"
"..뭐?"
"히-. 앞에 선도부 서 있는것 같은데!"
"...."
"병신아, 넥타이 좀 잊지 말고 메고 오란 말야."
"헐.김세봉.."
"고마우면 매점이나 쏘던가. 급식 오늘 극혐이던데."
"사랑한다!"
"닥쳐, 왜 안고 지랄이야."
김민규는 항상 우리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린다. 먼저 나와있단 소린데, 그럴 시간에 한 번 더 옷 점검 좀 했으면 좋겠다. 5일에 3번은 넥타이를 두고 등교를 하는 덕에 벌을 받곤 한다. 이런 김민규는 중학교 때부터 꾸준했다. 내가 아무리 잔소리를 하고, 김민규네 엄마께 말을 해도 고쳐지지 않는 병 같은 것. 그래서 그냥 체념하고 내가 넥타이를 여분으로 들고 다닌다. 그럼 나는 매점을 얻을 수 있다. 넥타이는 한번 사고 마는 건데, 매점은 항상 사야 하니까 내 쪽에서 개이득.
아, 그리고 김민규는 무섭거나, 기분 좋을 때 나를 껴안거나, 손을 잡는 버릇이 있다. 언제부터 생긴 건진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4학년인가 그랬을 거다. 한 날, 김민규네 부모님이랑 엄마랑 아빠가 놀러 가셨는데 그날, 비가 왔다. 천둥도 치고. 나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김민규가 무섭다며 벌벌 떨어 댔었지. 그래서 내가 김민규를 안고 있다가 너무 졸려서 손잡고 자면 괜찮을 거라고 말도 안 되는 구라를 쳤는데, 순진했던 김민규는 내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잘 잤더래지. 뭐, 그 이후로 김민규는 무서울 때나, 기분 좋을 때 나를 껴안거나 손잡는 버릇이 생겼다. 내가 잘못 한 것 같다. 후회한다.
"왔냐? 어, 꼬봉님은 가셔야죠."
"닥쳐, 부승관. 부셔벌리거야."
"라임?"
"...전원우 만도 못한 놈."
"말이 개심하다 김민규?"
"왜 화내? 내가 어때서!"
만나자마자 싸움 붙은 김민규, 부승관, 전원우다. 김민규랑 중학교 때 친해진 친구 같은데, 김민규랑 다니다 보니까 내 친구도 되고 그런다. 저런 셋 사이에서 고개를 젓고 있는 수정이도. 이렇게 다섯이서같이 다닌다. 아, 옆반에 한명 더 있다. 권순영이라고. 눈이 쫙 째져있다. 김민규랑 권순영. 이렇게 둘이 붙고, 수정이랑 부승관, 전원우는 나랑 같은 반이 되었다. 김민규는 아직도 부승관대신 자신이 같은 반이 되었어야 한다며 찡찡댄다. 일 년 동안 지겹게 들을 것 같기도.
6명은 쉬는시간이 되면, 약속이라도 한 듯 우리 교실에 모인다. 그래놓고 잠을 자거나, 휴대폰을 하거나 한다. 그럴거면 왜 모이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좋으니까 말 하지는 않는다.
"오늘 매점 가실분 급구."
"왜?"
"급식 똥이야."
"아 그럼 저 매점이요."
"오늘 다 매점가자."
부승관이 말을 꺼내고 수정이가 답을 했다. 오늘 급식이 핵 노답이긴 하다.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휴대폰을 보자, 수정이한테 카톡이 와있었다. 내용은 매점 가기 전에 자기랑 얘기 좀 하자는 거였다. 수정이가 날 따로 부를 때는, 고민이 있을 때다. 요즘에 수정이가 잘 안 불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하자마자 고민이 생기고 그러지.
*
"이번엔 무슨 고민?"
"조,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좋아하는 사람..?"
수정이는 남자친구가 많았다. 그중에 수정이가 좋아해서, 먼저 대시를 한 적도 있다. 거의 반반. 그리고 사귀면 정말 남부럽지 않을 만큼 예쁘게 사귄다. 가끔 그런 수정이를 보고 있으면 내가 다 연애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 수정이는 의외로 금사빠다. 해서 연애 경험이 많다 그래도 끝을 제대로 맺을 줄 알아서 그동안 사귀었던 남자들도 수정이를 미워하지 않는다.
"이번엔 어떤 사람이 수정이의 마음을 빼앗았어?"
"김, 민규.."
"김민규?"
"으응..헤-."
"아니, 너는 좋아할 사람이 없어서 김민규를 좋아하냐. 안돼."
"내가 웬만하면 안말리는데, 말릴거야. 김민규는 안돼."
"아니이.. 좋아하는건 괜찮지 않아? 정말 아니면 내가 중간에 그만둘 수도 있잖아."
"왜 사서 고생을 하니. 그래, 니가 그 놈의 정체를 알아야지. 너무 힘들어 하진 말고."
"내가 누구냐. 정수정이 남자 때문에 울 것 같아?"
"치-. 너 맘 아파하는거 난 못본다고 했어."
내가 17년을 본 김민규는, 정말 우리 동네에서 내놓으라는 여신들은 다 만나본 것 같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 한 명도 자신의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 없다고 했다. 여자인 내가 봐도 매력 있고, 착한 사람이어도. 절대 자신은 마음이 안 간다고 했다. 그런 김민규를 보면서 고자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수정이가 그런 김민규한테 왜 반했는지 모르겠다. 저렇게 쓰레기인 김민규가 뭐가 좋은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친구가 좋다는데 응원은, 해 줄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밀어주고 싶지는 않다. 김민규랑 사귀어봤자 힘든 건 수정이 일테니까. 차라리 혼자 짝사랑하다가 끝내는 게 좋을걸.
"야 김세봉. 크림빵 사다놓음. 아 우유도."
"사과 요플레? 올. 내가 좋아하는거 어떻게 알았냐."
"니가 나한테 한두번 뜯어 갔어야지. 도둑년아."
"닥쳐. 니가 우리집에서 처먹고 가는 음식만해도 얼만줄 알아?"
"그만큼 사 줄테니까 닥치고 먹어."
김민규한테 사달라 한 적은 별로 없지만, 어쨌던 김민규가 나한테 무언가를 사주는 일은 거의 하루에 한번 이상이다. 그러니 내가 뭘 먹는지 기억 할 수 밖에. 약간 내 비서급이다. 맨날 얻어먹는 것 같아 미안하긴 하지만, 좋은걸 어떡해.
*
오랜만입니다!
아닌가?
핳
새작을 들고 왔어요!
이번편 남주는 민규에요
우리 잘생긴민규..♡
소꿉친구가 있었더라면-하고 쓰는거라
비현실적일수도있어요
우지소도 제 욕심때문에 나왔던 민규가
이번에도 제 욕심에 주연이 하하
아마 15화 정도에서 완결 날듯해요!
솔직히 우지소 너무 끌었어..
아!
우지소도 곧 번외로 찾아오겠슴당.
시간이 지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드릴거에여
아무튼 이번 작품도 이쁘게 봐주세요♡
+)아 텍파는 아직 손도 못댔어요^^엄두가 안나서.
초반에 아주 똥을 싸질러서..
손대면 더 이상해질것 같지만 조금만 문체 수정 할거에요!
이해해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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