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모든 일에 완벽 추구 박 팀장 X 야근 단골 변 사원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d/5/ed56befbbe4ddef14d2ee0d1b0bd0c6d.gif)
오늘, 오늘 역시 다를 바 없었다. 매일 야근에 야근. 또 야근.
한 숨을 안 쉬려 해도 입 사이를 비집고 새어 나오는 한숨은 수북히 쌓인 종이 뭉치를 원망하게 만들었다. 아직 불이 밝게 켜진 팀장실을 흘겨 보았다. 대체 이유가 뭘까.
저만 남기는 이유가. 멀고 먼 가족 관계에 원한 진 사람이라도 있는 건가? 아, 이건 너무 말이 안 된다. 아 그럼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
하품을 쩌억 뱉으며 널부러진 종이를 집어 들었다. 덜 된 보고서라도 보여 드리고 퇴근을 해야겠어. 이대로 매일 야근만 하다간 잠을 자는 동안 그대로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똑똑 -
답이 없었다. 그 완벽한 박 팀장이 뭐, 내가 일에 열중하는 그 사이 어디 갔으려나? 아니, 불을 켜고 어디 나갈 분이 아닌데 …
결국 인내심은 바닥을 내 보여 멀리까지 간 엉뚱한 생각들은 얼른 주워 담앗다. 문고리를 조심스레 돌려 문을 열었다.
의외의 모습이 눈에 비춰졌다. 손에 아무런 것도 쥐지 않은 채 몸에 힘을 죽 빼곤 잠을 청하는 팀장님이라니.
살금살금 팀장님이 계신 곳으로 걸음을 가까이 해 보고서를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책상을 눈으로 훑다가, 모니터 왼쪽 포스트 잇을 한장 뜯어내었다.
' 팀장님, 저 변 사원입니다!
보고서 드리려고 노크도 했는데 대답이 없으시기에 ㅜㅜ
완벽한 건 아니지만 열심히 했어요
보고서 두고 전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ㅋㅋ
ps. 실은 깨우려다 너무 곤히 주무시길래 … '
도로 제 보고서를 집어 탁탁, 하고 열을 맞추었다. 그 위엔 노오란 포스트 잇을 붙여 가지런히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걸음을 옮겨 팀장님이 깨기 전에 퇴근하려다, 문득 팀장님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저렇게 놔 둬도 될까, 깨워 드려야 하는 거 아냐? 괜히 내일 다 내 탓으로 돌리면 어떡해.
" 바, 박 팀장니, 임 … "
소리를 내어 부르려다 급속도로 좁혀지는 팀장님의 미간에 움찔, 몸을 뒤로 슥 빼냈다. 안 그래도 칼 같은데 저 반듯한 미간이 구겨지다니. 무섭다 정말.
손을 팀장님의 얼굴 앞까지 뻗어 눈 앞에서 위 아래로 흔들어 보였다. 뭐야, 진짜 곤히 잠들었나보네. 여사원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겠다, 알겠어. 잘 생겼,
" 어, 어! 아, 팀장님, 하하 … "
그 특유의 무표정으로 눈 앞에서 설설 흔들거리는 제 손목을 잡아 챈 팀장님 덕에 어색한 웃음을 띄울 수 밖에 없었다. 아, 정말 변백현.
후회가 물 밀려오듯 한꺼번에 머릿속을 강타했다. 아까 그냥 보고서만 두고 갈걸, 왜 그런 쓸데 없는 생각에 발목을 잡혀선 …
" … 퇴근 하시려고? "
하시려고? 팀장님 입에서 나올 말투가 아니었다. 하시려고 … 당황 한 것도 잠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더 주무세여. 팀장님 저 퇴근 …
" 같이 해요, 태워 줄 테니까. 백현 씨 집 멀잖아. "
박 팀장은 제가 항상 알던 팀장과는 확연히 달랐다.
뭐야, 뭐지. 마치 여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멘트는 박 팀장님 사모하는 최 대리님 한테나 먹힙니다.
저한테는 전혀 … 아무런 느낌도, 들 … 지 않.
" 가자, 변 사원 "
평소 회사 생활을 해 오며 한번도 보지 못한 저 웃음을 제게 보이며 어깨에 팔을 둘러오는 박 팀장님을 과연 제가 어떻게 이해해야만 할까.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다는 말 위에는 벌써 엑스 표식이 두 세번 그어져 있었다. 남자, 박 팀장님은 남자 … 남자 …
" 변 사원? "
" 남자 … 아, 아, 예? 네, 네에, 네. 팀장님 "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안전 벨트 안 매요? 미간은 아까부터 펴질 줄을 모르네.
손을 뻗어 제 미간을 아프지 않게 꾹 누르는 팀장님의 행동에 물러 설 곳도 없으면서 괜히 몸을 뒤로 뺐다.
몸을 뒤로 빼는 것이 눈에 보인 건지, 더 개구진 표정을 보이며 손수 얼굴을 가까이 해 안전 벨트까지 매 주셨다.
아, 정말 고맙습니다. 팀장님. 하하.
제 몸 위로 손을 올려 마치 남자가 본인 여자 친구 보호하듯 주위를 살펴가며 주차장에서 차를 빼던 박 팀장님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아, 진짜 더럽게 잘 생겼다. 진짜, 정말로.
" 팀장님 잘 생기셨네요, 진짜 "
" 예? 아, 이제라도 아셨으면 다행입니다. "
도데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이 내 입 밖으로 나온 건지 모르겠다.
아까부터 생각하던 말을 그대로 뱉어버리는 제 입 덕에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입을 툭툭 치고 싶은 심정이였다.
하지만, 그런 제 말에도 당황한 기색은 커녕 고개를 숙여 웃기까지 하는 박 팀장이 더욱 당황스러웠다.
백현 씨가 뭐, 반할 정도로 잘 생겼습니까, 저?
아, 네 … 뭐. 제가 만약 여자라면 … 반했을 것 같기도 하고, 네.
지금은요, 반해줄 생각은 없습니까?
예, 아, 네?
옆 모습 그렇게 보시면 닳아요. 그리고 보시려면 정면을 봐야죠.
아 … 아니 그건, 아.
벌써 일 년 다 되가네요. 저 백현 씨 진짜 좋아하는데.
아, 그, 그래요? 저도 … 뭐, 네에 …
아무래도 백현 씨 옆 자리 바꿔야 할까봐, 오 사원이랑 맨날 이야기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잘 보이지도 않아서.
이야기 안 할게요, 안 하면 되죠. 네? 전 제 자리가 편해요.
내일도 같이 퇴근 해요, 야근 시킨 것도 사실 그 기회 엿보려고 시킨 건데. 맨날 후다닥 가니까,
아 정말요? 말 해주시지! 내일부터는 같이 퇴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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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이경 수상소감에 광수 영상 달아놓은 거 미쳣나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