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불킥
두 얼굴의 권순영 x 찌질함의 극치 김여주
너봉은 지금 우울함의 극치에 달해있음. 그래서 그런지, 학교에 가기가 싫음. 너봉은 스스로도 인정할만큼의 쫄보인데, 말을 귀엽게 해서 쫄보지 사실은 거의 찌질한 수준임. 작은거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사소한일 하나하나에 다 신경쓰느라 진땀빼고 힘들어하는 스타일. 그런너봉에게 최대의 위기가 닥쳤으니, 그건 바로 두얼굴의 권순영임.
다른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아는 권순영은,
착하고 참하고 잘웃는 귀여운 애.
반면에 너봉이 아는 권순영은,
시도때도 없이 너봉한테 시비걸고 협박하고 무섭게 말하는 인상 잘 찌푸리는 애.
너봉이 아는 권순영과 타인에게 비춰지는 권순영은 너무나도 극명하게 달라서, 너봉은 니맘대로 결론을 지었음.
권순영은 존나 미친 이중인격자다.
권순영의 미친 이중인격을 알게 된 계기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되었음. 그날은, 짝을 뽑는 날이었음. 담임 선생님의 고정석 고집 탓에 원래 한번도 짝을 바꾸지않던 너봉의 반은 아이들의 거센 항의에 거의 6달만에 짝을 바꾸게 되었음. 짝 추첨과 동시에 너봉은 찌질한 성격답게 속으로 기도를 미친듯이 외기 시작함.
하느님, 제발 제발 저에게 좋은 짝지를 내려주세요. 하느님 만약 제 짝지가 이상하다면 저는 자퇴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신은 누구인가, 매정의 아이콘 아니겠음? 너봉이 제 손에 꾸깃꾸깃 접힌 쪽지를 펼치자 마자 보이는 번호 17번에 칠판에서 17번이 누군지 확인하면, 권순영의 이름 세글자가 적혀있음. 물론 그때 너봉의 뇌리에 박힌 권순영은 참하고 잘 웃어주는 아이였기 때문에 너봉은 속으로 하느님께 감사하다며 기도를 올렸음. 아, 이름을 확인한 너봉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자리에 앉았음. 너봉이 자리에 앉자, 권순영도 옆자리에 앉았음. 안녕. 너봉이 고심 끝에 건넨 인사에도 권순영은 대답을 안함. 의아하게 생각한 너봉이 권순영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보는데, 이상하게 귀가 엄청 빨개져있음. 이상한 일이네, 라고 너봉이 생각하던 찰나, 권순영이 너봉쪽으로 고개를 홱 돌림. 그리곤 쏘아붙임. 아, 쳐다보지 말라고! 이 말을 선두로 권순영의 만행(이라고 쓰고 악행이라고 부른다)은 시작되었음.
어느날 체육을 마치고 헐떡대는 너봉에게 같은반 남자아이가 측은했는지, 음료수를 건네줬음. 너봉은 힘든마당에 음료수를 건네준 그 아이를 보며, 고맙다고 연신 말함. 그리곤 아까 그 남자애가 물을 놓고 간 자리에서 음료수를 집어 마시려는데, 음료수가 없음. 당황한 너봉은 책상 밑도 보고, 바닥도 보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음료수를 찾는데, 역시나 없음. 에라 모르겠다. 포기한 너봉은 다시 책상에 엎어져 누움. 그렇게 시선이 향하는 대로 옆을보고 있는데,
권순영이 꿀떡이고 있는 저 음료수는 너봉의 것이 분명함. 화가 난 너봉은 뭐라고 잔뜩 쏘아붙여주고싶지만, 너봉의 찌질한 성격이 어디가겠음? 너봉은 그저 원망스럽게 권순영을 쳐다보고 있기만함. 그런데도 아랑곳 않고 권순영은 눈을 치켜뜬 채로 음료수를 꿀떡꿀떡 다 마셔버림.
미친놈, 너봉은 속으로 생각함.
이정도가 끝이라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 권순영의 만행은 이 이후로도 끝이 없었음. 너봉에게 번호를 물어보러 온 남자아이에게 너봉이 국어시간마다 침을 한바가지 흘리고 잔다고 거짓말을 하지 않나, 너봉의 친구가 결석해서 어쩔수 없이 빌린 옆반 남자아이의 체육복을 몰래 숨겨버렸다가 없애트리질 않나, 남자애들의 말에 대답하려고 하면 몰래 귓속말로 대답하면 야자짼거 담임한테 일러버린다고 협박하질 않나. 한번은 또 같은반 남자아이의 말에 까르르 웃는 너봉의 얼굴을 아이들 몰래 손바닥으로 비벼버린 순영임. 그치만 신기하게 너봉이 남자랑만 엮이면 그렇게 못살게 구는 순영. 여자아이들과 무슨일이 있을땐 별다른 짓은 안함. 그래도 너봉은 자기를 그렇게 못살게 굴고 남들앞에선 온갖 아양은 다떨며 이쁨받는 순영이 밉기만 함.
또 여느때와 같은 날이었음. 너봉이 별 생각없이 운동장에서 다른반 친구들이랑 놀다가 들어왔는데, 교실에 아무도 없었음. 당황한 너봉은 오늘 시간표를 곰곰히 되새겨봄.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교시는 교실수업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권순영이. 그때 불현듯 또 권순영의 만행에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너봉은 하나둘씩 고이는 눈물을 떨구더니, 결국 빈 교실에서 대성통곡하기 시작함. 그렇게 너봉이 우는데, 갑자기 교실 앞문이 덜커덕-하고 다급하게 열림.
김여주, 너 여기서 뭐하고 있어.
열린 앞문에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가쁜 숨을 토해내는 순영이 있음. 너봉은 순영을 팩 째려보고선 다시 울음. 왜울어!!! 순영의 다급한 소리침에 너봉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짐. 너봉에게 한달음에 달려와 볼을 두손으로 세게 그러쥐며 무슨일이냐고 묻는 순영에게 너봉은 히끅거리며 대답함. 너가.맨날.나.협박하고 괴롭히고.오늘도 교실수업이라고.거짓말치고. 너봉의 말에 순영은 자기 머리를 막 헝클어트림. 아,그건 니가 옆반 걔랑 막 눈웃음 치면서 얘기하니깐...! 말해놓고 자기도 놀랐는지 순영은 눈이 막 커짐. 너봉은 그게왜...하며 말문이 막힘. 그러다 갑자기 에이씨. 순영이 자기 머리를 막 헤집으면서 외침.
"아 내가 너 좋아해서 그런다 왜!! 맨날 너는 내마음도 모르고, 어?
내가 얼마나 너 좋아한다고 티내고 다녔는데 그것도 모르는 니가 괘씸해서 내마음 좀 알아달라고,
그래서 더 못살게 굴었다!!"
"그러니까...,너도 나 좋아해주면 안돼?"
꽃봉오리 |
드디어 제가 독방에만 올리던 글이 글잡으로 넘어갔네요!!! 이렇게 글잡에서 작가와 독자의 관계로 독자님들과 만날 생각하니까 막 설레궁..,, 기분좋궁...,, 이번에 올린 글은 순영이를 선두로 각각 멤버마다 시리즈별로 다른 에피소드를 주제로 잡아 13명 멤버 모두의 글을 완성시킬 예정이에요! 다 완성한 후에는 암호닉분들에게 텍파를 메일링 해드릴 생각입니다! 첫번째 타자인 순영이 글 다들 잘 읽어주시고 암호닉은 지금부터 자유롭게 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