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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을 읽으신 후에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
눈을 뜨자 보인 건 온통 검은빛, 이런 게 사후세계란 건가 픽-웃어보인 나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늘도, 땅도 온통 검은색뿐인 이곳에서 홀연히 밝은 빛을 발하는 파란색이 시선을 이끌었다. 죽기 전 마지막으로 떠올린 파란대문. 파란대문이 눈 앞에 있었다. 검은색뿐인 이 땅에서 파란색인 그 것은 매우 이질적이었지만, 매우 아름다웠다. 나는 무언가에 홀리듯 문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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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만 파란빛을 띄었던 것인지 대문 안은 대문 밖과 별 다를바 없이 온통 검었다. 밤하늘 속에 들어온 것 마냥 검고, 또 검었다.
모든 것이 검은 빛을 띄는 세상 속에 붉은 주황빛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가 눈에 띄었다. 그는 내가 들어오는 것도 눈치채지 못 한 것인지 고개를 푹 숙인채 그저 의자에 파묻혀 앉아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 여기는 어딘가요? 전 죽은건가요? "
그는 나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은채 시계만 바라보더니 이내 생뚱맞은 대답을 해댔다.
" 아, 이번엔 삼초 늦었네. "
그가 푹 숙인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맞추더니 내게로 다가와 그의 커다란 손으로 내 눈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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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그꿈이다. 푸른 하늘을 닮은 파란색, 그 하늘을 닮은 파란대문. 녹슬어 버린 나에겐 너무나 과분한 파란색.
꿈속에서는 그리도 선명했던 파란색이, 눈을 뜨면 서서히 색을 잃어 가는게 싫어 나는 여느때와 같이 눈을 감았다.
다시 그 대문이 눈에 띄었으면,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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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하게 눈을 뜨자 여느때와 같은 교성이 들려왔다. 아..ㅆ 잠깐..나 지금 뭔갈 잊어버린 느낌인데..?
그저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그럴꺼라 치부한 나는 곧바로 겉옷을 챙겨 뛰쳐나오듯 집을 나섰다. 주머니를 뒤적거려 라이터와 담배 몇 개피를 찾아낸 나는 후- 한숨을 크게 내쉬고 옥상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일한 곳. 이 곳에 오면 마음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어 종종 찾곤 했었다.
여느때와 다를 바 없이 담배에 불을 붙이려던 나는 아, 이젠 끊어야겠다 싶어 남아있던 모든 담배를 반으로 부숴 난간 밖 저 멀리로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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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끊겠다 다짐한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았건만, 망할 니코틴은 내 손을 잠시도 가만두지 않는다.
담배를 사러 편의점으로 향하던 중 붉은 주황빛의 남자가 내 어깨를 강하게 잡아왔다.
" 왜? 왜 버렸어? 그럴리가 없는데..."
남자는 거칠게 내 어깨를 흔들며 물어오더니 이내 시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이상하다. 오차는 없는데. "
나는 술을 먹은 것 같지는 않은데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남자를 보며 기분이 상하면서도 동시에 측은한 느낌이 들었다. 젊은 사람이 벌써부터 술에 의존하는 건가. 이것 좀 놓으라고 몇번이나 말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 남자에게 이제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은 잡힌 어깨가 아려왔다.
" 저기요, 이것 좀 놓으시라구요 "
"...이상하다 이럴리가 없는데, 뭐 시간은 돌리면 되니까. "
말을 끝마친 남자는 이내 나에게 다가오더니 그의 큰 손으로 내눈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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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파란대문 꿈을 꿨다. 잊을 만 하면 꾸는구나.
나른한 눈으로 두어번 눈을 깜빡인 나는 잠이 덜깬듯 몽롱한 느낌에 잠을 깨려 화장실로 항했다.
세수를 하려 머리를 묶는 도중 귀 밑부분에 희미한 문신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티도 나지 않을 정도로 희미한 그 글자를 읽으려 무척이나 노력한 결과 infinitus라는 글자란 것을 눈치챘다. 갑자기 생겨난 문신에 의아함을 느낀 나는, 뜻을 알고 나면 무언가 떠오르지않을까 하며
infinitus를 검색해보았다.
라틴어로 무한한,이라는 뜻이라는데 왜 이런 문신이 내게 생긴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문신한 기억은 없는데.
의아함을 느끼며 한참을 문신을 바라보던 나는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어머니겠지 싶어 시선을 거울에서 떼지않고 말했다.
" 엄마 왜? "
"..."
아무대답없음에 이상함을 느낀 나는 거울에서 시선을 떼 옆을 바라보았다.
붉은 주황빛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가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두려움에 뒷걸음질쳤지만 이내 벽에 닿아 더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 ㄴ..누구세요? 어떻게 들어오신거에요? 문이 열리는 소리는 못들었는ㄷ.."
남자는 내 말은 들리지않는다는 듯이 내게로 다가오더니 이내 목에 새겨진 문신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 눈치챘네? 이번엔 좀 빨랐어. "
남자는 그말을 끝으로 내 눈을 그의 커다란 손으로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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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마자 보인 것은 끝없는 어둠이었다.
몸을 일으켜 상황을 파악하던 나는 익숙한 파란대문이 눈에 띄었고, 이내 꿈 속임을 알아차렸다. 무언가에 홀리듯 파란대문에 다가간 나는 가볍게 열리는 문을 밀고 대문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대문 안은 파란 대문과는 다른 공간인듯 검은빛으로 가득차있었고, 그 속에 붉은 주황빛의 남자만이 빛나고 있었다. 남자는 나를 대문안에 들어선 나를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 이제야 오차가 없네. "
나는 그에게로 다가가 물었다.
" 여기는 어딘가요? 저는 죽은건가요? "
그는 내 목의 문신을 쓰다듬으며 내 물음을 무시한채 물어왔다.
"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
"..무한한. 맞죠? "
남자는 몇 차례 크게 웃더니 나에게 진지하게 답해왔다.
" 맞는데 틀려. 인피니투스. "
"..."
" 네 숙명. "
나는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맞는데 틀리다니..
골똘히 생각하던 나에게 남자가 다시 물어왔다.
" 하루가 몇 시간인지 알아? "
" 당연하죠. 24시간 아닌가요? "
남자는 나에게로 다가오더니 목을 덮은 머리카락을 살며시 치우고는 희미한 문신에 입을 맞췄다.
" 이번엔 잘 생각해봐. "
* 암호닉 * |
열원소 핑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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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 제 글에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사랑스런 독자님들 사랑합니다ㅜㅜ
앞으로도 글 열심히 쪄올게여ㅜㅜㅜ
혹시 이해 안가시는 부분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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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