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안녕?"
여름의 뜨거운 햇볓이 내리쬐는 길가에서, 아이가 물어왔다.
물었다, 아이가
w.NAMU
성용은 미칠 지경이었다. 해외구단으로 이적한지 벌써 반년, 슬럼프가 와버린 탓이다. 공을 차도 차는것 같지 않고, 경기를 뛰어도 뛰는것 같지 않고. 어쩌다 찾아온 기회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경기를 망쳐버렸다. 선수들은 물론이거니와 감독님도 저를 굉장히 걱정하는것이 느껴졌다. 그때마다 그 걱정에 감사함과 동시에 죄책감이 들었다. 슬럼프는 나아질 기미도 보이질 않는데, 시즌은 진행되고. 물론 제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팀도 아니다. 1군 상위팀은 쉬이 얻기 힘든 명예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미안한거다. 그런 저에게 많은 걱정과 위로, 관심을 건네주기 때문에.
결국 성용은 거의 있지 않은 특별휴가를 얻었다. 슬럼프가 온 상태로 팀에 있어봐야 나아지는것도 없으니, 특별휴가동안 너 하고싶은거나 하고 오라고. 다른 선수들의 반발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생각 외였다. 그만큼 제가 위태로워 보였나. 조금 자책하면서도 성용은 그 배려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지금 향한곳은 한국이었다.
한국에 도착해서도 딱히 신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냥 제 사정 아는 친구들 좀 만나고, 술좀 마시고. 제 훈련장도 찾아가보고, 이적하기 전 함께한 선수들 만나러 가보고. 그냥저냥 휴가답지 않은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휴가를 이틀정도 남긴 시점에서 성용은 제 고향을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부모님좀 뵙고, 고향도 들리고 겸사겸사. 그래서 아침부터 기차를 타고 이곳으로 내려와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시골이기 때문에 버스의 배차간격은 굉장히 긴 편이었다. 한번 놓치면 한두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는. 그리고 성용은, 그 버스 한대를 눈 앞에서 놓치고야 말았다.
"에이씨, 이 땡볕에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거야."
더운 햇살, 뜨거운 열기, 높은 온도. 최악이었다. 더더군다나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자그마한 버스정류장은 낡을대로 낡아있어 제 기능을 해내지 못했다. 벽은 허물어질대로 허물어져 있었고, 조그마한 의자는 앉기만 하면 부숴져 버릴듯 위태로워 보여 쳐다보기만 해도 불안해졌다. 그 외에는 모래로 이루어진 길과 낡아서 글자를 읽기조차 힘든 버스정류장을 나타내는 기둥 하나뿐이었다. 성용은 참기 힘든 짜증에 주머니에서 담배곽을 꺼냈다.
담배는 운동을 하는 선수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피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정말로 힘들때, 슬럼프라던가 어떠한 일이 생겼을때. 막다른 길인마냥 힘이들때 한번씩 손을 대곤 했다. 그리고 지금이 그때였다.
마지막 남은 돛대를 꺼내들고 불을 붙였다. 하얗게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는 담배냄새는 언제 맡아도 그다지 좋은 냄새는 아니었다.
성용은 손에 든 빈 담배곽을 힘을 주어 쥐었다. 바각, 소리를 내며 힘을 주는대로 제 모습을 잃어갔다. 볼품없이 이그러져버린 담배곽을 원래 모습대로 대강 펴준 성용은 이내 쯧- 소리를 내며 다시금 힘을주어 이그러트렸다. 힘을 주면 주는대로 망가지는 모양이 꼭 저같았다. 다시는 원래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예전의 모습만을 흉내내는것까지도.
볼썽사납게 망가져버린 담배곽을 땅으로 던져버렸다. 쓰레기를 들고가기는 싫고, 주변엔 쓰레기통도 없고. 그때였다.
"아저씨! 그거 버리는거 아니야! 버리면 안돼!"
어린 아이가 빼액 소리치며 제 바짓단을 붙잡고 늘어졌다. 휘청, 성용의 긴 다리가 크게 흔들렸다.
"아, 씨발!! 이건 뭐야!"
"식빵?"
아이의 까만 눈이 저를 향했다. 제 허리까지도 채 오지 않는 아이는 고개를 뻣뻣하게 올려 저와 눈을 마주했다. 당황한채로 눈을 마주하던 성용은 이내 말을 정정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아이에게 욕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
"어,어어…식빵."
흐지부지 식빵,식빵 거리며 낡아빠진 의자에 앉았다. 그러나 한 여름의 태양은 무시할만한것이 아니었다. 성용은 금세 뜨겁게 달궈진 낡은 의자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아, 시발, 존나뜨거워.
어쩔수 없다. 성용은 정류장 뒤 얕은 그늘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핸드폰을 켰다. 집에 계신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데리러 와달라고 할 참이었다. 이 미친듯한 더위에서 한두시간을 어떻게 기다려, 차라리 욕좀 먹고 말아야지. 그러나 그런 저를 비웃듯 통화권 지역 이탈이라는 글자가 떴다. 아,아,아…!어떻게 이런 깡촌에서 핸드폰도 안터져! 성용은 짜증을 내며 핸드폰을 높게 치켜들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연결되는곳을 찾아 이리저리 한참을 움직였다. 그러나 통화권 이탈이라는 글자는 얄밉게도 사라지려는 낌새가 없었다.
"아저씨, 뭐해?"
그리고 아이는 그런 성용의 뒤를 그림자마냥 졸졸 쫓았다. 아저씨 뭐해, 아저씨 뭐하는거야? 선천적으로 아이를 좋아한다 해도, 이런 상황에서도 웃으며 놀아줄 성격은 안돼는 성용은 큰소리 칠 태세로 아이를 뒤돌아 보았다. 그러나 아이는 저를 보고있지 않았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반대편, 산 언덕배기를 보고 있었다. 큰 소리를 치려던 성용은 아이의 시선이 닿아있는 곳으로 제 시선을 옮겼다. 뭐가 보이나? 그다지 크지 않은 눈을 좁게 뜨며 아이가 보는 무언가를 찾기위해 노력했다. 한 이삼분 지났을까, 아이가 보는것을 찾는 제가 우스워져 헛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거뒀다. 아이는 묘하게도 저를 보고 있었다. 제가 버렸던 담배곽을 들고.
"너, 뭘 보던거야? 쓰레기는 왜 들고 있고."
"……."
아이는 답이 없었다. 그저 저를 빤히 올려다볼 뿐이었다.설마, 제 까칠한 말투때문이려나 싶어 아차 했다. 삐졌나? 놀랐나? 어쨌든 아이와 대답하기 위해 허리를 굽혀 시선을 마주한 때였다.
"아저씨, 나랑 축구공 찾으러 가자."
입을 연 아이는 뜬금없게도 제 손을 붙잡고 축구공을 찾으러 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성용은 저도 모르게 그 손을 뿌리쳐 버렸다.
"…어, 미, 미안."
시체의 손을 잡은 기분이었다. 그만큼 소름끼치도록 차가웠다.
황망히 제가 뿌리친 손을 내려다 보는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어린애한테 무슨짓이야, 한심하게. 저 스스로를 자책하며 성용이 입을 열었다.
"거기, 공 잃어버린곳, 멀어?"
조심스레 물으며 아이의 손을 감싸쥐었다. 소름끼치도록 차가운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런일로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었다. 그런제 맘을 알아주기라도 하는양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제 손을 맞잡았다.
"응? 거기 멀어? 버스 오기 전에는 와야하는데."
"여섯시에 우리 엄마아빠 시내에서 오는데, 그 차 타고가, 아저씨. 축구공 찾아야 한단말이야."
조르듯 말하는 아이였지만 짜증은 나지 않았다. 여섯시에 오시는거 확실해? 응, 맨날 그래. 그래, 그럼 가자. 진짜? 아이가 밝게 웃으며 되 물어왔다.
성용은 말 없이 아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발을 옮겼다. 그런 제 손을 아이는 꽉 잡고 놓지 않으려 했다. 고사리마냥 작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물론 뿌리치기는 쉬웠다. 그 조그만 손이 아무리 힘을 써봐야 성인남자를 이길 수 있을까. 그러나 그 작고 작은손에서의 힘은 단단하고 견고해서, 뿌리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공 어쩌다 잃어버렸어?"
의외로 살갑게 말할줄 아는 성용은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했다. 처음 본 사람과는 아이든 어른이든 다가가기 쉽지 않은 저임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는 예외였다. 마치 오래 전부터 친했던 아이를 돌보는것 마냥 편했다. 축구공을 찾는다는 말에 지겨우면서도 반갑기도 했다.
"응, 친구랑 놀다가, 흙에 파묻혔어."
"흙에? 어쩌다가?"
대답없이 히, 하고 웃은 아이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점점 산속 깊은곳으로 들어가자 빠져 나올수는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 옆의 아이는 빠져나오는 길은 잘 알겠지. 낙천적으로 생각하며 계속 걷던 성용은 문득 이 길이 굉장히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아저씨는 여기 왜 돌아왔어?"
"여기? 아저씨가 어릴때 자란 곳이거든. 아저씨 부모님도 여기 계시고. 아저씨는 외국사는데, 특별휴가 받아서 잠깐 온거야."
"특별휴가? 아저씨 칭찬받을일 했어? 받아쓰기 백점맞았구나?"
"뭐, 받아쓰기?"
푸하하, 크게 웃음을 터트린 성용은 아이를 내려다 보았다.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단 눈빛으로 저를 올려다 보는 아이를 안아들어 목마를 태웠다.
"우, 우와아- 아저씨 짱이다! 울 아빠도 안해주는데!"
"아저씨 짱이지? 그럼 이제 형아, 해봐. 아저씨 아직 스무살 갓 넘겼단 말이야. 따라해봐, 성용이 형아-"
성용이 형아 해보라니까아-? 성용의 재촉에도 아이는 흥분한듯 이리저리 고갯짓으로 둘러보기만 할뿐, 형이라 부를 생각은 없는듯 해 보였다. 성용도 딱히 그렇게 듣고 싶었던건 아닌지 더이상 재촉하지 않고 아이가 다치지 않게 꽉 잡아주었다. 기분도 나쁘지 않은듯 낮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어, 아저씨! 여기야! 내려줘!"
얼마나 걸었을까, 아이가 도착했다 말하며 목마에서 내리기 위해 버둥댔다. 어어 그래, 가만있어, 위험해. 바둥거리는 아이를 다치지 않게 내려준 성용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리 봐도 낯설지를 않았다. 오히려 지독하리만치 익숙했다. 그러나 기억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대체 뭘까.
목마에서 내려온 아이는 종종걸음으로 흙 언덕을 기어올라갔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지 몇년은 되었을 법한 언덕은 아이 혼자 올라가기에는 위험해 보였다. 재빨리 아이를 쫓아 흙 언덕을 올라간 성용은 인상을 찌푸렸다. 무슨 산사태가 휩쓸고 지나간것마냥 엉망이었다. 애는 무슨 이런데서 공놀이를 하고 그래. 혼자 중얼거리며 아이에게 말을 건넸다.
"여기 맞아? 산사태 일어난것처럼 엉망인데 뭐 여기서 공놀이를 하고 그랬어."
"응, 여기 맞아….아저씨, 저기. 저기좀 찾아줘. 저기에 내 축구공 있단말이야."
다급한듯 재촉하는 아이의 목소리에 성용도 덩달아 마음이 급해졌다.
| 올 찾아따!!!! |
요약글 이케 쓰는거 맞져??? 오아아아아!!!!!
쑨환글만 네개 투척했던ㅋ 아련으로만 파고들었던ㅋ 잉여예염... 혹시 쑨환때문에 오신분들 계시면 데뎡... 쑨환은 가뭄에 콩나듯 쓸것 같애여ㅜㅜ
사실 기구 여기서 자를게 아니라 더 잘라서 상,하로 끝내야 하는데 컴 고장ㅋ 모처럼 온 피씨방에서 끝냅니다...!! 고로 다음편은 언제나올지 몰라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헤헤ㅔ헿 재미도 없는데 보는분도 없겠쪄 머! 그래서 그 머야 그거 상,중,하로 나눠여... 본의아니게 중이 하나 추가되땅
기구가 없으니 제가 자급자족..ㅋ... 근데 발로 쓰는게 함정 겁나 필력도 딸리고 스토리도 병맛이고 기구가 기구 안같은게 함정..ㅋ... 그게 접니당
전 회원분들을 스릉흡므드 가끔 덧글보러 올때 로그인 안돼있음 보러오기 더럽다만... 그래도 비회원 분들께 보이고 싶지 않아 뿌끄러우니까!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지도 몰겠슴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론은 스릉해여!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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