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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in the morning, they are…





아침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밝은 햇빛이 잠을 깨우기 보다는 오히려 반쯤 깬 노곤한 몸이 더 피곤해지는 느낌에 조금만 더 침대에 파묻혀있고 싶은 기분. 하지만 스물 넷의 나이에 그 정도를 이기지 못해서야. 처음 몇 번은 푹 퍼져있는 그가 귀여웠지만, 지금은 보고 있으면 답답해서 한숨이 푹푹 나온다. 아침 식사야 내가 준비하면 된다지만, 아침부터 수업이 있으면서 팅팅 부어서는 일어날 생각조차 않으면 어쩌라는 건지. 손에 들린 침대보는 바닥에 잠시 내려놓고, 바닥에 반쯤 누워 꾸벅꾸벅 졸고있는 쑨양에게 다가가 겨우 일으켜 세우고는 주방으로 떠밀듯 보냈다. 


머리엔 까치집을 지어서, 부루퉁한 얼굴로 뚱하니 아침식사를 앞에 두고 앉아있을 것이 뻔하지만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일인지라. 바닥에 내려놓았던 침대보를 다시 들어올려 세탁기 안에 던져넣었다. 침실과 베란다가 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새삼 감탄하며, 세탁기를 작동시키고 혼자서는 절대로 밥을 먹지 않는 그를 달래러 발을 옮겼다.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그를 보고 살짝 웃었다.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던지, 그는 꾹 닫혔던 눈을 살짝 뜨고 수저를 들었다. 밥… 다 식었어요. 깬지 얼마 되지 않아 잠긴 목소리로 그는 내게 투정을 부린다. 그러게 왜 빨리 안 먹어. 누구덕에 아픈 허리 붙잡고 아침밥을 대령했는데 돌아오는 투정은 받아줄 마음이 제로다.


다시 입이 비죽 튀어나와서는, 숟가락 한가득 밥을 담아 입에다 넣는 쑨양을 흘끗 쳐다보고는 나도 젓가락을 들었다. 우물우물, 부스스한 모습으로 밥을 씹는 그를 보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불과 두어달만에 새로운 일상이 찾아왔다는 사실 - 잠에 취한 그와 마주앉아 간단한 아침을 먹는다던가, '쑨, 얼른 먹고 씻어. 아침 강의 있잖아.' 하고 잔소리를 한다던가 - 을 깨달았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이렇게 일찍 일어나지도 않았었는데. 듣지 못한 알람소리에 허둥지둥 출근하며, 아침은 편의점 삼각김밥 몇 개와 우유 두 팩으로 때웠었다. 그땐 몰랐었지, 샛별마냥 반짝 하고 나타나서는 내 일상을 이렇게 완전히 바꿔놓을 줄이야. 물론 조금, 아주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


사실 지금 씹고있는게 밥인지 뭔지 구별도 안 갈 만큼 피곤하다. 태환의 기척이 느껴지자 마자 식탁 위를 더듬어 수저를 찾아내고 밥이라고 생각되는 하얀 실루엣으로 손을 향했다. 기계적으로 흰색을 뜨고, 입에 넣고, 씹고, 넘기고를 반복하다보니 조금 정신이 들었다. 대체 왜 이렇게 피곤한거지…. 잘 생각해보니 졸업반이라 넘쳐나는 과제에 리포트를 하루 종일 하다가 오랜만의 휴일을 태환과 보냈더니, 내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나보다. 원래 아침잠이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태환보다 내가 체력이 낫다고 생각했는데. 아침마다 멀쩡한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가끔은 무섭다. 직장인은 대단한 것 같다. 


쑨, 벌써 8시야. 가서 씻어. 밥그릇을 비우기가 무섭게 태환이 나를 욕실로 쫓아보냈다. 대학생이 되어 애인과 함께 살아도 고등학생 때 부모님과 함께 살았을 때와 별로 달라진게 없다며 혼자서 또 꿍하니 속상해하고 있었다. 그래봤자 닫혀있는 화장실 문 너머의 그는 내 기분을 알리가 없으니, 마음을 비우고 샤워기를 틀어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여튼 깨끗하게 씻었다. 퉁퉁 부었던 얼굴이 붓기가 좀 빠지니까 그럭저럭 원래의 모습을 찾은 것 같았다.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고, 따뜻한 물을 틀어서 습기가 가득해 숨이 턱-하고 막혀오는 욕실 문을 열었다. 찬 공기가 피부에 닿으니 기분이 더 좋아졌다.


시계를 보니 8시 10분. 지하철을 타고 간다고 생각 했을때 미친듯이 뛰어가면 간신히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충 머리를 말리고 옷도 허겁지겁 껴 입고는, 짜증나는 심리학 교수의 강의를 위해 달릴 준비를 했다. 신발도 대충 구겨신고 태환의 배웅을 기다리고 있는데 - 아무리 바빠도 그의 얼굴은 꼭 보고 나가야 한다 - 태환이 프린트물을 한가득 담은 종이가방을 내 손에다 쥐여줬다. 과제 안 들고 갈거야? 아 맞다, 프린트…. 하마터면 조원들에게 욕이란 욕은 다 들을 뻔 했다. 그에게 고맙다고 살짝 웃고는, 고개를 숙이면 보이는 태환의 이마에 살짝 입술을 갖다 댔다. 다녀 오겠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벙져있는 태환의 모습을 뒤로하고, 진짜 죽을 힘을 다해 지하철 역으로 뛰어갔다. 지하철 어떻게 타지.



***


아침마다 쑨양의 애정행각을 받는 것은 이젠 익숙한 일이지만, 가끔씩 이렇게 기습을 당할 때면 놀라게 된다. 동거한지는 두달 조금 넘었고, 연애한지는 1년 조금 넘었나. 그런데도 이렇게 설레는걸 보면 나도 중증인 듯하다. 현관 앞에서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세제를 넣으라며 삑삑거리는 세탁기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베란다로 가서 세제를 넣었다. 출근도 안하겠다, 미뤄뒀던 어젯밤의 뒤처리나 하자 싶어 침실로 돌아와 문제의 매트리스를 들어냈다. 잠시 고민하다가, 얼룩이 묻은 그 부분만 닦아내보기로 했다. 수건으로 닦아내고, 세제를 묻혀서 다시 한번 더 닦고. 물티슈로 세제를 씻어낸 후 드라이기로 말려서 방향제를 뿌렸다. 그와 함께 살고 있자니 주부가 된 것 같으면서, 왠지 모르게 어머니가 생각났다. 지금쯤 아버지와 관광을 다니고 계실테지. 어디 다치신 곳은 없겠지, 하고 괜히 문자 메세지를 보냈다. 


외국에 계신지라 당연히 답장을 못하신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 섭섭함을 느끼며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서 창을 넘어 쏟아지는 따뜻한 햇볕을 쬐며 웅웅거리며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나른하게 맑은 날의 오전을 즐기고 있자니 잠이 다시 쏟아진다. 어차피 나갈 곳도 없어서 간단히 세수만 한 터라, 거실에 굴러다니는 쿠션을 하나 주워서 베고 눈을 감았다. 집안 청소도 해야되고, 곧 있으면 탈수될 빨래도 널어야 하지만, 우선 오랜만에 찾아온 휴일을 느긋하게 보내기로 했다. 으아. 쭈욱 기지개를 켜고나서, 햇빛이 가득한 거실에 드러누워 잠을 청했다. 따뜻한 기운을 받으니 몸이 나른나른한 것이, 방금 전 그의 입술의 감촉이 다시 떠오르게 했다. 뭔가 마음 한 구석이 간지러웠다.



***



아침 강의는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괴짜인 심리학 교수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뿌듯함을 느끼며, 일주일 남은 그룹 과제를 위해 조원들을 불러모아 간단하게 앞으로의 계획을 점검했다. 이제 두 과목만 더 들으면 태환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히- 하고 혼자 바보같이 웃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전화해서 그의 목소리나마 듣고 싶지만, 아마도 그는 열심히 집안일을 하고 있을테니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다. 


오빠, 애인 생각은 그만하고 집중 좀 해요!

남자가 그렇게 코꿰여서는..정신 차리고 얼른 이거나 봐라.

오늘 제출해야할 경제학 과제의 두께만큼 두툼한 프린트 물을 보며 나는 다시 눈물을 머금었고, 이젠 보기만 해도 토할 것 같은 검은색 글자들의 향연에 넋을 놓았다.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 팔락팔락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이십여분간 지속되고, 적당히 과제 마무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후 간단한 점심을 먹고는 각자 강의를 들으러 갔다. 배가 불러서 잠도 오는데 제대로 수업을 들을 수 있을지 걱정하며, 오늘의 최대 고비인 경제학 수업을 들으러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에 그를 그렇게 쉽게 놓아주는게 아니었는데. 뒤늦은 후회를 하며, 이제 10분 남짓 남은 시작 시간에 맞춰 가기 위해 다시 열심히 달렸다. 



***



웅웅하고 휴대폰 진동소리에 깨어나서 휴대폰을 확인했더니 메시지가 와 있었다. 그것도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어투의.


[뭐해요? 보고 싶어요.]

강의나 들어, 하고 맵차게 보내면 잔뜩 삐쳐서 저녁 때 나를 괴롭게 할 것이 분명하고. 나도, 하고 보내자니 내가 부끄럽다. 낼모레면 서른이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것도 웃겨서 그냥 선심 쓰기로 했다. 조금 창피하더라도 두 글자에 나도 편안하고 그도 행복해 한다면 - 수업 듣다가 또 바보같이 웃으면 어쩌나 싶다만 - , 굳이 망설일 필요가 없으니.


[나도]


확인 버튼을 누르는데, 다시 마음 한 구석이 간질간질하다. 아우, 열나. 괜히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시계를 보니 1시 40분. 아침이 다 지나버린 것에 아쉬워 하며, 이젠 빨래를 널러 일어났다. 집안 청소는 쑨양 시켜야지.








 ▶ 열심히 썼는데 분량은 안 나오는 불편한 진실...들여쓰기 했는데 왜 안되냐며 ㅠㅠ

쑨양은 저 문자 받고 학점을 감점...ㅋ...바보같은 남자 사랑합니다 S2S2S2

시험기간이라 코피 터질 것 같지만..씻을 시간을 줄여보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글 봐주시는 녀러분들 사랑해요(핱핱)


※ 연재 주기는 일정하지 않습니다. ㅠㅠ 시험기간이라..

하지만 다음주까지는 수요일 혹은 그 전에 나올거여요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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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아완전달달ㅜㅜㅎㅎ암호닉걸어도돏까요??잼이요!!!꼭챙겨볼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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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녕하세요!!으어어엉ㅇ작가님숨은금손이셧꾼요ㅠㅠㅠㅠㅠ왜이제발견했나불현듯후회가밀려옵니다ㅠㅠㅠㅠ작가님의자연스럽게넘어가게더술하는게대단한거같아여!! 막읽는게슝슝넘어가는게되게재밌는거같아서ㅜㅜㅠㅠ작가님자주오셔야합니다ㅠㅠ시험잘치루시구요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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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금손작가님이나타나셧다 !!ㅠㅠ저도바보쑤냥좋아옇헿ㅎ작가님셤공부힘내세요 !!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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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재재재밌어요ㅠ! ㅋㅋㅋㅋㅋㅋ 아 저도 시험 기간인데 매일 이러고 있내요 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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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ㅜㅜ완전 좋네요! 우와 ㅠㅜㅜㅜㅜ 좋아요 이런거 좋아요 ㅠㅜ 뭔가 따뜻하고 막 그르네요 ㅠㅜㅜㅜ 어헝 시험 힘내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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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 마림페어리 ]
이 커플의 하루 시작이 평범한듯 하지만 그 속에서도 깨알같은 상콤함이 느껴지네요~^^
태환이 쑨양 땜에 정말 주부가 되어가는군요 {>-<} 그런데 저렇게 살림잘하니깐 정말 예쁜 새색시 같아요 ㅎㅎ
쑨양은 학교가서도 태환생각이군요 ^L^ 이커플 앞날이 달콤함으로 다가오는건 기분탓이겠죠? ㅎㅎ
읽으면서 일정하게 태환과 쑨양의 시점이 바뀌는거 참 좋네여 ^-^

다음편도 설레는 맘으로 기다릴께요 ^^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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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머야 나 이글 프롤을 왜 못봤지? 대박사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롤 복습하고 올게요. 그러니 내 암호닉 받아줘요. 아스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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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대박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왜프롤ㄹ을못봤지진짜대박...작가님스릉흔드..암호닉신청되나여ㅠㅠㅠ태쁘태쁘 암호닉 신청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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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대박 재밌어요~~소소하고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오히려 더 잔잔하게 와닿는거 같아요~♥암호닉 신청합니다!! 아와레^^에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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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안녕하세요!글 잘읽었어욬ㅋㅋㅋ제가 암호닉 신청하려구욬ㅋㅋㅋㅋ받아주세욯ㅎㅎㅎ제암호닉은 우구리에요기억해주세요!그럼이만!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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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암호닉 된다면 태꼬미 신청할께요! ) 으허헣ㅎ.. 이런 소소하고 귀여운 일상이야기 너무 좋은것같아요ㅠㅠ♥ 새색시마냥 집안일도 잘하고, ㅂ..밤일도 ?! 아니 아무튼 다 잘하는 태환이랑 귀요미돋는 우리 쑤냥이랑 ^▽^♥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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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양갱]
작가님 그거아세요?
내가 작가님 오늘부터 사랑하기로함.............................하 조타..............힘내주세요!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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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핳 완전 대바규ㅠㅠㅠㅠㅠ 제가 진짜 좋아하는분위기예요ㅠㅠㅠㅠㅠㅠㅠㅜ
달달한 분위기너무조으네요 헤헤 암호닉 신청하고가요 뺑 입니다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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