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dern RED
+능력없는 작가는 bgm을 어떻게 넣는지 몰라요 ㅠㅠ 하지만 오늘의 bgm은 '규현 - 우리가 사랑한 시간 '입니다. 함께 들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브금 넣는 법 아시는 분은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자비를 베푸소서ㅠㅠ댓글과 추천은 큰 힘이됩니다ㅠㅠ 암호닉은 항상 받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행쇼❤️
전원우의 마지막 말을 듣고 나서 흐른 정적은 약 10초.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어놨다.
'내가 먼저 대화를 이어야 하나? 뭐라 말하지? 그냥 웃으면서 장난치지 말라고 해야하나?'
....
그래, 평소처럼 장난이겠지. 이런 말을 한건 분명 처음이지만, 우리 사이에 진지함은 기대하면 안되는거니까 웃자- 라는 결론을 내리고 전원우의 눈을 바라본 순간, 입이 얼어붙었다. 슬픈 눈이었다. 그리고 많이, 아주 많이 화난 듯 했다. 당황한 마음에 사레가 들려 헛기침을 해대자 평소처럼 전원우는 나의 등을 두들겨주었다. 한참을 콜록거리다가 ,기침이 잦아들었을 때 전원우와 나는 다시 서로를 쳐다보았다. 누구보다 편하고 친하다 생각했던 우리 사이에 알수 없는 정적과 묘한 기류가 난 마냥 어색하기만 했다. 하지만 전원우는 낯설지만 익숙한 눈빛을 하고는 흔들림 없이 나를 쳐다봤다. 나보다 조금 더 용기가 있었던건지 전원우는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친구 맞아. 맞는데, 근데...."
"..."
"뭐가 뭔지 모르겠어. 봉영희"
전원우가 가까워졌다. 자꾸만 이러면 안되지-하면서도 기대하게 되고, 하지만 그 후의 어색해지고 이도저도 아니게 될 우리의 상황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전원우의 입술이 나에게 닿았다.
1초, 2초, 3초
짧은 뽀뽀였다.
혹여나 다른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올까봐 마음을 졸이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나에게 입을 맞췄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난 짧은 3초의 시간 동안 눈을 감지 않았다. 그에반면 전원우는 눈을 감은건지 내리깐건지 모르겠지만 일어서다만 엉거주춤한 자세로 허리를 굽히고있었다. 전원우는 속눈썹이 참 길었다. 그레서 답지 않게 이뻤다.
전원우의 입술이 나에게서 떨어졌지만 전원우는 여전히 일어선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분명 생각을 정리 중 일 것이다. 나와 달리 차분한 전원우라서 골치 아픈 일이 있거나 복잡한 일이 있으면 눈을 감은 채 허리에 손을 얹고 가만히 잠자코 있는다. 이윽고, 원우는 눈을 떴고 괜시리 나는 마음이 두근거렸다. 사귀자고 말하면 뭐라고 답해야할지 답변을 생각했다.물론 긍정적인 답변.
하지만 전원우는 사귀자는 말 대신 미안해- 라는 말과 함께 교실을 나갔다.
전원우와 키스하기 전, 긴 정적 때 든 생각보다, 더 많은 생각과 감정이 오갔다. 나를 농락한건가? 나, 농락 당한거야 전원우한테?
전원우는 그 다음 교시와 다다음 교시 모두 들어오지 않았다. 걱정이 되지않았느냐고? 그건 착한 드라마 여자주인공들에게서만 들 수 있는 감정이었다. 나는 분노를 지나쳐 분개한 상태였다. 하지만 난 어쩔수 없는 우리학교 대표 전원우 보호자였이기에 걱정이 됐다. 아픈걸까? 지가 무슨 소녀도 아니고 뽀뽀한번 했다고 열병이라도 난건지, 도민준인가- 뽀뽀하면 아픈거.. 아닌데 침은 안묻었을텐데- 라며 말도 안되는 생각들로 종례까지 시간을 흘려 보냈다.
가방을 메고 교실을 나오기 전 우리 담임쌤인 홍지수선생님께 전원우의 부재를 일렀더니, 원우는 점심시간에 조퇴증을 가지고 조퇴를 했다고 한다.
"아니 썜은 무슨 조퇴를 아무데나, 누구나 다 시켜줘요?!"
"아니야 영희야 ~쌤은 원우가 진짜 아프다고해서 집 보내준거야~~ No problem"
"그걸 믿으면 어떡해요 쌤! 노 프라블럼은 무슨 완전 예쓰 프라블럼이에요!!!!"
괜히 지수쌤한테 틱틱거렸다.
좀 죄송하지만 지수쌤은 착하고 제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시는 우리 학교 최고의 선생님이시니까 분명 이해해주실거라며 스스로 합리화하였다.
저번에 전원우랑 마지막으로 싸운 돼지사건 이후로 전원우 없는 하교길은 처음이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서인지 해가 일찍 져서 한밤 중과 같은 거리의 모습은 낯설었다. 매일 걷는 길이지만 전원우랑 걸을 때는 전원우의 아재개그에 정색하느라, 서로의 친구들 얘기를 하느라, 학업 얘기 하느라 한번도 그 외의 것들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전원우와 함께 있을 때 나는 한번도 전원우 이외의 것들에 눈길조차 준 적이 없었던 것 이다.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는데 전원우라는 존재가 나한테 정말 컸구나- 를 느꼈다.
전원우는 717동 나는 그 앞인 525동이었다. 같은 아파트는 아니지만, 4차선 도로를 가운데에 두고 마주보고있는 모양이었다. 지나가면서 본 717동 1504호는 불이 켜져있었다. 맞벌이하시는 원우네 부모님이 이시간에 들어오셨을 리는 없고 분명 전원우일것이다. 그래도 집에 잘 들어간 것같아 한심하게도 안심이 되는 나다.
집에 도착해서 침대에 누워 가만히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 화가나면서도 의문이었다. 미안하다- 라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갑작스러워서? 아님 내가 놀란것 처럼 보였나.. 그래도 난 그뒤에 다른 말이 있을 줄 알았다. 예를 들어 좋아해 라던가 사귀자 라던가, 근데 ! 그러고 그냥 나가버리는게 어딨어 저너누진짜..이씨
-전원우 시점-
해버렸다. 뽀뽀를. 봉영희랑.
이게 말이 되는건가? 내가 취한건가? 아니면 꿈인가? 내 허벅지를 꼬집었는데 정말 아팠다. 꿈은 아니란건데.. 차라리 꿈이면 좋겠다.
영희와 뽀뽀한 후 정신없이 조퇴증을 끊어서 학교를 빠져나왔다. 자꾸만 봉영희가 생각났다. 이쁘다고 생각했다. 길게 늘어트린, 햇빛을 받아서 밝은 갈색빛으로 빛나던 머리카락이 이뻤다.
다른 여자아이들처럼 틴트를 발라서 새빨간 입술이 아닌 옅은 복숭아색 입술이 너무 이뻤다.
돼지라고 놀리지만 통통한 볼살도 귀여웠고 눈은 항상 웃고 있었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한없이 이뻐보이니 내 감정을 내가 주체할 수 없었다. 부승관 이란 애를 페북 프사로 한거 즈음 내 알바 아니었다. 근데 화가 나서 화를 냈고, 부승관과 봉영희 의 사이가 나만큼 이라는 말을 봉영희의 입을 통해 들으니 더 화가 났다.
나는 봉영희 에게 유일한 존재이고 싶은데, 자꾸 친구라고 선을 긋는 봉영희의 입술이 미웠지만 그와중에도 이뻐서 뽀뽀해버렸다.
그리고 난 지금 거실 쇼파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네이버에 들어가서 ' 친한 친구와 키스 한 후' 와 같은 되도않는 검색어를 치고 있었다.
그 글들을 하나씩 읽어보니 결말은 사귀는 것이었다, 나도 영희랑 사귈까? 영희가 날 좋아해줄까?- 를 1시간 넘게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있었다.
사귀자는 말 하는 건 어렵지 않다. 나는 영희를 좋아한다. 하지만 만약 영희가 싫다고 하면 과연 우리는 지금처럼 마주보며 웃을 수 있을까. 같이 라면먹고 피씨방가고 노래방가고, 이 모든 것들이 불가능해질까봐 계속 망설여졌다. 하지만 이미 나는 영희와 뽀뽀를 해버렸고 나는 내일도 학교를 가야한다. 봉영희를 봐야한다.
밑져야 본전... 은 아니지만 영희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야..."
"뭐"
"니네 집 앞에 정자로 나와. 아니 지금 나오지 말고 감기걸리니까... 내가 문자 보낼게 그때 싸메고 나와. 목도리도 하고"
"...알았어"
(암호닉 시청해주신 더럽들)
별 님, 순영아 님, 닭키우는순영 님
외, 신알신 해주신 모든 분들과 읽어주신 분들 다 감사해요! 댓글은 힘이 됩니다^*^
내일은 하 로 올게요.원래는 2부짜리였는데 쓰다보니 감정선이 많아서 길어지네요ㅜㅜ 오늘 내용은 좀 질질 끈것같아서 죄송스럽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