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exist ː 공존하는
w. 하얀시계
"와, 또 니 보고싶대. 이 새끼 존나 뻔뻔하다"
소파에 눕듯이 앉아있던 찬열은 백현의 휴대폰에 뜬 카톡 미리보기를 본 것인지 이내 휴대폰 홀드를 꺼뜨리며 말했다. 그래, 내가 봐도 김종인은 뻔뻔하다. 예쁜 여자와 바람까지 났으면서도 매일 같이 날 찾는 걸 보면. 우연히 알게 되었다. 집 앞 편의점 알바의 부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집과는 조금 먼 곳에 위치했던 편의점에 갔던 날, 아주 우연히. 그리곤 깨달았다. 나만의 연인인줄로만 알았던 김종인의 연인 자리는 꼭 내가 아니어도 이미 충분하다는 걸.
"화 안나? 어? 이 새끼 안 밉냐고."
휴대폰 패턴을 풀어 카톡을 확인한 백현의 표정이 생각보다 덤덤하자 옆에 있던 찬열의 언성이 은근히 높아진다. 어릴 적부터 함께 해왔기 때문일까, 박찬열은 유독 변백현의 연애 문제에 대해선 늘 제 일인냥 예민하게 굴어왔다. 하지만 요새 들어선 그에 관한 충돌이 잦아졌고 굳이 이유로 꼽아보자면 박찬열의 예민함이 최고치를 찔러서라기보단, 누가 봐도 대인배스럽게 변한 백현의 마인드 탓이 그 이유로 아주 분명했다.
"밉지 않아. …적어도 아직까진."
불 꺼진 휴대폰 액정을 만지작 대며 백현이 말했다.
"뭐?"
신경질적인 박찬열의 말투와 함께 테이블 위 가만 놓여있던 빈 찻잔이 덜그럭 거린다. 익숙하다.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들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을때면 무의식 적으로 물건을 요동치게 만드는 행동. 그래, 사실 박찬열은 사람과 조금 다르다. 말투, 모습, 생각 모든 것이 인간과 비슷하지만 결코 인간이 아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인간과는 달리 초인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존재로써 누군가에게 상속되어 그 대상의 영혼의 친구가 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조금 낯설겠지만 수호 천사 같은 거랄까.
"하여간, 사랑에 빠진 인간들은 다 바보 등신이야."
"뭐?"
"이 까짓 새끼들 그냥 차 버리면 그만인데, 다들 그것 하나 깔끔하게 못하잖아."
'이 까짓 새끼. 아니, 종인인 원래 그런 말에 포함되는 놈이 아니었잖아.' 늘 제 편에만 서주던 그에게서 꽤나 날카로운 말을 직접 듣고 나니 고개가 푹 떨어진 백현의 작은 한숨이 들려온다. 그래도 놓질 못하겠어. 찬열의 말을 몇번이고 곱씹으며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쉽게 실행에 옮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제 사랑이 일방적으로 너무 컸었던 걸까. 백현이 한동안 말 없이 풀이 죽은 표정만을 짓고 있자 그에 찬열의 답답함이 증폭 되기라도 했는지 이번엔 얌전했던 커텐이 이리 저리 휘날린다.
"그래도 좋은걸 어떡해."
작은 한숨 끝에 맺힌 작은 읊조림. ─찬열의 눈치를 봐서 그런 것이 절대 확실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휘날리던 커텐이 멈췄다. 바닥에 고정되있던 시선을 찬열에게로 옮기니 굳어진 표정을 짓다 이내 한숨을 내 뱉는 그가 보였다. 다행이다. 혹여나 자신을 더 답답해 하며 흔들리던 커튼을 더 세게 흔들어 망가지기라도 할까 노심초사 하던 백현이었기에 이내 나름의 안도의 한숨을 뱉으려던 찰나,
"그래, 잘났어 등신아."
낮은 목소리가 들린다. 말에 담긴 내용에 순간 울컥했지만 그럴 틈도 없이 벌떡 일어서 현관으로 걸어가는 그였기에 멍청하게 말만 더듬으며 쫓아가기 바쁜 변백현이었다.
"뭐야, 너 어디가려고?"
"너랑 대화하다 화병 날 것 같아서."
"나가면 좀 풀어ㅈ…"
"신경 꺼, 안 늦어."
"근데 오늘은 비 존나 내릴거야, 너 때문에."
의미 심장한 한 마디와 함께 휴대용 우산을 챙기고 나간 찬열을 뒤로한 채 현관문은 '철컥' 소리를 내며 빠르게 닫혔고, 궁시렁 대던 백현은 다시 소파에 몸을 뉘이고 나서야 그의 말을 깨달았다. 이 곳의 날씨 선택 능력은 박찬열 손 안에 있었다는 걸. 정확히 몇분 뒤 '쏴아아'. 창 밖은 급작스레 쏟아 붓는 비에 당황한 사람들로 가득했고 평소 비를 싫어하던 백현 역시 절망 아닌 절망을 안은 채 베란다로 나가 조금 열린 창문을 꽉 닫으며 휘적 휘적 아파트 단지를 나가는 찬열을 물끄러미 쳐다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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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똥손 그 자체지만ㅠㅠㅠㅠㅠ 곱게 봐주시면 사랑해드리겠어요..♥
ㅊ..찬백 만세! 행!쇼!해!라! ㅋㅋㅋㅋㅋ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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