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dern RED
+공감능력 결여인 순영이와의 배틀연애라는 주제를 주신 [규애]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투표해주신 분들도 다 감사해요^!^
배틀연애를 써보고 싶었는데, 자신이 없어서 미루고 있었거든요..ㅠㅠ
일단은 저지르고 봅니다!재밌게 읽어주세요!
+오늘의 BGM은 '슈가볼- 이렇게 한걸음씩' 입니다!
뒷문이 벌컥 열렸다.
시상에-이게 무신 일이여!
쿵 하는 큰 소리에 놀랐지만 바로 엎드려서 다시 잠을 청했다.
눈을 감은지 한 10초 쯤 되었을까, 누가 나를 불렀다.
야- 야! 김너봉-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난 쪽을 봤더니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남자애가 서 있었다.
아무리 두발 자유인 우리학교지만, 탈색은 너무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고있을 때, 그 남자애는 나에게 황당한 소리를 짓걸이기 시작했다.
"야 김너봉 사귀자 나랑"
"뭐야 니 누군데"
"나?댄스부 수장이지! 권순영- 너 나 몰라? 그럴리가 없을텐데"
뭐지, 이 중2스럽고 인소같으며 팬픽과 매우 유사한 대사는?
쟤 뭐야 이상해, 지가 구준표야 뭐야-
"니가 누군지 관심없고- 싫은데?"
"난 너 좋은데?"
"어쩌라고"
"사귀자고! 재밌게 연애해보자 나랑"
"나 밴드부 부장인데?댄스부랑 밴드부랑 요새 분위기 안좋지 않냐?"
"그건 동아리 사정이고 , 난 너가 좋다고- 누가 밴드부 좋대?"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저런 말을 하는 권순영이 웃겼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허- 소리를 내며 실소를 터트렸다.
그래 까짓거 사귀자-
"오 개이득 점심시간에 보자 여보!"라고 말하며 골반을 빙글빙글 돌리는 이상한 춤 같지도 않은 춤을 춘다.
반응이 싸이코다.
뒷통수에다가 대고 욕을 하자 뒤돌아서 하트를 날리고 가는 권순영이다.
아니 그나저나 댄스부라뇨-
우리 학교에 연습실이 부족해서 3층에 있는 가장 크고 ,거울도 있고,방음시설도 훌륭한 연습실을 두고 밴드부와 댄스부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다.
나도 작년 최승철선배에 이어 올해 새로 부장이 되었고 ,권순영도 작년 문준휘선배에 이어 새로 부장이 된 것 같던데-
이런 식으로 첫 만남을 할 줄은 몰랐다.
지나가면서 몇 번 본 얼굴이긴 한데 댄스부 부장이었다니.
근데 나 진짜 사귀는건가, 뭔가 거기서 거절하면 지는느낌이라서 콜 하긴 했는데 권순영 맘에 안든다고!
권수녕
[님]오후 6;23
오후 6:25[ㅇ]
권수녕
[아 대답좀 완성형으로좀;;;]오후 6:25
오후 6:26[응]
권수녕
[ㅊㅋ ㄱ?]오후 6:26
오후 6:27[ㅇㅋ 어디?]
권수녕
[성수치킨 ㄱ]오후 6:27
[아 읽씹 시벙;;;]
[뭘 바라냐 빨리 쳐와]오후 6:32
"왜이렇게 늦게 와"
"오랜만에 사랑하는 사람이랑 밥 먹는데 좀 꾸몄지"
"왠열- 그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나인것?"
"돌았어?더럽게 왜이래 치킨 말이야,치킨"
"응~그러고 살아, 치킨 구경만 하고 갈래?오랜만에 캐리할라했더만"
"잇힝!쑤뇽이 사랑해!!!!"
원래 치킨이 법인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권순영은 나의 물주기 때문에 이렇게 해주는 거지 절대 내가 권순영보다 발리는게 아니다.
내가 만나주는거다.
내가 애교 한번 부렸다고 입이 귀에 걸려가지고 "그럼 뽀뽀-" 하며 입을 내미는 권순영이다.
그런 권순영을 밀어내고 내 볼을 가리키며 자 니가 해 뽀뽀- 라고 하니,
권순영은 "어맛!자기 걸크러쉬 쩔어" 라며 내 볼에 뽀뽀를 했다.
곧이어 치킨이 나왔고 우리는 말 없이 치킨만 30분을 뜯었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연 건 권순영.
"야 닭똥집 시킬까?"
"아 콜-"
그렇게 나온 닭똥집을 또 폭풍 흡입하고 나니 비로소 우리는 서로가 눈에 들어왔다.
"야 김너봉 니네 밴드부 요번 축제 때 뭔 노래하냐"
"우리?몰라 그냥 한 곡만 부를라고 이번엔"
"그래 !밴드부는 한 곡만 하면돼~괜히 막 발라드 같은거 불러서 축제 분위기 다운시키는 것 보다 낫다! 축제하면 역시 댄스 아니겠냐?"
"미친- 뭐래 축제라고 그렇게 미친말처럼 날뛰는 댄스부보다 우리 밴드부가 훨씬 모던하고 애들도 좋아해"
"미친말? 니 말 다했냐? 우리는 우리의 기쁨,뭐 그런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거야 얼마나 멋있냐
니네노래 듣고나면 막 사람들이 다 울것 같아 지루해서"
"헤어질래?"
"아 헤어지던가! 툭하면 헤어질래야-! 너 그말 한번만 더해라 입술 박아버린다"
"뭐래 또라이가;
야 사람들 우는거, 우리가 목소리로 자기네들 심금을 울려서 그래- 분위기 다운되는게 아니라 다들 감동해서 그런거라고"
"아 그래 그렇다치고 무슨 노래 부를건데"
"안알려줄건데~"
"그래 알려주지마"
"ㅁ,뭐야 안궁금해?"
딱히-권순영은 닭다리를 뜯으며 말했다.
아 저 재미없는 새끼-
그래 축제 때 두고 봐, 우리 밴드부가 댄스부 다 발라버릴거야!
그리고 권순영 노예사용권을 겟또-하겠어.
"야- 우리 내기 할래?"
"뭔 내기"
"축제 때 밴드부랑 댄스부 인기투표해가지고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아 무조건 콜이지- 솔직히 이거 안봐도 댄스부 이기는각!인정?"
"아 병신새끼야 휴먼급식체 쓰지말라고 진짜"
"응 미안, 그래 너봉아 내기를 하자꾸나"
그렇게 우리 커플..이라 말하기도 뭐한 우리의 내기가 시작되었고,
나와 권순영은 승부욕이 발동하여 눈에 불을 키고 각자의 부원들과 축제에 대한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
야-우리 이번 축제 무조건 잘해야 돼-
윤정한이 나를 가만히 보더니 왜, 너 권순영이랑 내기했냐? 라고 물어왔다.
소름돋는 새끼-어떻게 알았대
옆에 있던 이지훈도 한 마디 했다.
누나-우리가 무조건 이겨요.
"무슨 근거로?"
"제가 작곡한 곡에다가 누나랑 석민이 목소리 얹으면 그냥 끝나는거죠"
"너 작곡한 곡은 있어?"
"그럼요-어제 잠 안와서 쓴게 하나 있는데, 아침에 들어보니까 생각보다 좋더라구요"
"주제는 뭔데?"
"일단 곡 제목은 아낀다 구요,
우리가 이때까지 너무 가창력 위주의 내지르는 부분이 많은 발라드 위주로 공연을 해왔었는데, 이번에는 축제고 하니까
가사도 재밌고, 가창력도 보여줄수 있는 부분이 많은 신나는 노래에요"
지훈이의 설명을 듣고, 피아노만으로 멜로디가 잡혀있는 곡을 들어봤다.
오- 노래 되게 중독성있다.
지훈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누나랑 석민이가 서로 좋아하는 맘을 가지고 있는거에요-
그래서 노래하면서 서로 팔짱도 끼고,눈빛도 교환하고 그러면 더 좋을 것같은데.
나는 질투의 화신 권순영이 살짝 신경 쓰였지만, 무대 위에서 하는건 연기일 뿐이라며,
우리 밴드부가 내기에서 이길 수있다는 말에 오케이를 했다.
아낀다의 멜로디라인은 피아노로 지훈이가, 경쾌함을 살려줄 드럼은 윤정한, 기타로 감미로움을 더해줄 홍지수까지-
우리 밴드부가 이길게 뻔한 내기였다.
학교 끝나고 매일 연습실에 남아서 밤 늦게까지 연습을 하다보니 아이들과 사이도 더 돈독해지고,
연습도 순조롭게 잘 됐다.
연습이 끝난 시각, 오후 10시-
평소보다 조금 더 늦게 끝난 바람에 나와 집 방향이 같은 석민이가 데러다 준다고 했다.
누나- 누나가 아무리 성격이 거지발싸개 같다고 해도 여자는 여자잖아요, 위험하니까 안쪽으로 걸으시죠-
하며 너스레를 떠는 석민이의 어깨를 웃으며 밀쳤다.
그렇게 서로 장난을 치며, 또 밴드부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우리 집 앞까지 와있었다.
석민이에게 인사를 할려고 했더니 석민이가 갑자기 다른 곳을 바라보며 목인사를 했다.
"야 김너봉"
권순영이었다.
평소에는 웃으면 햄찌같이 귀엽던 애가 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당황해서 석민이와 권순영을 번갈아 쳐다보며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석민이는 분위기의 온도가 차갑다는 것을 느낀건지-
누나, 저 갈게요 하며 권순영에게도 선배,저 가보겠습니다 , 인사를 다시한번 건냈다.
하지만 권순영은 그런 석민이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나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야 김너봉"
"ㅇ,응?"
"너 뭐하다가 이제 들어와 바람났어?"
"아니, 나 연습하다가 너무 시간이 늦어가지고... 석민이가 집 방향 비슷하다고 해서 같이 온거야 오해하지마"
"...너답지 않게 왜 변명을 해"
"뭐?"
"차라리 아니라고 화를 내, 뭐야 그 반응"
"아니 난 니가 오해하는것 같아서 상황을 설명한거잖아, 넌 갑자기 또 왜이렇게 까칠해?"
"야 생각을 해봐, 너 같으면 화 안나겠냐?
남자친구가 버젓이 있는데, 나한테 하루종일 연락 한번을 안해서, 나 딴에는 니가 걱정되서 그리고 보고싶어서 기다렸더니
여자친구는 다른 놈이랑 웃으면서 걸어오네, 이걸 내가 오해 안하게 생겼어?"
속사포처럼 가시 돋힌 말을 내뱉는 순영이가 미워서 눈물이 나올려고 했다.
입술을 물고 떨어지지 않는 입을 간신히 뗐다.
너는,왜 날 못 믿는데?내가 아니라고 하잖아-
"내가 널 못 믿는게 아니라 상황이 그렇잖아 지금!!"
"..."
"그리고 내가 널 못 믿는게 내 잘못같아? 니가 나한테 믿음을 안준거야,
너 학교에서도 맨날 이래, 내가 먼저 너 보고, 반갑다고 가서 꼬리흔들어야 넌 그제서야 나 한번 보잖아.
나만 연애해? 나 혼자서 연애하냐?"
순영이가 미웠다.
항상 내 말을 먼저 들으려고 했던 순영이가 나를 못 믿겠다고 했다.
그럼 이 관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짧은 순간에 순영이와 나의 마지막을 상상했다.
비록 우리가 많이 다투고 투닥거리지만 나는 그것마저도, 상대가 권순영이라서 좋았다.
권순영도 그런줄 알았는데-돌아오는건 불신이었다니.
헤어지고 나면 순영이와 나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될것이다.
우리 성격이 그렇다, 끝을 보는 성격.
한번 아닌 사람을 끝까지 아니다.
그런 나를 알기에, 권순영을 알기에, 더 헤어지기가 싫었다.
무서웠다.
눈물이 미친듯이 나왔다.
잘 울지 않는 편인데, 한번 눈물이 나오니까 주체할 수 없었다.
그대로 땅에 주저 앉아 소리까지 내며 울었다.
권순영은 당황한 듯 했다.
자기도 자기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 자기가 너무 심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겠지.
왜 울어 울지마.
권순영은 내 앞에 같이 쪼그리고 앉아서 ,내 눈을 보기위해 땅바닥을 보고 있던 나의 눈을 쫓았다.
내가 너 울릴려고 이런거 아니야, 너도 알잖아.
미안해 내가 또 너 이해 못 해준거야?
계속 미안하다며 아까와는 다르게 따뜻한 말을 뱉어내는 순영이의 입술이 너무나 낯설었지만, 좋았다.
등을 토닥거리는 손도, 가방에서 물을 꺼내 뚜껑까지 따서 나에게 쥐어주는 행동도 다정했다.
권순영이 이런데, 내가 어떻게 헤어질 수 있을까.
나는 간신히 맘을 진정시키고 눈물을 굳혔다.
그리고는 권순영의 손을 잡아끌어 벤치에 앉혔다.
"순영아"
"왜에-"
"너는 왜 몰라, 내가 너 좋아하는거"
"너 안좋아하잖아 나"
"그럼 마음에도 없는 짓을 5개월 넘게 하고있다고 생각해?내가, 이성격에?"
"아닌가- 우리 너봉이가 나 많이 좋아하나?"
"장난치지 말고-
니가 그랬지.
넌 사람을 어떻게 다독여줘야할지, 뭐라고 공감을 해야할지 잘 몰라서 틱틱거린다고, 그러니까 니가 틱틱거려도 나한테 널 떠나지말아달라고 했잖아.
내가 이번엔 얘기할게-
나는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몰라- 그리고 눈치도 없어.
나는 너 이만큼 좋은데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한참을 속으로 생각하다가 말 안해도 순영이는 알겠지 생각하면서 그냥 묻어둔단 말이야.
그리고 난 니가 별일 없다, 괜찮다 라고 하면 진짜 그런 줄알아.
그래서 니가 나한테 뭐가 서운한지, 오늘 힘들었던 일 얘기 안하면 난 몰라.
우리 서로 좋아하잖아, 서로 노력하자.
상대가 말하는거 욱하지 말고, 같이 고치자"
"이거 내가 해야 할 말인데 왜 니가 다 해 멋있는거!!!"
순영이의 어리광에 웃음이 났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얘기를 한참이나 했고 기분 좋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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