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2514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갈치갈치 전체글ll조회 2369


 

 

 

 

 

 

 

 

 

설레는 남사친 김종대 썰 2 (부제 : 아프면 말하라고)

 

 

 

 

 

 

 

 

 

오늘따라 유난히 일찍 눈이 떠졌다.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아, 어제까지는 분명 괜찮았는데 오늘 갑자기 왜이러지… 김종대랑 약속도 있는데… 아파서 못 간다고 하면 김종대 이 새끼는 또 네가 많이 먹어서 몸이 무거운 걸 아픈 거라고 자기 합리화 하지 말라며 약올리겠지… 대충 톡으로 못 간다고 해야겠다. 근데 얘는 또 무슨 톡을 보낸거야…

 

 

 

 

「 야 」

「 야 아직도 자냐 」

「 너 또 어제 라면 먹고 잤지? 」

「 준비하면 톡해 데리러 갈게 」

「 팅팅 부은 얼굴 볼 만 하겠네 」

 

 

 

 

진짜 김종대 이 새끼가… 누구는 지금 아파 죽겠는데. 일어나지도 못하겠네. 밖에서 한 세 시간은 혼자 기다려봐야 정신차리지? 김종대 너 내가 몸만 다 나으면 죽을 줄 알아… 김종대한테 그냥 '나 오늘 못 만나' 라고 톡을 보냈더니, 「 아 왜 」「 미안해 」 「 진짜 잘못했어 」이러는데 뭔지는 알고 이러는 건지 참… 너 때문에 마음대로 아프지도 못하겠어, 김종대. 아, 머리 깨질 것 같다. 잠이나 더 잘까…

 

 

 

 

그리고 깨어난 건 네 시나 넘어서였다. 몸은 좀 가벼워 진 것 같은데, 나 왜이렇게 오래 잔 거야…? 원래 낮잠을 안 자는 나라서 열 시간 가까이 잤다는 건 엄청난 일이었다. 김종대 이거 설마 계속 기다리고 있진 않겠지 하고 톡을 확인 해 봤더니, 「 야 왜 톡도 없고 전화도 없어 」 「 집 앞이야 」 「 안나오냐 」「 너 어디 아파? 」「 아픈 거 맞네 」 하는 톡들 뿐 이었다. 톡 온 시간을 보니까 한 시간은 넘게 기다린 것 같은데 미안하네… 일단 병원이나 좀 갔다올까.

 

 

 

 

진찰을 받고 진료실을 나왔다. 감기몸살… 으, 진짜 싫어. 처방전이 나오기를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김종대한테서 톡이 또 왔다. 「 야 돼G 」「 왜 확인 하고 답 안함? 」 「 빨리 답 안하면 진짜 구워먹어 버린다 」 이게 사람만 자꾸 약올리는구나… 망할 감기몸살만 아니었어도 내가 널 구워먹어 버렸을텐데. 망할 김종대 같으니라고… 처방전을 받고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약국으로 가는데, 쌩쌩 부는 칼바람에 괜히 열이 더 나는 것 같았다. 약국에 들어가서 처방전을 내고 의자에 앉아서 다시 기다리는데, 이번엔 지이잉- 하고 톡이 아닌 전화가 왔다. 역시 김종대한테서.

 

 

 

 

“…여보세요…?”

 

 

 

 

사실 이 전화도 받을까 말까 살짝 고민했지만 혹시라도 김종대가 걱정 할 지도 모르니 코맹맹이 소리임에도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는데, 왠일로 김종대가 말이 없다. 뭐야, 내 휴대폰이 벌써 고장난 건가? 왜 소리가 안 들리지… 하고 있는데 약사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는 바람에 전화를 끊어버렸고, 약봉지를 들고 약국을 나와서 집에 가려고 횡단보도 앞에 섰다. 횡단보도 너머로 보이는 죽 가게가 눈에 띄었다.

 

 

 

 

“…아프니까 죽 먹고 싶다.”

 

 

 

 

아프니까 왠지 죽을 먹어야 될 것 같은 느낌에 신호등 불이 초록색으로 바뀌자 마자 바로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뛰어가서 죽 가게 문을 열었다. …그런데 저 어디서 본 것 같은 뒷통수는… 저 남자가 설마 김종대는 아니겠지 하면서도 무슨 죽으로 사 갈까 고르는데, 죽 가게 사장님이 '전복죽 여기있습니다' 하면서 전복죽을 남자에게 건네주고 남자가 돈을 계산대에 내려놓는 그 순간, 남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아니나 다를까 익숙한 뒷통수더라니. 김종대가 계산을 마치고 내 쪽으로 걸어왔다.

 

 

 

 

“야, OOO”

“…어, 어…?”

 

 

 

 

분명 너랑 나는 친구임에도 너한테 혼날 것 같은 느낌에 주눅이 들어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앉아있던 테이블의 의자를 꺼내 나와 마주 앉은 김종대가 천천히 내 얼굴을 살펴본다. 그리고 많이 아프냐면서 내 머리를 쓰담쓰담했다는 건 전설 속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고… 김종대가 내 이름을 부른 후 제일 먼저 한 말은,

 

 

 

 

“전화는 왜 또 끊어.”

 

 

 

 

전화 왜 끊었냐고 나 혼내기. 약국에서 약 받느라 잠깐 끊은 거라는 분명한 핑계아닌 이유가 있었지만 그게 왠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눈알만 요리조리 굴리는데, 그러다가 김종대 양 손에 바리바리 들려있는 봉지 안의 약들을 보게 되었다. 김종대 너 약국을 털은거냐. 그러다 한 마디 더 하려던 듯 하다가 내 손에 들려있는 약 봉지에 눈이 간다.

 

 

 

 

“약 타다 왔네?”

“어, 방금…”

“잘 했어.”

 

 

 

 

내가 지금 열 여덟 살이나 먹어서 친구한테 혼나기나 하고… 이게 뭐하는 짓이래. 이내 김종대가 '전복죽 샀어, 얼른 집가서 먹어야지.'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김종대를 따라서 나도 일어나고 딸랑- 하는 방울소리와 함께 죽 가게에서 나와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집 방향이 이 쪽이 아닌 김종대가 자꾸 우리 집 쪽으로 같이 걸어준다. 우리 집 쪽으로 가면 돌아서 가야 될 텐데도. 그래서 말을 걸었다.

 

 

 

 

“집, 안가…?”

“갈 꺼야, 근데 너 데려다 주려고 이러는 거잖아.”

 

 

 

 

하루종일 걱정만 시켰을 나인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날 챙겨주는 너에게 고마웠다. 드디어 우리 집 쪽 골목에 다다랐고, 김종대도 나한테 말을 걸었다. 왜 자기한테 아픈 거 말하지 않았냐는 거였는데, 그 말을 듣자 마자 갑자기 입이 확 트이면서 말이 줄줄 나와버렸다.

 

 

 

 

“나 아프다고 그러면 뭐, 내가 많이 먹어서 몸이 무거운 걸 아픈 거라고 하지 말라면서 뭐라 그럴거 아니야”

“……”

“그래서 너한테 일부러 말 안했다, 왜?”

 

 

 

 

그러고 나서 죽을 뺏어들고 너보다 세 발자국 앞서 가 우리 빌라 계단을 올라갔다. 발자국 소리가 빌라에 울렸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쇠로 따고 확 열려는 찰나, 빌라에 가득 울리는 너의 목소리에 문고리를 돌리던 손이 멈췄다.

 

 

 

 

“장난도 구별 못하냐, 바보야.”

“……”

“앞으로는 아프면 나한테 제일 먼저 말 해.”

 

 

 

 

왠지 너의 말에 마음이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를 걱정해 주는 너에게 괜히 투정을 부렸던 내가 바보 같기만 했다. 이렇게 고마운 너에게, 고맙다고 말 할 수 없는 내가 바보 같기만 했다.

 

 

 

“죽 꼭 먹고 약도 잘 챙겨먹고, 빨리 나아라.”

 

 

 

 

문고리 돌리는 소리에 살짝 놀라서 뱉은 '어' 하는 너의 목소리도 들었다. 집에 들어간 후 겉옷을 벗고 창문으로 내려다 본 어둡고 텅 빈 골목은, 너 하나 만으로 환해졌다. 그리고 이유 모를 너의 가벼운 걸음을 보며, 기분 좋게 하루를 끝내게 해준 너를 보며. 오늘도, 고마워.

 

 

 

 

 

 

 

 

 

-

 

 

 

 

(암호닉)

루루

녹아유후

워더종대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너무 설레ㅠㅠㅠㅠㅠㅠ 종대야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아 워더 종대......... 대리 만족 하는 중 왜 나한테는 저런 남사친이 없는가 흑 그런 의미로 암호닉은 워더종대로 하죠
12년 전
대표 사진
갈치갈치
워더종대라니 전설 속의 암호닉이네요 ^q^ 감사합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현실속의 암호닉이져 :)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어쩜 좋죠... 아프면 앞으로 꼭 말해야하겠네요! 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루루에요.....ㅠㅜㅜ종대야...내가...말할게...ㅎㅎ
내마음도.!.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허류ㅠㅠㅠ종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종대야(짝)행쇼해(짝)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종대 진쩌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아ㅠㅠㅠㅜ이게 남사친이라는 건가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헐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 죽도 챙겨주고 약도 완전 많이 사오고 진짜 자상하구나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종대야ㅠㅠㅠㅠ 나도감기걸렸어 얼른와 ㅠㅠㅠㅠㅠㅠ S2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4
나도ㅠㅠㅠㅠ남사친ㅠㅠㅠㅠㅠㅠㅠㅠ종대면 더 좋고...ㅠㅠㅋㅋㅋㅋ 있을수없는 일이다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