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모던레드
+오늘의 추천 BGM 은 '유승우-선(feat.선)(45.7cm)'입니다!
제발 오류 안나길.....ㅠㅠ
"자, 모두 주목!
그동안 우리와 함께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던 석민이가 전학을 간다고 해요-
석민아 앞으로 나와서 친구들한테 인사할까?"
"네에-
어... 칭구들아! 그동안 나한테 잘해줘서 고맙구 전학을 가서 너무 슬푸지만 그래도 나 잊지마!안녕!"
그 아이의 말을 끝으로 나를 제외한 반아이들과 선생님은 박수를 쳤다.
나는 그 아이가 전학을 가는게 너무 좋았다.
그동안 나를 따라다니면서 귀찮게했던 돼지 이석민이 전학을 가서 행복했다.
이석민은 자기한테 못되게 굴기만하는 내가 뭐가 좋다고 계속 따라다녔는지 모르겠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이석민을 안봐도 된다는 사실에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나는 기분좋게 학교를 빠져나와 집으로 걸어갔다.
근데 자꾸만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진정하자, 진정해 김너봉!
엄마가 그랬어, 이상한 아저씨들은 큰 소리 내는걸 무서워 한다고.
소리를 지를 준비를 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익숙하지만 나쁜 아저씨는 아닌 얼굴이 웃으며 서 있었다.
"너봉아!"
"야 이 돼지야! 왜 또 따라와써!! 너 가!!"
"너봉아 우리 이제 다시는 못 봐 그래서 나 너무 슬퍼어-"
"나는 한개도 안슬퍼!! 너 전학 가서 너무 좋다구!"
"... 너봉아 이거 먹어! 내가 너 줄려고 사왔어 조금 녹았는데 그래도-"
"나 아이스크림 안좋아해! 내가 너처럼 돼지인줄 알아?"
고개를 돌린 곳에는 우리반 돼지, 나를 좋아하는 바보같은 이석민이 웃으면서 서있었다.
간신히 벗어나나- 싶었는데, 또 나를 따라왔다.
아무리 가라고 해도, 돼지 주제에 나를 지켜준다며 매일같이 나의 하굣길을 방해했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이석민은 다 녹아서 흘러내리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또 바보같이 웃고있다.
가라고 하는데도 나에게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가오는 이석민이 싫었다.
작지만 통통한 손으로 나에게 건내주는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버렸다.
사실은, 그냥 손을 살짝 밀치려고 했는데 아이스크림이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나는 놀랬지만, 상처받은 표정을 하고 있는 이석민이 싫어서 그대로 도망치듯 우리 집으로 가버렸다.
집에 와서도 이석민에게 조금 미안한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
혹시나 싶어 내다본 바깥에는 장마비가 내리고 있었고, 아이스크림은 바닥에 고인 물과 섞여 이상한 형체를 하고 있었다.
그게 초등학교 3학년 나와 돼지이석민의 마지막이었다.
"야 이새끼들 조용히 안해!빨리 앉아!종 친지가 언젠데 아직 이러고 있어-"
우리 담잉은 치마랑 화장 안잡아서 좋은데 입이 너무 거칠어-
친구와 담임 뒷담화를 하고 있었다.
아침조회시간에 담임은 항상 자습해- 를 외치고 나가버렸지만, 오늘은 왠일인지 교탁 앞에 계속 서 있었다.
그냥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문제집에 얼굴을 묻었다.
공부에 딱히 관심은 없지만, 그래도 나는 대한민국 고등학생이고 ,수능이 2년 밖에 남아있지 않은 17살이다.
앞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무의식적으로 앞을 쳐다보았다.
우리 학교 교복이 아닌 다른학교 교복을 입고있는 남자가 서 있었다.
전학생 왔나보다- 아이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담임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조용히하라고 한뒤, 전학생에게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다.
전학생은 우렁차게 네! 라고 답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저 웃음, 많이 본 것 같은데 누구지-
"안녕! 나는 @@고에서 전학 오게 됐고, 이름은 이석민이라고 해-
앞으로 잘 지내자! 아 교복은, 가오 잡을려고 이런게 아니라 급하게 전학을 오게되서 아직 못샀어 오해하지말아줘!"
첫 인사치고 긴장한거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너무 똥꼬발랄해서 놀랐네-
그나저나 이석민이라면 나 초딩 때 따라다녔던 남자애랑 이름이 같았다.
하지만 그 돼지라고 하기엔 전학생은 너무 날씬하고 얼굴도 잘생긴 편이었다.
에이 동명이인이지 당연히, 이석민이란 이름 존나 흔한데-
아이들의 등 떠밀림에 반장을 맡고 있던 나한테 ,선생님께선 전학생과 짝꿍이 되어 이것저것 알려주라고 하셨다.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부승관이 자리를 옮기고 이석민이 앉았다.
자리에 앉은 뒤 바로 사물함과 가방정리를 하고 있는 전학생 쪽으로 몸을 돌렸다.
봉사점수 쌩으로 받으면서 하는 반장인데 이런거라도 잘해야지- 라는 생각에 먼저 인사를 건냈다.
"안녕! 나 5반 반장 김너봉 이야- 잘 지내자"
나의 목소리를 들은, 책상 옆 고리에 가방을 걸고 있던 전학생은 나를 돌아봤다.
인사를 했으면 받아주는게 정상아닌가?
전학생은 나에게 안녕- 이란 말도 건내지 않고 눈이 커진 채 나를 보기만 했다.
웃고 있던 내 얼굴도 조금씩 일그러져 갔다.
"너 혹시 @@초 나왔어?"
"어? 어떻게 알았어-"
"너 3학년 9반 김너봉?"
갑자기 나의 초등학교를 묻더니 내 반까지 알고 있는 전학생이 조금 무서워졌다.
얘 뭐야-
내가 맞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거리자 이석민은 갑자기 나의 손을 잡아왔다.
무의식적으로 뿌리치니 이석민은 미안하다며 사과를 해왔다.
"미안미안- 너무 반가워서 실수했다 하하
나 이석민이야! 9반 돼지!"
"돼지? 그 전학 간 애?"
"응! 그때 막 너, 내가 준 아이스크림 버렸잖아!"
"야... 뭐 그런 얘길 웃으면서 하냐 더 미안하게-
그땐 어려서 그랬어 미안해"
"에이 다 지난일인데 뭐-
와 근데 너 진짜 안변했다!
솔직히 첨 들어와서는 긴가민가 했는데 아까 너 표정 일그러졌을 때 바로 알았어!"
"너는 엄청 많이 변했어.
살 지인짜- 많이 빠졌다"
"그치 나도 내가 이렇게 잘생겨질 줄 몰랐어-
중학교 올라가니까 다 키로 가더라"
"지랄- 뭐가 잘생겼어"
"농담농담 하하하"
내 기억 속 돼지 이석민은 찌질하고 못생긴 애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큰 역변을 해버린 이 아이가 이석민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았다.
그렇게 초딩 때 추억팔이도 하고, 학교 얘기도 하고 하다보니 생각보다 이석민과 나는 코드가 정말 잘 맞았다.
애가 진짜 돌았는데 그게 너무 웃겼다.
이석민과 나는 급속도로 친해져 항상 함께 급식실도 가고 주말이면 만나서 영화도 보고 맛집도 찾아다녔다.
"와 씨 진짜 조온나 배부르다-"
"야 우리 무한리필이라고 너무 맘 놓고 쳐먹었나봐 주인아줌마가 우리 계속 째려봐-"
"뭐어때 무한리필이면 뽕을 뽑아야지"
"나는 남자니까 그렇다치고 니는 여자면서 어떻게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어?"
"여자가 조금 먹는다는 개같은 논리 집어치워- 나 치마 풀고 먹는 여자야"
"ㅋㅋㅋㅋㅋ미쳤나봐 김너봉 ㅋㅋㅋㅋ"
무한리필 막창집에 가서 막창을 먹고 노래방도 한판 갔다가 베라 쏜다는 이석민의 말에 쫄래쫄래 따라갔다.
핑크색 스푼 모양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가을인데도 반팔을 입고 있는 점원언니들이 우리를 반겼다.
나는 익숙한 듯 자리에 앉고 이석민은 곧장 카운터로 가서 주문과 계산을 했다.
"내꺼 뭐로함?"
"민트초코"
"역시"
"너 그거밖에 안드시잖아요-"
아이스크림이 나왔다는 언니의 부름에 이석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스크림을 가져왔다.
나는 잘먹겠다는 인사를 건내고 폭풍흡입했다.
돼지가 살은 아무리 많이 빠졌대도 초딩 때 성격은 못 버리는지, 아님 천성인건지 아이스크림에 열중하는 나를 보며 이석민은 내내 웃었다.
처음 이석민이랑 밥 먹었던 날도 내가 먹는걸 보며 계속 웃었는데 그땐 정신이 약간 이상한 줄 알았다.
근데 그 뒤로 수많은 음식들을함께 먹으면서 곁눈질로 본 이석민은 항상 웃고있었고 그냥 원래 저런가보다- 하는 중이다.
다 먹고 나서 쿠션팩트를 꺼내 얼굴을 확인하니 입가에 초콜릿이 묻어있었다.
아 이석민 얘기 좀 해주지-
이석민은 나의 말을 듣고 또 한번 소리를 내서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티슈를 갖다주었다.
티슈로 열심히 입가를 문지르는 나를 이석민이 빤히 쳐다봤다.
"왜, 뭐-"
"이젠 내가 준 아이스크림 잘 먹네?"
"아 그만 좀 얘기해라- 미안하다구 몇번 얘기해에-"
"그냥 좀 신기해서"
"뭐가?"
"그냥, 그냥 그런게 있어~"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난 후 이석민은 같이 버스를 탔다.
아침부터 이석민땜에 너무 많이 웃고, 너무 많이 말해서 입이 얼얼했다.
버스도 조용하고, 잠이 솔솔 왔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이석민이 갑작스럽게 자기 어깨에 내 머리를 기대게 했다.
깜짝 놀라서 잠이 달아났다.
"ㅁ,뭐야 너"
"아 안잤어? 자는 줄 알고 고개 흔들리길래 편하라고"
가끔씩 애매한 행동들을 하는 이석민 때문에 사실 요즘 나는 많이 흔들리는 중이다.
초딩 땐 그렇게 싫어했는데 내가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는게 우습기도 한데,
항상 설레는 행동들을 하고 난 뒤 이석민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어버려서, 나도 익숙해져 가고 있는 중이다.
"너는 그때 애 맘 좀 받아주지 왜그렇게 날 싫어했어-"
"그땐 니가 싫었던게 아니라, 나한테 관심 갖는 애가 무서웠던 거야!"
"치- 그런게 어딨어, 은둔자냐"
"어렸잖아- 이해한다 해놓고 또이래, 속 좁아가지고"
"아이씨 아니야!궁금해서 물어본거다"
버스에서 내려서 이석민은 나를 데려다준다며 우리 집 방향으로 걸었다.
매일 데려다주는거니까, 나도 그러려니 했다.
걸어갈 동안 이석민은 끊임없이 개드립을 쳤고 덕분에 나는 눈물까지 흘렸다.
이석민고 헤어지는게 아쉬워서 놀이터에 10분만 있다 가라고 했다.
이석민은 알았다 했고, 우리는 나란히 그네에 앉았다.
"야 이석민"
"응?"
"너 아직도 나 좋아?"
"갑자기 왜이래- 무섭게"
"아 나 좋아 싫어어-"
"글쎼 나 아직도 밤에 니가 버린 아이스크림 생각나고 그래"
"와 존나 속좁은 새끼 나 갈거임"
그네를 박차고 일어나, 가려는 자세를 취하자 이석민은 웃으면서 내 손목을 잡았다.
아- 너봉아 가지마라, 똑바로 대답할게에-
"당연히 좋지, 너 완전 이쁜데"
"그건 나도 알아 -
나 안이뻤던 적이 없어"
"인정합니다, 그래서 그런데 우리 너봉이 오빠랑 사귈까요?"
"뭐야 갑자기-뭐 잘 못 먹었냐"
"솔직히 초딩 때 니가 우리반에서 젤 이뻐서 좋아했어.
근데 그냥 이쁜게 다였거든?
그때 너도 인정했다 싶이 너 성격도 정말 이상하고 진짜 못됐었는데,
7년만에 다시 만난 너는 여전히 이쁘더라.
날 가끔씩 지 종으로 부려먹어서 그렇지- 철 들어서 성격도 이뻐지구.
나 지금 진짜 장난 아닌데, 너 좋아서 막 돌아버릴 것 같은데,
왠만하면 나랑 사귀자 김너봉"
(내 사랑 암호닉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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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쟁이,태침,원우설,호시기두마리치킨,늉늉,누텔라,별,세더넴,뿌존뿌존,로운,요2,아이닌,소년민규,원우야나랑살자,
붐바스틱,밍구리,뚝딱이,규애,닭방,징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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