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약조해주겟소?
무슨 약조 말이옵니까?
또 같은 꿈이다. 나와 닮은 여자와 그녀가 사랑하는 아니면 그녀를 사랑하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자가 두 손을 마주 잡고 서로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니 내가 왜 이걸 봐야해? 물론 남자도 잘생기고 어? 여자는 나를 닮아서 되게 뭔가 꿈에 빙의되는 기분이 들어서 저 남자는 내 남자다! 하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이건 분명 꿈! 그것도 내가 제 3자인 망할 꿈이라는 것이다. 땅을 내려다보며 혼자 발로 땅을 퍽퍽 치고 있는데, 남자가 여자의 손을 다시 꽉 잡으며 내 이 일을 마무리하면 꼭 그대를 황후로 맞이하겠소. 하고 말한다. 그럼 여자는 이렇게 말하겠지.
전하, 제가...
"황후라니요! 아니옵니다!"
... 아, 속으로 생각해야 할 말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와버렸다. 그런데 왜 이리 조용하지? 원래라면 나 무시하고 계속 둘이 드라마나 찍고 있어야하는데...? 전과 다른 꿈 반응에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세상에나! 그 두 사람이 나를 보잖아? 뭐야. 뭐야? 남자가 놀랐는지 나를 바라보다가 나를 닮은 그 여자를 바라보다가를 반복한다. 그리고는 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너, 너는 누구냐. 허, 참나. 한 마디 하려고 하는 순간 어디서 갑자기 강력한 아픔이 느껴졌다.
"얼른 일어나지 못 해? 빨리 일어나! 학교 늦겠어!"
"아아! 아프잖아! 내 등짝은 여리고 여려서 엄마의 등짝스매시를 못 견딘다니까?"
에이씨. 그 남자한테 한 마디 하려고 했는데 깼네. 지금 몇 시야... 아픈 등짝을 힘겹게 쓰다듬으며 시계를 보는데 헐! 늦었다! 엄마는 좀 더 일찍 깨우지! 급하게 이불에서 나와 대충 고양이 세수하고 교복을 입고 있고는 엄마가 밥 먹고 가라는 말에도 바빠, 바빠! 나 지각이야! 를 외치며 현관문을 나서서 엘리베이터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는데 왜 이리 안 올라와! 아아. 빨리 올라와라... 오늘 아침 조회 담당이 불독이란 말이야... 아아... 혼자 발을 동동거리고 있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어떤 아주머니가... 어? 우리 앞 집 아주머니신데 아침 일찍 어디 갔다 오셨나. 눈이 마주치자 나는 인사하고 엘리베이터에 타려는데, 갑자기 내 어깨를 딱 잡으며 웃으시는 아주머니. 왜... 왜 그러세요?
"너, 오늘은 꿈이 좀 달랐지?"
What? 내 꿈이 오늘 달랐다는 거 어찌 아셨어요? 제 꿈에 씨씨티비 다셨나? 저기여. 민간인 사찰 하시면 안되는데;; 당황한 채 아무말도 안하고 쳐다만 보고 있는 나를 아주머니는 씨익 웃더니 학교 조심해서 가. 라며 어깨 토닥이고는 집으로 들어가셨다. 진짜 당황스럽네 (마른 세수) 아, 이럴 때가 아니지!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빠른 걸음으로 학교를 향해 세이프!!!!!!!!!!!!!!! 와우. 난 역시 운이 좋은 여자! 니냐니뇨 나는 오늘 불독에게 안 걸렸어요~ 헤헤. 혼자 빙구같이 웃으면서 교실로 들어서는데, 애들이 한 자리에 다 모여있길래 뭔가 싶어서 자리에 앉아 수정이에게 물었다. 쟤들 왜 저렇게 모여있어?
"왜긴~ 이번에 새로 나온 그룹있잖아!"
"이번에 새로 나온 그룹...? 그게 누군데?"
"몰라? 와, 문명과 떨어져사는 친구야. 잘 들어봐. 이번에 이그조라고 신인 그룹이 나왔는데, 진짜 비주얼 대박."
비주얼이고 뭐고 문명과 떨어져 사는 친구야...? 뗀석기에 까이고 싶냐? 어? 아, 좀마 기분 상해. 이그조고 뭐고 날 문명의 사람으로 만들다니. 얼마나 잘났는지 한 번 보자! 나의 사랑 스마트폰을 들어 검색하는데, 어머나 세상에나. 내가 이들을 모르고 지냈다니... 헐, 겁나 잘생겼어. 아 대박. 와 나보다 오빠야 대박. 이 오빠 이름이... ㅋ...카이? 되게 뭔가 인도신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지. 아, 그런데 이 얼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아, 종인 오빠랑 꿈에서 데이트라도 한 번만 하면 좋겠다!"
꿈에서... 꿈에서... 꾸... 꿈!? 그래! 맞아 이 얼굴... 꿈에서 본 얼굴이랑 똑같아. 눈도 코도 단지 뭐 머리스타일이랑 색상만 다를 뿐이지 진짜 똑같이 닮았어. 그 사람도 꿈에서 이름이 카이일까? 조선시대랑 안 어울리는 이름이네. 나중에 그 꿈 또 꾸면 이름이 카이세요? 하고 물어볼까. 아 됐다 됐어. 내가 왜 그 남자를 생각해야해? 이 시간 이후로 그 남자 생각하는 건 끝! 끝! 1교시 수업을 준비해볼까요~ 1교시가 뭐더라. 아 수학이구나. 수면의 시간이 왔습니다. 짝짝! 수학책을 베개로 삼아 제대로 못 잤던 잠을 자야지.
"수정아, 수학쌤이 나 깨우면 아파서 누워있다고 해줘."
"싫은데."
"아잉. 수정아, 해주라~"
못 들을걸 들었다는 듯이 충격과 공포의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 수정이의 모습에 지금 너 인상썼니? 그런건희? 뿌뿌뿌. 뚜쪙이 미어! 오또케 내 애교에 꾸런 표정을 지을 뚜 이쪄?! 나의 말에 더 굳어진 수정이는 내 뒷머리를 잡고 그대로 눕혔다. 어머. 수정이 박.력 넘쳐 꺄르륵. 은 소름돋아서 못하겠네 (땀 삐질) 제대로 엎드린 나는 눈 감고 다시 잠이 들자마자 내 눈앞에 펼쳐진 곳은 여전히 같은 꿈의 장소인데, 왜 오늘은 남자 혼자 있지? 하, 한 번 말 걸어볼까? 아니야 말 걸었는데 내 말을 듣지 못하면 어떡해. 아, 그래도 궁금한데... 이름이 카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 웃으면 나 미친애 취급 받을까...? 우물쭈물한 상태로 서있는데, 남자가 뒤돌아봤다. 그냥 뒤돌아본 게 아니라 정확히 두 눈으로 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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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짧은 것 같아서 글을 더 적고 새로 올렸어요 ㅎㅎㅎ 제목은 딱히 정한 게 아니라서 상사몽으로 일단 갈려고 하는데... 상사몽이 좋아해서 그리워하는 그런 의미잖아요 ㅎㅎ 이번 내용이 글 초반부에서 알 수 있듯이 남주와 여주인 징어는 서로 꿈에서만 만날 수 있어요! 시대도 현대와 과거! 남주인 종인이는 조선시대의 왕이고 여주인 징어는 현대의 당찬 여고생입니다 ㅋㅋㅋㅋ 음, 점점 그... 그리워하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심한 1편이니까 포인트는 10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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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 현상 진짜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