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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style="border-width: 1px 0px 0px; border-style: solid none none; border-color: black; height: 1px; display: block;">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낙화(落花) 

[명사] 떨어진 꽃. 또는 꽃이 떨어짐.




피어나는 꽃보다 떨어지는 꽃이 더욱이 아름답다.











참으로 오랜만에 종인이를 만날 수 있었다. 무슨일인지는 몰라도 둘이서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자주 가던 카페에 나갔으나 야속하게도 종인이는 여리와 함께였다. 표정이 굳어짐에도 애써 입꼬리를 올려보이며 종인이를 향해 웃어보였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종인이와 여리의 앞에 앉았다. 종인이와 여리는 여전히 행복해보였다. 나는 그들의 눈앞에 없다는 듯이, 마치 오롯이 그들의 세상이라는 듯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마음이 썩어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채. 행복에 젖어있는 둘을 바라보는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앞에서는 내색을 하지 않고 웃어보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행복해보이는 종인이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말에 나는 표정이 굳어지는지도 모른채 그저 주먹을 꾹 쥘 뿐이었다.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연화야"



아, 내 이름을 부르는 너의 입술을 막아내고 싶었다.



"나"



제발 그 말이 네 입에서 흘러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여리랑"



제발,



"결혼해"







행복한 웃음을 짓고있는 종인이와 여리 사이에서 그제서야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들 사이에서 예쁜 꽃이 피어나는 것만 같은 착각이 일었다. 그 생각이 미치자마자 나는 한시간도 그 자리에서 버티지 못하고 급한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먼저였는데, 내가 더 먼저였는데.카페의 문을 열고 나갈때까지 그들은 나를 향해 눈길도 주지 않았다. 입꼬리를 내리며 길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하늘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지 비가 한방울씩 떨어졌다. 그 비를 가만히 맞고 있다가 이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하는 비 사이에서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사람들은 저마다 비를 피하기 위해 피하기 위해 달리거나 주위에 있는 건물을 향해갔지만 나는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그제서야 흘리지 못한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







한참을 비를 맞고 있다가 이내 집으로 향했다. 사람들에게는 나의 절망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비를 맞고 있는 나를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듯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빗줄기가 더욱더 거세지고 어둠이 내린 후에야 집으로 들어선 나는 또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다가 그제서야 밀려오는 한기에 집에 있는 불들을 다 켰다. 그래야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가 비로 젖은 옷을 벗어내고 옷가지들을 대충 정리한 뒤 침대안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렸다. 두 눈을 감았다. 나는 왜 여리가 아닐까. 여리가 죽었으면 그때 내가 여리랑 종인이를 알게 해주지만 않았어도, 내가 먼저 내 마음을 표현했으면. 밀려오는 생각들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 밖을 바라봤다. 여전히 밖에서는 비가 내렸다. 여리가, 비처럼 떨어져 버렸으면 좋겠다. 



순간 밀려오는 생각에 도리질쳤다. 그들을 축복해줘야했다. 나는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이었다. 그러면 누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과연 누가 갈기갈기 찢어진 내 마음을 알아줘?







"..."







그 생각까지 미치자 아까 전 눈을 감았을때보다 더욱더 크게 밀려오는 상실감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애써 지워내던 말도 안되는 생각이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내가 여리를 죽이면? 그러면 종인이는 나의 곁으로 올까? 아까전부터 애써 밀어내던 생각에 내가 미쳐버린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신차리자. 물이라도 한컵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방문 밖으로 나와 물을 마시고는 실소를 내뱉었다. 아, 어쩌면 나는 미쳐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방으로 들어서 서랍장을 헤집으며 수면제를 찾는데 순간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그 자리에서 흠칫 놀랐다.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안녕"








어떻게 이곳으로 왔냐는 나의 말에 남자는 나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말했다. 내가 어이없게 웃어보이자 정말이라며 나를 바라봤다. 어떻게 이 방에 들어왔냐는 말에도 대답없이 나의 방에 있던 화병앞에 선 남자는 활짝 피어있던 꽃을 만졌다. 꽃은 언제 피어있었냐는 듯 바스라진 채 바닥으로 떨어져 버릴 뿐이었다. 이 이상한 상황에서 나는 떨어져 버린 꽃이 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죽이고 싶지않아?"


"..."


"네 마음을 몰라주는 그 남자를 가지고 싶잖아"


"..."


"나는 그렇게 해줄 수 있어"


"..."


"연화야"








나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듯 그는 내가 밀어내고 있던 생각을 자신의 입에 담았다. 그는 나에게 죽이고 싶지 않느냐 물었다. 당장이라도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나는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계속 생각했잖아, 너는 그를 사랑하는데 그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


"그는 너를 사랑하고 있지않은데 그녀를 사랑하는 그가 미치도록 밉지 않아?"


"..."


"연화, 네가 그를 가질 수 있어"








그의 말에 내가 입을 벙끗거렸다. 남자는 여전히 악의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어투로 나에게 속삭였다. 애써 밀어내고 있는 생각이 다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가질 수 없는데, 왜 여리는 그를 가지고 있을까. 여리를 죽이고 싶었다. 미치도록 미웠다.








"내가 여리를 죽여주면, 그는 너에게로 갈거야."


"..."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망설이지마 연화야."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옷을 매만지며 나에게 말하는 그의 말에 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결국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내 의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미쳤다. 종인아, 너에게 미쳐버려서 나는 이 미친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여리가 죽으면 너를 가질 수 있겠지 종인아? 나의 대답에 만족한듯 나의 앞에 선 그가 웃어보였다.







"그래, 내가 여리 죽여줄게. 근데, 그냥은 안돼"


"...왜요?"


"내가 여리를 죽여줄테니까 너는 네게 내가 원하는것을 줘."


"..."







나는 줄 수 있는게 없어요. 나의 말에 남자는 악의가 전혀 묻어있지 않은 얼굴로 대답했다. '아, 근데 너는 괜찮아. 너는 그냥 네게 줄 수 있어​' 그냥 줄 수 있다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신경쓰지 않은 채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는 가만히 서있는 나를 가볍게 들어 침대에 눕혔다. 이상하리라만큼 차가운 남자의 손이 눈에 다가왔다. 웃음기가 담긴 남자의 목소리가 나의 귓가를 간질였다.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자고 일어나면, 너의 소원이 이루어져 있을거야."







/







순간 밀려오는 몽롱함에 두 눈을 감은것 같은데 눈을 떴을때는 비가 그친것인지 햇빛이 나의 방으로 내리쬐고 있었다. 강한 햇빛에 인상을 찌푸리며 기지개를 폈다. 그러다 문득 어제 밤에 만났던 그가 생각났다. 꿈인가? 나는 그것을 꿈이라 치부했다. 그러나 꿈이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생생하다고 느꼈다. 괜히 눈가를 만지며 이불을 정리하는데 아무렇게나 던져놓았던 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띠리링-







순간 밀려오는 어제의 기억에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전화를 받았다. 설마, 어제 그 일이 사실일리 없었다.








"여보세요?"


- ...


"..여보세요? 누구세요?"


- 연..화니?








울먹이는 여자의 목소리가 누군지는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여리의 어머니였다. 제발, 아니길 밀려오는 한기에 입술을 꾹 깨물며 핸드폰을 귓가에 가져갔다. 그리고 나는 내가 생각했던 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 여리가.. 여리가 죽었어.. 연화야..








아 내가 어제 본것은 꿈이 아니었다. 어제 만난 그가 꿈속의 허상이 아니었다. 조금더 이어진 통화를 끝내고 바로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를 했다. 정말 여리가 죽었다. 진짜 여리가 죽었다.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았다. 여리가 죽은것이 나의 탓이라는 죄책감이 나의 목을 조여오는것 같았지만 종인이가 나의 곁으로 올 수 있다는 생각이 크게 자리잡았다.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입가에 띄워진 묘한 미소를 띄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장례식이 치뤄지는 병원으로 향했다. 여리의 사진이 놓여져 있는 곳으로 들어가자 여리의 사진을 보고 오열하는 여리의 어머니와 멍하니 여리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종인이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들어온 것을 보고는 여리의 어머님이 비틀거리며 다가와 나를 끌어안으셨다. 어떡하니, 어떡하니 연화야. 나는 말없이 여리의 사진을 바라보며 어머니의 등을 토닥여 줄 뿐이었다. 







"..."








그리고 나는 끝까지 눈물을 쏟아내는 여리의 어머님에게 그 어떤 말도 건넬 수 없었다. 어떡하니. 어떡하니 연화야. 계속해서 반복되는 말이 나의 귓가에 들려왔을 뿐이었다. 죄송해요. 라는 말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나는 끝까지 그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저 때문에 여리가 죽은거예요. 라는 말을 꾹 삼킨채 그저 어머님의 등을 토닥여 줄 뿐이었다. 여리의 어머니는 한참을 나를 껴안고 있다가 여리의 영정사진 앞으로 다가가 네 친구가 왔다며 울먹이셨다. 나는 그때까지 여리의 사진을 바라보다가 손에 들린 국화꽃을 여리의 앞에 놓았다. 손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고 국화꽃을 놓은 뒤 속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삼켜냈다. 그리고 멍하니 서있는 종인이를 두 눈에 감았다.







"종인아"


"..."


"괜찮아?"


"..."







괜찮으냐는 나의 말에도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종인이가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과연 너는 내가 죽었을 때도 눈물을 흘려줄까? 의문이 생겼지만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종인이를 안아줄 뿐이었다. 잠시 죄책감이 나의 몸을 가득 채웠고 동시에 여리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생각이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그저 조명에 반짝이는 종인이의 손에 껴져 있는 여리와의 반지를 빼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







며칠에 걸쳐 여리의 장례식이 끝나고 종인이를 집으로 보낸 내가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내가 미쳐가는 것 같아서 현관에서 한참을 웃기만 했다. 그날 후 부터 나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악몽이 현실이 될까 두려움에 손이 떨렸지만 나는 그저 웃어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며칠동안 잠을 자지 못했음에 수면제를 입에 털어넣고 잠에 빠져들었다.







"...연화야.."


"..."


"왜그랬어, 연화야.."


"..."


"너 때문에 내가.. 내가 죽었어"


"미..안해.."


"네가 나를 죽였어 연화야."


"..내가 안죽였어, 내가 아니야.."





목을 조여오는 여리에게 나는 그저 내가 아니라는 말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내가 종인이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어 여리야. 내가 먼저였잖아. 컥컥 거리며 밀려오는 고통에 눈을 꽉 감았다. 아. 이렇게 죽는걸까.







컥하는 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거친 숨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또 같은 꿈이었다. 여리가 나의 목을 꽉 잡은채 놓아주지 않고 나를 원망하는 꿈. 나는 그동안 흘리지 못했던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내가 안죽였어. 아니, 내가 죽인게 아니잖아. 용서해 여리야.


시간이 지나갈수록 악몽은 나의 몸을 잠식해가고 있었다. 몸은 피로했으며 정신은 몽롱했다. 그러나, 종인이가 나의 곁으로 와줄 수 있다면 그런것은 신경쓰이지 않았다. 두 손에 가득 요리할 것을 들고 종인이의 집으로 향했다. 






"종인아, 나왔어"







그는 여리가 죽은 후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 그가 안쓰러웠지만, 내가 옆에서 있어준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쇼파에 멍하니 앉아 있는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주방에서 밥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떠들며 얘기해도 아무 반응이 없는 종인이었지만 그런것은 신경쓰이지 않았다. 나는 그의 옆에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종인의 집을 찾아간지 두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악몽이 나의 몸을 잠식한지 두달이 되어간다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종인이는 많이 괜찮아져 내가 옆에서 무어라 말을 하면 피식피식 웃기도 했고, 나름 산책도 나가고 여리의 죽음을 천천히 극복해 나가는듯했다. 아니 그렇게 보이는 것일지도 몰랐다. 계속 이럴 수 있다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종인은 여리를 잊고 나의 곁으로 올것이었다. 아니 와야만 했다. 참으로 애석하게도 나는 그 남자의 존재를 잊어갔다.







/







다음날 종인의 집으로 향한 내가 아침부터 묘한 느낌에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이상한 기분이 계속해서 나의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제발,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기만을 바랬다. 종인이의 집으로 가까워질수록 밀려오는 오한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움직이며 도어록을 연 나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집안에 들어섰다.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입을 막고 손에 들린 봉투를 떨어트릴 수 밖에없었다.







그가, 쇼파에 앉아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직감적으로 무엇인가 깨달은 내가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종인의 앞으로 다가가 코에 손을 가져다 댔다. 숨을 쉬고 있지 않았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의 볼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가 죽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의 필체로 쓰인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종이를 부들거리는 손으로 들었다.






연화야, 미안해.


너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르는척 했어.


너의 앞에서는 괜찮은 척 했지만, 괜찮지가 않아.


여리에 대한 내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래서 그래. 


여리야 이제 보러갈게. 사랑해.








손에 들린 유서를 떨어트렸다. 나는 그동안 나 때문에 여리가 죽었다는것을 회피하고 있었다. 오직 너가 나의 곁으로 와 줄 수 있다는 그 희망 하나로 버텨왔는데, 끔찍한 악몽에서도 너 하나 때문에 버텨왔는데 더이상 이 세상에 너는 존재하지 않았다. 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릴 여력조차 없었다. 도망치듯이 너의 집을 빠져나와 달렸다. 불도 켜지 않은 채 나는 침대에 웅크려 앉았다. 종인이가 죽었다, 여리 역시 죽었다. 결국 이 모든것은 내가 만들어낸 비극이었다. 나는 미쳐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날 이후로 나는 이미 미쳐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니야, 나 때문에 여리가 죽은게 아니야."







여리가 죽은게 내탓이 아닐 수도 있어. 그 이후로 그 남자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잖아? 내가 죽인게 아니야.







나는 미쳐가고 있었다. 이제 더이상 악몽이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어쩌면 악몽이 더 괴롭지 않았다. 두 눈을 감으면 여리가 나의 목을 졸랐고 눈을 뜨면 나의 앞에 여리와 종인이가 서있었다. 나 때문에 죽었다며 나를 손가락질 했다. 또다시 귀를 막았다. 이 모든건 나 때문이었다. 







"내가 안죽였어.. 내가 안죽였단 말이야.."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주먹을 꾹 쥐며 내가 앞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둥그런 머리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애써 부인하던 모든것은 사실 내가 만든 비극이었다. 사실 다 알고있었다. 내가 그랬다, 이 모든것은 내가, 내가 만들어냈을 뿐이었다. 남자는 나를 향해 웃어보였다. 여전히 지독히도 악의가 묻어있지 않은 웃음이었다.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연화야 결국 다 죽었네?"







그동안 부정했던 모든것을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허탈하게 웃어보인 나는 그 남자의 말을 그제서야 이해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 그가 원하던 것. 어쩌면 여리와 종인이가 죽어버린것은 내가 원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가지지 못할것을 알면서 욕심을 낸 나는 미쳤을 뿐이었다. 웃는건지 우는건지도 알 수 없어진 나는 비틀거리며 일어난 채 멍하니 나의 앞을 바라봤다. 여리와 종인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실소를 내뱉은 나는 맨발이라는것도 잊은 채 밖으로 향했다. 이제 남은 것은 나뿐이었다. 








"..."








내 발길이 가는대로 걷다가 높은 건물로 올라가 옥상에 있는 난간에 섰다. 나의 뒤에는 여전히 여리와 종인이가 서있었다.







"미안해."







미안하단 말을 그들에게 전했다. 미치도록 사랑해서 그랬어. 그런데, 나는 후회하지 않아 여리야.

어릴적의 종인이가 나의 머릿속에 가득찼다. 이것이 비록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해도,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아.

앞을바라봤다. 참으로 아름답게 반짝이는 야경이 보였다.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







[도경수] 낙화(落花) | 인스티즈


"피어나는 꽃보다는, 떨어진 꽃이 더욱 아름답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경수는 처참한 모습이 된 연화의 곁으로 다가가 손을 가져다 댔다. 사람들은 경수가 보이지 않는것인지 분주하게 움직였고 경수의 손이 연화의 몸에 닿음과 동시에 경수의 손에 아름다운 꽃이 꽃이 피었다가 빠르게 시들어버렸다.






 

〈hr style="border-width: 1px 0px 0px; border-style: solid none none; border-color: black; height: 1px; display: block;">


 

해석이 필요할것 같기도 해서.. 

 

피어나는 꽃 자체를 희망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표현을 썼어요.  그들 사이에서 예쁜 꽃이 피어나는 것만 같은 착각이 일었다. 종인이와 여리의 사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는거죠. 반대로 연화는 시들은 꽃, 즉 떨어지는 꽃을 의미하는 인물입니다. 마지막에 "피어나는 꽃보다는, 떨어진 꽃이 더욱 아름답다."라 말하죠. 희망이 없었던 연화는 끝내 죽었을 뿐이에요. 경수가 원하는 것을 달라했잖아요, 그것은 바로'죽음'입니다.(본문에서 넌 그냥 줄 수 있다 말하는 경수). 경수는 연화가 결국 죽을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거겠죠. 마지막에 죽은 연화는 경수의 손에 피어났다가 이내 시들어버려요. 이건 경수가 연화를 가지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끝내 절망으로 변해버린 연화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거예요.


또한 어쩌면 경수는 실존하지 않는 인물일 수 있어요. 경수의 존재는 연화의 내면일수도 있고, 비현실적인 존재일지도 모르죠.

여리가 죽은것은 경수가 죽였을지도 모르지만, 연화가 죽였을 수도 있는 것이겠죠?


+ 종인이는 연화랑 소꿉친구 - 고등학교 따로감 - 연화랑 여리랑 친해짐 - 여리에게 종인이 소개시켜줌 - 사귐. 연화는 여리보다 훨씬 더 오래 종인이를 좋아했어요.


 

피어나는 꽃보다는 (희망이 있는 사람보다는)

떨어져 버린 꽃이 (절망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

더욱 아름답다. 


 

여주의 이름을 연화라고 지은 이유는 [(撚花) 비틀어진 꽃)] 시들어버린 꽃은 죽어버린 꽃을 결국 연화의 죽음을  뜻해요. 

 

 

낙화라는 뜻 자체가 연화의 끝이겠네요.


 

우리 도짜님들 쥬야님들! 제가 글 업뎃을 안하고 있는 이유가 일상에 치이고 있습니다. 8ㅁ8

제가 올해 취준생 고삼이라서 8ㅁ8...


자격증시험은 무사히 합격 했고, 글 쓸 시간이 너무나 부족해서 연재를 잘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예요.

그래도 절대 연중안하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늘 감사하고 늘 고맙습니다.


아, 맞당! 이벤트 글도 쓰고 있어요~

이 글은 제작년이었나.. 썼던 글..인데, 음.. 수정해서 올려봐요!


+ 구독료는 20..! 입니다.. 8ㅁ8 이 글에 제가 애착이 강해서... 엉엉


궁금한게 있다면 물어봐 주시고 꽃샘추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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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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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님. 너무 오랜만이에요. ㅠㅠ 잘 봤어요. 확실히, 작가님이 애착을 가질 만하네요. 글 쓰는데 그만큼의 노력과 심혈을 기울인 느낌이 나요. 좋았어요. 다만, 해석을 안 봤다면 많이 어려웠을 거 같고요. 그래도 해석을 보니까 이해가 되네요. 계속 기다릴테니 어서 오세요. 고3이면 그만큼 힘들겠다. ㅠㅠㅠㅠㅠ 잘 부탁해요!
8년 전
독자4
빛나는 밤이에요ㅠㅠ포인트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글이었어요ㅠㅠㅠ복선을 이해하고나니 소오름이 쫙...역시 작가님ㅠㅠㅠ다음편도 기다릴게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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