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열어. 나 나쁜사람 아니거든요? 빨리 좀!!"
"싫다니까요? 내가 그말을 어떻게 믿어요!!"
내 예상이 조금은 맞은것같다. 택배는내 피규어가 맞았지만. 택배물은 내 피규어가 아닌 사람이였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택배로 사람이 올 수가 있어? 택배상자주위를 빙빙 돌며 생각했다. 내가 저걸 열어줘야해. 아니면 그냥 버려야해? 아니야. 일단 그 아저씨한테 전화해봐야되나.
머리가 터질것같다. 혼란스럽다. 살다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정말. 아저씨한테 전화를 걸어봐도 받지를 않는다. 그저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템으로 연결된다는 소리뿐. 아 정말 미쳐돌겠네!! 그만 좀 쿵쿵대요!! 상자에 대고 소리를 지르면 상자안에서는 뭐. 뭐 어쩌라고!! 빨리 열어달라고!! 숨막혀!! 라고 오히려 더 찔러댄다. 짜증나 죽겠네.
주방에서 칼을 꺼내 왔다. 상자 가장자리를 푹. 찔렀다. 야!! 뭐해!! 피규어가 당황해한다. 뭐요. 숨막힌다면서? 죽일 수는 없으니까 숨구멍 뚫어줬구만 왜 짜증이야.
숨구멍을 제외한 모든곳을 테이프로 완전 싸맸다. 절.대로 못나와. 못나오게 할거야.
"아저씨 몇살이에요?"
"왜 갑자기 존대세요? 아까처럼 막나가시죠? 막 욕도 하고 반말도 해보시던가."
상자탈출을 포기한듯 싶은 피규어는 내게 자꾸 많은걸 물었지만 대답해주고 싶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날 홀려서 내가 열어주면. 쟤는 나를 다시 가둬놀지도 몰라. 그래놓고 우리집에 있는 금품 다 훔치고 나는 새우잡이 배에 팔아버릴지도 몰라. 별에별 생각을 다하니 갑자기 피규어가 무서워졌다.
"그러면 나도 물어보자. 넌 대체 왜 이렇게 배달온거야?"
배달온 이유를 물어보니 피규어는 대답하지 않는다. 아저씨도 키몇이냐고 물어봤을때 대답안해줬으니까 나도 안말해줘 란다. 니가 그렇게 날 꼬셔도 키는 절.대.안.돼. 안궁금해 그런거. 흥이다.
나 열어줘. 나 무서운사람 아닌거 알았잖아요. 그쵸? 그럼 이제 나좀 꺼내줘요. 내가 피규어인 이유는 나중에 알려줄게. 응? 불쌍하게 말하지마. 열어주고 싶잖아. 피규어가 자꾸 나를 재촉한다. 나도 모르게 이 상황에 동요되고 있었나보다.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것 같기도 해.
그래. 이거 한번 열어줬다고 뭐 죽기라도 하겠어? 새우잡이배에 끌려가는건 내가 너무 영화를 자주봐서 그럴거야.
결심하고 택배상자를 발로 걷어찼다. 그러자 서있던 택배 상자는 누워있는 상태가 되었고. 피규어는 놀라 나에게 소리 질렀다.
"아!!! 뭐하는거에요!!!" "야. 니가 열어달라며!!! 열어줄려고하잖아 멍청아. 해준대도 뭐래. 흥."
내 말에 조용해진 피규어.
필통에서 커터칼을 꺼내 모서리부터 천천히 테이프를 뜯어 냈다. 두근두근. 심장이 떨려온다. 다 뜯어 내고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눈을 꼭 감고 상자를 열었다.
"으악. 뭐야!!!!!" "와. 이제 살겠네."
피규어가 내 목을 감싸 안았다. 열림과 동시에 나에게 달려든것이다.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었고 뒤로 자빠졌다. 왜 갑자기 달려들지?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엄마. 나 이렇게 죽나봐. 어떡하지? 아직 결혼도 못하고 애도 못낳았는데. 내가 먼저 가나보다. 이민혁 그 거지새끼때문에 나 죽나봐. 모두 안녕.
눈을 꼭 같고 얼굴을 감쌌다. 조용해진 집안. 피규어가 내손을 잡고 걷어내린다. 조심히 눈을 떴다. 뭐야..? 내 앞에 있는 피규어는 범죄자가 아니였다. 피규어는 말그대로 진짜 피규어같이 생겼었다. 클레이로 만든것같이 피부도 고왔고 귀여웠다. 음.. 생긴건 공룡? 근데 이놈 목소리하고는 전혀 매치가 안되는 얼굴이다.
"와. 아저씨는 이렇게 생겼구나. 귀엽다."
귀엽다는 말 취소. 땅꿀을 파고도 남을 듯한 목소리로 나보고 귀엽댄다. 미쳤나 이게?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귀엽다는 소린데. 아오 저걸 그냥!
내 위에 올라타 내 볼을 쪼물딱 거리는 피규어. 존나 짜증나. 표정을 구겼더니 더 귀엽다며 위아래로 볼을 부비적 거린다. 이게 진짜 죽을려고! 주먹을 꽉 지고 옆구리를 퍽쳤다. 아!! 하며 옆으로 나와 뒹구는 피규어, 까불고 있어 이게.
"으으.. 아저씨 보기보다 쎄네. 난 스무살 표지훈. 아저씨는?"
"씨이... 스물셋 이태일. 세살차이밖에 안나니까 아저씨라고 부르지마."
"그러면 뭐라고 부를까. 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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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쓸 용기가 안납니다.. 발보다도 못한 손..T0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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