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아이 02
by 에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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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뭐야?” “……냐앙”
종인은 표정으로는 전혀 들어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엄청 당황해있는 상태였다. 종인의본가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거대한 한옥집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곳곳에 함정이 설치되어있었고 조직원이 아니면 헤맬 수밖에 없는 미로형식으로 되어있었기에침입자가 들어오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심지어 눈 앞에 보이는 한 눈에 봐도 어려 보이는 소년이들어올 리가 만무했다.
“넌 뭐냐고 물었다. 대답해” “……주……주인님?……” “뭐라고?”
경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작은 고양이의 몸이 아닌 인간의 몸이 되어서이제 주인님을 도울 수 있는 착한 고양이가 될 수 있었기에 분명 주인님도 기뻐할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인은 경수를 이미 적으로 판단하고 베게 안에 숨겨져 있는 비상용 총에 손을 대고 있었다. 표정이 없었지만 그래도 동물로써 느낄 수 있는 주인의 따뜻함을 느껴온 경수로써는 살기를 내뿜는 종인의 눈빛을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나……나 경수!” “…..어디 갔지?” “??” “여기 있던 고양이 어디다가 둔거냐?” “…나…나….” “똑바로 대답해 어디다 둔거지?”
아끼는 물건 같은 것 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고 정이라는 것을 가지지도 않았던 종인이 유일하게 챙겼던고양이가 사라지고 왠 낯선 소년이 자신이 경수라고 주장하는 상황에 종인은 참을 수없이 짜증이 났다. 고작몇 일 사이에 자신을 사로 잡은 고양이를 어서 보고 싶은 마음만 들었을 뿐이었다. 조금 다급해진 종인은총구를 경수 쪽으로 향했고 경수는 이런 상황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계속 말을 더듬기만 했다. 고냥이신 덕분에 인간으로 변하고 인간의 말을 쓸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아직 변한 지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았기에 유창하게 현재 자신의 상황을 변명 및해명하기란 경수에게는 불가능해 보였다.
“끝까지 말하지 않을 건가?” “아…아니야!! 나…나경수……맞는 데에..”
경수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저 인간이 되어서 도움을 주고싶었다. 어째서 주인님이 이렇게 화를 내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혼란스러워진 경수의 머리 속에서는 경수를 예쁘다고 좋아해주었으면서 자신을 버린 지난 주인의 말이 맴 돌았다.
‘아직 새끼인데……' ‘근데 어쩌겠어. 귀엽다는 거 말고는 쓸 데도 없는걸’ ‘우리 소민이가 참 좋아했는데……’ ‘그 나이 어린 애들은 금방 잊겠지 뭐’ ‘필요 없는 건 버리고 가자고. 우리도 살기 힘든데 어쩌겠어’
태어난 지 고작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경수에게는 이런 상황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종인의 눈빛에 살기가 짙어질수록 경수의 눈에는 점점 눈물이 차 올랐다. 하지만이미 고양이가 사라진 주범을 앞에 있는 낯선 소년으로 판단한 종인에게는 경수의 눈물은 범인임을 확신시키게 하는 것뿐이었다. 적으로 판단한 자에게 자비가 없는 종인은 고문을 할 생각으로 총을 경수의 팔 쪽으로 겨누었고 소년이 고양이경수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소리보다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서순시간에 목표물인 경수의 팔 쪽으로 다가갔다. 동공이 순식간에 가늘어진 경수의 눈동자는 그 짧은 순간을마치 슬로우 비디오처럼 보았고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 지나면 그 총알이 자신의 팔에 닿을 것을예감하고 자신도 모르게 경수는 눈을 감았다.
"타임~!"
알 수 없는 낮은 음성의 남자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모든 것이 멈추었다. 이세상 모든 소음이 사라진 듯 했다.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도 멈추고 사람들의 호흡소리도 멈추고 마치죽은 것처럼 움직임도 멈추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에 눈을 감았던 경수는 살짝 눈을 떴고 모든 것이 정지된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총알은 경수의 팔 바로 앞에서 멈추어져 있었고 총알의 주변은 속도로 인해공간이 왜곡되어있었다. 경수는 놀래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안녕” “어……?누구?” 갑작스럽게 경수의 귓가에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래서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뒤를 보자 키가 굉장히 큰 남자가 있었다. 키가 작은 경수는 고개를 들어서야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인간의 미의 기준은 경수에게는 아직은 미지의 것이었지만 대충 그가 아는 지식을조합해보자면 굉장히 잘생긴 남자였다. 살짝 붉은 빛이 도는 머리결의 남자는 미소를 띠고 있는 좋은 인상을가지고 있었다. 남자는 경수를 계속 쳐다보다가 경수 팔 쪽에 있는 총알을 보더니 손가락을 살짝 갖다대자 총알은 녹이 쓸기 시작하더니 이내 가루가 되어서 사라졌다. 경수는 그 광경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기만하였다. “일단 미안해” “에?” “내 멍청한 부하 놈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되어버려서 미안해.” “부하요?” “이 놈 말이야”
분명 아무 것도 없던 그의 손에서 갑자기 하얀색 고양이가 나타났다. 경수는곧바로 남자에게 목덜미를 잡혀서 바둥대는 흰 고양이가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어준 고양이의 신 고냥이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고냥이님” “고……뭐라고? 이게 이름까지 만들었나 어이가 없구먼……” “어… 아닌가요?” “응 아니야 애 이름은 시우민. 그냥내 제자쯤 된다고 보면 돼” “아…?” “시우민. 빨리”
남자는 손에 든 시우민이라는 고양이를 경수 앞으로 던졌고 한 바퀴를 돌아 바닥에 착지한 시우민은 약간 삐죽 대더니이내 말을 했다.
“에……그니깐……” “빨리.” “미안하다. 난 사실 고양이신도 아니고 고양이의 날 이벤트 행사 같은 것도 없었다.” “에에? 어 그럼….” “그냥 잠시 찬열님이 주무시는 동안에 한번 권능을 사용해 보고 싶어서….그만….” “어……고냥……아니 시우민님. 저는……”
미안해서 경수와 눈도 못 마주치는 시우민을 남자는 발로 슬쩍 밀어 버리고 앞으로 나왔다.
“뭐 그렇게 된 거야. 생각없이 이놈이 널 인간으로 만든 덕분에 괜히 상처 받게 만들었어. 멍청한 놈을 부하로 둔 내 잘못이다. 미안하다.” “저……그럼……전 다시 고양이가 되는 건가요?” “그래. 서비스로 시간도되돌려줄 테니 지금 일어난 거는 잃어버리고 그냥 행복하게 잘 살면 되는 거야. 자……그럼 눈 좀 감아봐” “잠……잠깐만요”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채로 멈춘 종인을 경수는 한 번 슬쩍 보았다. 분명바늘로 가슴 쪽을 쿡쿡 찔린듯한 아픔을 느꼈다. 자신을 쓰다듬어주지 않고 아프게 하려고 한 것에 상처도받았다. 하지만 다시 고양이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처음에는고냥이님한테는 그저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인간이 된 자신을 발견하고 경수는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뻤었다. 버림받을까 봐 불안해하는 애완동물이 아닌 드디어 같은 선상에서 설수 있었기에 너무 기뻤었던 것이었다. 종이뭉치를 보다가 피곤해 보이는 주인님에게 인간의 언어로 애기를 하고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벅찼다. 애써 감추고 있었지만 경수는 그 무엇보다 사실은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이었다.
“너의 소원은 이 인간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었나?” “네……맞아요. 하지만……” “아...그런 건가?” “에?” “이거 오랜만에 재미있는 고양이를 보는구나”
남자는 진심으로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오랜 시간을 살아오면서 고양이주제에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동물은 몇 안될 뿐만 아니라 새끼고양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맑은 영혼 또한 오랜만이었다. 긴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온 남자는 아주 오랜만에 시간 보낼 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좋아. 인간으로 만들어줄게” “저….정말로요?” “근데 조건이 있지”
기대에 차서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다가 조건이 있다는 말에 이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경수에 남자는 피식 웃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긴 했지만 축 저진 고양이 귀가 보이는듯했다.
“내가 인간들이 만든 동화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게 있어.” “?” “인어공주라고 아니?” “아!!”
이전에 경수를 키웠던 주인이 좋아했던 동화여서 대충 내용은 알았다. 인어가인간을 사랑해서 인간이 되어서 왕자와 행복하게 살게 되는 이야기.
“아는 구나. 다행이야. 왜냐면 네가 인간이 되는 조건을 거기서 따올까 하거든” “?” “너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대신에 넌 이 인간의 마음을 얻으면 되는거야. 어때 응? 로맨틱하지 않아?” “마음?” “그래. 마음. 간단하지?” “마음……” “아직 완전하게 인간으로 바꿔주진 못하고 반 인간 반 고양이로 만들어줄게. 너는 인간의 모습일 때 이 인간의 마음을 얻어내면 되는 거야.인어공주처럼 말이야” “좋.... 좋아요. 저……” “안돼!”
인간으로 만들어준다는 말에 이미 홀랑 넘어가서 허락을 하는 경수에게 고냥이 아니 시우민은 갑작스럽게 소리를 쳤다. "안돼!! 경수야 이 분은...." "시끄럽구나." "절대.... 절대 계약을 하면 멍멍멍멍!!!!!......?" 열심히 소리를 치면서 경수를 만류하던 시우민은 갑자기 강아지 짓는 소리를 내었고 자신이 짓는 소리를 냈다는 것에 자신도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신경쓰지마. 시우민은 원래 개소리를 잘하곤 하니깐" "멍?...멍멍멍!!!" 항의를 하듯이 자꾸 짓는 시우민을 무시하면서 남자는 웃으면서 경수를 바라보았다. 너무 간절하게 만류하는 시우민의 모습에 경수는 조금 신경쓰였지만 이미 경수의 마음은 굳어진 상태였다. "저....조건은 이게 다인가요?" "아니 조금 더 있어. 그럼 내 조건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은 건가?" 자신은 없었다. 안그래도 지금 인간이 된 자신을 싫어하는 주인님의 모습을 봤기에 더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경수는 주인과 함께 같이 행복해 지고 싶었다. 같은 종족으로 같은 선상에서 고통을 나누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살짝 불안한 듯 흔들리는 경수의 눈동자를 보며 남자는 의미를 알 수 없이 희미하게 웃기만 했다. |
원래는 걍 단편으로 끝낼려고 했는데 그냥 연재할려고요.... ㅎㅎ 아이돌의 조건으로 피폐해진 제 마음을 힐링하는 달달물을 한번 써보고싶었어요 핡....
괜찮나요?? 소금소금.....
암호닉 정리 (댓글이랑 암호닉 남겨주시는 분들 사랑해요 ㅎㅎ계속 글쓰게 만드는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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