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좀 그만울지, 나 심장이 좀 아픈거 같은데."
"더 아플거니까, 참아요."
모연은 눈물을 닦고,시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의 숨결이 느껴졌다. 따듯하고 부드러웠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여기 강선생 직장 아니예요? 환자한테 의사가 이래도 되나?"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대답 안할거예요?"
.
.
.
.
.
"사과하세요, 고백은 내가 할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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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은 모연을 끌어 당겨 깊게 입을 맞췄다.
이곳이 모연의 직장이던, 집이건, 사실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수 분쯤 지났을까, 시진이 먼저 모연을 살짝 밀어냈다.
"고백할게요. 나 강선생, 아니, 강모연씨, 많이 좋아합니다. 현 시간부로, 내여자 합니다."
"사과할게요. 많이 좋아했는데, 전화한번 못 해서, 못되게 걷어 차기만 해서, 미안합니다."
"이제 강선생 제여잡니까?"
"조건이 있어요."
"조건이요?"
"시진씨 사망선고는, 내가 하게 해주세요."
"그거, 강선생이 나를 죽일거라는 말로 들리는데요."
"장난 하는거 아니예요. 내가 사망선고 할 때 까지, 죽지 말아요. 무조건 살아 있어야 해요?"
"좋아요. 그럼 나도 조건을 하나 겁시다. 현 시간부로, 나 없는데서 울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남자 걱정도 하지 말고 절대 내 걱정만 합니다.
분명 우르크에서도 내가 헤프게 다른 남자 걱정 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참 말 안듣습니다."
"좋아요."
모연의 말이 끝나자 마자, 시진이 모연의 손을 잡아왔다.
이토록 작고 하얀 손이 차가운 메스를 들고 자신을 살렸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드는 시진이다.
잡은 손은 따듯했다.
"꼭, 이렇게 잡아주고 싶었습니다."
"저도 많이 잡고 싶었어요."
“잠깐 대기. 나 마취한 사이에 뭐 이상한 짓 한 거 아닙니까?"
"별로 볼거 없던데요?"
“메스 들고 자르기 힘들지 않았습니까? 제가 복근이 좀 많지 말입니다."
“제가 칼 잡은지 좀 돼서, 그 쯤이야 문제도 아닌데요? 어, 배에 힘주지 말아요. 봉합 터져요"
"확, 터트려서 다시 꼬매게 할까보다."
“못 살아. 다시 안꼬매주는 수가 있어요?"
“실언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나 칼 잘써요. 이래뵈도 칼잡이로 산지 어언 6년이 넘어간다구요."
“지금 의사가 환자 협박하는 겁니까?"
“아, 오는 길에 아버님 뵈었어요. 앞에서 기다리시는데, 중환자실은 면회시간 제한이 있어서...뭐 전해드릴 말 있어요?"
“아버님? 벌써 아버님인 겁니까?"
“어머,"
"없습니다. 괜찮다고만 전해주십시오"
“무뚝뚝한 아들이네요?"
“난 내 애인한테만 다정합니다."
“다정하다고 생각해요?"
“그럼 안 다정합니까?”
“생각해 보세요. 여기 있으면 엄청 심심할거거든요."
“강선생이 나랑 놀아주는거 아니었습니까?"
“저는 미인과 노인과 아이를 수술하러 가야해서요~ 이만. 단결."
“거기 섭니다. 저 경례 아직 안받았습니다?"
“쉬어요~ 있다 다시 올게요~"
돌아서는 모연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진작 시진을 잡았다면, 내내 행복할 수 있었을까.
복잡한 마음을 핑계로 이리 저리 고민만 했던 자신이 조금 미워졌다.
중환자실에 시진이 있다고 생각하니 모연은 어쩐지 더 힘이나는 것 같았다.
한 건물안에 같이 있다는게 이렇게 큰 의미일 줄이야. 무료하기만 했던 모든 것들이 즐거웠다.
사랑을 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더니,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울상으로 가더니 좋아보이십니다, 강교수님."
“왔어?"
지수가 모연을 반갑게 맞았다. 그런데 모연의 얼굴이 싱글 벙글이다.
저 표정은 모연이 같은 자리에 앉아 시진의 엑스레이를 볼 때와 같은 표정인데, 무언가가 있었던게 틀림 없었다.
“야, 뭐야. 말해봐."
“오늘부터 1일."
“뭐? 야, 강모연, 너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거 아니야? 그렇게 고민하더니."
“그러게. 이렇게 쉬운걸 왜 그렇게 오래 고민했는지, 나도 내가 이해가 안간다."
“그래서 빨리 퇴근하고 애인님 보러 갈려는 거구만?"
“나 가운 더럽지 않니?"
“얼씨구, 내거 빌려주랴?"
“아니다. 나 연구실에 세탁한거 있다. 나 간다."
“립스틱은 바르고 가라. 다 먹어서 없어 너!"
“고마워~"
중환자실을 가는데 이렇게 설렜던 적이 있었던가.
처음 실습을 했을 때도 이런 기분은 아니었을 것이다.
뭐랄까, 작은 나비가 속에서 간질거리는 기분이었다.
---
---잡담--
오늘은 분량이 좀 짧습니다.
왜냐하면 저 이병이 충격을 좀 받았기 때문....
아니 그거 그렇게 방송되고 있는데 아무것도 안하깁니까 유대위님?
강쌤ㅠㅠㅠㅠㅠㅠ 우리 강쌤 ㅠㅠㅠㅠ 남은 병원생활 어떻게 하라고 ㅠㅠㅠㅠㅠㅠ
나쁩니다 정말....ㅠㅠㅠ
뭐 아무튼 둘의 마음을 서로 확인해서 기쁘긴 한데 저는 또 나름대로
이 망상썰 스토리가 꼬여서 어떡해야하나... 하다가 그냥 원래대로 ...ㅎ 올립니다.
하고 있는 일이 바빠서 인티를 잘 못들어 왔는데
지난화에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 초록글도 여러번 올라갔다와서 감동이지 말입니다..... 여러분 th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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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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