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파는 처음인데요Ⅱ
w.1억
"2개월 전에 제가 카페 알바를 했었는데요.. 그때 딱 섹파가 왔어요. 키도 엄청 크고.. 키도 188이거든요!.. 그리고 막 겉옷을 입었는데도 근육이 보일 정도로 몸이 너무 좋은 거예요.
너무 내 이상형이라서 번호를 물어봤어요. 솔직히 번호 물어본 건 처음이었거든요.. 근데 바로 줬어요. 번호 주자마자 저한테 알바 언제 끝나냐고 묻는 거예요.. 끝나는 시간 알려주고선 나왔는데.
카페 앞에서 오빠가 절 기다리고 있었어요. 너무 놀랐죠.. 아, 나 잘생긴 사람이랑 연애할 수 있겠구나.. 근데 아니었어요. 대뜸 저한테 '저랑 한 번 잘래요?' 이러는데.
처음엔 미친놈인가.. 싶다가도 아, 솔직한면이 있구나~ 했죠. 근데 관계가 끝나고.. '파트너 있어?'이렇게 묻는 거죠 ㅋㅋㅋ 없다고 했더니 '파트너 할래?'이래요.. 저한테 마음이 없는 건 알겠고..
이런 사람이랑 또 언제 자보나.. 이런 사람이랑은 대화도 못해볼 것 같은데 이건 기회다 싶어서 무조건 한다고 했죠. 하... 다 말했어요.."
"그 사람은 자기가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랑 연애를 하고 싶은 거 아닐까. 너 보면 참.. 예쁜데 왜 싫다고 그러지?"
"…촌스럽대요."
"촌스럽..."
"……."
"아, 무슨 소린지 대충 알겠다. 자기 자신 꾸밀 줄 모르는구나."
"네? 아니요? 저 엄청 꾸미는데.. 저 인기 많았어요.. 예전엔.."
"그래. 너 예뻐서 인기 많았을 건 아는데. 네 섹파는 이런 스타일이 싫은 거 아닐까? 섹파 여자친구 본 적 있어? 어떻디?"
"…다."
"ㅇㅇ.."
"화려하게 생겼고.. 옷도 딱 화려한 스타일이었어요. 그리고 다 기가 쎄보였어.."
"거봐. 네 섹파는 그냥 너처럼 이렇게 심플하게 입는 스타일 안 좋아하는 거야. 그냥 맨투맨에 헐렁한 바지 이런 거."
"…아."
"일단 밥이나 먹으러 가자. 내가 밥 사기로 했으니까. 그리고 말 놔. 우리 동갑인데."
"아, 그래..?"
"응. 근데 네 섹파 사진 없냐? 보여줘봐. 얼마나 잘났길래 널 까?"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섹파의 카톡 프사를 하나씩 넘겨가며 보여주었다.
"확실한 건 알겠다."
"뭐...?"
"뭔가 그런상이네."
"응..?"
"양아치상."
"에??????????"
"딱 보면 몰라?? 이런 새끼들은 몸 키우는 이유? 자기만족? 아니?? 섹파 몇명 만들려고."
"새끼ㅠ...ㅠ..."
"지금 새끼라고 했다고 기분 상한 것 같은데? 그러지 마라. 그 사람이 너한테 상처를 준 만큼 욕을 해야지!"
"…하지만.."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인데. 우리 베프될 각 씨게 나는데? 내가 널 바로 잡아줘야겠구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만나?"
"…몰라. 부르면 가야지."
"야;; 대단하다.. 부르면 가??"
"…응."
"허... 일단 오늘 가봐. 가서 무슨 얘기 하는지나 들어보자. 그대신에.. 절대로 하지 마. 섹스는 절대 안 돼. 대화만 하고 나와. "
"무슨 대화를.."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랑 섹스 못 한다. 그럼 아쉬워서라도 널 잡겠지."
[집으로]
위에 내용들을 보면 다..
집
집에서 하자
집으로
집
집
집으로
이 내용 뿐이다. 진짜.. 섹스 하지 말라고 했지.. 대화만 하고 나오라고 했지만.. 내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면, 안보현은 내게 그 흔한 인사도 하지 않는다. 시선도 주지 않아.
원래는 내가 자연스럽게 침대로 가서 옷 벗고, 바로 시작인데...
혼자 살기에 너무 넓은 이 고급진 집 현관문 앞에서
멀뚱히 안보현을 바라보고 있으니, 탄산수를 마시던 안보현이 나를 본다.
마치 표정이 '뭐해 멀뚱히 서서' 이런 느낌.
솔직히 말하자면 떨려서도 있지만.. 무서워서 가만히 서서 안보현을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저 오늘 못할 것 같아요."
"……."
"죄송해요.. 전 좋아하는 사람이랑 섹스파트너.. 이런 거 못하겠어요. 어제 많이 당황스러우셨을 거예요. 근데.. 제가 생각보다 오빠를 너무 좋아해서.."
"연애가 하고 싶다는 건가."
"…그리고 오빠는 애인도 있잖아요. 너무 몹쓸짓인 것 같아요."
"알겠어."
"…에?"
"가봐. 네가 그런 마음이라면 내가 붙잡을 필요 없지."
안보현은 날 붙잡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놀랐다. 가만히 서있으니, 안보현은 날 무시하고선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너무 창피해서 이곳에서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보현에게 두 번.. 차였다.
"……."
혼자서 술을 마시러 온 건 벌써 두 번째다. 첫 번째가 언제냐면.. 3년 전에 2년이나 만난 애인과 헤어졌을 때.. 한 번.. 그리고 안보현한테 두 번 차였을 때 두 번..ㅎ..
"다 망했어..다..."
- 야... 그냥.. 쿨하게 버려! 그 새끼보다 잘난 새끼들은 많아!
"네 말만 듣고 다 했는데. 결국엔 다 끝이잖아..."
민시는 오히려 잘됐다고 하는데.. 너무 슬픈데.. 이게 맞아? 하.. 심지어 술도 잘 들어가.
저 멀리 누군가 헌팅을 하기에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와 분명 1년 전에 나도 저렇게 번호도 따이고.. 헌팅도 받았었는데. 갑자기 자존감 떨어지고 못생겨지고 이게 뭐냐.
그냥 오늘 마시고 죽어버리자..
"혼자 술마시면 되게 외로운데."
"……."
혼자 반병 마셨을까.. 누군가 내 앞에 앉아서 아는척을 했다.
와, 이 사람도 엄청 잘생겼네.. 뭐야.. 근데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도 내가 만만해 보이니까.. 내줄 것 같이 생겼으니까. 나한테 달라붙은 거겠지?
안보현도 그랬을 거 아니야. 내가 만만하니까.. 섹파 해줄 것 같으니까. 그런 거야.
이런 사람들은 늘 잘생겼네.
남자의 말에 대답도 안 하고 가만히 그냥 술만 마시면, 남자는 이상하게도 계속 나를 기다려주었다.
너무 뻘쭘한 이 상황에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아, 취했나.
"그래서 어쩌라구요.."
"같이 마실래요?"
"…왜요? 뭐.. 친구들이랑 내기라도 했나. 혼자 마시는 여자 데리고 모텔가면 십만원빵 막 이런 거."
"…아니요. 그런 걸 왜 해요."
"그렇게 생겼는데."
이제 알겠다. 민시가 얘기한 게 이제서야 공감이 되었다.
안보현은 양아치 스타일.. 이 새끼는 바람둥이 스타일.
"저 섹파 있어요."
"……."
"완전 더럽죠. 그러니까.. 그냥 가세요."
"…저 기억 안 나요?"
"……?"
"영사고등학교 3학년 1반 유은재 누나. 전 아직도 기억하는데."
"…뭐야. 너 누구야..?"
"기억 났어요?"
"헐!.. 어디서 봤나 했더니...!! 너 그 농구부! 갑자기 사라졌었잖아..! 그래 그래! 기억 난다.. 그 부잣집 아들래미!"
"저 아네요."
"당연히 알지..! 영대! 김영대잖아."
"……."
"근데.."
"네?"
"저기..그.."
"……."
"아까 내가 말한 거.."
"…아무한테도 말 안 해요. 말 할 사람도 없고."
"…고맙다.."
너무 쪽팔렸다. 한 때 인기 절정이었던 고등학교 후배한테 섹파 있다고 말을 해버리다니. 진짜 미쳤지..
너무 창피해서 마른세수를 하고선 고갤 들면.. 김영대가 날 너무 뚫어져라 바라본다. 하..그게..
"있었었어.. 이제 없어.."
"…아아."
짜식.. 그때부터 늘 말이 없네. 얘는 잘생기기로도 유명했지만, 말이 없기로도 유명했지.
오글거리지만 7년 전.. 김영대는 별명이 시크남...ㅎ..(우웩)
그래.. 이미 까발린 거 뻔뻔하게 가면 되지 뭐.
"근데.. 왜 갑자기 전학 간 거야..?"
"네. 아버지 회사 때문에 미국에."
"…아아. 근데.."
"……."
"우리 대화했던 적은 없었는데. 날 아네..? 어떻게 반도 알고 그래?"
"누나 모르는 사람 없었는데."
"에? 내가..?"
"성격 좋고, 예쁘다고."
"뭐래.."
"……."
"나 따위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
갑자기 슬퍼졌다. 저렇게 과거 얘기를 듣자니 왜 이렇게 초라한지.. 지금의 나는 이렇게 망가지고 예전 모습이라곤 하나도 찾을 수가 없는데.
"그냥 내가 만만하니까 다들 좋다고 해주는 거지. 나한테 바라는 게 있으니까."
나한테 필요한 것만 찾아가고 멀어졌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당연히 안보현도.
안 그래도 작아진 내가. 안보현으로 인해서 더 작아졌다.
"…내가 그렇게 하찮은 사람이니까. 그래서 늘 그런 취급을 받는 거겠지."
술을 한모금 더 마시고선 멍하니 있으면, 김영대가 한참을 있다가 내게 조용히 말했다.
"전 누나가 부러웠어요."
"……."
"항상 주변에 사람들이 넘쳐났고, 항상 씩씩했잖아요."
"…너도 내가 촌스럽다고 생각해?"
"하나도."
"……."
"촌스러운 사람이 어딨어요. 다 똑같은데."
김영대의 말에 순간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가식으로 하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하는 얘기인 것 같았다.
말도 없던 애가 저런 말을 하니 왜 이렇게 더 믿음이 가는 걸까.
"사람들이 다 똑같을까."
"…네."
"아니던데. 누구는 화려하고, 누구는 항상 작기만 하던데."
맞다. 난 취했다. 그렇게 눈이 감기고 그날의 기억은 전혀 없다.
아침에 내 핸드폰 알람 소리에 눈이 떠졌다.
매일 일어나는 시간은 7시.. 그리고 한 번도 온 적 없었던 집.
"엑..!?"
놀라서 상체를 일으켜 앉으면..
"아, 일어났네요. 깨워야 되나 고민했는데.."
"…아."
"누나 어제 취해서 잠들었어요. 집에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핸드폰 잠금 되어있길래요."
"…미안해."
"뭔 술을 그렇게 마셔요."
"그러게.. 나 술 진짜 못 마시는데.. 어제 두병이나 마신 거 있지.."
"…저는 지금 나가봐야 돼서요. 옆에 핸드폰 번호 적어놨으니까. 저장해요."
"…어?"
"배고프면 냉장고 열어서 아무거나 꺼내 먹어요."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은 녀석은 그냥 나가버렸고, 나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선 좌절을 했다. 지랄..
"……."
이게 뭐냐 진짜.. 알쓰가 술 퍼마실 때부터 알아봤어
그나저나.. 여긴 김영대 혼자 사는 집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안보현과는 비슷한 크기의 집이지만, 느낌은 너무나 달랐다.
이상하게 포근한 느낌.
"맞따 출근!!!!!!!!"
[정말 고마웠어. 영대야..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어! 나중에 밥 한 번 살게 ㅠㅠ..]
영대에게 문자를 보내고선 민시의 말에 집중을 했다.
- 뭐? 그래서 그 애 집에서 잔 거야? 아무 짓도 안 했어????
"응.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 어떻게 그러지. 야 그냥 걔랑 사귀면 되겠네.
"잘해준다고 사귀냐.. 얜 그냥 내가 반가운 거야. 아는 사람이니까 재워준 거고.."
- 걔 말하는 거 보니까 좋아하는 것 같은데..
"네 말 이제 안 들을래.."
- 아, 왜!! 진짜야 ㅡㅡ.
"몰라... 나 일단 대리님이 부른다.."
- 응. 연락할게.
대리님이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길래. 급히 총총 달려가면, 대리님이 내게 말하길.
"오늘 밥 사."
"네? 둘이서요..?"
"응. 저번에 네가 나 밥 쏜다며."
"…아, 그건.."
"오늘 사줘."
그때 나 도와준 적 있었던 대리님이 '밥 사야지~~'라며 계속해서 눈치를 주길래.. 알겠다고 대충 대답했는데.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사달란다.
그냥 한 번 사주고 말지..
화장실에 와서 양치를 하면서 계속 생각을 했다.
누구 생각이겠어.. 안보현 생각이지.. 진짜로 안보현이랑은 다 끝이네.
고백했는데 차이고.. 섹파도 못하고.. 이제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됐어.
그래도 섹파였을 땐.. 특별한 사이 같았는데.
정말로 안보현은 내 몸만 바랬던 거였구나. 그래도 좋은데.. 그냥 붙어있을 걸..
"짠 ~~^^"
대리님이 날 좋아하는 건 안다. 분명 안보현이랑 동갑인데 왜 이렇게 다르냐.
이 사람은 그냥 아저씨같고.. 변태같아.
밥 사달라면서 술까지 마시는 이 진상..
안 마신다니까 자기만 마신다면서 갑자기 나한테 잔을 들이밀지를 않나..
회사 다니려면 비위 맞춰줘야 되니까. 또 이 사람이 주는 술을 마시는데.
어제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가 벌써부터 토가 나올 것 같았다.
룸 안에서는 회식을 하는지 사람들이 꽤 시끄러웠고, 차라리 저 자리에 내가 있었음 좋겠단 생각까지 들었다.
"쭉쭉 마셔 쭉쭉~~^^"
"더 마시는 건.."
"마시라고. 너랑 내가 자주 마시는 것도 아니고. 오늘은 마셔~ 택시도 태워서 보내줄게. 걱정 마. "
"저기..."
마시라고- 하면서 내 손목을 잡아 끄는 남자에 나는 흠칫- 놀랐고
곧 누군가 '누나?'하고 내쪽으로 다가왔고. 나는 곧장 고갤 들어 그 사람을 확인했다.
"뭐하는 사람이에요."
"…어? 아, 대리님..이셔.."
"강압적으로 손목 잡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아시죠."
"내가 언제 강압적으로 했다고. 신경 꺼요. 서로 좋아서 그러는구만!"〈- 대리
"가요. 누나."
내 손목을 잡는 영대에 나는 곤란한 상황에 걱정부터 됐다. 내가 여기서 일어서면.. 대리님이 나한테 무슨짓을 할 지 모르는데. 어떻게 해.
대리까지 내 손목을 잡고 '가면 너 회사 생활 끔찍해진다'하며 협박을 했다.
그런데 그와중에.. 김영대가 나왔던 룸 안에서..익숙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
지금 상황을 다 봐놓고 안보현은 나를 무시했다.
담배를 들고선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는 안보현을 보고 있자니 너무 슬펐다.
내가 지금 위험한 상황인데도 모른 척을 해?
그냥 나는 섹파였을 뿐이니까...?
결국엔 영대가 내 손목을 잡고선 가게 밖으로 향했고, 택시를 잡는 듯 했다.
근데.. 안보현이 김영대를 불렀다.
"김영대."
"……."
"아는 사람이야. 걔랑 할 얘기 있으니까. 너는 들어가서 팀장님 비위나 맞춰줘."
"…네."
영대가 내게 조용히 '조심히 가요. 연락해요.'했고, 나는 고갤 끄덕였다.
안보현이 나에게 아는 척을 했다. 술을 마셔서 그런지, 안보현을 봐서 그런지..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얼굴이 다 빨개져서는 안보현을 바라보니, 안보현이 가게 뒷쪽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집 가자."
"…네?"
분명 나는 안보현과 파트너 관계가 아닌데. 안보현이 나를 먼저 찾아주었다.
여기서 설레면 안 되지만, 설레버렸다.
안보현이 너무 보고싶어서.. 그래서 바보처럼 설레버렸다.
차에 타서도 술을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도 모를 안보현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늘 우리는 사적인 대화를 한 적이 없었고.. 한 번도 안보현의 차에 타본 적도 없었기에 이 상황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안전벨트 매."
"…아, 네."
"시끄러워 죽겠네."
사적인 대화가 아무리 차가워도 상관 없다. 내가 생각보다 안보현을 너무 좋아해서.
그래서 내 자존심을 다 깎아서라도.. 안보현을 좋아하고 싶었다.
이렇게라도 다시 안보현과 같이 있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집에 오자마자 안보현은 서랍장에 있는 양주를 벌컥벌컥 마셨고, 윗옷을 벗어 던지고선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옷 벗어."
난 안보현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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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3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