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CHARACTER
당신의 이름은? 김아미
-24세
-휴학생
-동네 주민
-특이사항 : 공부는 안 하고 동네 동물 병원 의사(29)를 짝사랑 중
[김석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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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만남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 나는 집 앞에 새로 생긴 동물병원을 발견했다.
프랜차이즈 빵 집이 망하고 나가더니 그 자리에 동물병원이 생겼구나.
이 근방에는 없으니까 사람들 많이 갈 것 같네...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휴학생인 나는 취업을 위해 공부 중이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 여느 때처럼 토익 학원을 갔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녀석을 만났다.
냐-냐-하는 소리가 신경쓰여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골목 귀퉁이에 작은 상자가 버려져 있었다.
가까이 다가갔을 땐, 젖은 상자 속에서 비를 맞으며 웅크리고 있는 작은 아기 고양이였다.
파들파들 떠는 게 가여워 우산을 상자 위로 드리워주었다. 그 덕에 가방에 물에 젖는 게 느껴졌지만 뭐, 별 수 있나.
-아, 어떡하지....야옹아. 너 왜 여기 있어. 주인은?
고양이가 대답할 리 없는데도 이런저런 말을 걸었더니 작은 녀석이 꿈틀거리며 고개를 든다. 목소리에 반응한 모양이다.
나를 보는 눈망울이 똘망똘망한 게 귀여워 침을 꼴깍 삼켰다.
하지만 무턱대고 데려갔다가는 부모님의 분노만 사고 고양이는 두 번 버려질 게 틀림없어 머리를 싸매는 중이었다.
날 보고 먀-먀-작게 울음 소리를 내는데 그냥 가버릴 수도 없고 데려갈 수도 없고....급기야 얼굴도 모르는 고양이의 원래 주인을 원망했다.
-아, 어떡하지...누가 버린 거야 이렇게 작은 애를....
"그러게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안타깝네."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살짝 들고 쳐다보니, 웬 남자가 허리를 숙이고 고양이를 보고 있었다.
-어, 누...누구.
"저기. 제 우산 좀 들어줄래요? 그건 접고."
갑자기 나타난 남자는 내 물음에 대답할 생각은 않고 다짜고짜 내 우산을 접고 자기 우산을 들라한다.
영문 모를 눈으로 쳐다보니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자기 우산을 눈으로 가리키는데,
그에 나는 홀리듯 우산을 접고 남자의 큰 우산을 들었다. 어우 무거워.
남자는 고양이가 든 박스를 통째로 들었다.
"아, 미안한데 좀 같이 가줄 수 있을까요? 얘를 그냥 둘 수는 없어서요."
나도 얘를 그렇게 둘 생각은 아니었기에 흔쾌히 그러마했다. 그러자 남자는 빙긋 웃는다.
"그럼 가죠."
낑낑거리며 우산을 들었지만 남자의 키가 제법 컸던지라 그는 허리를 조금 굽히며 걸었다.
민망해서 남자 쪽으로 우산을 더 높이 들자 그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비 맞아요. 안 쪽으로 더 들어와요."
남자와 함께 들어온 곳은 얼마 전에 새로 생긴 동물 병원이었다. 안에 있던 남자가 우리를 보더니 쪼르르 달려온다.
수의사 선생님인가? 좀 어려보이는데.
난 남자 분이 고양이를 병원에 맡기려했구나-싶어 혼자 수긍하고 있는데, 앳되어 보이는 수의사 선생님은 남자를 보며 우렁차게 말했다.
"형! 왜 이렇게 늦었어. 그 동안 손님이라도 올까봐 완전 마음 졸였잖아!"
"잘 보고 있었냐? 이 아기 좀 안으로 옮겨줄래?"
"웬 고양이야?"
"유기묘야. 상태 좀 보려고."
멍하게 두 남자의 대화를 듣던 나는 하얀 가운을 찾아입는 남자에 그제야 눈치챘다.
그 분이 진짜 병원 의사라는 것을.
그는 멍하게 있는 내 존재를 알아챘는지 생긋 웃으며 손짓했다.
이리 와서 앉아요. 남준아, 차라도 내드려.
"보자. 다행히 큰 이상은 없는 것 같고."
진짜 이 사람이 의사였어?
남준이라는 사람은 단순히 병원을 잠깐 봐준 것뿐인지 내게 따뜻한 코코아를 내주고는 일이 있다며 병원을 나가버렸고,
병원 안에는 얌전히 놀고 있는 몇몇 동물들과 수의사 선생님과 나 뿐이었다.
그야말로 정적.
굳이 앉으라 권하는데 '아뇨, 그냥 갈게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잠자코 앉아있었다.
아기 고양이의 건강은 양호했다.
따뜻한 데로 오니 졸렸던 모양인지 꼬리까지 말고 쿨쿨 잠들어 있는 게 참 귀여웠다.
"다친 데는 없고, 건강해요.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아요."
진지하게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니 의사는 살짝 웃었다.
"저는 김석진이에요. 보시다시피 여기 수의사고, 아깐 제 말 들어줘서 고마워요."
-아뇨! 저야말로 고양이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주 와요. 새로 생긴 데라 아직 사람이 많이는 없네요."
-그치만....저는 동물을 안 키워서.
그러자 석진 선생님은 테이블 위에서 잠든 아기 고양이를 가리켰다.
"얘 보러 와야죠. 아까 보니까 얘가 그 쪽 되게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던데요."
-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엄마라고 생각하나봐요. 자주 올 거죠?"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말하는데, 내가 뭘 어쩌겠는가.
-네...자주 들를게요.
하고 말았을 뿐이다.
#2. 동물병원
그 뒤로 나는 병원에 정말 자주 찾아갔다.
대체로 '지니'(석진 선생님이 자기 이름을 따서 지으셨다)를 보러 간 거였지만, 지니를 보러 갈 때마다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다.
지니를 보러가는 건지, 석지니를 보러가는 건지...하하..
오늘도 지니를 만난다는 핑계로 일하는 선생님만 쳐다보다 퍼뜩 정신을 차렸다.
지니가 내 손에 얼굴을 부비며 낑낑대는데 평소 귀엽게 갸르릉대는 소리가 아니라 덜컥 겁이 나서 다급하게 석진 선생님을 불렀다.
-선생님! 잠깐 좀 와 보세요!
"...?"
석진 선생님은 영문을 모르고 내 손에 붙들려 질질 끌려왔다. 내가 안절부절못하며 우는 소리를 내자 석진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한다.
"하하. 그냥 놀아달라고 하는 거 같은데요? 안 놀아줬어요?"
아?
미안 지니야...엄마는 너한테 무관심했던 게 아니야...
석진 선생님의 말을 듣고 쥐 장난감을 흔들어주며 놀아주는데 문이 열리며 여자 손님이 들어온다.
선글라스에 몸매가 드러나는 쫙 달라붙은 원피스에...훠. 품에는 엄청 도도하게 생긴 고양이를 안고서 말이다.
입술도 빨개요. 지, 진짜 섹시하다.
절로 시선이 가는 여성을 빤히 쳐다보다가 그녀와 상담을 하며 차트를 작성하는 석진 선생님을 보는데, 그냥 업무를 보는 것뿐인데도 기분이 요상했다.
석진 선생님도 저런 여자가 좋으려나. 여자가 봐도 예쁜데. 선생님도 남자니까 당연하겠지...그렇겠지...
급 기분이 다운돼서 나는 지니에게 내일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조용하게 병원 문을 밀고 나갔다.
석진 선생님이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유리창 너머로 시선을 주는 게 느껴졌다.
손님 때문에 대놓고 보지는 못하고 힐끔힐끔.
그럼 나는 굳은 얼굴을 억지로 풀며 꾸벅 인사하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 완전 싹퉁같이 보였으려나....아씨..내가 뭐라고 질투를 해...
괜히 우울해져서 초콜릿이라도 먹을까, 편의점에 들어서는데. '여자는 최고의 선물이야 선물이야~' 짜증나게 편의점에서 나오는 노래가 저거다.
쳇.
#3. 박람회
일 주일에 세 번 정도는 오기로 약속한 상태(지만 어째서인지 매일 출석 중이다ㅎ)라 어김없이 병원을 찾았다.
먼젓번에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병원을 나왔던 게 떠올랐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그리고 지니를 핑계로 석진 선생님을 보러갔다.
-안녕하세요!
평소처럼 인사하며 들어가니 석진 선생님은 웃는 얼굴로 나를 반겨주셨다.
그 모습에 왠지 안심이 되면서도 마음 한 켠이 쓰리다. 진짜 주책이다! 김아미! 정신 차려! 넌 그냥 손님이라고!
"오늘은 기분 괜찮아요?"
내게 다가온 선생님이 날 살피다 조심스럽게 묻는 말에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내 반응에 민망해진 선생님은 우물쭈물하다 입을 연다.
"저번에 왔을 때...뭔가 컨디션이 안 좋아보여서..."
아, 선생님도 신경 쓰고 계셨구나.... 창피함에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아, 저 괜찮아요. 완전 좋은데 지금.
"그럼 다행이고요. 혹시 아픈 줄 알고 걱정했어요."
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기분에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석진 선생님의 성격이 원체 다정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함부로 착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만 자꾸만 콩닥거리는 가슴을 다스리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이래서 다정한 남자는 위험하다는 건가.
-저..근데 오늘 선생님 옷이...
경황이 없어 뒤늦게 눈치챘다. 선생님은 낯설게 양복 차림이었고 팔에는 재킷을 걸친 채였다.
그러고 보니 안 쪽 진료실의 불도 전부 꺼져있다. 어디 나가시나? 내 표정을 눈치 챈 석진 선생님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박람회 참석을 해야 해서요. 막 나가려던 참이에요."
-박람회요?
"동물 박람회라서 꼭 참석하고 싶었거든요. 아, 말 나온김에 아미 씨도 같이 가실래요?"
-네? 저, 저요?
석진 선생님이 또 한 번 멋드러진 미소를 걸치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종종걸음으로 석진 선생님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조수석에 올라타자 석진 선생님도 뒤이어 운전석에 오르는데, 차 문이 쿵-하고 닫히는 소리가 왜 이렇게 크게 들리는지.
심장이 열일 중이다. 두근두근....
남몰래 심호흡을 하고 있는데, 돌연 석진 선생님의 목소리에 파드득 놀랐다.
"혼자 가야해서 쓸쓸했는데, 아미 씨 덕분에 외롭지 않겠네요. 고마워요."
-아뇨! 저도 궁금해서 가보는 건데요, 뭐...
"그래도 갑자기 부탁해서 미안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말할 걸."
그러게요....그랬으면 선생님처럼 갖춰입기라도 했을 텐데...
매번 편안한 차림으로 병원을 들렀던 탓에 지금도 내 옷은 캐주얼 그 자체였다.
속으로 아쉬움의 한숨을 폭 내쉬었다. 평소에 불편하게 입는 습관을 좀 들여볼걸.
"아, 아미 씨."
-네?
부름에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돌렸다가, 정말 코 앞까지 다가온 선생님의 얼굴에 숨을 헙-하고 들이켰다.
"안전벨트, 안 했어요."
으레 싱그러운 미소를 지은 석진 선생님은 긴 팔을 뻗어 내 안전벨트를 손수 채워주셨다.
서, 선생님...제발 그런 건....마, 말로....
"계속 불렀는데, 반응이 없길래. 무슨 생각했어요?"
-제, 제가 그랬나요...
다시 창피함에 고개를 숙이니 키득대는 소리가 옆에서 들린다. 일부러 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하지만 눈이 돌아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흘깃흘깃 시선을 흘리다 간간히 보이는 셔츠 입은 선생님의 운전하는 모습에 입꼬리가 주체할 수 없이 올라갔다.
무표정한 얼굴로 핸들을 돌리는 모습이 코피 터지게 섹시하다. 아, 진짜...사진 찍어서 개인소장이라도 해놓고 싶네.
-
"재밌었어요?"
-네! 병원보다 훨씬 종류가 많네요.
"하하. 아무래도 그렇죠."
정말 생각보다 박람회 구경은 재밌었다. 생각해보니 솔직히 내가 귀찮게 군 것 같아 미안해졌다.
저기 가보자, 저거 보고 싶다, 난리를 쳐댔으니...근데 고양이가 너무 귀여웠다고...
"아미 씨가 좋아해서 다행이에요. 지루해할까봐 좀 걱정했거든요."
-아니요! 전 엄청 좋았는데.
박람회장을 나오며 오늘 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석진 선생님은 차를 가져올 테니, 여기서 잠시 기다리라 말하셨다.
나는 그에 고개를 끄덕였고, 선생님은 주차장 쪽으로 모습을 감췄다. 하,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보다야 이렇게 뭣 좀 보고 배우는 게 낫지, 암.
그런데 좀 늦는다.
연락을 해보려 해도, 애통하게 난 선생님의 번호를 몰랐다.
무슨 일이 생겼을까 싶어 슬금슬금 주차장 쪽으로 내려가니, 웬 여자들 앞에서 곤란해 하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뭐지? 싶어 더 가까이 가는데, 선생님과 눈이 딱 마주쳤다.
"어, 자기야!"
네?
-ㅈ, 저ㅇ..?
내가 뭐라 반응할 틈도 없이 성큼성큼 내게 다가온 선생님이 팔을 두르며 어깨를 잡았다.
덕분에 선생님과 딱 붙게 되어 눈만 껌뻑이고 있는데 날 보는 여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보셨죠? 바쁘니까 비켜주시겠어요?"
말투는 다정했지만 어딘가 날이 서 있어 나조차도 침을 꿀꺽 삼켰다. 괜히 선생님을 한 번, 여자들을 한 번 보고 선생님이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조수석 문을 열어주시기에 고개를 살짝 꾸벅이고 올라탔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여자들은 저들끼리 잔뜩 짜증을 부리고 있었다.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말 꺼내기도 무안한 애칭이 떠올라 얼굴이 펑 터졌다.
대충 유추해보니, 여자들 때문에 선생님이 곤란하셨던 모양이다. 되게 황소 고집처럼 보였거든.
"아, 저기 아미 씨. 제가 아까 한 말..."
-전 괜찮아요!
"네?"
-곤란하셨던 거 맞죠?
"네...그렇긴 한데, 혹시라도 기분 나빴을까봐요."
[선택1]
1.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 |
선생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서 누차 괜찮다했더니 살짝 입이 튀어나온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영문을 몰라 눈만 깜빡이니, 석진 선생님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건 그것대로 좀....서운하네."
[-10]
|
2. 곤란한 상황이었잖아요! 이해해요 |
"정말 미안해요...이거 참, 민망하게. 나잇값도 못하는 거 같네요."
-아뇨! 그 여자들, 뿜어져 나오는 기세가 장난 아닌 게-쉽지 않은 상대였어요.
"정말요?"
-네!
"진짜?"
-그렇다니까, 완전!!
자꾸 미심쩍게 묻기에 약간의 짜증을 섞어 답답함을 토로했더니 친구에게 하듯이, 너무나 편하게 말해버렸다. 뱉어놓고 아차해 딱딱하게 굳으니, 석진 선생님은 입을 살짝 막으며 웃었다. 제길...창피해.
"귀엽네."
[+20] |
3. 오히려 재밌던데요? 배우 된 기분! |
-오히려 재밌었어요!
그러자 선생님이 하핫!하고 웃으신다.
"아까 표정은 그게 아니던데? 걸릴 뻔했잖아. 아미 씨 표정 때문에ㅋㅋ"
-아...
하긴 여자들이 의심스럽게 쳐다보고 그랬지. 괜히 뻘쭘해져서 슬쩍 시선을 돌리는데 선생님은 귀신 같이 캐치해낸다.
"얼굴 빨개졌어요. 기분이 나쁜 게 아니라 좋았나?"
[+10]
|
4, 에이 뭘요, 그나저나 연기 되게 잘 하시던데요~ |
은근슬쩍 넘어가려 꺼낸 장난스러운 말에 석진 선생님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쌤..?
조용히 불렀더니 석진 선생님은 그제야 나를 보며 웃어보였다. 그런데 어딘가 어색한 웃음이었다.
"아..아까 연기...흠..."
"그렇죠, 뭐..."
어딘가 느껴지는 퉁명스러움에 당황스러워졌다. 나 뭐 잘못했나..?
[-20] |
| 물뿌 |
빠밤. 진 센빠이 ㄴㄴ 진 센세로 찾아왔습니다!!! 꺄아아!! 할 말은 늘 같죠. 별 거 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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